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 개인전 <사유(Pensive) : 思惟> 불이(不二)_무무명, 2025, 캔버스에 아크릴릭, 130x130cm / 전시제목 : 이종구 개인전 《사유(Pensive) : 思惟》전시기간 : 2026년 5월 20일(수) – 2026년 6월 20일(토) 전시장소 : 학고재 본관 (종로구 삼청로 50) 학고재 오룸 (online.hakgojae.com) 출 품 작 : 회화 38 점

1. 전시 개요
학고재는 2026년 5월 20일(수)부터 6월 20일(토)까지 이종구(b. 1954)의 개인전 《사유 : 思惟》를 연다. 이번 전시는 반가사유상의 형상을 축으로 삼아, 동시대의 현실과 그것을 인식하는 방식 사이의 팽팽한 긴장을 구축한다. 작가는 폐쇄된 세상 속에서 외부로 향하던 시선을 내면으로 돌려, 삶을 성찰하고 치유하는 ‘구도적 리얼리즘’을 제시한다. 1980년대 이후 천착해온 사회적 현실주의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인간 존재의 본질과 보편성을 탐구하여 작업의 지평을 확장시킨다. 사회적 의제를 넘어 생명과 평화의 영성으로 도달하려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2. 전시 주제
이종구는 1980년대 민중미술 운동의 중심에서 농민과 농촌의 현실을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다. 특히 산업화와 도시화 그늘에 가려진 공동체의 실상을 정면으로 드러낸 정부미 쌀 포대 위에 그려진 농민의 초상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시각화한 기념비적 작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회화는 단순히 향토적 정서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동시대의 사회적 사건들은 그의 화면 속에서 시대의 풍경으로 충실히 기록되었다. 그러나 팬데믹 시기에 겪은 단절과 폐쇄의 경험, 죽음에 대한 감각, 그리고 정년퇴임이라는 삶의 전환점을 맞닥뜨리며, 근원적이고 존재론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걸으며 몸으로 사유한 시간과 사찰 순례를 통한 침묵의 경험은 인간 존재와 생명의 문제를 새롭게 응시하는 계기가 되었다. 외부 현실로 향하던 시선을 자기 존재와 내면의 시간으로 돌리게 한 것이다. 그 무렵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에서 마주한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으로부터 종교적 상징을 넘어, 깊은 고요 속에서 세계를 응시하는 존재의 태도를 발견한다.
이번 전시의 핵심인 ‘몸의 사유’는 관념적 명상에 머물지 않는다. 병과 노화, 걷기와 호흡 등 신체에 새겨지는 실존의 과정을 가감 없이 투영한다. 작가는 화면 안에 반가사유상의 형상과 세속의 풍경을 공존시킴으로써, 모든 현상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는 불교의 ‘불이(不二)’ 사상을 회화적으로 구현한다. 이는 삶과 죽음, 고통과 평화, 인간과 자연이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서로 의존하며 끊임없이 순환한다는 통찰을 담고 있다.
화면 구성 역시 이러한 철학적 태도를 뒷받침한다. 깊은 선정에 든 반가사유상 곁으로 물결과 불꽃, 병든 육체와 군중의 형상을 병치하여 시각적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여기서 반가사유상은 초월적 존재를 넘어, 혼란한 현실을 묵묵히 관조하는 ‘사유의 시선’ 자체가 된다. 숭고한 불상과 즉물적인 신체를 나란히 놓는 방식을 통해, 성(聖)과 속(俗), 정신과 육체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실체임을 역설한다.
<무무명>, <불이>, <예토>, <항마촉지>와 같은 작품제목들은 불교적 개념을 경유하지만, 결코 특정 교리의 재현에 머물지 않는다. 전쟁과 재난, 혐오와 갈등이 산재한 동시대의 풍경 위로 호출하며, 혼돈의 시대 속 인간의 실존적 방식을 질문한다. 구체적인 사건을 지시하는 대신 시대의 불안과 폭력을 은유적으로 환기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작가는 감정적 과잉이나 극적인 서사를 배제한 채, 일정한 거리감과 침묵을 유지한다. 이러한 절제된 시선은 각자의 고요한 사유 속에서 작품과 마주하게 한다.

