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사회, 자연의 관계를 ‘순환’의 개념으로 새롭게 해석하는 신작>
이번 전시는 신작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4.0〉(2026)의 대규모 영상 설치를 주축으로 인간과 사회, 자연의 관계를 ‘순환’의 개념으로 새롭게 해석한다. 거대한 원형 구조의 8채널 비디오 설치로 구현된 이 작업은 복잡하게 얽힌 오늘날의 세계 속에서 인간과 비인간을 아우르는 생명 공동체의 공존 가능성을 질문한다.
이번 신작은 국가와 정치, 경제 같은 거대 서사에 집중했던 이전 시리즈에서 나아가, 진보를 향한 거대 서사가 인간과 생태계에 남긴 구체적인 흔적을 살펴본다.
특히, 개인과 공동체의 ‘몸’을 통해 일상, 노동, 종교, 문화 등 현대 사회의 미시적 차원에서 나타난 변화에 주목한다. 관람객은 설치 내부로 들어가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마주하며, <진보의 서사를 넘어 인간과 생태계가 함께 지속할 수 있는 순환적 세계관과 새로운 패러다임을 탐색>하다.

장기 예술 연구 프로젝트 신작을 선보이는《함양아: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지난8년간 이어온 장기 예술 연구 프로젝트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의 여정을 총망라한 전시 인간과 사회, 자연의 관계를 ‘순환’의 개념을 통해 새롭게 조명하는 대규모 영상 설치 신작 공개함양아,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4.0〉, 2026, 8채널 비디오 설치, 컬러, 사운드, 22분. 사진: 남서원. 아트선재센터 제공.
전시명 (국문) 함양아: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영문) Yang Ah Ham: Undefined Panorama
전시기간2026. 7. 31. (금) – 10. 4. (일) 전시장소아트선재센터 더그라운드, 스페이스 1, 스페이스 2참여작가 함양아기획김선정(아트선재센터 예술감독), 김나정(독립 큐레이터) 진행남서원(아트선재센터 어시스턴트 큐레이터)주최아트선재센터 후원한국문화예술위원회협찬매일유업
아트선재센터는2026년7월31일부터10월4일까지 함양아의 개인전 《함양아: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함양아 작가가2018년부터 전개해 온 장기 예술 연구 프로젝트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의 신작을 중심으로 지난8년간의 작업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한다. 신작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4.0〉(2026)과 〈듣는 화자, 말하는 타자〉(2026)를 비롯해 프로젝트와 연결된 주요 작업들을 함께 선보이며, 현대 사회의 정치·경제·환경적 구조 속에서 개인과 공동체의 서사를 탐구해 온 작가의 작업 세계를 다각적으로 조명한다.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는 거대 서사와 미시 서사를 엮은, 이 복잡한 세계를 덮는 서사의 인드라망(Indra’s Net)을 통해 항상 변화하고 있는 세계 속의 모든 존재들이 끊임없이 관계를 맺어가며 서로를 비추고 있음을 드러내고자 한다.”—함양아, 작가 노트에서 발췌.
복잡한 오늘날 세계의 거대 서사와 미시 서사를 엮은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는 금융, 정치, 기술, 교육, 노동 등 현대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류하고, 추상화하는 과정을 통해 서사 구조를 구축하는 영상 설치 작업으로 전개되어 왔다. 작가는 이 프로젝트에서 산업자본주의에서 금융자본주의, 나아가 데이터자본주의로의 전환 과정에서 심화된 경제적 불평등과 환경 위기 등 현대 사회를 형성한 주요 사건과 사회적 문제들을 추적하며, 이로 인해 발생한 인간의 불안과 고통을 성찰하고 미래의 공존 가능성을 모색한다.
“우리는 모든 인류를 포괄하는 새로운 미래 이야기가 필요하다. 그 이야기는 다시 과거로 이어지며 끊임없이 순환하는 구조를 이룬다.”—함양아, 작가 노트에서 발췌.

