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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론미술사

[안철작가] '염력 에너지' 넘치는 '기계미학'(III)

"인간은 친교 속에서 서로를 구원하고 해방시킨다"라고 믿는 내 선배 애호가 작가가 있다.

그는 또한 엔지니어링 중소기업 사장이다> 내 선배인 안철 개념미술가는 이번 11월 마이애미 아트페어에 부츠에서 개인전 형식으로 참가한다. 마이애미 아트페어 3 가지가 있다 아트바젤과 아모리와 그리고 안철 선배가 참가하는 곳 이 곳이 미국에서 다 유명한단다. 나하고 1970년부터 친구다. 나에게 그의 작품에 대한 글을 부탁해 내 미천한 필력으로 글이 나오지 않는다. 써야 한다고 의무감만 있지 사실 글이 안된다. 그는 중소기업 사장이다 그런데 미술가도 활동한다 전시 10번 정도 했다.

위는 안철 작가의 블랙 앤드 화이트 페인팅이다. 엔지니어링 대표답게 볼트를 그렸는데 그것을 하늘의 별처럼 그린 것이다. 심플하지만 따뜻하고 유쾌하고 유머러스하고 귀엽다. 볼트를 이렇게 예쁘게 그리다니 진짜 별이 되고 말았다.

내가 보기에는 코뮌적 라이프스타일을 즐긴다. 그는 시대의 안테나 사업가로 장비는 언제나 최첨단(early adopter) 20년전인가 요즘 것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큰 핸드폰을 들고 다녔다. 내가 보기에 그는 스스로도 예측하지 못하는 삶을 살다. 그는 사실 유니크하다. 그는 아무도 기획할 수 없는 삶을 정말 살았다.

일본과 유럽에 레지던스를 만들어 직원들이 그곳에 가족들까지 포함해 6개월씩 머물게 한다. 그가 직원에게 요구하는 것은 단지 거기서 얻는 것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일상이나 사업방식에서 우리의 통념을 깨는 유쾌한 반란을 일으킨다. 나는 이런 안철이라는 인물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를 써야 하는데 글이 안되다. 그는 인간은 친교 속에서 서로를 구원하고 해방시킨다고 믿는다. 그래서 내가 그를 좋아한다 

이게 4500만원에 팔린 안철작가의 벽화 8폭 페인팅이다 그의 친구 중 공덕동에 16층 짜리 빌딩을 가진 친구가 있는데 이 빌등의 로비에 이 작품에 설치되어 있다. 우선 6개월 전시를 한 뒤 반응을 보기로 하고 구입했단다 마침내 안 작가의 친구인 그의 작품을 4500만원에 구입했다 그의 작품에 가진 마력이 만만치 않다는 증거다.

작업 중인 안철 작가

안철 작가의 작업하는 모습은 그냥 쓱쓱쓱이다 무심하게 그림을 그려나가는 무심의 세계 무위자연 그 자체다 몰입의 순간 절대적 경지라고 할까 인간으로서 인간을 넘어서는 드문 순간들이다.

주희는 '기'가 있으면 '이'가 있고, '기'가 없으면 '이'가 없다 하여 이기동시(理氣同時)를 명백히 하였다 기를 우선하는 사람과 리를 우선하는 사람 한국에는 서경덕이 있고 이황이 있다 서양에는 니체(기)와 칸트(리)에 비유할 수 있을까

모든 사물의 이치(理致)를 끝까지 파고 들어가면 앎에 이른다[致知] -주희

안철의 기 철학을 읽어보니 거꾸로 서경덕의 기 철학이 뭔지 궁금해진다. 서경덕의 '격물<사물의 이치>이론'이란 뭔가? 주자는 격(格)을 이른다[至]는 뜻으로 해석하여 모든 사물의 이치(理致)를 끝까지 파고 들어가면 앎에 이른다[致知]

사물을 생명으로 바꾸는 것이 예술이고 창작이다. 그런 면에서 사물이 뭔지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생명(다시 말해, 우주의 기운과 사물의 에너지)이 뭔지를 아는 것 또한 필요하다. 그러나 아는 것으로 끝나면 아무 것도 아니다. 그것이 일상과 시대의 문명으로 변형되거나 진화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이 시각언어로 가시화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새로운 문명의 패턴과 문화의 양식을 생성시켜야 한다. 모든 기와 에너지는 과학이라는 원리를 통과한 후에 예술이라는 그릇에 담겨 꽃을 피어날 때 영원히 남기 때문이다.

