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과거중요전시행사

상실시대에 인간회복을 호소하는 설치작가

[코끼리를 쏘다  코끼리를 생각하다] 삼성미술관 Leeum 기획전시실 2015.02.12(木)-05.10(日)

[오마이뉴스관련기사] http://omn.kr/brcz http://m.blog.ohmynews.com/seulsong 


서로 부딪치면서 내는 소리가 인간의 어리석은 영혼을 일깨운다.

35점(조각, 설치, 영상, 콜라주 등) - 상실의 시대에 자연과 인간의 회복을 호소하는 설치작가 양혜규전 

인간상실의 극한 시대, 인간존엄의 막장시대 이것을 이겨해 내는 힘은 나치수용소의 극한의 상황에서 오직 크고 웅장한 코끼리를 보면 자신의 생존을 아슬아슬하게 이어간 '로맹 갈리'의 소설 <하늘의 뿌리>의 주인공인 모렐이 코끼라는 거대한 크기의 코끼리를 의지하고 그렇게 어마어마한 크기의 상상력을 자신의 목숨을 이어간것처럼 21세기형 인간을 구원하는 것은 빵이 아니라 코끼리보다 보다 더 크고 웅장한 상상력뿐이다.

사살된 코끼리는 인간에 의해 파괴되는 순수한 자연을 의미하는 동시에 무너져버린 인간의 존엄성을 은유한다. 상실의 회복 "코끼리를 쏘다. <象> 코끼리를 생각하다." 
양혜규의 주제에서 다치기 쉬운 것, 존재감이 전혀 없는 것, 하찮고 시시한 것들에 대한 짝사랑이 일관되게 흐르고 있다 양혜규는 인류의 구원을 유비쿼터스하고 원대하고 광활한 상상력에서 찾다.

 

<象>자를 사방팔방으로 그래픽한 모양 이번 전시의 상징이다 

[네오룩] neolook.com/archives/20150213d 

<象>자처럼 상자처럼 사방팔방으로 봐도 통하고 뒤집어 봐도 통하고 문자를 상하좌우로 봐도 통하고 만화경처럼 비춰보고 반시시키고 개념과 의미구조를 확대하고 증폭시킬 수 있는 상상력뿐이다. 인간은 이제 창의적 상상력으로만 생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바로 우리시대의 정신이고 또한 양혜규 작가가 이 시대의 위기를 이겨내는 대척점으로 삼고 있다. 

"자기주장이 창작의 요체다. 글을 쓴다는 건 아프고 속상한 마음을 형상화하는 행위다. 글쓰기의 목적이 사회변화에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글쓰기 자체가 사회를 다시 짓는 과정이다. 글쓰기의 목적은 결과에 있지 않다. 과정이 선하고 치열하면 결과도 그렇다. 글쓰기는 다른 삶을 지어내는 노동이다" -정희진 나의 언어로 번역하면 글쓰기의 목적은 무너진 사회를 다시 짓기 위해 쓰는 것이다. 그리고 글쓰기는 무너진 사회를 다시 짓는 노동이다.


양혜규 I '솔 르윗 뒤집기–23배로 확장된, 세 개의 탑이 있는 구조물' 알루미늄 블라인드, 알루미늄 천장 구조물, 분체 도장, 강선350*1052.5*352.5cm 2015 

위 작품은 이번 전시에 백미, 밀도(덴시티)가 강렬하다 그것을 가장 잘 형상화한 작품은 바로 블라인드 작품 <성채>에 이어 이번에 야심차게 선보인 <솔 르윗 뒤집기>이다 

기획전시장 입구 경사로 위에 설치된 작품은 신작<솔르윗 뒤집기-23배로 확장된, 세 개의 탑이 있는 구조물>(2015)이다. 미국의 미니멀리즘 조각가 솔 르윗의<세 개의 탑이 있는 구조물>(1986)이란 작품을 23배 확장한 블라인드 설치작품으로 솔 르윗 작품의 입방체 형태와 구성을 그대로 차용했다. 대신 원작의 위 아래를 뒤집고, 크기를 확장했으며, 선적인 구조를 블라인드의 면으로 대체했다. 형식적으로 기하학적 형태와 단일한 모듈이 반복되어 미니멀리즘적 요소를 지닌 블라인드의 특성을 잘 살린 작업으로, 이미알려진 양혜규의 블라인드 작업의 큰 전환을 보여주는 동시에 새로운 계열의 블라인드 작업을 예고한다.

양혜규하면 생각나는 것은 <블라인드>인데 양혜규 자체가 블라인드다. 다시 말해 그는 투명하게 보이면서도 블라인드의 특성이 그렇듯 일부는 가려져 보이지 않기도 한다. 태현선의 말대로 "명료하면서 모호하고, 이성적인가 하면 감성적이고, 도회적이고 모던한가 하면 민속적이고 예스럽다. 지적이면서 지극히 노동집약적이고, 산업화된 모습이면서 수공적이다. 이렇듯 종잡기 어려울만큼 종횡무진하는 이중성 혹은 양가적인 특성은 갖추고 있으면서도 교묘하게 작품 속에 녹아있고 은유적이면서 수사적이다.
 

양혜규 I '상자에 가둔 발레' 2013-2015 

그리고 20세기 초에 그런 상상력의 지원지인 바우하우스운동계승하고 그것을 재해석한 <상자에 가둔 발레> 바우하우스는 20세기 초에 나치에 의해 철저하게 유린되어 완벽하게 뭉개졌다 양혜규는 바로 그런 정신을 다시 21세기 되살리고 있다. 