인간과 사회, 자연의 관계를 ‘순환’의 개념으로 새롭게 해석하는 신작
이번 전시는 신작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4.0〉(2026)의 대규모 영상 설치를 주축으로 인간과 사회, 자연의 관계를 ‘순환’의 개념으로 새롭게 해석한다. 거대한 원형 구조의8채널 비디오 설치로 구현된 이 작업은 복잡하게 얽힌 오늘날의 세계 속에서 인간과 비인간을 아우르는 생명 공동체의 공존 가능성을 질문한다. 이번 신작은 국가와 정치, 경제 같은 거대 서사에 집중했던 이전 시리즈에서 나아가, 진보를 향한 거대 서사가 인간과 생태계에 남긴 구체적인 흔적을 살펴본다. 특히, 개인과 공동체의 ‘몸’을 통해 일상, 노동, 종교, 문화 등 현대 사회의 미시적 차원에서 나타난 변화에 주목한다. 관람객은 설치 내부로 들어가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마주하며, 진보의 서사를 넘어 인간과 생태계가 함께 지속할 수 있는 순환적 세계관과 새로운 패러다임을 탐색하게 된다.
함양아,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4.0〉, 2026, 8채널 비디오 설치, 컬러, 사운드, 22분. 사진: 남서원. 아트선재센터 제공.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영상 설치 작품이 추상화와 기호화의 과정을 통해 전개된다면, 웹 프로젝트는 추상화와 기호화 과정을 거치기 이전의 생생한 사실들을 길어 올리는 우물과 같다.”—함양아, 작가 노트에서 발췌.
디지털 가드닝으로 가꾸어 가는 공동의 정원
또 다른 신작 〈듣는 화자, 말하는 타자〉(2026)는 ‘디지털 가드닝(Digital Gardening)’ 개념에 기반한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웹 프로젝트에서 파생된 다채널 비디오 설치 작품이다. ‘듣는 화자’로서 작가는 ‘말하는 타자’인 원자화된 개인들의 사적 독백을 수집하고, 그것이 거대한 세계 서사와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를 드러낸다. 세계 각지의 참여자들은 웹사이트(undefinedpanorama.net)가 제시하는 다양한 이슈에 대한 생각을 휴대폰으로 기록해 공유하고, 이렇게 축적된 기록은 전시에서 ‘일상생활’, ‘제도’, ‘사회심리’, ‘자연’, ‘과학과 기술’이라는 다섯 개 범주의 시각적 서사로 재구성된다. 작가는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웹 프로젝트를 추상화와 기호화 과정을 거치기 이전의 생생한 사실들을 길어 올리는 ‘우물’이자 생각을 나누는 공동의 장인 ‘광장’에 비유한다. 〈듣는 화자, 말하는 타자〉는 디지털 가드닝으로 가꾸어 가는 공동의 정원을 마련함으로써, 관람객이 여러 나라의 언어가 나지막이 속삭이는 길을 따라가며 세계를 이해하고, 자신만의 서사를 구성하도록 이끈다.
함양아, 〈듣는 화자, 말하는 타자〉, 2026, 다채널 비디오 설치, 컬러, 사운드, 각5–15분. 사진: 남서원. 아트선재센터 제공.
“세계는 방랑하는 생명체들이 스스로 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며, 창작은 그 세계와의 조응을 통해 새로운 서사를 발견하는 일이다.”—함양아, 작가 노트에서 발췌.
지난8년간 축적된 장기 예술 연구 프로젝트의 궤적을 총망라

신작과 함께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프로젝트와 관련된 주요 작품들을 소개한다.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프로젝트의 출발점이 된 작업으로 재난 상황 속 사회 시스템의 작동 방식과 그 안에서 개인들이 겪는 두려움과 불안을 그린 〈잠〉(2015–2016), 금융 자본주의의 역사를 통해 신자유주의 제도가 고착화된 과정을 추적한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2.0〉(2019), 음식을 매개로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사회 구조적 기아를 다룬 〈주림2.0〉(2023), 제도화된 ‘돌봄’과 ‘배움’의 개념을 다시 감정과 정서의 차원으로 되돌려 생각하려는 〈사람은 무엇을 배우나〉(2021–2022), 프로젝트가 구축해 온 관계망을 탐색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인 〈우물 또는 광장,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웹 프로젝트〉(2022–진행 중) 등의 다채로운 작업이 함께 전시되어 작가가 지금까지 천착해 온 프로젝트의 전개 과정과 사유의 깊이를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다.