그의 전시장에는 백남준 전시처럼 피아노가 있다 물고기의 물결과 볼트가 하늘에 별처럼 움직이는 모습에 리듬감을 더해 준다

이런 장난스러운 물고기 설치미술도 있다. 무심한 작품이다 물고기는 기독교에서나 희랍이나 북구의 신화에서나 불교에서나 다 기적은 낳은 고귀함의 상징이다 물고기의 상징과 표상은 뭔가 한 가지 예로 사찰에서 경우를 알아보자.

신화나 설화에서 만나는 물고기

이번에 안철 작가는 천장에 걸린 물고기에 드럼피시(Drum fish 북소리 내는 민어과 물고기)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는데 여기 물고기의 특징을 보면 하나같이 입을 쩍 벌리고 있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것은 산소를 최대로 확보해 에너지를 얻고 속도를 낸다는 의미가 담겼단다. 그가 말하는 염력에너지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서구권에서 물고기가 상징하는 의미가 뭔지 호기심이 나 찾아봤더니, 풍성한 생명과 창조와 행운의 의미가 담겨 있다. 예를 들면 '풍요성, 영원성, 창조성, 여성성, 행운, 복락, 지식, 변신(Fertility, Eternity, Creativity, Femininity, Good luck, Happiness, Knowledge, Transformation)" 등이었다. 내친 김에 서구권은 물론 다른 문화권의 물고기신화도 더 알아봤다.

우선 '그리스 신화'에서 물고기는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관련이 있다. 아프로디테와 그녀의 아들 '에로스'는 유프라

테스 강 주변풍광을 즐기다 갑자기 나타난 괴물 '티폰'을 보고 놀라 물고기로 변해 강으로 뛰어든다. 그리고 마침내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된다. 나는 이번 전시장 천장에 걸린 물고기, 그것들이 "하늘의 별자리를 윤회하는 것"으로 봤는데 같은 이야기가 돼버렸다.

또 다른 자료를 보니 고대 노르웨이 신화에서 물고기는 '적응성, 결단력, 생명 순환'을 상징하고, 고대 아프리카 신화에서 물고기는 '다산과 창조'를 상징하고, 고대 인도의 홍수 신화에서 물고기는 '변화와 창조'를 상징하고, 중국에서도 물고기는 '다생과 풍요'를 상징한다.

또한 불교에서 물고기는 '행복과 자유'를 또한 물고기는 부처님의 상징하는 8개중 하나이고, 기독교에서 '물고기(익투스, ΙΧΘΥΣ)'는 '예수그리스도 신의 아들 구세주'의 약자로 초대그리스도인의 징표가 되기도 한다. 불교와 기독교에서도 물고기에 대한 의미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렇게 보면 물고기란 참으로 소중하고 유익하고 고귀한 동물이다. 또 물고기는 낮에는 꽃처럼 삶에 힘찬 에너지를 주고, 밤에는 별처럼 신비한 위력을 보여주는 확실히 인간을 구원하는 이미지를 가진 동물이라고 해도 좋으리라.

