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은_명명할 수 없는 풍경]展 - 정신분석과 페미니즘으로 본 남녀풍경
성곡미술관에서 3월 13일까지 전시 4000~5000원 (02)737-7650 *오마이뉴스 기사
작가의 전공이 조소를 전공한 작가답데 그는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려 한다. 거기에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다소 당황스럽게 불편하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독특한 설치와 극적 상황은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은유적으로 치료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심리극 치유라고 도 한다.
그가 준 인상을 매우 벌레 한 마리 죽일 수 없을 정돌 감수성에 예민하고 심성이 여린 인상을 준다. 그런데 작업이 소름 돋는 부분이 많은 건 그의 상처와 그만큼 컸다는 생각이 든다. 일종의 이열치열인데 피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그가 분명히 이야기하고 자는 하는 것은 역시 남성권력의 집중과 그러 인한 가부장적 사회에 대한 교란이자 고발이다. 여성적 발언이 다만 직접적이지 않고 간접적일 뿐이다. 결코 드러내기가 편하지 않은 주제다. 그는 이런 말로 할 수 없는 명명할 수 없는 풍경에 매스를 들이댄다. 무대를 연상시키는 사이코 드라마적 연극요소와 정신분석적 상당을 동반한다.
이번 전시는 3개의 공간으로 이루어진다. 그가 가톨릭에 모태신앙이라 3위1체설이라고 할까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치 지옥 연옥 천국 같은 양식을 꾸며졌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그럼에도 종교적 색채가 거의 보이지 않고 어디까지나 시각예술의 요소로 그런 것을 비유하고 있다. 그가 무대의 설정은 시작도 끝도 없는 엇박자 방식이다.
미술심리극 프로젝트다. 제1장은 무대(외설적인 사랑 Pornographic Love) 사라진 비밀)[3층], 제2장은 현장(부활절 미소년들 The Easter Boys) "너는 젊고 아름답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2층] 제3장은 코러스(우울의 샘이 나오는 정거장 The spring station of melancholia) [1층]구성되어 . 마무리된다. 키워드는 '우울과 멜랑콜리아(melancholia)'로 보인다. 그의 우울은 보들레르의 개념인데 여기서는 그 배경이 다르다. 남성권력과 가주방제 억압된 여성성과 관련 있다. 순결한 처녀적 요소와 욕망적인 창녀적 요소의 출동이다.
제1장은 이미 코리아나미술관, 쿤스트독갤러리, 부산비엔날레 등에 소개된 바 있다 2, 3장을 보다보면 작가의 정신적으로 힘들고 버거운 그래서 분열증까지 일어날 시기에 이루어진 것으로 작가도 그런 것이 우울이고 상처이고 정신적 트라우마가 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최근에 많이 작업을 통해 치유되었다고 말한다.
제1장은 처녀적 입구의 캐비닛에 전시되어 있는 배가 부른, 거짓 임신한 여성의 배안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다. 사진들은 가상적인 자궁 안에서 탄생된, 연극적으로 연출한 것들이다. 작가는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수백의 사진을 통해 은유적으로 풀어냈다. 그것은 집창촌 작은 방에서 벌어지는 성애장면의 은유일 수도 있고 창녀들의 자궁에서 만나는 수많은 남근들의 모습을 뒤튼 것이기도 하다.
여성의 이빨에 물거나 할퀴고 잘린 거대한 남근을 형상화하고 있다. 그 재료는 엿으로 만든 것으로 거기에는 남성의 폭력성에 대한 여성주의적 관점을 은유적으로 담고 있다.
제2장 '현장'으로 - "부활절 미소년The Easter Boys, 너는 젊고 아름답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제2장 '현장'으로, 주제는 부활절소년 여기서 부활절소년은 꽃미남 예수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가 가톨릭신자이게 말이다. "너는 젊고 아름답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이다. 이 작가 가상으로 만든 찬란하고 하려한 눈부시지 않은 그의 비밀정원이다. 여기서는 창녀적 욕망이 드러난 공간이다 남자를 대상화하여 농락한다.
꽃의 아름다움에 취했는가?
그렇다면 향기가 도망갈 수 없도록 꽁꽁 싸매어두라.
꽃은 시들고 죽어갈 것이지만
당신의 집착과 욕망에 의해 갇혀버린 그 향기는
주검의 보자기를 적시우고
언젠가는 오랜 시간 꿈꾸어온 열정적인 소망대로
당신의 버림받은 비천한 몸을 부드럽게 감싸 안을 것이다.
사라진 비밀,
잊혀진 기억
하늘로 용솟음치는 황홀한 정액 - 작가의 시
[관련기사] CBS문화부 김영태 기자 '황홀한 정액, 너희가 꽃의 힘을 아느냐'
http://durl.me/65373
'부활절 소년(Easter boy) 시리즈 사진 및 설치작품 2011
여성성에 물드는 것에 대해 남성분들은 거세 공포를 느끼시나 봐요 - 작가의 말
전시장은 온통 황홀한 분홍이다. 생명이 잉태하는 자리 에로스가 넘치는 자리인 붉은 침대가 놓여 있고 방은 대체로 어둡다. 실제 촬영을 가상적으로 재현한 것이다 실제무대는 재개발이 결정되어 이주가 막 헐릴 예정의 낡고 아파트의 작은 방에서 진행되었다고 한다. 작가의 비밀정원 남자모델과 작가의 쫓고 쫓기는 긴장과 열기 속에 작업이 이루어지 곳이다.
