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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현대] <리뷰> 김성윤전_Arrangement

<리뷰> [김성윤(Kim Sung Yoon 1985년생)_Arrangement] 2019. 06. 26– 2019. 07.28 일 | 갤러리현대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14 / T. 02-2287-3500) “꽃은 흔한 대상이지만 꽃이라는 매개체로 꽤 많은 세상을 상상해 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 작가 김성윤

빛과 소리와 바람 그리고 번개와 뇌우와 천둥 등 우주의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면 한 송이 꽃이 피어난다 그 지난한 과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프고 힘들고 괴롭다. 그런 피어나는 과정이 피투성의 전투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꽃은 아름다운가. 조물주가 인간에게 내린 마지막 선물이자 최고의 훈장이다.

갤러리현대는 6월 26일부터 7월 28일까지 뛰어난 회화성과 주제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으로 주목을 받아온 작가 김성윤의 개인전 「Arrangement」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회화에 대한 연구와 고민에 대한 해답을 얻는 방편으로 미술사적 배경을 활용하면서 그만의 독특

한 기법과 작품의 소재를 찾아낸다. 이번 개인전에서 김성윤은 ‘화가가 꽃을 꽂는 세가지 방법’이라는 큰 틀 아래, 17세기 정물화 기법을 연상시키는 작품, 마네가 말년에 병상에서 그렸던 16점의 꽃 정물을 재현한 작품 그리고 동시대 미술에서 꽃 그림이 가지는 의미를 작가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전시장 각 층에 배치하며, 이 시대 꽃 정물화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긴다.

작가 마이클 클라인 (Michael Klein, b.1980)의 작약 꽃 정물화의 영감을 받기도 한 김성윤은 물감이라는 물질이 꽃잎으로 변하는 성질적으로 감각적 변화의 순간을 구현해보고자 직접 꽃 시장에서 꽃을 고르고, 꽃꽂이를 하여 실제 정물화의 대상을 마주하고 경험한다. 김성윤의 회화에는 미술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삼고 특정 시대의 대가의 회화 작업을 본인의 창작 시발점으로 삼아 회화를 탐구한다.

김성윤의 작품 안에는 미술사적 배경이 담겨있다. 작가는 인상주의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에두아르 마네(Éduard Manet, 1832-1883)와 17세기 정물화의 대표 거장인 얀 브뤼헐(Jan Brueghel the Elder, 1568-1625), 얀 반 허이섬(Jan van Huysum, 1682-1749)의 꽃그림을 차용하여 꽃 그림을 동시대적 시점에서 재해석한다. 김성윤은 마네가 말년에 병상에서 제작한 꽃그림 16점과 나오는 동일한 꽃을 직접 꽂았다. 화려한 색감이 아닌 오로지 흑백으로 그려 아름답고 멜랑콜리한 작가만의 방식으로 마네의 작품을 오마주 한다.

이에 이어 네덜란드 회화 대가인 얀 브뤼헐과 얀 반 허이섬이 구축한 꽃 정물화의 특징인 과도한 화려함과 풍성함 역시 차용하였다. 브뤼헐과 허이섬은 개화 시기와 피는 장소마저 각기 다른 꽃들을 한 화면에 담아 시공간을 초월하였는데, 여기서 작가 김성윤은 이 부분을 동시대적으로 해석하여 구글에서 이미지를 찾은 후에 포토샵 같은 이미지 프로그램으로 합성을 하고 재배열하는 프로세스적인 기법을 통해 시공간을 뛰어넘는다. 더불어 화면에 보이는 다양한 형태의 꽃병들은 작가가 실제로 사용한 파스타, 올리브 또는 소스 병을 재활용한 것이며 액자에 각 로고를 장식하여 동시대 삶 또는 현재 작가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를 반영하며 꽃으로 대변되는 자연과 상업적으로 생산되는 기술이라는 이질적인 것들 것 조화를 보여준다.

김성윤은 이전 개인전 《athlete》(2011), 《AUTHENTIC》(2013), 《DEAD MAN》(2014)과 마찬가지로 이번 《Arrangement》 전시에서도 소재를 선택한 후 이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모델이 필요할 경우에는 모델 섭외부터 연출, 소품 제작, 그리고 사진 촬영까지 직접 진행하는 단순히 고전주의 회화법을 재해석을 하는 것이 아닌 전체적 프로세스를 볼 수 있는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 구성

전시장 1층에는 작가가 고전주의 회화에서 영감을 받아 재해석한 회화 작품 8점을 선보인다. 김성윤은 구글에서 꽃 이미지를 수집한 후, 작가 본인이 그린 꽃 그림과 더불어 각종 미술사나 서적에서 수집 한 꽃을 한데 모아 기존 참고 이미지들보다 더 화려하게 구성하였다. 2층에서는 재활용한 파스타, 올리브, 다양한 소스, 또는 잼이 담겨 있던 병에 꽃꽂이한 꽃을 그리고 거기에 각각의 병을 생산한 회사를 상징하는 로고와 색으로 액자를 장식한 작품 23점으로 구성된다. 마지막으로 지하 1층은 인상주의 대가 중 한 명인 에두아르 마네가 말년에 병상에서 그린 16점의 꽃 정물을 흑백으로 재 연출한 작품들로 꾸며진다. 각 층의 꽃 정물은 각기 다른 시간과 회화적 방법론을 재현하는데, 이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과 정물화 안에서 표현되는 시간과 장소, 기법 등을 다시금 흥미롭게 바라보도록 만든다.

[작가 소개] 김성윤은 으로 국민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였다. 2010년 대학교 재학 중 갤러리현대 윈도우 갤러리에서 작품을 선보였고, 유려한 회화적 테크닉뿐만 아니라 주제에 관한 독창적 실험을 바탕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2011년 16번지 개인전을 통해서는 초기 올림픽 선수들의 초상 작품을 작가만의 언어로 유쾌하게 풀어낸 〈Authentic〉 시리즈를 선보이며 작품성을 인정 받기도 했다. 2014년에 선보인 〈DEAD MAN〉 시리즈에서는 젊은 작가가 겪는 과도기적 단절과 작품 전개와 동시대 회화 작가로서의 고뇌와 고찰을 그만의 언어로 풀어냈다. 이번 개인전은 갤러리현대에서 5년만에 갖는 개인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