틀이 없는 축제의식에 몰입한 20세기 초 미술운동 바우하우스에 심취해 그를 자신만의 설치미술언어로 재번역하다 독일나치는 이 미술운동이 너무나 보기 싫어서 완전히 추방시켜 버린다 너무나 행복한 족속들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바우하우스 미술운동은 지금까지도 100년 이상 전세계 사람들의 가구 건축 디자인 미술 무대장치 패션에 영향을 주고 있다. 

양혜규 작가와 태현선 리움 수석연구원(큐레이터) 

양혜규 작가는 21세기 인간상실의 극한시대 인간존엄의 막장시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한자의 코끼리 <象>자처럼 전후좌우로 뒤집은 일종의 상형문자같이 생긴 사방팔방으로 통하고 아무리 뒤집어도 제자리로 돌아오는 유비쿼터스한 창의적이고 인간적인 상상력뿐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시대정신과 그것을 또한 뛰어넘는 비전도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부터 미술관자료] 사자탈을 쓰고 추는 사자춤은 그 힘을 빌기 위한 주술적인 행위로, 그 영험한 힘에 대한 믿음이 전파되면서 동양권 전체에 확산되고 전래되어온 민속춤이다. '코끼리를 쏘다  코끼리를 생각하다'전을 통해 옛 인류 공동체의 민속과 전통을 우리 시대로 다시 소환하고자 하는 양혜규는 보이지 않는 사자춤을 한 판 벌여 그 힘을 빌린다. 

시공을 초월한 작가의 상상력으로 펼쳐진, 물리적인 현실 세계를 벗어난 듯한 이 토템들의 풍경은 감겨 있는 우리의 3의 눈을 뜨게 한다. 마치 무슨 일이라도 곧 벌어질 것 같은 이 혼성적 풍경 속에 방울옷 <소리 나는 의류>를 몸에 두른 관람자가 나타난다면 그의 움직임이 내는 청량하고 현묘한 방울소리는 보이지 않는 은유적인 사자춤의 주술적 효과를 높이게 될 것이고, 관람자는 알게 모르게 실제적인 '매개자'가 된다. 

양혜규 I '창고 피스' 2004 

이 작품은 보관할 곳이 없던 작품들을 전시장에라도 보관하려는 작가의 궁여지책에서 비롯됐다. 23점에 달하는 작가의 초기 작품들이 미술품 운송업체가 포장한 상태 그대로 네 개의 운반용 나무 팔레트 위에 차곡차곡 쌓여 <창고 피스>로 재탄생했다. 


영국에서 첫 선을 보인 <창고 피스>는 이후 여러 도시에서 전시되다가 2007년 하우브록 전시장에서 열린 <창고 피스 풀기>에서 포장을 모두 풀어 개별 작품들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렇게 <창고 피스>는 창작적 재구성, 전시 관행, 미술품 보관과 판매 등 예술 작품의 다층적 현실을 함축적으로 시사한다. 


양혜규 I '상자에 가둔 발레'연작 2013-2015 

출품작들은 제각기 다른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단선적인 이해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 다양성과 차이의 혼돈 속에서 우리는 갈피를 잡기 힘들고, 요행히 저변에 흐르는 하나의 맥을 어렵사리 짚어내기도 한다. 이렇게 양혜규의 작업은 단순한 시각적 감상과 유희, 지적인 이해와 몰이해, 혹은 그 혼란스러움을 모두 포괄한다. 심지어 일종의 신념과 믿음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는 그 자신이 예술에 내재한 크고 작은 모든 가능성과 변화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양혜규의 개인전은 우리에게 수수께끼를 던진다. 미리 밝히자면, 양혜규에게 코끼리는 자연과 인간 본성의 존엄함을 상징하는 동물로, 전시 전체를 아우르는 사유를 매개하는 은유적인 존재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버린 혹은 인간이 소외시킨 "자연과 야생을 우리 주변에 포함"시켜" 자연과 인간에 대해 보다 "포괄적"인 사유를 시도하고 제안한다. 

이러한 사유의 배경에는 두 문학 작품이 있는데, 하나는 조지 오웰의 자전 수필 <코끼리를 쏘다>(1936)이고 다른 하나는 로맹가리의 소설 <하늘의 뿌리>(1957)이다. 식민지 제도의 비인간성을 깨닫게 한 오웰의 <코끼리를 쏘다>에서, 사살된 코끼리는 인간에 의해 파괴되는 순수한 자연을 의미하는 동시에 무너져버린 인간의 존엄성을 은유한다. 한편 가리의 소설에서 주인공 모렐의 상상 속 코끼리는 모렐로 하여금 나치 치하 인간성 말살의 참담한 상황을 버티고 인간다운 본성과 신념을 지킬 수 있게 한 자연이다. -태현선 리움 큐레이터 



양혜규 I '상자에 가둔 발레'연작 2013-2015 

이 작품은 <소리 나는 인물>(2013/2015) 6점과 <바람이 도는 궤도 - 놋쇠 도금>(2013)으로 구성된 작품군으로, 방울을 주재료로 한다. 블랙박스는 검은 암막이 드리워진 연극 무대를 연상시키며,바닥에는 흰색 나선형 궤도가 테이프로 표시되어 있다. <소리 나는 인물>은 그 궤도 위에 점점이 놓인다. 

양혜규 I '상자에 가둔 발레'연작 2013 

양혜규의 같은 작품인데도 전시장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위는 리움 아래는 독일 본 쿤스트페어라인이다. 

