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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2026년 <MMCA 지역동행:예술영화·다원예술> 개최

국립현대미술관, 2026MMCA 지역동행 예술영화·다원예술개최

국립현대미술관 우수 콘텐츠 지역 확산 사업 MMCA 지역동행일환 - 초가을 밤 미술관 야외 광장에서 만나는 예술영화와 다원예술 퍼포먼스 - 윌리엄 켄트리지의 8채널 영상, 작가와 관객이 등을 맞대고 걷는 참여형 퍼포먼스 등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 소개 - 과천관에 이어 경남, 전남, 전북 등 지역 공립미술관 4곳 순회 828()~30()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시범 운영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지역의 문화생태계 지원 프로그램 MMCA 지역동행의 일환으로 예술영화와 다원예술 프로그램을 95()부터 111()까지 경남, 전남, 전북 등에서 개최한다.

MMCA 지역동행 - 예술영화·다원예술은 함께 만드는 지역동행’, 지속가능한 협업을 목표로 7월 수요조사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순회기관을 확정했다. 본격적인 지역미술관 개최 전 828()부터 30()까지 3일간 과천관에서의 시범 운영을 통해 프로그램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준비하는 한편, 예술영화 상영과 다원예술 실행 등을 위한 노하우를 지역미술관 담당자들과 공유해 원활한 진행을 추진한다.

초가을 밤, 미술관 야외에서 만나는 예술영화

<MMCA 지역동행 - 예술영화>1채널 영상을 상영하는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8채널 영상을 상영하는 다른 세상에서두 가지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음악과 사운드로 몰입감을 높이는 단편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폭넓은 연령대의 관람객이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는 국제비엔날레와 주요 영화제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에르칸 오즈겐, 김소영, 김세진, 장쉬잔, 메리엄 베나니&오라이언 바르키 등의 영상 작품 7점을 소개한다. 세대 간, 가족 간의 갈등부터 전쟁 같은 국가 간의 분쟁과 재난으로 삶을 위협하는 여러 위험 속에서도 계속되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고찰하는 주제의 영상 작품으로 전북도립미술관(95)과 전남미술관(912), 경남도립미술관(919) 3개의 지역미술관을 순회한다.

다른 세상에서는 윌리엄 켄트리지의 8채널 영상 작품 <나는 내가 아니고 내 말은 내 것이 아니다>(2008)를 김해시립김영원미술관 야외 광장에서 상영한다(1016). 상영작은 작가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오페라 <>(2010)를 제작하던 과정에서 만든 작품으로 작곡가 필립 밀러가 음악을 담당했다. 8개의 각각 다른 영상은 작가의 퍼포먼스, 종이를 잘라 만든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등으로 구성되며 드로잉부터 퍼포먼스, 애니메이션 등 여러 시각 매체를 총망라한다.

아울러 <MMCA 지역동행 - 예술영화>는 초가을 저녁 시간대 야외 상영으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관람 환경을 제공한다. 시몬스에서 반려동물용 매트리스인 N32 쪼꼬미 매트리스 50개를 협찬하여 반려동물과 함께 관람도 가능하며, 파파존스 코리아는 피자 간식을 후원한다. 또한 김소영, 김세진, 장쉬잔 등 참여 작가들이 상영 현장에서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여 작품을 더 즐겁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미술관 안에서 움직임을 생각하는 다원예술 퍼포먼스

MMCA 지역동행 다원예술에서는 안무가이자 무용영화감독인 송주원의 <걷는 몸>(2023)과 폴란드의 시스터후드 프랙티스의 <소마>(2025)가 지역미술관을 찾는다.

작가와 관객이 등을 맞대고 전시실을 20여 분간 걸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송주원의 1:1 퍼포먼스 <걷는 몸>은 작품을 보는 행위걷는 행위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걷는 몸>828()부터 3일간 과천관에서 시범 운영 후, 전남미술관(1016~18), 전북도립미술관(1023~25), 김해시립김영원미술관(1030~111)에서 각각 3일간 하루 5회씩 개최된다.

시스터후드 프랙티스의 <소마>는 미술관 내의 인체 조각을 중심으로 여성의 신체가 어떻게 재현되는지에 대한 비판적 관점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로, 여성 조각가의 작품을 움직임과 사운드로 재해석한 퍼포먼스이다. <소마>99() 과천관에서 시범 공연 후 김해시립김영원미술관에서 912()에 개최된다.