*<추가사항>사찰에 물고기 모양의 木魚(목어)가 매달린 이유는 무엇일까? 전해오는 설화에 따르면 某(모) 승려가 스승의 가르침을 어긴 탓으로, 죽은 뒤에 등에 나무가 돋은 물고기가 되었다. 이 나무는 헤엄치는데 무척 불편할 뿐더러 물결이 심하게 치면 고통스럽기까지 했다. 어느 날 스승이 배를 타고 바다를 지나가는데, 이 물고기가 나타나 지난 날의 죄를 참회하면서 등에 난 나무를 제거해달라고 애원했다. 스승은 水陸齋(수륙재)를 베풀어 고기의 몸을 벗게 하였다. 나무는 물고기의 모양을 사찰에 매달아 수행자들을 반성할 수 있게 끔 상징물로 만들었던 것이다. 이런 연유로 물고기가 주야로 눈을 감지 않는 것처럼, 목어는 수행자가 이를 본받아 정진하라는 뜻을 갖고 있다.


[안철 작가의 기 사상, 에너지 이론이 바로 염력 혹은 염기론] 

그의 작업실 풍경

1 염력이란 바람의 힘이다. 희망, 기쁨, 성공, 성취, 소원 등은 다 바람이다. 이를 이루는 힘이 염력이다.

2 염원이란 무엇인가?

3 염력은 생명을 진화시킨다. 생명이 진화된다는 것이 불로장수는 아니다. 그러나 바람은 불로장수다.

4 염력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모자라면 발생시키기도 한다. 이럴때는 마땅한 도구와 행위가 있어야 한다.

5 공기중에는 자연발생된 염력이 있다. 마음 먹으면 모을 수 있다. 세상은 염기로 가득 차 있다.

6 염력관련 장치로는 만드는 것, 모으는 것, 보관하는 것이 있다.

7 평소에 염력관련 장치 사용을 습관화하면, 염원을 이루는 확률이 증가한다.

8 진화는 선택하고 적응하고 변하는 것이다. 염력도 진화한다.

10 잣이 잣나무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이 염력이다.

11염기는 갈림마다 나누어진다. 염기를 모아 염력을 만듦으로 나눔을 방지해야 한다.

12 염력은 염원에서 시작한다. 나무토막 하나에 심혼을 다 쏟고, 매만지면, 산사람 기운보다 더 지극한 염력을 뿜어내는 힘이 생긴다.

13 물건에는 의식이 없다. 그러나 염기가 들면 의식이 생긴다. 의식이 생기면 더 이상 물건이 아니다. 의식이 들면 바람이 생긴다. 이것이 곧 염원이다. 염원을 이루는 힘이 염력이다.

14 여럿이 모이면 힘이 생긴다. 염기가 여럿 모이면 염력이 된다.

15 염력은 희망, 꿈, 용기, 성공, 기원 같은 것을 이루는 힘이다.

16 염력을 모은다. Collect. 염력을 만든다. Generate. 염력을 저장한다. Reserve.

17 염력을 발생시키는 것들. 엄마, 사람, 희망, 용기, 자유, 창조, 배려, 신뢰, 꿈, 자손, 희생, 정의, 열정. [...]

24 나는 나의 몰건을 갖고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내 염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 나는 모든 염력 소유자를 내게 등록시킨다. 등록된 모든 염력을 모아 거대한 힘을 만들 생각이다. 이 힘을 필요한 사람, 때, 장소에 사용 할 것이다. 등록된 모든 염력의 힘은 대단 할 것이다. 한꺼번에 사용하면 엄청나다. 사용된 염력은 다시 곧 채워진다. 무한정 사용 할 수 있는 에너지가 될 것이다.

25 태초에는 모든사람의 염력이 자연스럽게 필요한 사람(물건)에 모였다. 염력은 모두의 힘이 모인 집합체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염력은 개인이 되었다. 그리고 염력은 약해졌다. 예전처럼 염력을 모을 수 있다면, 염력은 큰 힘을 발휘한다.

26 Psychoki metal plantation.Psychoki metal mine. 금속은 광산에서 캐는 것이 아니다. 식물처럼 키워야 한다. 염력으로 키울 수 있다.

27 바닥이 넓을수록 염력도 많아진다. 밀착시키면 염력을 빨아들인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의 바닥에는 많은 염력이 모여있다.

28 색에도 염력이 있다. 빨강에 가장 많은 염력이 있다.