《사유 : 思惟》는 사회적 현실주의의 계보를 이어온 이종구의 회화가 인간 존재의 본질적 문제로 확장되는 지점을 조명한다. 초기 작업이 시대적 모순을 고발하는 집요한 기록이었다면, 최근 작업은 생명의 근원을 향한 깊은 질문으로 그 무게중심을 옮겨간다. 이제 그의 회화는 사건의 표면을 재현하는 단계를 넘어, 인간이 세계를 감각하고 기억하는 방식 자체를 탐구하는 사유의 장(場)으로 진입한다. 관객은 반가사유상의 침묵 어린 시선 아래 육체의 유한성과 흔적, 명멸하는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풍경을 마주한다. 그 긴장된 거리감 속에서 작가는 우리에게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목도하고 있으며, 어떤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가.
3. 작품 소개
사유_불 2025 Acrylic on canvas 130x162cm / 사유_예토(팔레스타인) 2025 Acrylic on canvas 130x130cm / 사유_항마촉지2 2023 Acrylic on canvas 130x130cm / 사유_생로병사2
2024 Acrylic on canvas 130x130cm / 나무1 2025 Acrylic on canvas 193x130cm
〈사유_불〉 속 반가사유상은 다각도로 배치되며 하나의 세계 안에서 공존하는 복수의 시선으로 등장한다. 이는 단순한 화면 분할이 아니라 삶과 죽음, 고통과 평화처럼 대립하는 가치들이 본래 하나라는 ‘불이(不二)’의 원리를 암시한다. 특히 화면을 가득 채운 불꽃은 한국 현대사의 저항 정신을 상징하는 화염병의 불길인 동시에, 번뇌를 태우고 지혜를 밝히는 성스러운 광배(光背)의 빛으로 치환된다. 이처럼 세속의 비극적인 화염이 곧 깨달음의 서광으로 변모하는 역설적 공간이다.
반가사유상은 혼란한 현실 위에 군림하는 초월자가 아니다. 시대의 폭력과 불안을 침묵으로 감내하는 공동의 존재로 자리한다. 이러한 성찰의 시선은 〈사유_예토(팔레스타인)〉에서 더욱 처절한 구체성을 가지며, 민중미술의 계보와 맞닿는다. 불교에서 번뇌와 고통이 가득한 현세를 뜻하는 ‘예토(穢土)’는 전쟁과 학살로 신음하는 팔레스타인의 비극과 같은 역사적 현장을 상징적으로 투영한다. 과거 한국 사회의 모순과 민중의 삶을 집요하게 기록했던 작가의 비판적 정신은, 이제 인종과 국가를 넘어 고통받는 인류 전체를 향한 연대로 확장된다. 폭력과 죽음이 실재하는 ‘예토’의 한복판을 외면하지 않음으로써, 현실의 고발이라는 민중미술적 토대 위에 존재론적 사유라는 새로운 층위를 쌓아 올린다. 격렬한 비극의 현장과 고요한 사유를 한 화면에 충돌시키면서도, 고통의 무게를 함께 짊어지게 하는 작가의 절제된 미학을 보여준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나체 역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단순한 육체의 재현을 넘어, 인간 존재의 본질적 상태를 드러내는 장치로 기능한다. 계급과 권위, 욕망 등 사회적 규범이 덧씌운 껍데기를 모두 벗어던진 ‘인간 자체’로의 귀환을 의미한다. 숭고하고 영원한 반가사유상의 형상과 연약하고 유한한 인간의 신체는 한 화면에 병치되며, 초월과 현실이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불이(不二)의 감각을 완성한다. 불완전한 몸이야말로 추상적 관념이 비로소 구체적인 사유로 번역되는 단 하나의 실존적 무대임을 역설한다.
인간의 유한성을 긍정하는 이 지점에서 이종구의 회화는 비로소 삶의 비극을 껴안는 숭고한 생명력을 얻는다.
〈사유_생로병사2〉는 작가가 두 번의 수술과 병고를 겪으며 마주한 실존적 경험에서 발원한다. 질병과 죽음의 문턱을 통과하며 변화한 신체를 가감 없이 드러낸 이 작업은 ‘몸의 사유’라는 주제를 가장 육성에 가까운 언어로 증명한다. <나무>를 중심으로 한 연작에서는 사유의 지평이 일상적인 삶의 풍경으로 확장된다. 화면 속 거대한 나무는 시간의 궤적과 생명의 순환을 지탱하는 중심축이 된다. 그 아래에 아이와 중년들, 휠체어에 몸을 맡긴 노인의 모습은 인류 보편의 생로병사를 한 폭의 풍경화로 펼쳐낸다.