함양아,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2.0〉, 2019,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2026 리마스터링), 7분. 사진: 남서원. 아트선재센터 제공.
함양아, 〈잠〉, 2015–2016, 2채널 비디오 설치, 컬러, 사운드, 8분40초. 사진: 남서원. 아트선재센터 제공.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려 이제‘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비로소 이 길이 한나 아렌트의 말처럼 세계를 사랑하는(Amor Mundi) 길임을 깨달았다.”—함양아, 작가 노트에서 발췌.
아트선재센터에서의16년만의 개인전, 예술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담은 전시

이번 전시는2010년의 개인전 《형용사적 삶> 넌센스 팩토리》 이후16년 만에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는 함양아 작가의 개인전으로, 작가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사회 시스템과 인간의 삶에 대한 고민과 작업의 궤적을 따라간다.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는2014년 한국 사회를 뒤흔든 비극적 사건을 계기로 시스템의 붕괴와 그로 인해 개인과 공동체가 겪은 고통을 마주한 작가가 떠올린 ‘작가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전 지구적으로 더욱 심화한 팬데믹, 전쟁, 재난, 기후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함양아 작가는 다시금 우리 사회와 인간을 멀리서 또 가까이서 바라보고 분석하고 해체하고 재구축함으로써 우리를 여전히 순환하고 이어지는 이야기 속으로 초대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방랑하는 생명체들이 스스로 길을 만들어가길” 꿈꾼다. 이를 위해 작가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파노라마적 이야기와 서로의 이야기에 접붙여서 공동의 서사를 키워가는 정원이라는 생동하는 순환의 구조를 구축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방랑자들이 저마다 자신과 타인, 세계를 연결하도록 독려한다.
《함양아: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는 프로젝트가 축적해 온 연구와 작업을 바탕으로, 개인의 이야기를 길어 올리는 ‘우물’이자 우리 사회를 함께 사유하는 ‘광장’으로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나와 너, 인간과 비인간, 개인과 공동체가 맺는 관계를 돌아보며, 서로 연결된 순환의 세계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상상하는 장을 제안한다.
오는 8월 1일 열리는 아티스트 토크에서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 소개되는 신작과 프로젝트의 지난 여정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또한 8월 29일에는 “파노라마적 상상력의 작동 방식”이라는 제목으로 함양아 작가의 작업 세계를 보다 심층적으로 조명하는 연구자 마정연(일본 간사이대학 교수, 국립국제미술관 객원연구원)의 강연이 예정되어 있다.
■ 아티스트 토크: 함양아 일시: 2026. 8. 1. (토) 14:00 장소: 아트선재센터 아트홀 신청방법: 웹사이트 참고 ■ 전시 연계 강연: 파노라마적 상상력의 작동 방식 일시: 2026. 8. 29. (토) 14:00 강연자: 마정연(일본 간사이대학 교수/국립국제미술관 객원연구원) 장소: 아트선재센터 더그라운드 신청방법: 웹사이트 참고
■작가 소개 작가 함양아. 아트선재센터 제공. 사진: 남서원. 함양아(Yang Ah Ham, b.1968)

함양아는 서울과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이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 미술이론과를 졸업한 후 뉴욕대학교(NYU) 대학원에서 미디어 아트를 공부했다. 미국, 중국, 네덜란드, 터키 등 여러 지역에서 거주했던 경험을 토대로 사회 시스템 안에서 존재하는 개인과 집단 그리고 사회화된 자연에 대한 작업을 이어 오고 있다. 트랜스미디알레(2021, 베를린), 대안공간 루프(2019, 서울), 아트선재센터(2010, 서울), 금호미술관(2005, 서울), 아트페이스(2000, 텍사스)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아시아트리엔날레맨체스터(2025, 맨체스터), 광주비엔날레(2024, 광주), 타이베이시립미술관(2018, 타이베이), 아시아아트비엔날레(2017, 타이중),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2016, 서울), 국립현대미술관(2013, 서울), ZKM(2013, 카를스루에), 상하이비엔날레(2008, 상하이), 팔레드도쿄(2006, 파리), 드아펠암스테르담(2003, 암스테르담)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2013년 올해의 작가상 수상 후보에 선정되었으며, 2006년부터2007년까지 암스테르담 라익스아카데미 레지던시에 참여했다.