29 염기를 모으는 것은 collector다. Collector는 생명이 있는 모든 곳에 있는 염기를 빨아들인다.

31 Collector가 빨아들이는 염력을 내버려두면, 염력은 그대로 고갈된다. 같이 collect해야 한다.

32 빨아들인 염기를 모아 저장하는 것이 reservoir다. 이 곳에 모았다 필요한 때/곳/사람에게 사용한다.

33 Generator는 알이나, 사랑같은 것을 원료로 염기를 만드는 장치다. Generator는 염력발생 원료를 이용해 스스로 발전하는 power generator다.

34 Generator는 염력을 만드는 것이다. Generation의 재료는 살아있는 것 또는 살아있는 것을 미라(mira)한 것을 사용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염기는 자연의 염기와 똑같은 것이다.

35 Psychoki power generator는 염력을 발생시킨다.

36 대지, 인류, 문명에 스며있는 모든 염기는 collector에 의해 collect된다.

37 염력이란 유리겔라가 손가락으로 숫가락을 구부리는 것이나, 눈으로 멀리있는 물건을 움직이는 것. 같은 것이 아니다. 어머니가 자식의 성공을 빌고, 민족의 통일을 빌고, 자손의 평화를 비는 것같은. 그런 것이다.

38 염력은 원래 하나에서 갈라졌다.

39 Reservoir는 염기를 모아두는 통이다. 모이거나.collect. 만들어진. generate. 것을 저장하는 곳이다.

40 염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다. 몸으로 느껴야 한다. 만지고 흔들어라!! 느낌이 온다.

41 아주 오래된 영생하는 방법. 그러나 잊혀져 버린 방법이 발견되었다. 생명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일정기간 사용하면 고갈 된다는 것에는 차이가 없었다. 고갈은 곧 죽음이었다. 죽으면 영혼은 몸을 떠났다. 그러나 고갈되기 전에 염력으로 채울 수만 있다면, 채워진만큼 더 살 수 있었다. 미라는 채우는 염력을 채우기 위한 재료였다.

42 생명. 생명은 죽어 없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생명은 영원한 것이었다.

43 모든 죽음은 의문이다. 일부러나 부주의일지도 모른다.

44 염력은 생명에서 나온다. 생명으로 만들어진 염력은 생명에게 염력을 주었다.

45 염기를 만들때는 재료가 중요하다. 생명과 관련이 깊을수록 더 좋은 재료가 된다.

46 감정은 염기 발생의 중요한 재료이다. 그러나 원형을 보전해야 좋은 재료가 된다.

48 염기재료를 원상태로 보관. 여러번 사용하려면 미라로 만드는 것이 좋다. 잘만들어진 미라는 가장 이상적인 재료다.

49 염력의 용도는 무한하다. 맑은 날. 새벽. 사방이 고요하다. 깨끗한 물 한그릇 떠 놓고. 아들의 성공을 비는 어머니. 사방은 염력으로 가득 차 있다.

50 닭이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는 200칼로리다. 그런데 달걀이 갖고있는 에너지는 100칼로리다.

51 육쪽마늘을 그대로 심으면 심으나 마나다. 그러나 한쪽씩 나누어 심으면, 여섯배의 수확을 얻을 수 있다.

52 마철민은 갈마, 치울 철, 흠쳐서 흔적을 지울 민이다.

53 MIRA(MUMMY). 염력을 얻는 재료. 재충전하면 recover revival reborn이 된다. 안정된 상태로 store해서 염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한다.

54 납죽당. 주 밑에 ㄱ 을 붙여 납죽한다. 아끼는 술의 마지막 한잔을 술병에 남긴 채 술병을 미라로 만든다. 이 미라는 마르지 않는 술병이 되어, 마음속 어느 곳엔가 존재하며 늘 향기를 나눈다. 언젠가 가득 찰 날 다시 뜯어 마시리라. (가끔 흔들어 어느 정도 술이 찼는지를 확인하시라.)