'부활절 소년(Easter boy) 시리즈 사진 107*160cm 2011
그의 모델은 프로보다는 일반인이 많다. 흔히 포르노그라프에서 보는 묶인 여성을 닮은 손발이 묶인 남성이다. 일종의 역할 바꾸기 남성모델끼리 서로 도와 포즈를 취하게 한다. 촬영도 작가가 직접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작가는 사회에서 경험한 성적 차별과 억압을 조금식 치유하고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남자들은 그 특유의 공경석이 다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털어놓는다.
'부활절 소년(Easter boy) 090823007, 사진, 107*160cm 2011
결박당한 채 순교자적 자세를 취하고 있는 '부활절 소년'. 여성성(붉은 색감)에 물들어 새롭게 태어나는 남자들을 상징한다. - 서울신문 조태성기자 기사 중에서
[관련기사] 서울신문 조태성기자 "페미니즘을 넘어 여성性에 물들다" http://is.gd/HhpeLY
제3장 작가의 심리극 '코러스(남녀화합의 합창)'
제3장은 손정은 심리극의 클라이맥스다 '코러스(합창)'다. 그는 여기를 플랫폼으로 본다. 여기는 일종의 화해와 용서가 일어나는 구원의 방이다. 강한 모성의 느껴지는 공간이다. 성모마리아가지 연상된다. <베일을 쓴 아버지의 초상>에서는 남성권력의 절대성이나 가부장제도 부드럽게 품는다. 여성성의 우위를 증명하는 자 같기도 한다. 남성성의 어두움도 수용하고 위로하고 보호하려 한다.
'베일을 쓴 아버지의 초상' 2010 최대한 발기된 남근과 동시에 여근을 상징한다 © 성곡미술관 손정은
발기하는 않는 남성성에 새로운 기를 불어넣는다. 아시바(집 지울 때는 임시용 사다리 작업)에도 잎에 튀어나온 거나 쥐어뜯긴 입들에서 합창소리가 들린다. 발음도 정확하지 않아 알아들을 수 없다 조금은 원시적인 울부짖음이다. 광기가 아니라 경기를 일으키는 목소리일 수 있다 용서와 화합, 관용과 포용의 합창이 울린다. 심하게 실어증을 경험했던 작가가 오버랩 된다.
3막은 남성에 물들여진 꽃이 남성을 구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남성이 말린꽃이 수놓인 천을 둘러쓰고 서있는 모습은 마치 종교의복을 걸치고 있는 듯하다. 손 작가는 "그 형상이 발기된 남근을 상징하며, 이것의 의미는 남성은 결국 꽃으로 상징되는 여성에 의해 더욱 빛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사진 속 남성이 걸친 꽃 장식 천의 갈라진 틈은 여성의 성기를 닮았다. - 김영태기자 기사 중에서
그의 변증법적 무대장치는 일종의 치유과정이다 작가가 연출하고 설치하고 기획한 것이다. 작업을 통해보다 솔직하고 과감하고 노골적인 심리를 드러내며 예술적 치유를 경험했다. 그의 작업은 종교적 도그마의 틀을 넘어선다. 정신분석의 근친상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의 상상력도 발휘한다. 자신의 모순성도 발견한다.
그의 고백에 따르면 분열증, 신경증, 증어증에 근사한 가슴앓이를 한 것 같다. 죽음의 문턱도 경험했다. 그럼에도 그의 심리상태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그는 무당이 되어 산자와 죽은자를 연결하는 중간자의 역할을 한다고 할까 무당의 신 내림을 받은 듯 작업을 하고 있다. 극단적 심리극으로 말이다.
'당신이 거주하는 장소' 성곡미술관 1전시장 전시광경(일부)
이번 전시는 박천남 성곡미술관 학예실장은 "마치 거역할 수 없는, 신내림을 받듯이 손정은은 자기연출의 심리극 작업방식을 받아 들였다. 상상력이 지나치게 앞서가는 자신을 걷잡고 작업은 구체성을 띠기 시작했다. 손정은의 이번 연출은 대상에 대한 과장된 자기동일시(self-identification) 감정, 혹은 세상에 대해 말할 수 없었던 자격지심과 자책감, 트라우마를 하나하나 치유하고 다스린 미술치료과정에 다름 아닐 것이다"라고 그의 작품세계를 결론짓고 있다.
'당신이 거주하는 장소' 성곡미술관 1전시장 전시광경(일부)
'혀가 잘린 여인들의 노래' 채색한 석고 도자기 아시바구조물 유리 18*29*16cm 성곡미술관 1전시장 2011
[작가소개] 손정은(1969~) 1998 미국 매릴랜드 인스티튜트 컬리지 오브 아트, 조소과석사 1995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대학원, 조소과, 석사 1992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조소과, 학사 [개인전] 2008 'Pornographic Love -사라진 비밀', 갤러리 쿤스트 독, 서울 2004 '복락원 : Please Don't Leave Me', 가모 갤러리, 서울 2003 '복락원', 포스코 미술관 , 서울 2000 '달의 정원 : 손정은 설치퍼포먼스', 대안공간 루프, 서울2000 '달의 정원'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제 1 전시실, 서울 1998 '몽상의 집' 데커 갤러리, 매릴랜드, 미국
'부활절 소년(Easter boy) 시리즈 사진 107*160cm 2011
작가는 발기하는 않는 사물과 육체에 봉숭아물을 들여 생명의 원천을 복원하려고 한다. 페미니즘적이고 정신분석학적인 접근을 통해 주체와 대상에 대한 기존관념에 전복시킨다. 또한 성스러운 것과 속된 것의 극단적 분열증과 남녀의 역할 바꾸기로 우리시대의 샤먼적 매개자가 된다. 작가는 상처를 받은 자이면서 동시에 그 상처를 치유하는 자로서의 발언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또한 남성을 대상화시키는 여성이 주체가 되기도 하고 동시에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는 모성의 화신으로 변모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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