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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랩소디

[백남준 ] 다시 찾은 작품 'TV 꿈'(1973년)

백남준 기념관(종로구 창신동)에서 <석가산의 액션뮤직> 서울시립미술관(SeMA) 주최 2019년 7월 20일부터 2020년 2월 29일까지 열린다 백남준 탄생 88주년 기념행사 중 하나로 열렸다.

이번 액션뮤직은 백남준이 어려서 보낸 '큰대문집' 관련 3300평 집의 가옥 구조와 거기서 있었던 이야기를 엮은 '석가산'과 예술가 지역민 워크숍으로 구성된  '액션 뮤직'도 선보였다. 백남준 친척의 추억담과 백남준은 기억하는 많은 분들의 이야기 마당이 펼쳐졌다

백남준 기념관 입구

이 동네가 과거 평판이 그리 좋지 않았지만 지금은 아주 품위가 있는 동네로 변하고 있다.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유선형의 첨단 건물 DDP도 있다. 길 건너에는 박수근 거리가 나온다 박수근은 지독한 가난 속에서 가장 한국적인 위대한 화가가 되었고 또 한 사람 백남준은 지독한 부유 속에서 전 세계를 호령한 위대한 작가가 되었다. 아이러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위대한 예술가는 나올 수 있다는 소리다.

백남준의 친척 중 한 분(고혜란)이 회고담의 일부를 여기에 소개한다

"3300평 되는 동대문 집 이런 집의 가치는 크기보다는 이 집이 가치는 잘 설계되었다는 면에서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안채는 한옥으로 사랑채는 양옥으로 지워졌고 사계절 다른 꽃이 피웠고 크고 작은 나무로 무성하고 [...] 이 집에서 밤에 오빠가 치는 피아노 치는 소리가 너무나 그윽하게 들러왔어요..

그의 부친으로는 인간관계를 잘 도모하는 기술을 그의 모친으로부터 예술적인 기질을 이어받았고 이런 넓은 공간에 살았기에 그의 작품은 거침 없는 자유분방한 예술적 상상력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6년 만에 한국에 돌아왔을 때 백남준 오빠는 이 작은 공간이라고 보존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3300평 백남준 옛가옥 투시도

백남준 집에 뒷동산(소나무, 밤나무, 벚나무 아까시아 나무 등이 무성했다고)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풀장이 있는 집을 많이 봤지만) 스케이트장이 있었다니 정말 놀랍다. 아래 백남준 옛집 투시도 중간 상단을 보면 운동장이 보이는데 이곳이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 활용되었다고 적혀있다. 당시에 이런 집은 정말 드문 일이다.

맨 아래가 큰 대문집(Main Gate)이 있었다고 이곳이 바로 백남준 옛 집의 입구. 이 집 스케일은 사실 조선왕조의 왕궁보다 더 넓고 커 보인다. 세계를 향해 호령하는 그의 남다른 호연지기와 유럽에서 그 키는 사람들 앞에서 보여준 담대한 포포먼스와 놀라운 배포는 그가 어린 시절 경험한 이런 가옥 구조나 가정적 배경도 한 몫 했을지 모른다.

위 사진은 백남준이 이경희여사와 한복을 입고 큰 대문 앞에서 찍은 것이다, 백남준은 어려서 두 사람이 유치원 동창임을 장 폴 파르지에에게 설명하는 모습이 보인다.

프랑스의 백남준 전문가 장 폴 파르지에가 1990년 <작가 백남준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Play it again Nam)>라는 영상을 찍었다. 위대한 작가를 연구하는데 그의 어린 시절을 알아내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이 프랑스 교수는 생각했다. 그래서 한국을 방문해 백남준의 생가를 찾아 그의 어려서부터 가족사의 이모저모를 영상에 담았다.

그는 이 과정을 통해서 백남준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백남준의 그 통 큰 삶의 태도는 그가 산 집이 3300평을 알게 된다 이 집은 과거 외무대신이 살았던 집이라고 이런저런 그의 가족들과 친지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백남준의 기질과 삶에 대한 태도 예술에 대한 생각 등을 확실하게 파악하게 되었다고 할까! 그에 대해서 가졌던 많은 의문점이 풀리고 그의 예술에서 굿이 차지하는 위상이 크다는 것도 확실히 알게 되었을 것이다. 

아래 영상에서 보면 백남준 작곡 2번은 너무나 멋지다. <큰대문집(La Maison en grande porte)> 시리즈로 선보인다

https://www.youtube.com/watch?v=tcMJRG0tM1c

장 폴 파르지에 만든 위 영상은 백남준 비디오아트의 창시자의 초상화다. 왜 그는 이렇게 놀랍고 위대한 작가가 되었는데 프랑스 백남준 연구가는 심층 분석을 한다. 백남준의 작곡도 들어볼 수 있다

그의 사상사와 예술적 취향 등 철학 왜 그렇게 서양 악기를 부셨는지 어린 시절 어떤 환경에서 살았는지 미국에서 어디에 공장 같은 작업실이 가졌는지 등등 그의 음악적 성향은 어떤지 등등 우리가 알 수 없는 많은 것들을 알 수 있게 된다

편집은 뒤죽박죽 랜덤 액세스 방식이라 좀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다 보고나면 그의 예술가의 진모가 서서히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백남준 바이올린 내리치면 거기서 새로운 작품이 하나씩 잉태한다. 