55 분재(본사이). 염력분재는 죽은 나무조각을 미라한다. 미라된 다른 재료를 자영분으로 많은 염력을 발생하는 분재가 된다.

56 행복, 희망, 사랑 같은 감정에도 가슴, 발, 머리가 필요하다.

57 미라를 보관하는 것은 완전한 밀폐로서 가능하다. 미라를 최초로 만든 것은 꿀벌이다. 꿀벌은 태초부터 종족의 시체들을 미라로 만들었다.

58 생뭉체들은 항상 자연 속에서 유리한 환경을 선택하여 진화했다. 유리한 환경을 못 찾을 경우에는 새로운 종으로 변신하거나 멸종 해 버렸다. 염기도 살아있는 생물체와 같다.

59 환경은 우리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환경으로 인해 파멸하기도 한다.

60 홀수는 짝수보다 세다.

61 물 속에서도 염력을 얻을 수 있다.

62 염력으로 만든 보석은 진짜 보석은 아니지만, 정말 크고 아름답다.

63 한 가족에 한 납골합이어야 한다. 그러면 염력 충만해 진다. 나뉘면 약해 진다.

64 아름다운 관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죽음도 간절한 염원으로 감싸면 다시 생명이 된다"가 내가 이해한 그의 염력에 대한 생각>


울트라파워맨이 시각화한 슈퍼에너지 '염력(念力)'의 미학 - 안철 작가 6번째 개인전, 인사동 가나아트센터(1층)에서 2012년 5월 15일까지

오브제아트에 대한 일가견이 있다

안철(1950-)작가의 6번째 전시가 인사동 가나아트센터(1층)에서 5월 9일부터 5월 15일까지 열린다. 작가가 60대를 넘어서 여는 전시라 죽음에 대한 경관(landscape of death)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는 고려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인문학도로 30년째 (주)수도프리미움엔지니어링회사를 운영해오고 있다. 사업만 하기엔 창작에 대한 미련이 커 50대가 되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아내도 화가고 일가친척 중 음악가, 미술가가 비교적 많다. 그런 분위기에서 작가가 된 건 자연스럽다.

그가 엔지니어링사업을 해서 그런지 그의 미학적 상상력은 뒤샹 풍에 열과 속도와 기계공학적인 면이 강하다. 그에게 미술을 하는 건 그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의 아이디어를 오브제를 통해 하나의 작품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그는 창작하는데 재료사용에서 독창적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미술전공자가 아니기에 고정된 틀이나 경계 없이 창작을 하기에 그 어느 전위미술가보다 도전적이고 실험적이다.

1999년 강남 갤러리인데코에서 열린 그의 첫 전시는 오브제를 아상블라주(assemblage, 뜯어붙이기)와 페인팅을 융합한 것이다. 요즘 말로 하이브리드미술이다. 당시로는 매우 앞선 것이다. 전시 때마다 색다른 발상, 형태, 색채를 도입하여 시선을 잡았다. 그만의 독특한 미적 에너지는 여러 형태로 전시장에서 폭발한다.

그는 이렇게 다빈치처럼 좌우뇌가 동시에 발달한 울트라 파워맨이다. 이 세상에 그처럼 기가 센 사람은 난 아직 본 적이 없다. 공학감각에다 인문학적 교양과 직관적 공감각과 예술적 상상력 등이 두루 뒤엉켰다. 다재다능한 그의 뇌구조를 한번 해부해 보고 싶다.

