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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규] 뉴욕MoMA 재개관 기념, 신작발표]

[양혜규, 뉴욕 현대미술관(MoMA) 재개관 기념 대형신작(Sound Sculture) 발표] 뉴욕 현대미술관, 확장공사 마치고 2019년 10월 21일 재개관 - 도널드 B. 캐서린 C. 마론 아트리움에서 한국작가 양혜규 멀티미디어 설치작품 전시 - 6점의 소리나는 조각, 현혹적인 기하학의 대형 벽 디자인, 빛과 소리의 유희가 곁들어진 복합적 환경 조성 - 사변적 차원과 정치적 차원이 동시에 공히 공명하는 몰입적인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재개관: 2019년 10월 21일(월)전시제목: 양혜규: 손잡이(Haegue Yang: Handles)전시장소: 뉴욕 현대미술관 도널드 B. 캐서린 C. 마론 아트리움(The Donald B. and Catherine C. Marron Atrium) 오는 10월 21일 재개관을 앞둔 뉴욕 현대미술관(MoMA 이하 모마)은 도널드 B. 캐서린 C. 마론 아트리움에서 양혜규 작가의 《양혜규: 손잡이(Haegue Yang: Handles)》전을 통해 대형 신작을 선보인다.

다양한 재료와 역사적 참조, 감각적 경험을 매개로 한 장르 불문의 멀티미디어 설치작으로 잘 알려진 작가 양혜규는 서울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술작가다. 오는 10월 21일 재개관을 앞둔 뉴욕 현대미술관(이하 모마)은 미술관 내에서도 가장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아트리움 공간을 위한 신작을 양혜규에게 의뢰했다.

《양혜규: 손잡이》는 여섯 점의 소리 나는 조각과 함께 현혹적인 기하학을 바탕으로 한 대형 벽 디자인과 빛과 소리의 유희가 곁들어진 복합적 환경을 조성하는 전시가 될 것이다. 사변적 차원과 정치적 차원이 동시에 공히 공명하는 몰입적인 설치작을 선보이는 본 전시는 스튜어트 코머(Stuart Comer, 미디어·퍼포먼스 론티 에버스 수석 큐레이터)의 기획전이다

손잡이는 이동과 변화를 위한 물리적 촉매제이자 접촉점이다. 아트리움에 설치될 양혜규의 작업은 바로 이러한 사람과 사물 간의 일상적 접점에 주목한다. 수십여 개의 붉은색 강철 손잡이가 삼면의 벽에 걸쳐 빛을 분산시키는 홀로그램과 검정 스티커로 콜라주 된 대형 벽화 위에 배치되어 자체적인 무늬를 이룬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벽화 위의 손잡이는 기능하지 않는데 반해, 조각물에 부착된 손잡이는 각기 독특한 형태를 띤 여섯 점의 구조물을 실질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스위스 출신의 여성 미술작가이자 무용가, 건축가, 교육자였던 소피 토이버-아르프(Sophie Taeuber-Arp, 1889-1943)의 ‘쿱 다다(Coupe Dada)’라는 소형 조각물을 참조한 두 점의 조각물과 신비주의 철학자 게오르기 이바노비치 구르지예프(G. I. Gurdjieff, 1866-1949)의 에니어그램(인간 성격 연구에서 인성 유형을 나타내는 9각형 기하학) 등을 참조한다.

그리고 오픈소스(open-source) 손잡이 디자인을 활용한 세 점의 조각물 역시 관객들이 손잡이를 직접 잡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크기로 조정되었다. 몸체 표면 전체가 방울로 뒤덮혀 미래적인 동시에 원시적인 면모를 띠는 조각물에는 바퀴가 달려있어 움직임이 가능하다.

퍼모머에 의해 조각물이 활성화되면 방울은 은은한 소리를 내고, 이렇게 조각의 인상적인 물성에 첨가된 촉각적, 청각적 요소는 작품 및 공간 전체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일종의 주술 의식을 연상시킨다. 작품의 움직임에 따른 공명을 암시하는 방울의 합창은 이주와 디아스포라 등의 혼성적 사회·정치적 모델을 시사하는 현상에 대한 작가의 오랜 탐구를 반영한다.

《손잡이》의 감각적인 특성은 공간에 퍼지는 잔잔한 새소리로 더더욱 고조된다. 이 녹음은 다름 아닌 긴장감이 감돌던, 2018년 4월 남북 정상회담 중 일명 ‘도보다리 회담’이라 명명된 30분 남짓한 정치적 시간이다. 비무장지대(DMZ) 내 도보다리 끝에 앉은 두 정상의 사적 대화를 취재하고자 각국에서 온 기자들은 숨죽이고 녹음을 시도하였지만, 그들이 포착한 것은 지저귀는 새소리와 희미한 카메라 셔터 소리뿐이었다.

토착 혹은 의사(擬似) 공예 전통에서 역사적 아방가르드, 비전(秘傳)의 종교철학과 동시대의 정치적 사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심층 연구에 기인한 설치작 《손잡이》는 이질적인 서사를 고유의 시각적 언어로 종합하여 모더니즘과 그 유산을 새로운 시선으로 해석하고 비판적 강독을 가능하게 한다.

큐레이터 스튜어트 코머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양혜규는 시대와 지역을 넘나드는 풍부한 문화적 참조를 조각적이고 감각적인 설치작업으로 통합해내는 탁월한 능력으로 고유한 경력을 성공적으로 쌓아왔다. 그의 야심찬 모마 커미션작은 몰입할 수밖에 없는 전방위적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다양한 문화적 역사를 ‘소리 나는 이동식 조각’이라는 새로운 형태-언어로 번안해 미술관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을 뿐 아니라 보다 열린 역사관을 창출한다.”

한편 양혜규는 오는 9월 3일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 《양혜규: 서기 2000년이 오면》을 개최한다. 지난 25여 년간 서울과 베를린을 오가며 작업해 온 작가의 사동 30번지(2006), 아트선재센터(2010), 삼성미술관 리움(2015) 이후 국내에서 4년 만에 개최되는 전시로, 복합적이고도 총체적인 양혜규의 작업세계를 펼쳐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