바우하우스 춤. 연출 양혜규 여기에서 영감을 얻다 

함께 서 있는 <바람이 도는 궤도-놋쇠 도금>은 8대의 선풍기가 3단으로 달려 있는 기계 조각이다. 선풍기 중 일부는 놋쇠 도금된 방울이 날개 자리에 달려있어, 돌아갈 때마다 청아한 소리를 낸다. 이는 바람을 만드는 선풍기이기도 하고, 소리를 만드는 악기이기도 하며 동시에 머리가 여럿 달린 기이한 기계이기도 하다. 

<토템들의 풍경> 

양혜규 I 그 위에서 내려다보는 사자춤–신용양호자 #240(뒷면) 보안 무늬 편지 봉투, 모눈종이, 색종이, 액자, 비닐 시트 21점, 920*775cm 정지井址(앞면) 괴목, 밤나무, 느티나무, 바둑판, 은행나무, 바퀴 157*155*115cm 2015 

양혜규의 리움 전에 나오는 <사자춤>은 이게 오리지널이다. 이 모습은 자본의 신과 싸우는 상상력의 신 같다 

양혜규는 이번 개인전을 약 1년 앞둔 지난 해 2월 일본 가나자와의 어느 공원에서 짚풀로 공들여 감싼 큰 나무들이 조형물처럼 서있는 모습을 보았다. 양혜규는 기계화되고 산업화된 오늘날에도 원시-농경사회의 재료인 지푸라기와 이를 엮는 사람의 손기술이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이 흔한 겨울나기 풍습에서 문화인류학적 맥락을 발견했다. 


그가 포착한 것은 짚풀이라는 재료와 인류의 수공이 문명과 역사를 가로지르며 편재하는 동시에 각 문명에 따라 상이하게 토착화되어 발현되어 왔다는 점이다. 인조짚을 일일이 엮어 만든 양혜규의 신작 <중간 유형 The Intermediates>(2015)은 바로 이 보편성과 개별성, 유사함과 상이함이 공존하는 짚풀공예의 혼성적 속성에 주목한다 

예술가에게 재료선택의 독창성은 중요하다. 특히 현대미술에서 그렇다. 재료의 사냥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번에 양혜규는 일본에서 우연히 본 짚풀공예에서 영감을 받은 모양이다. 그리고 한국의 굿에서 애용되는 도금된 놋쇠도 멋진 재료가 되고 있다. 

양혜규 I '삼족광주리' 토템 인조 짚, 강철 스탠드, 분체 도장, 바퀴, 바인더 끈, 무명실, 황마실, 털실, 끈, 인조 깃털, 조개껍데기, 소라 껍데기, 금속 고리, 금속 체인, 금속 방울 230*105*95cm 2015 

"짚풀 공예 신작을 구상하고 제작하는 동안 양혜규는 문화 인류학자 겸 예술가였다. 그는 산업화 이전, 동양의 여러 문화답사와 책을 통해 살피고 자연의 원초적 순수함을 간직한 옛 민속과 전통들을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해 예술적으로 재현했다. 


<코끼리를 쏘다 象 코끼리를 생각하다>전은 바로 그 상상력으로 펼쳐진 풍경이다. 로맹가리의 주인공 모렐이 참담한 상황에서 초원을 달리는 코끼리를 상상하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신념이라는 순수한 가치를 지켜냈듯, 자연을 다시 우리 삶에 되돌림으로써 고귀한 인간적 가치를 회복시키고자 하는 양혜규는 그 '상상想像'의 힘을 믿는다". 

양혜규 I '성채' 알루미늄 블라인드, 알루미늄천장구조물, 분체도장, 강선, 무빙라이트, 향분사기(모닥불, 산안개, 침향나무, 우림, 삼나무, 바다, 베인 풀, 탐부티나무향 가변크기 2011 

<성채>(2011)는 양혜규의 전형적인 블라인드 설치작으로, 블라인드와 빛의 조합, 그리고 냄새와 그림자를 아우른다. 186개의 블라인드로 이루어진 <성채>는 정방형에 가까운 ‘성곽’과 수직으로 뻗은 ‘탑’으로 구성된다. 


눈높이로 걸려있는 블라인드는 시야를 방해하면서 우리를 <성채> 안으로 유인한다. <성채>의 바깥쪽에 설치되어 서서히 블라인드 표면을 비추는 6대의 무빙라이트는 물속을 유영하는 듯한 신비로운 감각을 일깨운다. 동작 감지 센서가장착된 향 분사기 6대는 관람객이 지나갈 때마다 모닥불, 산안개,바다 등의 인공적인 향을 뿜으면서 다른 시공간을 연상시킨다. 

한편 양혜규는 상실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상상력 외에 일종의 적용 혹은 적응의 과정을 제안한다. 자연과 조응했던 과거 다양한 민속과 전통들이 보편적이면서도 개별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일종의 자기화(작가의 표현으로는 토착화)의 결과다. 


따라서 작가의 거대한 시나리오에는 개별적이고 이질적인 정서의 타자성과 화해하는 과정과 방법까지 은유적으로 포함되어 있는데, 바로 전시장에서 <신용양호자들>을 수호하고 있는 사자춤이다. 사자가 살지 않는 동양에서 사자는 영묘한 힘을 가진 상상의 존재였다. 



양혜규 I '서울근성–약장수' 행거, 바퀴, 전구, 전선, 끈, 금속 체인, 금속 고리, 밧줄, 방울, 말린 인삼, 말린 마늘, 약통, 플라스틱과일, 안마기, 계수기 200*100*90cm 2010. 서울에 본 사람들 모습을 광원조각으로 의인화 

<서울 근성>(2010)은 1994년 이후 해외에서 머물던 작가가 2010년 서울에 3개월 가량 체류하는 동안 제작한 작업이다. 광원조각은 보통 다양한 일상적 사물들을 옷걸이용 행거에 전선, 전구 등과 함께 메달고 얹으면서 어떤인물을 형상화한다. 