MMCA 지역동행 다원예술은 안무가와 사운드 아티스트 등이 협업하고, 폴란드 아담 미츠키에비츠 문화원이 후원한다. 아울러 퍼포먼스 후에 참여작가, 퍼포먼스 참여자, 관람객이 함께하는 아티스트 토크가 개최되며, <소마> 공연의 아티스트 토크에는 폴란드국립미술관 조각 담당 큐레이터 에브 짐바스카가 참여할 예정이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지역미술관이 함께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MMCA 지역동행의 의미가 특별하다, “전시와 예술영화, 다원예술 등 앞으로도 국립현대미술관이 지역동행 사업을 통해 전 국민의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828()부터 30()까지 진행되는 예술영화 야외 상영과 다원예술 시범 운영에 대한 자세한 내용 및 참가 신청은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mmc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과천 

1: ‘26.10.16.()~10.18.()(3)전남미술관
2: ’26.10.23.()~10.25.()(3전북도립미술관 다원예술시스터후드 프랙티스, 소마(실외)
3: ‘26.10.30.()~11.1.()(3)김해시립김영원미술관 시범 운영: ‘26.9.9.()(1/2)국립현대미술관과천
4: ‘26.9.12.()(1/2) 김해시립 김영원미술관 [붙 임] 2. 지역동행 미술관 소개(4개 기관전북도립미술관전남미술관

2004년 개관한 전북도립미술관은 구이저수지와 경각산을 마주한 모악산 자락에 위치하며, 국제성과 지역성을 연결하는 동시대 미술의 연구·교류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가족 단위 관람객과 모악산 등산객, 반려동물 동반 관람객 등 다양한 방문객이 찾는 미술관의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바탕으로 전시와 교육, 복합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MMCA 지역동행기간에는 새만금을 둘러싼 장소성과 기억, 생태와 개발의 관계를 조명하는 현대미술기획전 징게 맹갱 외에밋들-물이 있던 자리와 연계해 퍼포먼스 <걷는 몸>을 선보이며, 관람객이 작품과 미술관 공간을 신체의 감각을 통해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전남미술관은 이번 MMCA 지역동행를 통해 미술관의 야외공간에서 가족과 이웃이 함께 예술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세대 구분 없이 지역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해, 일상 속에서 보다 편안하고 친숙하게 미술관과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가족 단위 관람객을 비롯한 다양한 세대가 한 공간에 모여 영화를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통해 미술관이 전시 관람을 넘어 지역 주민이 자연스럽게 머물고 문화를 공유하는 열린 공간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경남도립미술관

김해시립김영원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은 경남의 종합 공립미술관으로, 지역에서 동시대 미술을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미술관 앞 중앙광장과 잔디밭, 조각공원이 어우러진 개방형 야외 공간은 가족 단위 관람객과 반려동물 동반 관람객 등 지역 주민이 일상에서 편안하게 미술관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번 MMCA 지역동행에서는 이러한 공간적 특성을 활용해 국제 비디오아트를 야외에서 상영함으로써 지역 관람객이 동시대 영상예술을 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20264월 개관한 김해시립김영원미술관은 조각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시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공립미술관이다. 미술관이 위치한 김해시 북부동은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 지역으로 주변에 초··고등학교가 다수 위치해 있으며, 미술관 역시 지역 시민이 일상적으로 예술을 접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MMCA 지역동행기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조각 특화 전시와 영상·퍼포먼스 프로그램을 함께 선보여, 조각을 비롯한 시각예술을 서로 다른 매체와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붙 임] 3. 포스터MMCA 지역동행 예술영화그리고 삶은 계속된다MMCA 지역동행 예술영화다른 세상에서MMCA 지역동행 다원예술

[붙 임] 4. 작품소개MMCA 지역동행 예술영화〉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장쉬잔(1988~)은 종교의식이나 장례식에 사용되는 종이인형과 장식 등 종이공물을 만드는 전통종이공예 지자’(紙紮)를 가업으로 하는 신신종이공예점4대손이다. 종이공물은 세상을 떠난 사람을 위한 장례의식에서 함께 태워 보내는 용도로 주문 제작되는 반면, 타이베이국립예술대학에서 뉴미디어로 석사를 취득한 장쉬잔은 예술가로서 자신의 상상력을 표현하기 위해 종이인형을 제작하고, 애니메이션, 실험영화, 설치작품으로 발전시켜왔다.