백남준 기념관 그 크기는 작지만 백남준에 대한 아기자기한 모든 정보가 압축되어 있다 이런 작은 공간이 서울에 있다는 것은 정말 다행이다. 백남준 기념관 카페가 있는데 찻값이 2000원부터라 부담이 없다. 여기에 오면 백남준의 집을 방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여기에 오면 마음에 편해진다 백남준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여기에 많은 답들이 숨겨져 있다 문을 두드리면 열린다고 백남준을 알려고 하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백남준 <꿈 TV 1973년>

이번에 발국한 1973년 작 백남준 작품 <꿈 TV 1973년> 사실 백남준의 1973년 작품 <글로벌 그루브>도 그 주제가 같다. 온 인류가 지구촌에서 평화롭게 마음 편하게 한번 맘판 축제 굿을 벌려보자는 뜻이다. 이 작품도 그런 주제와 맞닿아있는 것 같다. 백남준이 생각하는 유토피아를 그린 것 같다 이 작품 TV Commune의 한 갈래가 아닌가 싶다.

이런 세상이 오면 온 인류가 전쟁과 대립과 갈등을 겪지 않고 공존과 쌍방적 소통 속에서 이상적 인류 공동체가 이루어지는 코뮌 세상을 이룰 수 있다고 본 것인가 하여간 흥미롭다>1973,Dream TV, pencil on paper / His dream about a wonderland of Video Common Market somehow come true today. Parallel structure is the theme carrying on.

이번 전시의 즐거움은 바로 이 작품을 처음 보는 일이다. 그의 솜 그림 너무 백남준스럽다. 마치 악보를 적어놓은 것 같다. 일종의 상형문자인에 여기에 우주만둘의 모든 형상이 다 들어 있다. 이 안에 새도 있고 꽃도 있고 별도 있도 하늘도 있고 TV도 있고 없는 것이 하나도 없다 다 있다. 이번에 이 상형 문자를 풀어서 춤으로 표현한다. 이번 전시 선보인 퍼포먼스 <글로벌 그루브>를 가능하게 한 악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어떻게 춤이 되는가 싶다.

그 과정을 잠시 설명하면 백남준의 <꿈 TV> 작품이 상형문자를 나름 Graphic Score로 풀고 이것을 또 다시 Sound Collage로 바뀌면서 위와 같은 춤의 동선이 나온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Performer가 그 동선을 상형문자를 보고 자기 마음대로 상상하려 자기가 만들어내는 것이다. 여기서 관객의 창조적 참여가 요구되는 것이다.  일종의 참여 TV 춤이다. 이런 참여와 소통과 창조성이 결합된 방식의 포퍼먼스는 백남준이 가장 좋아하는 방식이다.

어려서 백남준이 사용한 책상, 내게는 마치 피아노처럼 보인다. 그렇게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당시 가구를 만드는 실력이 이 정도였으리라. 그러나 당시로는 이 정도고 그 나름 훌륭한 것이 아닌가.

오늘 전시 퍼포먼스와 행사에 그리 넓지 않은 한옥집이라 그런지 발 디딜 곳이 없다. 백남준을 마음 속으로 존경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그중 백남준 유치원 동창인 이경희 여사가 빠질 수 없다.

그리고 1988년부터 백남준은 모든 전자 작업에 같이 해온 이정성 대표가 안 올 수가 없겠죠. 

그리고 1980년부터 백남준과 인연을 맺은 김홍희 전 시립미술관 관장의 백남준에 대한 애틋한 회고담을 들려준다. 김 관장은 원래 미술전공이 아니었으나 백남준에 홀려 다시 미술사를 공부하고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백남준 기념관 규모는 아기자기함 맛이 난다 백남준의 모든 것을 뷔페음식 처럼 조금씩 맛볼 수 있다 

잔치에는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이 음식이다. 정말 서울 경기도 음식의 진수를 보여주다. 중용적 미감이라고 할까 더할 것 뺄 것도 없는 간이 잘 된 균형 잡힌 맛과 멋의 요리학이다. 백남준의 이름으로 모이면 언제나 축제다. 가장 맛있는 건 수박 냉채 다른 과일과 합쳐져 그 맛이 최고로 상승하다. 그러나 사진이 못 찍었군요. 백남준이 차린 밥상 역시 맛있다.

<관련 블로그> https://seulsong.tistory.com/4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