휴대폰 장식이나 가재 도구, 화장 도구, 장식용 조화, 욕실과 주방용품 등 다양한 소재들로 구성된 개별 조각들은 해학적으로 펼쳐진 우리들의 진솔한 모습이다. ‘사이비’ 의료 기구, 약통, 인삼 뿌리 등에서는 건강에 대한 서울 사람들의 염려를, 기아한 화장 도구에는 외모에 대한 집착을 읽을 수 있다. 제목 <서울 근성>처럼 작가는 자신이 포착한 도시, 서울과 서울 사람들의 모습을 구체적인 작품으로 생생하게 나타내면서 악착같이 살아가는 평범한 이들의 근성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과 경의를 표현한다. 



양혜규 작가와 리움에서 인터뷰 후 기념사진. 내용은 차후에 소개 

[양혜규 2월 9일 리움에서 인터뷰] 인터뷰를 문장으로 바꾸는 것이 나에게는 고문이네요. 정말 녹음한 것 바로 텍스트가 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 지금도 가능한지 모르겠네요. 여기 문장도 70% 정도만 옮긴 것이다 예술가란 참을 수 없는 창조의 욕망을 잠시도 내려놓지 않는 사람, 양혜규와 인터뷰하고 나서 떠오른 생각이다. 양혜규는 역시 어느 잣대로 재단할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작가다. 낮은 목소리로 사소한 것에서 인류의 보편적 난제까지 그 주제의 폭이 넓고 깊다. 

[01] 국내에서 첫 전시 인 <사동 30번지>를 발표한지 벌써 10년이 되었네요. 이번 리움 전시를 기준으로 그동안 전시가 많이 달라졌죠. 다른 점이 뭐죠? 


양혜규 한국에서 첫 전시 <사당 30번지> 이 작품이 나온지 거의 10년이 되어오는데 이제 이런 종류의 전시는 한국에서 대유행이다 그리고 요즘은 한국관객도 이런 전시를 매우 즐긴다 

"물론 차이가 있죠. 그동안 상황도 바뀌고 관심도 달라지고 작업도 많이 하면서 국내외전시를 하면서 작품도 많이 축적되었죠. 한국에서 첫 전시는 제가 젊은 작가로서 1년 반 쉬다가 한 컴백전이라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전 세계가 양혜규라는 작가를 잊어버릴 수 있는 시간이잖아요. 그때 그래요 이번 전시도 마찬가지지만 저는 스스로 매번 전시 때마다 <끝(쇼부)>을 보려고 해요. 이번 전시도 마찬가지고요.

리움 전시를 보는 다양한 시각이 있겠지만 저한테는 이 정도의 규모의 전시가 사실 필요했어요. 어느 정도의 크기가 되면 풍부함을 동반되잖아요. 서로 다른 안정감을 가지면서 차분하게 어떤 이슈도 없이 캐치프레이도 구애받지 않고 양혜규라는 한 작가의 개인전을 실어줄 수 있다는 곳, 그럼에도 사실 서울시내 이런 걸 충족시킬 만한 전시장이 그리 많지 않아요. 


사람들이 그 많은 전시장 중 전시할 곳이 없다니 의아하게 생각하실 테지만 전 그래요. 그런데 이번 전을 하면서 이렇게 큰 전시장이 제공되어 정말 다행이에요. 사실 전시란 그야말로 작품을 발표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미술이 어렵다는 이유로 아이러니하게 저 스스로도 전시를 많이 재단하죠. 본연의 임무를 전달해 보려는 점점 더 저에게도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야 하기에 저 역시 아직 예외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02] 항상 조어능력이 탁월하신데 이번 제목에 코끼리가 들어가니 아주 특이하네요. 


이번 양혜규전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는 아래 왼쪽 것(소리 나는 의류)이다 이 작품은 전시장 들어가는 입구에 있다 이 작품을 위에서 보면 사람 인(人)자가 된다 여기에 전시장 입구를 지난 메인 전시장 들어가는 입구에 쓰여진 코끼리 상(象)자를 더하면 상상력 할 때 상(像)자가 된다. 양혜규는 이렇게 교활할 정도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발휘했군요. 이번 전시의 주제가 바로 상상력임을 암시한다 

"일단 코끼리 상자가 기호인지 문자인지 그림인지 들어가죠. 한자든 영어든 코끼리 상자 들어갔죠. 처음 해본 시도인데 그래서 문장 앞뒤좌우 어디서 봐도 코끼리 象자가 반복 되죠. 전시장 입구에 코끼리 象자가 예쁘죠. 정진영 디자이너와 같이 한 작업인데 코끼리작업을 하면서 같이 생각한 것은 여기에 많은 개념과 의미구조와 은유도 들어가게 하려 생각했어요.

코끼리 象자를 만화경처럼 풀면서 이런 것이 비춰지고 다시 반사되는 뭐 이런 모습이죠. 그래서 사방팔방 '상상상상(象象象象)' 그러다 보니 상상해야 한다는 의미도 사람 인(人)자에도 코끼리 상(像)자이 들어가죠. 상(象)자는 그러니까 이미지를 생산한다는 것 그래서 상상력 공장이 되죠. 상상한다고 할 때 이 상(象)자가 들어가죠.
 