작가는 여러 동물 중에서 쥐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땅에 누워 있는 죽은 납작한 쥐를 볼 때 문제를 해결하거나 변화를 이루지 못한 채 무력하게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도시인의 모습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시소미에서 인형 쥐들은 노래를 부르고, 생일을 축하하며, 자신들의 축제를 즐긴다. 밴드가 연주하는 곡은 독일 민요 어떻게 당신을 떠날 수 있을까. 제목인 시소미는 이 노래의 첫 번째 세 음을 말한다. 이 곡은 원래 이별을 두려워하는 사랑 노래로 진정한 사랑을 뜻하는 19세기 독일 민요였다. 20세기 초, 서양 문화가 타이완에 들어오던 시기에 서양식 밴드가 이 노래를 연주하면서 세상을 떠난 사람과 영원히 이별하는 장례식의 음악이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과거의 장례식 인형은 예술적 오브제가 되었고, 문화를 가로지르면서 사랑 노래가 죽은 자를 향한 장례식 노래가 된다. 망자를 위한 전통 공예 인형들은 살아 있는 우리를 위해 공연을 펼친다.

장쉬잔, 시소미, 2017, 단채널 영상, 6,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김세진(1971-)은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서강대 영상대학원을 졸업한 후, 영국 슬레이드미술대학에서 뉴미디어아트를 전공했다. 광주비엔날레 특별상, 박건희사진상, 송은미술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서울국제실험영화제,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등 영화제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영상 작가이다. 사회적·정치적·역사적 맥락을 배경으로 크고 작은 인구의 이동, 이러한 이동의 플랫폼이 되는 도시 공간, 도시인의 노동 등의 주제를 다양한 시각 매체를 활용하여 표현해왔다.

나잇 와치는 작가가 대만 타이베이에 체류하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서울만큼 번화하고 분주한 대도시의 저녁, 작가가 포착한 풍경과 그 속의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대도시 속의 개인들이 경험하는 내밀한 외로움과 소외감을 담고 있다. 총 세 개의 화면은 각각 혼자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의 모습,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거리의 시각장애인 악사, 화려한 네온사인과 대비되는 서글픈 도시의 야경을 보여준다.

아시아 대도시 특유의 속도감 있고 분주한 일상 아래 가려진 현대인들의 고독이 표면으로 떠오르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고 기록한다. 지하보도의 연주자가 들려주는 리드미컬한 하모니카 소리가 세 영상 전체를 연결한다.

김세진, 나잇 와치, 2006, 3채널 영상, 320,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아피찻퐁 위라세타쿤(Apichatpong Weerasethakul, 1970- )<잿가루>는 마지막의 장례식 장면 1분을 제외하면 로모키노 카메라로 제작한 작품이다. 100롤의 35mm 필름으로 제작한 이 영화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로모키노 카메라에 필름을 넣고 뺄 때 빛 노출이 많아진 부분도 포함시키고, 카메라의 속성상 무음인 부분도 포함시켜 불완전한 아름다움과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영상을 만들어냈다.

영상 속의 풍경은 태국 치앙마이에 있는 작가의 작업실과 동료들, 반려동물 등을 담고 있다. 영상은 한 남자가 개를 이끌고 길을 나서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의 움직임을 따라 끊임없이 깜빡이거나 상하 반전되는 불명료한 장면들은 개인의 기억과 꿈, 태국 사회의 현실에 대한 인상을 보여준다. 뚜렷한 서사를 전달하기보다 촬영 기법의 실험적 특징을 강조하며 작가가 개인과 사회, 자연과 인간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따라간다.

태국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미국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1994년부터 영화와 비디오를 제작하기 시작하여 2004년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 열대병(Tropical Malady), 2010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엉클 분미(Uncle Boonme: Who Can Recall His Past Lives)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주로 태국의 역사나 신화적 이야기 등을 활용해 사회적 이슈를 조명하며 유연하고 다층적인 시간 구조의 작품을 제작한다.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잿가루, 2012, 단채널 영상, 1859,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김소영(1961)은 영문학과 영화이론을 공부하고 여성의 삶과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바탕으로 여성사 3부작 다큐멘터리를 비롯한 다수의 작품을 연출했다. 그의 망명 3부작연작은 한민족의 강제 이주와 망명을 다룬 작업이다. ‘망명 3부작1눈의 마음-슬픔이 우리를 데려가는 곳(2014), 2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2016), 3굿바이 마이 러브, NK(2017)로 구성된다. 감독은 안산에 거주 중인 우즈베키스탄 출신 고려인을 다룬 김 알렉스 식당: 안산-타슈켄트을 만들었다. 이후 이를 확장시켜 눈의 마음-슬픔이 우리를 데려가는 곳이라는 영화를 제작하였고, 이 영화를 전시 버전으로 재제작한 작업이 눈의 마음-사후이다.