■ 출품작 소개
□ 스페이스1 (2층)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4.0, 20268채널 비디오 설치, 컬러, 사운드, 22분
인간과 사회, 자연의 관계를 ‘순환’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는8채널 비디오 설치 작업이다. 작가는 인간과 비인간을 아우르는 생명 공동체의 공존 가능성을 질문하며, 그 전제로서 타자에 대한 공감의 의미를 사유한다. 이전 시리즈가 현대 사회의 거시 서사를 다루었다면, 이번 작업은 정치·사회·경제적 변화가 인간과 생태계에 남긴 흔적을 살피며 미시 서사로 확장된다. 특히, 개인과 공동체의 ‘몸’을 매개로 일상생활의 변화, 생로병사를 대하는 방식, 노동의 의미 변화, 종교와 문화의 보존과 변형 등 일곱 개의 챕터를 통해 현대 사회의 미시적 차원에서 나타난 변화를 살펴본다. 수장(水葬)과 장례, 탄생, 일상과 노동을 거쳐 디지털화된 물의 이미지로 이어지는 순환의 서사는 거대한 원형 구조의8채널 프로젝션으로 구현된다. 관람객은 설치 내부로 들어가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마주하며, 진보의 서사를 넘어 인간과 생태계가 함께 지속할 수 있는 순환적 세계관과 새로운 패러다임을 탐색하게 된다.
□ 스페이스2 (3층)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2.0, 2019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2026 리마스터링), 7분
금융 자본주의의 역사와 신자유주의 제도의 형성 과정을 추적하며, 거대한 사회 시스템 속에서 개인과 집단이 맺는 관계를 탐구한 작업이다. 영상은 복제양 돌리(Dolly)에서 시작해 개인과 집단의 다양한 행위를 비춘다. 곧이어 그 배경에 정부 조직도와 거대한 벽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재무부’, ‘노동부’ 등의 푯말이 차례로 나타나면서 자유로워 보이는 인간의 활동이 거대한 사회 구조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드러낸다. 작품의 배경에는1970년대 후반 금융 자유화와1986년 ‘빅뱅(Big Bang)’이라 불린 컴퓨터 기반 증권 거래가 초래한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의 가속화가 자리한다. 작가는 연필 드로잉 위에 실제 인물들의 영상을 중첩한 무빙이미지 콜라주 형식을 통해 복잡한 사회 구조를 하나의 시각적 관계망으로 구축한다. 이처럼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연작은 현실의 사례를 수집, 분류, 추상화하여 시스템의 작동 방식을 살펴보고,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과 사회의 위치를 성찰한다.
재난 상황 속 사회 시스템의 작동 방식과 그 안에서 개인들이 겪는 두려움과 불안을 ‘잠’으로 은유한2채널 비디오 설치 작업이다. 체육관을 배경으로 한 영상에는 바닥에 잠든 사람들, 이를 지켜보다 잠에 빠져드는 사람들, 그리고 주변을 배회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각각 재난의 피해자, 서로 다른 입장의 관찰자, 보호와 통제를 수행하는 사회 시스템을 상징한다. 작품의 무대인 체육관은 평상시에는 시민의 복지를 위한 공간이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대피소로 전환되는 공간으로 보호와 통제라는 사회 시스템의 이중성을 드러낸다. 2014년 한국 사회를 뒤흔든 비극적 사건을 그린 이 작품에서 작가는 “어떻게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고 재구성하여 추상화된 리얼리티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를 고민했다고 한다. “왜 이런 고통이 생겨나는가”, “그런 고통을 유발하는 시스템의 붕괴는 어떻게 발생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작가는 이후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프로젝트를 전개하게 된다.
주림2.0, 2023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0분
음식을 매개로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사회 구조적 기아를 다룬 작업이다. 영상은 빈 가방을 든 사람들이 줄지어 선 장면으로 시작해, 곧 이들이 낮은 입구를 통과해 ‘Climate Variability(기후 변화)’, ‘Price Control(가격 통제)’ 등의 푯말 아래서 바닥에 흩어진 음식물을 가방에 주워 담는 모습을 보여 준다. 오늘날 우리의 식탁은 세계화의 징후를 반영하며, 사회 계층 간의 격차를 드러내기도 한다. 식량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쓰레기통에서 음식을 구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식량이 과잉 공급되는 지역에서는 버려진 음식을 수집하는 프리건(freegan)이 존재한다. 작가는 현대의 기아를 단순한 경제적 결핍이 아닌 생산과 분배, 소비의 불평등을 심화한 사회 구조가 만들어낸 굶주림인 ‘사회 구조적 기아’로 본다. 음식을 화두로 현대 사회의 모순적 풍경을 그린 작품은, 개인과 사회 그리고 자연이 음식이라는 연결 고리 안에서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질문한다.