인류학적으로 보면 이런 놋쇠도금 방울이나 금속고리는 샤먼의 도구로 사람들에게 코끼리보다 더 큰 위용과 에너지를 준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바로 (예술적) 상상력의 힘이다 이번에 양혜규 작가가 리움 전에서 노린 점인지 사뭇 궁금해진다. 이런 작품은 아이들이 전문가보다 더 잘 감상할 줄 아는 것 같다 사진 이경민 

[03] 일간지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사대주의에 빠진 난쟁이만 양산"한다고 했어요. 정약용 시에도 똑같은 내용 "우리가 한반도자루에 갇혀 남의 것 모방하기에 급급하고, 견문은 좁고 흐릿하고 어리석은 것 하나 받드느라" 옛날과 차이가 없네요? 

"저는 현역 작가 중 한 사람으로 불평하는 것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불평 안 하면 뭔가 잘못된 거겠죠. 작가들이란 그래요. 높낮이 있는 것 같아 보이만 우리 작가들 사이에는 동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죠. 굉장히 수평적이에요. 우리에겐 과장도 없고 사모님도 없고 동료일 뿐 이쪽은 생물학적 나이도 신경을 쓰지 않고 요. 저는 일개 개별 작가로서 그렇게 불평을 늘어놓은 것뿐이에요. 

[04] 국내외 여러 곳에서 전시한 설치작가로서 즐기는 공간사용법이 뭐죠? 


이곳이 바로 양혜규에 이번에 선보인 아래층 전시 인류의 보편성과 민족의 특수성의 관계를 집풀이라는 재료를 통해서 토템의 방식으로 구현한 <중간 유형>의 영감을 준 일본의 가나자와의 풍경이다 여기서 중간 유형 우리말로 쓰면 이해불가능한 용어도 영어로 Intermediates다 인터미디어라는 뜻인데 바로 문명미디어를 서로 연결시키고 있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제 기조는 매번 달라지기는 하지만 대부분 경우 저는 원래 공간상태를 그대로 사용하기를 즐겨해요. 베니스비엔날레에도 그랬고 오스트리아 브레겐츠미술관 전시에도 그랬고요. 대부분 경우 이게 큰 전시장은 건물 건축가의 무슨 생각이 있어서 한 것 개개 그 의도를 읽어보려고 그 의도 안에는 지형이라든지 장소이라든가 이미 한번 소화한 흔적과 의미구조가 들어있기 때문에 건축에 반해서 구도보다는 일단 건축을 읽어보려고 해요.

리움 특이한 건물 <그라운드 갤러리> 지하공간에 가깝죠. 이 블랙박스라는 공간에 밑변을 보고 있는데 저는 사실 흥미로운 구조라고 생각해요. 어마어마한 공간 안에 블랙박스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상태인데 칸막이 없이 전시장 창문까지도 다 열었어요. 제가 즐겨하는 것은 건축의 원상태 살리는 거예요.
 

[05] 재료의 독창성이 현대미술에서 중요하다 그 재료를 어디서 헌팅하나? 

"제가 어떤 국면에서 이야기 했는지 기억이 나는데 <광원조각> 재료의 독창성 어디서 구했나 생각이 나도 어디서 구했는지 <각설이 작업> 온갖 주워온 것이 다 들어있는 것 그것을 하면서 쇼핑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헌팅이라고도 하고 <광원조각> 제일 그것들이 극도로 다양함이라든지 사소함과 하찮음 지금 전시에서도 보듯 느껴지는 광원조각은 재료로 다양하고 많죠. 모노형태로 보여주려고 했어요. 

[06] 양혜규 작가하면 <블라인드>가 생각난다. 왜 블라인드 많이 쓰이는지? 


양혜규는 리움이 내 자신의 상상력을 다 담을 수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만족한다고 나외의 인터뷰에서 말했는데 그가 한 말의 뜻을 오늘 태현선 리움 수석 큐레이터의 강연을 들으면서 실감하다 태현선 수석 큐레이터의 강의를 듣고 양혜규에 대한 의문점이 많이 풀렸다 그의 강의에 A+++주고싶다 양혜규가 인터뷰에서 말한 추상적 언어를 가장 선명하고 구체적이고 감동적으로 전해들을 수 있었다 


양혜규 블라인드 아트의 새국면을 보여주는 작품 <솔 르웟 뒤집기 23배로 확장된 3개의탑이 있는 구조물> 지금까지 해온 블라인드아트 세계를 뒤집어 보면서 그런 굴레에서 스스로 해방되고 싶어 새로이 시도한 작품이다 

"제 생각에 이 질문을 틀어볼게요. 블라인드 작품 2개 선보이고 있어요. <성채>와 <솔르윗 뒤집기> 입니다. 그동안 너무 기존의 블라인드 작품은 너무 많이 이야기 했잖아요. 블라인드 작품이지만 서로 아주 다른 2개의 작품을 비교하면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성채> 웅장하고 규모격자 내부와 외부 파고들죠. 기존방식의 전형성을 보여준다. <솔 르윗>은 생소하고 비전형성이에요. 이 작품은 소위 말하는 오래 같이 작품해온 사람도 기우뚱하게 할만큼 생경해요. 


방법론으로 보면 <성채>는 어떤 규모 어떤 격자로 되어 있고 내·외부 파고들다 블라인드를 가지고 추상적이지만 서사구성요소가 크지요. 서서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추상을 거부하지 않음 같은 방식이 다만 내뱉지 아니뿐이죠. 하지만 <솔 르윗>은 달라요 차용이라는 점도 특이하지만 서사구조가 부재해요. 그 말은 사실 서사와 구성에서부터 해방이라고 할 수있어요.