눈의 마음-사후눈의 마음-슬픔이 우리를 데려가는 곳의 사후(afterlife)적 성격을 갖는다.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인터뷰와 장면들이 새롭게 등장한다. 작품은 미공개 인터뷰와 장면들을 추가하여 1920년 블라디보스토크 학살 사건부터 소련 붕괴 이후 세계로 흩어진 고려인들의 삶까지 한민족의 강제 이주와 망명의 역사를 폭넓게 조명한다. 작품은 강제 이주라는 집단적 트라우마를 마주하며 역사적 사건과 개인의 삶이 교차하는 지점을 고찰하도록 이끈다.

김소영(김정), 눈의 마음-사후, 2016, 단채널 영상, 1656,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에르칸 오즈겐(Erkan Özgen, 1971-)은 튀르키예 마르딘 주 데릭 출신으로, 현재 튀르키예 디야르바키르에서 활동하고 있다. 2000년 추쿠로바대학교(Çukurova University) 예술교육학과를 졸업한 후, 영상 기반 설치 작업을 주로 선보이고 있다. 2018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안토니 타피에스미술관에서 유럽 첫 개인전을 개최하고, 마니페스타, 이스탄불비엔날레, 시드니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등 세계 여러 국제적인 미술 행사에 참여했다. 오즈겐의 작품은 전쟁, 이주, 인권과 같은 거대한 사회적 주제를 국가 간 정치적 대립이나 이념 충돌과 같은 거시적 관점이 아닌, 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추며 미시적 관점에서 다룬다.

원더랜드에서 청각장애를 가진 13세 소년 모함메드(Mohammed)는 오직 자신의 몸짓만을 이용해 전쟁으로 짓밟힌 시리아에서 그의 가족이 탈출했던 순간을 증언한다. 에르칸 오즈겐은 전쟁과 폭력, 트라우마를 겪는 개인과 공동체의 사적인 고통을 우리가 어떻게 소비하고 인지하는가에 대한 복잡한 질문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작가는 관람객을 정치적 경계를 넘어 지극히 사적이고 인간적인 차원의 성찰로 초대한다.

에르칸 오즈겐, 원더랜드, 2016, 단채널 영상, 354, 작가 소장

보랏빛 모슬린ISIS(Islamic State)의 위협을 피해 이라크 북부로 피난 와서 아슈티(Ashti) 난민 캠프에 머물고 있는 야지디족(Yazidi)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 여성들은 인터뷰를 통해 강제 이주, 가족의 죽음과 납치 목격 등의 트라우마적 경험을 공유하며, 전쟁이 남긴 깊은 상처와 고통을 전달한다. 영상은 이들의 증언과 함께 사랑하는 이들을 기리기 위해 무릎을 꿇고 보랏빛 모슬린(Muslin) 위에 각자의 소중한 물건이나 머리카락의 일부를 잘라 올려놓는 하나의 상징적인 행위를 교차하며 보여준다. 작가는 전쟁이 선전이나 TV, 소셜미디어의 이미지가 아닌, 현실 그 자체임을 강조하며, 작품을 통해 전쟁의 비극적 경험을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하였다. 그는 전쟁의 폭력적인 이미지를 직접 보여주기보다는 전쟁의 영향을 받은 개인들의 삶과 흔적에 주목하며 잊히거나 가려진 이야기들에 목소리를 부여한다.

에르칸 오즈겐, 보랏빛 모슬린, 2018, 단채널 영상, 1624,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영화감독 오라이언 바르키(Orian Barki)와 미술가 메리엄 베나니(Meriem Bennani)는 코로나 시기의 락다운 하에서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날 분출구로 작품을 탄생시켰다. 이들은 미술관이 문을 닫은 상황에서 인스타그램에 8부작 영상 두 마리 도마뱀을 공개하였다. 친구들과 나눈 일상적인 대화와 경험에서 영감을 얻은 이 작품의 특별한 점은, 등장인물이 모두 컴퓨터 그래픽으로 애니메이션화된 동물이라는 사실이다. 주인공인 브루클린 출신의 두 도마뱀은 두 작가가 직접 목소리를 연기했다. 팬데믹으로 채워진 새로운 현실 속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과 두려움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다큐멘터리와 픽션이 결합된 약 3분 길이의 이 영상 8편은 격리와 고립의 시간 동안 변해가는 감정 상태뿐만 아니라, 팬데믹을 거치며 수면 위로 드러난 사회적 균열과 구조적 인종차별의 중첩이라는 주제까지 폭넓게 다룬다. 간호사와 시위대의 이야기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어긴 사람들의 이야기, 집안에 머무는 것만으로 예상치 못한 평온을 찾은 이들의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펼쳐진다.