사업과 작업에서 주체할 수 없는 파워를 과시한다. 1990년대 한 달에 2번씩 미국출장이 다닐 정도로 분주한 일과 속에서도 뉴욕현대미술관(MoMA) 등 미국의 메인 미술관과 박물관을 찾아다니며 작품구상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런 그를 오래 봐온 김진혜갤러리 김진혜 대표는 그에게 '초강력 울트라 파워맨'이라는 별명을 붙여준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방문한 그의 작업실은 공장 안에 있다. 거기 걸린 특허증만 얼핏 봐도 40개가 넘어 보인다. 그는 사업을 기획하듯 전시를 기획한다. 예술과 사업에 구별이 없다. 공장에서 쓰는 물건을 작품에 가져다 쓰면 그만이다. 그의 아이디어 상품 중 하나인 '동파방지용 수도꼭지'는 거의 세계독과점인데 이런 발상은 그의 창작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의 모험정신에서 오는 엉뚱한 아이디어가 사업적으로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길게 보면 이런 실패도 미래성공의 밑거름이 된다. 몇년 번에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한국을 이해하는 48개의 키워드(The 48 Keywords that describe Korea(GONGTO KOREA)'같은 영문책자 등을 내기도 했다. 그만큼 시대의 흐름과 방향에 관심이 높다 그런 점을 나를 정리해서 낸 책이다. 여기에는 우리 시대풍속과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60을 넘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죽음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는 한국인이라 그런지 '삶과 죽임이 하나(一體兩面)'라고 받아들인다. 그는 나에게 "죽는 것은 죽은 것이 아니고 변하는 것이고, 그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죽음을 또 다른 생명으로 가는 하나의 역정(rites of passage)으로 보는 것 같다.

울트라 파워맨이라는 별명답게 그는 평생 에너지원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삶과 죽음, 물질과 정신만 아니라 우주와 자연과 인간에 담긴 에너지에 올인 한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죽음의 대안이라 할 만한 생명에너지 '염력(念力 Psychoki power)'를 발굴한다. 나는 이걸 "죽음도 간절한 염원으로 감싸면 생명이 된다"라고 해석하고 싶다.

그는 최근에 쓴 아포리즘에는 이 염력에 대한 몇 가지 내용이 적혀있다. 예컨대 "물건에는 의식이 없지만 그러나 염기가 들면 의식이 생긴다. 돌멩이가 있는데 작가가 여기에 염기를 넣으면 생명이 된다. 염기에 에너지를 넣으면 염력이 된다. 염원이 이루는 힘이 염력이다. 염력도 진화한다. 염력은 희망, 기쁨, 성공, 소원을 이루는 힘이다" 등이 바로 그것이다.

안철 작가 그는 종종 듣도 보도 못한 엉뚱한 이야기를 끄집어내 주변사람을 당황하게 한다. 그가 말하는 수준을 따라가거나 눈높이를 맞추기가 버겁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맞는 말이 많다. 그런 엉뚱한 상상력에도 과거와 현재와 미래와 같은 어떤 유기체성이 있다.

이런 엉뚱함은 그의 작품에서도 그대도 적용된다. 그는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작가 르네 마그리트(1898-1967)가 많이 사용한 '데페이즈망(떼다붙이기)' 기법을 즐긴다. 서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향토적인 것과 서양적인 것이 기막히게 어울린다. 이런 방식의 말과 행동이 예상 밖이라 주변 사람을 놀라게 한다. 그래서 감동을 넘어 충격을 준다.

안철이라는 이름의 다른 해석 중에는 안+철(철이 안든 사나이)이다. 정말 그가 그렇게 보일 때가 있다. 철없는 아이처럼 천진난만하다. 그래 선가 그의 철학에는 유희정신이 깔려있다. 잘 놀아야 일도 잘 할 수 있다는 원칙이다. 요즘 <노는 만큼 성공한다(김정운著)>라는 책이 대히트지만 그는 오래전부터 이를 실천해오고 있다. 유희가 주는 창의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가 지금 운영하는 회사에는 두 명의 사장을 두고 있는데 한 사랑은 매니지먼트(경영)담당이고 또 한 사장은 엔터테인먼트(유희)담당이다. 엔터테인먼트 사장은 직원을 즐겁게 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게 그의 역할이다. 세상에 이런 사장까지 두다니 정말 기발하다.