미니멀리즘의 미술학적으로 업적이기도 하고 랜덤(무작위)방식 존 케이지가 주사위 던져 작곡하듯 그렇게 무의미하게 그러나 그 속에서 의미를 찾는 방법론으로부터 부터도 해방된 방식이죠 그리고 둘 작품의 다른 점은 <성채>는 블라인드가 186개 들어가고요 <솔 르윗>는 compact한 블라인드가 500개 넘게 들어가 구성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밀도(density)가 높죠. 블라인드의 특성을 극한으로 밀고 붙인다. 반투명성이 무력화하죠 원래 블라인 듯 가린 긋 아닌 듯하지만 <솔 르윗>에서는 가볼 때까지 간다(radicalization) 그래서 극한으로 치닫는 실험이 필요합니다. 저 스스로 기존의 것에서 해방되는 것이 필요했어요.
 

[07] 성채 옆에 전시된 <상자에 가둔 발레> 너무 아름답네요. 설명 좀 부탁할게요? 


양혜규는 살기등등한 사회 인간의 존엄이 막장으로 가고 있는 사회 속에 사는 우리에게 축제의 회복을 절박하게 요구한다. 그는 바로 이에 대한 선례로 바우하우스의 춤이 상징하는 축연(celebration)과 환상의 회복을 들고나왔다. 아래 사진은 이 오리지널로 바우하우스의 회원인 오스카 슐레머의 연출한 삼부작 발레 의 한 장면이다 

"이게 저도 바우하우스 공부하면서 알게 되었지만 1918년, 도이치제국이 붕괴되어 바이마르 공화국이 성립되었다 바이마르는  지금의 베를린 상당히 당시 중심도시였어요. 지금의 베를린 상당히 중심도시 나치 들어나면서 망명하게 되죠(발터 그로피우스가 1919년 바이마르에서 설립) 1925년 변방도시인 데사우로 쫓겨나죠. 


사실은 축하행사(celebration) 퍼포먼스 정말 '안구에 습기가 찬다'의 상태 안타까움 눈물 나는 추방된 배제된 상태 이 사람의 장난기로 그 배경을 같이 보면 눈물겹다. 그 안에 이들이 품은 이상향 추구 나름대로 래디컬한 실험 추구 진보적인 건축 인형 극 조명 끔찍스러운 그 상황에서 나서는 엉뚱한 일을 저지른 셈이죠. 지금 빛나 보이지만 당시에는 전혀 아니었어요. 그때 거부당함 이 사람들은 구상이 없어 완벽히 낙인찍히고 그들의 눈에 거슬렸다. 




서울시립에서 몇 작품을 선보이기도 한 <놋쇠방울로 만든 소리나는 의류> 블랙 박 속에 담긴 이 작품에서 놋쇠방울은 주술적인 용구의 상징이며 우리는5분마다 돌아가는 선풍기를 통해서 이 방울이 서로 부딛치는 소리를 들으면서 상처받은 마음에 작은 위안과 용기를 얻을 수 도 있다 일종의 힐링아트다. 

[08] '라디에이터'를 보고 작가는 "낮은 곳에 따뜻함을 전하는 장치"라고 했다. 작가에게 주변 사물이 순간적으로 언제 새롭게 다르게 보일 때 언제인가요? "저의 경향인 것 같아요 취향 어떤 사람은 기계 좋아하는 사람 자기 성향 미술인 남이 앞서 제가 먼저 보는 자의 통찰력이겠지요. 

[09] 첫 전시 인천의 외할머니 폐가도 그렇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거나 하찮은 것 존재감 없는 것을 작가는 주목한다. 하찮은 것이 것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바람에는 팔이 없다>이 작품이야말로 가장 양혜규답다 사라져가는 것들의 복원이 주제다 2006년 작품 사동 30번지의 버전 업이다 양혜규는 존재감이 없는 것 사라져버린 것 음지에 가려진 것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것에 대한 짝사랑 내지 애정이 강력하다. 이 작품은 리움 주차장에 설치되어 있어 이 작품을 여간해서 보기 힘들다. 그러나 이번 전시의 중요한 개념작품이다 

"<서울근성>을 보면 허접하죠. 싸구려 사물 사소하고 사람으로 치면 소외된 이들, 내게는 양가적이고 대조화이 있어요. 저라고 그런 허접한 것 보면 민망해요 작가이기에 때로는 상대해야 하는 폭이 넓어요. 전시장 설치해주는 아저씨에서 눈여겨보다가 갑자기 사회저명인사 상대해야 하고 리움주차장에 설치한 작품 <바람에는 팔이 없다> 그런 건데요 이 작업이 어쩌보면 <외부에 꾸린 살림>이죠. 전시장 전체에 단위로 볼 때 외부에 살림 차림 가장 보잘 것 없는 것 많은 사람이 못 보고 갈 수도 있는 전 그것도 각오하고 있다. <사당 30번지>와 같은 자세로 만든 것이에요  효율성 유용성 같은 것 염두에 두지 않고 한 작업이에요. 

[10] '창고피스(2004)'를 보면 시대정신이기도 한 노마드 연상 이에 대해서한 마디? 
"그렇긴 한데요 모든 작가 미술인의 고민 물리적 짐 생김 음악과 다르게 미술 하는 사람은 너무나 부담스런 물리적인 짐 생김 그런 관계 작가와 생산물과 관계 유통되고 운반 되고 저장 되고 생태학 푸코의 생물정치학(bio-politic) 그 이면에 로지스틱(logistic) 군사 경제 용어죠. 시장이나 전시장이 가지고 있는 권력구조가 있죠. 전시장 컵 하나가 갑자기 나타나도 의미심장한 권력구조 관계가 형성되죠. 