두 마리 도마뱀은 팬데믹을 계기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얻고 즐겼던 한 세대의 정서를 절묘하게 포착해 냈다. 인스타그램에서 입소문을 타며 5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시청한 이 시리즈는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소장되었다. 코로나로 인한 전 인류적 경험이 잊혀져가는 요즘, 격리, 죽음, 차별 등 일상을 완전히 변화시켰던 기억을 소환한다.

메리엄 베나니&오라이언 바르키, 두 마리 도마뱀, 2020, 단채널 영상, 23, 작가 소장

MMCA 지역동행 예술영화〉 《다른 세상에서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 1955)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작가로, 그의 작품은 인종차별과 식민주의 등 남아공의 역사적, 정치적 문제를 주제로 다루며 깊이 있는 내적 성찰을 보여 준다. 작가는 목탄 드로잉 기반의 애니메이션, 설치미술, 강연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예술적 실험을 지속해 오고 있다.

나는 내가 아니고 그 말은 나의 것이 아니다는 러시아 문호 니콜라이 고골(Nikolai Vasilievich Gogol)의 소설 (Nos, 1836)와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mitri Shostakovich)의 오페라 (Nos, 1930)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러시아 혁명 전후의 격동적 시대상을 배경으로 유토피아적 이상과 좌절, 개인의 정체성 상실, 전체주의 체제의 폭력성 등 다층적인 주제 의식을 담고 있다. 8채널 영상들은 각기 다른 이야기를 전달하면서도 서로 얽히고설켜 하나의 거대한 서사를 만들어낸다.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실사 촬영, 아카이브 영상, 콜라주 등 다양한 시각적 기법과 음악의 조화는 강렬한 시청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작품의 핵심 모티브인 는 개인의 정체성, 사회적 지위, 권력을 상징한다. 코를 잃어버린 주인공은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하고, 코는 권력을 얻어 주인을 외면하는데, 이는 전체주의 체제 아래 소외되고 억압되는 개인의 현실, 그리고 사회적 지위와 권력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풍자한다.

윌리엄 켄트리지, 나는 내가 아니고 그 말은 나의 것이 아니다, 2008, 8채널 영상, 6,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MMCA 지역동행 다원예술

송주원의 1:1 퍼포먼스 걷는 몸은 전시 공간을 안무적 환경으로 재구성하여, 단순한 시각적 관찰을 넘어 신체 전체의 존재를 통해 예술을 경험하도록 한다.

안무가의 안내에 따라 진행되는 20분간의 여정 동안, 작품 사이를 움직이고 머무는 행위는 공간 속 잠재된 관계성과 시간성을 깨우는 도구가 된다. 전시는 더 이상 정적인 대상이 아니라, 관람자의 속도와 리듬에 의해 완성되는 역동적인 경험의 장으로 변모하며 관람자가 수동적인 관찰자가 아닌, 전시를 완성하는 능동적인 주체가 되는 퍼포먼스이다.

송주원, 걷는 몸, 2023, 퍼포먼스, 20

시스터후드 프랙티스의 소마(SOMA)는 미술관의 소장품과 아카이브를 신체와 목소리, 안무를 통해 탐색하며 서로 다른 예술적·문화적 맥락 사이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퍼포먼스이다. 폴란드의 독립 예술가들이 협업하여 여성 예술가들의 작업과 삶, 이를 둘러싼 사회적·제도적 배경을 리서치하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이야기와 질문을 움직임과 보컬 퍼포먼스로 풀어낸다.

한국에서 선보이는 소마에는 지역의 목격자이자 첫 번째 관객이 함께 참여한다. 퍼포머의 안내에 따라 작품과 아카이브를 마주하고 자신의 언어와 경험으로 응답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지역적·문화적 관점이 기존의 퍼포먼스와 교차한다. 이를 통해 소마는 아카이브를 고정된 기록으로 바라보기보다, 서로 다른 몸과 목소리, 경험이 만나 새로운 관계와 해석을 만들어가는 장으로 확장하는 퍼포먼스이다.

시스터후드 프랙티스, 소마, 2025, 퍼포먼스, 60분 적게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