사람은 무엇을 배우나II, 2021
2채널 비디오 설치, 4K, 컬러, 무음, 9분24초
두 개의 영상은 쌍둥이 남매와 부모가 나누는 비언어적 소통을 보여 준다. 작가는 어쩌면 너무도 단순해 보이는 이 ‘돌봄’의 행위 안에서 인간이 배울 수 있는 가장 복합적인 가치가 생겨나는 것이 아닐지 질문한다. ‘사람은 무엇을 배우나’ 연작은 제도화되어 버린 ‘돌봄’과 ‘배움’의 개념을 다시 감정과 정서의 차원으로 되돌려 생각하려는 작업이다. 현대 사회의 복잡한 구조화에 따라 돌봄과 배움의 기술도 점점 제도화되고 전문화되고 있다. 그러나 작가는 이러한 기술적 복합성이 한 개인의 성장 과정에서 지성과 윤리, 감정과 감각의 조화로운 성장을 반드시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비접촉과 비대면이 강제되던 팬데믹 시기에 제작된 이 작업은 역설적으로 촉각적 경험과 비언어적 소통을 강조하며, 인간이 배워야 할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보도록 한다.
듣는 화자, 말하는 타자, 2026

다채널 비디오 설치, 컬러, 사운드, 각5–15분
‘디지털 가드닝(Digital Gardening)’ 개념에 기반한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웹 프로젝트에서 파생된 다채널 비디오 설치 작업이다. ‘독백 아카이브’인 이 작업은 원자화된 개인들의 지극히 사적인 독백을 수집하고, 그것이 거대한 세계 서사와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탐구한다. 세계 각지의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웹사이트(undefinedpanorama.net)가 제시하는 복잡한 세계의 이슈들을 마주하며, 자신의 생각을 휴대폰으로 기록해10분 내외의 무편집 영상으로 공유한다. 이렇게 축적된 익명의 기록들은 전시에서 ‘일상생활’, ‘제도’, ‘사회심리’, ‘자연’, ‘과학과 기술’이라는 다섯 개 범주의 시각적 서사로 재구성된다. 디지털 가드닝으로 가꾸어 가는 공동의 정원에서 관람객은 여러 언어가 나지막이 속삭이는 길을 따라 세계를 이해하고 자신만의 서사를 구성하게 된다.
“함양아의 작업은 ‘유기적 구조’의 창조에 있다. 작가가 시작(initiate)하였으나 궁극적으로 많은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가 얹혀질 수 있는 장(platform)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작가 자신도 객체화되어 그 유기적 구조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는다.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작업에서 드러나듯이 여러 객체의 동시다발적인 다층의 구조를 그대로 오픈시키는 것이다.”— 김매리, 함양아 작가와의 대화에서 발췌.