안철 작가와 같이 다니다보면 가장 흔히 듣는 말이 "배고프지 않니? 뭐 먹을래?"다. 625세대라 그런지 밥 사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의 공장식단을 봐도 그런 게 보인다. 메뉴가 호화판이다. 된장찌개, 동태찌개는 물론 오징어무침, 골뱅이, 생선조림, 낙지볶음, 미역국, 닭매운탕, 생선구이, 육개장 등등 작업장 방문한 날 점심도 4찬에 국이 설렁탕이다.

이런 먹는 축제는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소통을 여는 친교의 장으로 연결되어 삶의 향연을 펼친다. '축제 자리인 상갓집'이라는 말도 있지만 고단한 인생에서 이런 자리는 삶에 활력을 준다. 그가 이번 전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염력'도 이와 비슷한 개념이리라. 염력은 고단한 일상을 축제로 바꿔 원자폭탄 같은 위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인지 모른다.

끝으로 그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바로 밀도(density)다. 밀도가 높은 삶, 이것은 일이나 삶에서 속도감과 긴장감을 유발시키면서 생산성과 효율성과 창조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는 질 높은 에너지를 축적하기 위한 좋은 방안인데 그는 이를 매우 즐긴다.

그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기압도 밀도 감정도 밀도 밀도는 차원에 따라 달라지고 변화한다 모든 사물도 밀도에 의해서 변화한다.달라보이기도 한다. 밀도는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

삶의 질은 높이는 이런 당도의 철학은 죽음마저도 생명으로 바꾸는 위력을 발휘하는 염력의 미학과 통한다. 그는 이런 걸 바탕으로 차원 높고, 밀도 높은 생사(being & dying)를 창출한다. 이렇게 당도 높은 슈퍼에너지인 염력의 미학이 이 작가를 울트라 파워맨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다. -2012.04.16. 초안

 

[안 철 磨撤捪전] 전시명: Psychoki 念力通 5월 9일-5월 15일 2012 가나아트센터 www.insaartcenter.com 종로구 관훈동 11기획: 김진혜 갤러리 김진혜는 

염력 24 나는 나의 물건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내 염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나는 모든 염력 소유자를 내게 등록시킨다. 등록된 모든 염력을 모아 거대한 힘을 만들 생각이다. 이 힘을 필요한 사람, 때, 장소에 사용할 것이다. 등록된 모든 염력의 힘은 대단한 것이다. 한꺼번에 사용하면 엄청나다. 사용된 염력은 다시 곧 채워진다. 무한정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될 것이다

다양한 사물에 광목을 두르거나 백색으로 칠을 하여 염력을 모은다.

전시의 주제는 염력'念力 Psychoki power'이다. 말 그대로 우리가 소원 하는 것을 이루게 하는 염원하는 에너지를 전시에서 표현 한다. 우리 주변의 사물들에 염기(염력의 기운)을 담아내는 작업들을 통하여 희망, 기쁨, 성공, 소원을 이뤄내는 에너지를 실제로 구현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전시장 전체는 하나의 염력 발전소가 되어 염력을 발생하게하고 그런 염력을 모으고 이를 통하여 새로운 생명 에너지로 발전해 나가는 내용을 보여 준다. 

지난 전시에서 안 철은 밀도와 차원의 상관 관계를 통하여 탄생과 죽음을 이야기 하고 했다면 이 번 전시에서는 염력이란 에너지를 통하여 생과 사의 제한을 넘어서는 새로운 생명의 과정을 만들었다. 죽음을 끝으로 한정하지 않고 새로운 생명으로 가는 부활의 시작으로 보고있는 것이다. ' 죽음도 간절한 염원으로 감싸면 생명이 된다'는 평론가의 글이 가장 잘 함축하고 있는 염력이 주는 기원의 힘을 느끼고 생각해 보는 전시이다.

그는 개념미술가다 염력학이라는 에너지 이론을 시각화하고 있다 그의 엔진니어링 사업과 관련이 있다

서경덕의 기사상이 있지만 안철 작가는 염력이라는 고유한 기사상을 가지고 있다 이것에 대한 리서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