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마철민)작가론] '염력(슈퍼파워)' 넘치는 '기계미학'
하나
01 안철 작가는 '따뜻한 인간미가 흐르는 혹은 온정이 넘치는 매우 인간적인 기계미학'이라고 하면 그의 작품세계를 대변하는 표현이 될 수 있을까. 그의 작품에 대한 10% 정도만 말할 수 있다 내가그의 작품을 10% 정도 이해하기 때문이다.
안철 작가의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은 역시 뒤샹이다 그는 이탈리아의 '미래파'는 기계와 속도를 중시했다. 뒤샹은 이런 영향으로 기계미학적 요소가 강하다 그런 바탕 위에 오브제 아트를 적용했다 물론 그도 초기에 그림을 그렸다 계단을 내려오는 나부는 분명 기계미학적 회화다. 그러나 뒤샹을 전 생애를 거쳐 성을 주제로 작품을 했다 그러나 안철작가는 성을 주제로 하기 보다는 초기에는 삶의 축제를 지금은 죽음의 축제 논하고 있다.
하여간 이런 서구미술의 영향을 받은 것 같은데 그러나 그는 역시 영어로 번역이 불가능한 '정(jung)'이라는 영어로 굳이 고치면 (affection)이라는 정서를 밑바닥에 깔면서 그 위에서 서구의 현대미술의 받아들여 그만의 독특한 실험적인 시각세계와 그가 30년간 엔지니어 사업가로 얻는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 등이 그의 작품에 녹아들어 작동하는 것 같다.
천지인사상의 현대화라고 할까. 그에게 있어서 인간과 자연과 기계는 전혀 다르지 않다. 구분되지 않는다. 그냥 하나다
둘
02 안철 작가의 작품에는 온기가 있다 촉감을 감지하게 하는 작품경향을 보인다. 작품의 온도를 재고 싶어지개 만든다. 이에 함께 그의 작품에는 영어로 번역이 불가능한 '아기자기', '옹기종기'의 미학이다. 한국인의 따뜻한 정서 affection이 주조를 이룬다. 그가 사람을 좋아하고 놀기를 좋아하고 대화를 좋아하고 남에게 밥 사주기 술 사주기를 좋아하는 그의 기질과 인품이 이런 오망졸망한 오브제아트에 더욱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셋
03 안철의 이런 실험실 도구를 활용한 실험작품은 그야말로 실험적이다 진풍경을 연출하는 정감 어린 전위예술의 한 갈래로 볼 수 밖에 없다. 이런 작품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보기드물기 때문이다 하여간 나도 15년간 미술기자하면서 많은 작품을 봤지만 이렇게 실험적인 냄새가 강하게 풍기는 수준 높은 실험적인 작품은 처음인 것 같다.
넷
04 안철작가가 만든 색도감은 둥글둥글하다 원불교도 있지만 원이야먈로 진리다 원효가 말하는 원용합일 요즘 가장 많이 쓰이는 융합의 미 백남준 말로 표현하는 비빔밥 미학이다 이것은 우리가 해양성과 대륙성이 만나는 지정학 특징에서 나오는 것인지 모른다. 두 모순된 문명이 충돌하는 곳에 제3의 새로운 대안이 나오는 곳이 된다 새로운 미학이 출현하는 것이다 백남준의 TV아트는 그렇게 나온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데미안 허스트에게 영감을 받은 작품일 수도 있다. 아닐 수도 있다. 어쨌든 안철 작가의 1번과 2번은 역시 한국인의 따뜻한 마음이 여울처럼 흐른다.
다섯
05 안철의 이런 작품은 클로드 모네의 물위에 떠있는 수련화보다 더 화려하게 보인다 그런데 사실은 왼쪽 맨 아래 오브제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골을 그린 것이다 그 발상이 기가 막히다 한국의 상여를 그린 것 같다 한국인은 죽은 사람을 보낼 때 가장 화려한 색채가 총출동된다. 죽음을 또 하나의 더 좋은 세상으로 가는 축제로 보는 것인가 그래서 돌아가셨다고 한지 않던가. 천상의 병의 시 귀천이 그런 주제를 다르고 있다. 차원 높은 삶에 대한 긍정을 의미한다.