□ 더그라운드(1층) 사람은 무엇을 배우나I, 2021–2022 단채널 비디오, 4K, 컬러, 사운드, 37분
어린이, 청소년, 청년, 부모 등 여러 세대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도화된 ‘돌봄’과 ‘배움’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작업이다. 양육과 교육은 보편적인 제도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지만, 실제 모습은 개인이나 가정의 수만큼 다양하다. 그럼에도 역사적으로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어른들이 남긴 기록으로 유추될 뿐, 아이 스스로 자기 생각을 남기는 경우는 드물었다. 더욱이 양육과 교육은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단기적 성과를 중시하는 정치와 정책의 영역에서는 소홀히 다루어져 왔다. 작가는 아이들이 실제 경험에서 마주하는 생각과 감정에 다가가고자 여러 세대에 걸친 개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의 세부 프로젝트로서 작품은 모든 것을 자본의 논리로 환원하는 사회 속에서 인간이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돌봄’과 ‘배움’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근원적인 힘임을 환기한다.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다이어그램, 2026
시트지, QR 코드
2018년부터 이어 온 장기 예술 연구 프로젝트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의 주요 개념과 관계망을 시각화한 개념 지도이자 사유의 지형도이다. 이 연작은 금융, 정치, 기술, 교육, 노동 등 현대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류하고, 추상화하는 과정을 통해 서사 구조를 구축한다. 이때 작가는 ‘추상화된 리얼리티(abstracted reality)’라는 개념을 활용하는데, 이는 현실 세계에서 추출한 이야기들을 쌓아 올려 구축한 추상이자 거기에서 인식되는 리얼리티를 의미한다. 이를 통해 불확실한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개인과 공동체의 위치를 이해하고, 새로운 질서를 이끄는 네겐트로피적 사고와 실천을 모색한다. 관람객은QR 코드를 통해 〈우물 또는 광장,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웹 프로젝트〉(2022–)에 접속하여 각 의제와 사례가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직접 탐색하며, 프로젝트가 구축해 온 관계망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 관람 안내 관람시간 화요일–일요일 오후12시–6시(월요일 휴관) • 입장료성인10,000원 초‧중‧고등학생 및 예술인패스 소지자7,000원 무료: 장애인, ICOM‧CIMAM‧서울시미술관협의회 카드 소지자 • 도슨트 가이드 투어 일정: 화요일–일요일 오후2시, 4시 소요시간: 40분 신청방법: 입장권 사전 예매 시 신청 또는 현장 접수 • 예매 방법 네이버예약 페이지에서 사전 예매(웹사이트 참고) • 문의 02-733-8949 | artsonje.press@gmail.com •웹사이트 www.artsonje.org 적게 보기
1 금융 자본주의의 역사와 신자유주의 제도의 형성 과정을 추적하며, 거대한 사회 시스템 속에서 개인과 집단이 맺는 관계를 탐구한 작업이다. 영상은 복제양 돌리(Dolly)에서 시작해 개인과 집단의 다양한 행위를 비춘다.
곧이어 그 배경에 정부 조직도와 거대한 벽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재무부’, ‘노동부’ 등의 푯말이 차례로 나타나면서 자유로워 보이는 인간의 활동이 거대한 사회 구조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드러낸다.
작품의 배경에는 1970년대 후반 금융 자유화와 1986년 ‘빅뱅(Big Bang)’이라 불린 컴퓨터 기반 증권 거래가 초래한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의 가속화가 자리한다.
작가는 연필 드로잉 위에 실제 인물들의 영상을 중첩한 무빙이미지 콜라주 형식을 통해 복잡한 사회 구조를 하나의 시각적 관계망으로 구축한다. 이처럼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연작은 현실의 사례를 수집, 분류, 추상화하여 시스템의 작동 방식을 살펴보고,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과 사회의 위치를 성찰한다.

21979~2026년 지구의 역사는 수많은 난제를 풀어가는 시대 그래서 위기와 갈등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인류의 문명을 진보를 향해왔다 그러나 지금도 우리에게 70년대 백남준이 극복해야 할 3가지 과제는 1)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 2) 환경을 원상 회복시키는 것 3) 미디어가 그 역할에서 제 자리잡는 것 그러나 이 3가지 난제는 여전히 인류를 가장 괴롭히는 핵심 요소로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3<아래 미디어아트라 화면 움직인다> [함양아: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아트선재 전시 / 예술가 인류가 당하는 고통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 해결해 보려고 하고 치유하고 극복해 보려고 한다는 면에서 <샤먼>이라고 할 수 있다.
1979년 영국 대처수상이 내세운 신자유주의에서 2026년 AI 시대까지 작가의 관점에서 45여년의 시대상을 현대 사회의 정치·경제·환경적 구조 속에서 개인과 공동체의 서사를 탐구해 온 작가의 작업 세계를 다각적으로 조명한다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는 거대 서사와 미시 서사를 엮은, 이 복잡한 세계를 덮는 서사의 인드라망(Indra’s Net)을 통해 항상 변화하고 있는 세계 속의 모든 존재들이 끊임없이 관계를 맺어가며 서로를 비추고 있음을 드러내고자 한다.” - 함양아, 작가 노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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