[11] <배가 고프면 음악이 들리지 않지만, 배가 부르면 음악이 배고프다> 이건 문화와 경제의 관계를 비유한 말인데 선생님이 관계성의 중시한다는 것 같아요. 

"관계성 비유 그 중 코끼리로 설명하면서 문학작품(여기에 2개가 있다 하나는 조지오웰의 <코끼리를 쏘다>고 또 하나는 로맹 가리의 소설 <하늘의 뿌리>다 여기서는 로맹 가리의 것을 인용)에서 참조한 건데요. 로맹 가리 가 쓴 소설 <하늘의 뿌리>의  주인공 모렐이 2차 대전에서 나치 포로수용소 잡혀 끌려가 상상하겠지만 비인간적 상황 속에서 자괴감 이루 말할 수 없는 인간 이하의 삶 존엄이란 찾아볼 수 없기에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 코끼리를 생각하면서 이겨내요 거대한 자연의 힘차게 질주하는 어떤 인간도 막을 수 강력한 존재를 상징하는 코끼리에 의지해서 이 사람이 상황에서 극복해 살아나간다면 여생을 코끼리 보호에 바치겠다고 해서 이 지옥을 나가면 세상에 나가 코끼리 보호 운동을 결심했고 그는 당시 프랑스 식민지 아프리카 출몰 내전 식민 유탄 유린 뜬금없이 코끼리 보호 누구도 거들떠보지도 않는데 코끼리가 무해할 수 있다. 

상상력의 코끼리를 상상하면서 살리려고 하죠. 현실의 토끼 강력하기는커녕 그렇게 나약한데 사실은 짧게 코끼리 보호 무효할 수 있는 그 생각이 인간을 살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상상과 현실의 아무리 극한 상황의 분화 인간의 존엄성과 자연의 존엄함 연관 그 상상력의 힘은 거대하고 강력한데 현실에서 양가적 모렐 이름도 상징성이다. 정말 극한 상황에서 이사람 하루에 빵 한 조각 살아남았다. 꼭 살수 있다는 보장 없지만 코끼리라는 힘을 의지해서 버팀 그게 인간이다 이상한 존재 그것이 또한 인간이 코끼리와 다르지 않다. 연약하고 어마어마한 강력하고 비인적일만큼 신성한 게 인간이죠. 그런 경지에 도달 문화예술도 어려운 시기에 융성하다 이상하다고 하면 이상한 것 엄연한 것은 엄연한 거예요.
 


양혜규는 우리를 지배하는 것은 역시 자본의 신이라고 믿는 것 같다. 그러나 여기서 인류학적인 토템의 모습을 한 새로운 신을 등장시킨다 그것을 바로 상상력의 신이다. 그리고 작가는 자본의 신과 상상력의 신과 싸움을 붙이고 누구 이기나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뒤에 나온는 작품의 이름이 신용양호자다 그게 무슨 뜻인가 역설이다 다시 생각해도 그런 것 같다 심증은 있고 물증은 없지만 그가 자본의 신과 싸우는 상상력의 신일지 모른다 

[12] 고통(agony)이 작가생활을 유지시키는 비밀병기라 했는데 얼마만큼 필요하죠? 

"작가에게 필수불가결 인간에게 확대 시켜서 적용시킬 고통으로 그렇고 소위 말해서 미쳐버리는 것 우리가 정상의 상태가 아닌 미쳐버리는 것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도 덧붙이고 싶어요. 당사자가 아니라도 다만 체험하면 더 좋겠네요. 

[13] 선생님 설치를 보면 빛, 열, 냄새, 바람, 습도, 온도, 조명, 반사, 움직임, 장소의 특징 같은 것이 작동하잖아요. 그게 왜 필요한가? 

"예를 들면 2층에 전시되는 성채를 보면 현장감이 가는 영상작품(베니스비엔날레 출품작 중 하나)도 있고요 블라인드 위에 반사 긴장 조명 의 일부 그 위에 덮인 무빙 라이트(moving light) 조명기구 블라인드 그림자가 그 위에 떨어지기도 하고 영상마저도 주변의 영향 중첩(overlap) 계속 하고 있었다. 문이 열었다는 것은 소외 분리 벽 없애고 하나의 작업 뒤에 또 다른 작업으로 계속 이어지죠. 영상이 성채 안에 들어옴 그 속에 풍경이 나오고 영상에 이야기(narration)가 들어가고 무빙 라이트로 인해서 일부 오버랩 되면서 그림자가 덮이고 중첩과 분리가 되죠. 프레임 넘어서 경계를 넘으면서 또 다른 이미지와 영상이 그림처럼 나타나죠. 전체적으로 봐도 색채와 구성도 아름다워요 

양혜규 <소리 나는 의류> 2013 도금된 방울, 고리 스트라스부르 

양혜규 <소리 나는 의류> 2015 도금된 방울, 고리 서울 

[14] 예술작품은 시대를 반영하면서 또한 그 시대를 뛰어넘어야 하다는데 그 예가 있나요? 

"저는 이번에 보편성을 많이 이야기했는데 이 질문이 보편성과 결부되어 있다고 할 수 있죠. 이건 제 말인데 그것은 엄연하다 다시 말해 엄연하다 보편적이다. 우리시대는 그런 말이 무색할 정도로 시대의 밑에 그냥 그 속으로 흐르잖아요. 시대가 요구한다기보다는 엄연하게 그냥 흐르고 또 무한하게 흐르잖아요. 이건 일개 개인의 이야기 아니라 사람과 시대가 다 양가적 서로 물고 물리며 상통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15] 요즘 베를린 세계미술의 중심지다. 그곳 생활은 어떤가? 