여섯
06 2012년 개인적 도록 앞면 도판 이 작가의 영감은 그가 수도 없이 마신 술병의 연금술에서 나오는 것인가 술병이 너무나 아름답고 정겹고 친근감을 주면서도 황홀하게 보인다 포스트 모던 시대에 아주 독특하고 색다른 풍경화다
일곱
07 모든 레디 메이드가 살아 있는 것 같다 술병과 그 잔과 암석 같은 생긴 돌맹이 등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은 한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사람이 아니고 사물인데 사람보다 더 황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역시 오브제 아트의 미덕이다. 서로 긴밀한 연결성 요즘 시대의 네터워킹 모든 사람울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불교의 인드라망과 인연설도 연상되 된다 하여간 색이 주는 변증법이 가시적으로 보이고 변주곡이 한의 연주처럼 들려온다 이것은 미술이면서 음악이고 사물이면서 우주의 조화이다 밤하늘 별자리 처럼 보이기도 한다 투명성 실험성 배치의 가변성과 유연성 가동성 등등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한다. 인간의 상상의 가능성을 그 범위를 자극하고 있다 새 한마리가 정말 살아있는 것 같다
여덟
08 한 작가의 수준을 그의 작업실을 가보면 알 수 있다 안철 작가의 수준은 뒤샹의 작업실보다 더 훌륭해 보인다. 뒤샹의 사무실을 본 적이 없고 그는 아마도 작업실이 없었을 것이다. 그는 그냥 서양장기만 두었다. 여기는 작업실이면서 그가 운영하는 엔지니어링 공장이기도 하다 사물을 가져다 놓은 회화를 창안안 뒤샹의 회회세계를 이렇게 잘 해석한 작가도 드물 것이다. 작업실 그 자체가 작품이 된다. 작가가 상상하는 회화적 세계의 무의식적인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서 왔다갔다 하다가 <정직성> 작품을 우연히 보다. 그가 컬렉션한 것이다. 작업실은 여기 말고도 양평에도 있다. 현대인의 삶을 회화보다 레이디메이드로 표현하는 방식은 사실 남다른 더 차별회된 미술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물감 10개를 가지고 그리는 것과 막대기 10개를 가지고 만드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회화적이고 더 현대적인지 더 독창적인지 생각해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아홉
09 안철 작가의 서로 상반되는 2가지 전시 도록 표지(2002년과 2005년)가 흥미롭다 하나는 단색화 풍이고 또 하나는 천지난만한 어린이가 그린 것 같은 원색화 풍이다. 작가의 내면에 도사리는 전혀 다른 마음의 풍겨화를 엿볼 수 있다. 둘 다 나쁘지 않다. CA는 안철작가의 나름의 서명방식이다.
첫번째 표지는 투박한 불투명한 텍스처 효고를 주는 반면 두번째 표지는 사람의 마름을 편하게 해주는 전혀 거부반응을 주지 않은 편안한 원형에 해맑은 3원색이 들어갔다. 안온하고 평안한 심리 상태의 숨결과 선량한 의지를 품은 인간이 내면의 마음결을 보는 것 같다.
열
10 안철작가의 작품경향은 매우 다양하다 왼쪽은 첫 전시 작품 1999년(압구정동 갤러리 인데코) 실험적 작품 선을 그리는 대신 패널나무를 활용해 리듬감 넘치는 그리고 삼라만상을 은유한 아니면 사람의 얼굴 미소짓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작품도 시도해왔다 기하학적이고 포스트모던한 작품인데 투명성이라는 착시를 준다는 면에서 매혹적인 작품이다 그의 데뷔작인 셈이다 뒤샹의 레이디메이드적 성격이 강한 작품이다
오른쪽 11년 전 2008년 작품(Viewer, 인사동 김진혜 갤러리)이다. 재료의 독창성 회화와 오브제 아트의 하이브리드 작품 이 2개의 작품을 간단히 비교하면 첫번째는 미니멀한 오브제 아트의 전형이라면 두번 째는 잭슨폴록이나 다채로운 색채를 자유분방하게 구사하는 추상표현주의 풍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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