"저는 독일체류증을 받고 살고 있지만 독일의 팬은 아니다. 독일을 잘 모르고 독일에 대해서 무심하게 지내는 편이에요. 서울에서 하는 불평·불만 못지않고 거기서도 많은 불평·불만을 늘어놓고 살아요. 


여간해서 웃지 않는 양혜규 작가, 김홍희 관장을 보고는 웃네요 오른 쪽에는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 커미셔너로 같이 나갔던 주은지씨, 리움미술관 양혜규의 상상의 세계를 펼치기에는 너무 좁다 하지만 그만한 전시장도 없는 것이 또한 사실이다 


이 작품<VIP학생회>은 양혜규의 상상력을 가장 잘 드러낸 작품으로 백남준의 TV코뮌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다 주제는 <보이지 않는 공동체>다 요즘 구차하고 가난했지만 전에는 그 나름의 인정공동체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 씨가 말라버렸다. 여기 의자는 기부를 받은 것으로 각국의 대사관이 보내주기도 하고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보내준 것이다.


여기서 착안자인 작가와 대여자인 여러 사람들 그리고 작품을 보려온 관객들이 서로 얼굴을 볼 수는 없는 느슨한 연대와 관계 속에 서로 얽히고설키면서 일시적이나마 보이지 않는 공동체를 이룬다. 이런 공동체는 일직이 백남준이 열망한 유토피아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관객이 잠시 앉아서 쉴 수 있는 쉼터의 장이 되기도 하다.


양혜규의 작품 중 비교적 예쁜 컬러가 살아있는 작품이다. 색채와 모양의 유희정신을 보여준다 예술이란 바로 빨래말리기나 마찬가지다 우리의 몸과 마음과 혼을 잘 빨아서 잘 널어말리는 것이 인생예술이 아닌가.

 


양혜규의 매듭연작 중 하나다. 얼키고 설킨 매둡풀기와 유기적 관계성의 애매모호함과 그 난해성과 그 상징성을 잘 보여준다 왼쪽은이번에 도록의 전시글을 쓴 김성원 교수 

[경향 인터뷰] <질문>그간의 작품 속에는 항일운동가 김산,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 녹색혁명가 페트라 켈리, 재일 서경식 교수 등이 언급되고 있는데. <대답> 나는 그들을 ‘홈리스’라 부른다. 노마드, 디아스포라 개념 등도 있지만. 이 홈리스들은 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다른 게임을 요구한다. 


지금 시스템, 체제로는 감싸안을 수 없음을 보여준 사람들이다. 지금, 현재의 프레임에 딴죽을 거는 그들에게 관심이 많다.” 양혜규 작가는 체제가 품지 못하는 소외된 사람들, 사건을 통해 지금의 우리 체제를 끊임없이 환기시키는 것이다. [출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6102145415&code=960202 




이번 리움 양혜규전에서 아래층에서 전시되는 <중간유형>은 바로 일본의 가나자와 공원의 겨울나무를 보호하는 장치를 보고 영감을 얻은 것이다 

이번 리움 양혜규전에 나오는 '보로부두르사원(Borobudur)'의 오리지널이다 

[전시강연]
 2.14(토) 14시, 태현선 큐레이터, 김성원 교수 3.21(토) 14시, 양혜규 작가  전시설명 :국문11시, 13시, 15시 / 영문 14시(주말) 전화 02)2014-6655 

오늘 리움미술관에서 본 하늘은 조금 멜랑콜리하다 


다른 각도에 찍은 리움 입구 이게 카푸어 작품이다
 

리움미술관 오래간만에 본 칼더의 작품 기분이 유쾌해진다 

[이번 전시에 모티브가 된 로맹 가리의 하늘의 뿌리에 대해] 

소설가 로맹 가리와 그의 부인 진 세버그(Romain-Gary & Jean-Seberg) 
<출처> 연합뉴스 
http://book.daum.net/media/detail.do?seq=30941 

로맹 가리(Romain Gary)의 '하늘의 뿌리(Les Racines du Ciel 1956)'는 아프리카에서 잔인하게 말살당하고 있는 코끼리를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프랑스남자 주인공 모렐과 그 주변 사람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인간의 존엄을 철저히 짓밟는 강제 수용소에서 수감 생활을 한 모렐은 수용소 출감 뒤 아프리카 차드로 가서 코끼리 보호 운동에 투신한다. 

그에게 코끼리는 수용소 생활 당시 절망에 무릎 꿇지 않도록 도와준 버팀목 같은 존재. 좁디좁은 감방에 갇힌 모렐과 동료들은 자유롭게 초원을 누비는 아프리카 코끼리를 상상하며 지긋지긋한 수용소 생활을 견뎌냈다. 

모렐은 아프리카에서 한해 3만 마리씩 잔인하게 죽어가는 코끼리 사냥을 막기 위해 총을 들고 코끼리 편에 선다. 모렐이 끝없이 펼쳐진 아프리카의 평원을 무리지어 이동하는 코끼리 떼를 경이롭게 바라보는 이유는 코끼리의 존재에서 생명의 자유와 존엄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는 진보라는 허울 아래 학살되는 코끼리를 지킴으로써 발전이라는 구호에 밀려 점점 희미해져가는 인간의 존엄도 함께 지키고자 한다. 1980년대에 소개됐다가 절판된 로맹 가리의 자전적 소설 '새벽의 약속'(심민화 옮김)도 <문학과사상사>에서 의해 재출간. 로맹 가리(1914-1980)는 같은 작가에게 절대로 주는않는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 공쿠르 상을 유일하게 두 번 탄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