여기에 등장하는 진돗개는 단순히 농촌의 정경을 재현하는 소재가 아니다. 인간과 동일한 윤회의 굴레 속에 놓인 고귀한 생명이자, 만물에 불성(佛性)이 깃들어 있다는 세계관을 대변한다. 진돗개는 인간 삶의 주변부가 아니라, 생로병사의 시간을 함께 관통하는 또 하나의 동반자로서 화면에 엄연히 자리한다. 이처럼 이종구의 회화는 비극적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그 속에서 묵묵히 지속되는 생명의 연대와 순환의 준엄함을 놓치지 않는다.
이종구의 작업은 특정 종교적 도상을 설명하거나 고착된 사건을 지시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형상과 형상 사이의 여백을 통해 각자의 내면이 공명할 수 있는 다층적인 감각의 장(場)을 열어준다. 명확한 해답 대신 그 고요한 간극 속에 머무는 시간은, 스스로의 삶을 비추어 보는 성찰의 여정이 된다.
우리의 시선 끝에는 상흔 가득한 땅에서도 기어이 피어오르는 평화의 실체가 남을 것이다. 끝내 식지 않는 존재들의 온기를 발견하는 순간, 인간의 존엄은 고유한 파동으로 공명하기 시작한다.
4. 작가 소개
이종구(b. 1954)는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사회적 리얼리즘의 토대를 구축하며 시대의 모순을 집요하게 추적해왔다. 1980년대 민중미술의 흐름 속에서 정부미 쌀부대 위에 농민의 초상을 그려 넣음으로써, 농촌을 단순한 향토적 서정의 대상이 아닌 사회적·정치적 발화가 일어나는 비판적 현장으로 전복시켰다. 그의 회화는 자본주의 체제 아래 소외된 노동과 붕괴하는 공동체의 조건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화면에 새겨진 농민의 주름과 투박한 신체는 근대화의 그늘을 온몸으로 관통해온 한국 현대사의 흔적을 가시화한 결과물이다.
최근 작가는 이러한 비판적 정신을 동시대적 인류애와 연대로 확장하며, 생태와 생명성의 담론으로 시선을 넓히고 있다. 인간과 대지, 생산과 소멸의 순환 고리를 사유하는 그의 행보는 생명의 존엄이 경시되는 현대 사회에 대한 또 다른 형태의 성찰이다. 결국 이종구의 작업은 “미술이 현실과 윤리적으로 관계 맺으며, 존재의 존엄을 증명할 수 있는가”라는 치열한 응답으로 수렴된다.
이종구는 충청남도 서산 출생으로 중앙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인하대학교 미술교육전공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중앙대학교 서양화 전공 교수 역임,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사유 : 思惟》(2026, 학고재, 서울), 《광장_봄이 오다》(2018, 학고재, 서울), 《우현예술상 수상기념전》(2010,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올해의 작가》(2005,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주요 단체전으로 《기술의 저변:경계에 선 장면들》(2026,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땅을 딛고 바람을 넘어, 충남미술관 프로젝트》(2025, 당진문예의전당, 당진), 《한국미술의 계보 LINEAGES_Korean at The Met》(2024,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뉴욕, 미국), 《바람보다 먼저》(2021, 수원시립미술관, 수원), 《광장》(2020, 국립현대미술관, 과천),《4・3 70주년 동아시아 평화인권: 침묵에서 외침으로》(2018, 제주4・3평화기념관, 제주), 《키워드 한국미술 2017: 광장예술-횃불에서 촛불로》(2017, 제주도립미술관, 제주), 《광복 70년 위대한 흐름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2015,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등이 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가나미술상, 인천문화재단 우현상, 중앙미술대전 장려상 및 특선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등 다수의 주요 공공기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5. 작가 약력
1954 충청남도 서산 출생 / 학력 1976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졸업 1988 인하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전공 졸업
주요 경력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교수 역임 /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역임
주요 개인전 : 2026 사유 : 思惟, 학고재, 서울 / 2018 광장_봄이 오다, 학고재, 서울
2016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 Ⅱ: 리얼리즘의 복권, 가나인사아트센터, 서울
2015 절집기행, 미황사, 해남 / 2010 우현예술상 수상기념전,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09 국토: 세 개의 풍경, 학고재, 서울; 신세계 갤러리, 광주 / 2006 두 개의 방 대추리_바그다드, 평화박물관, 서울 / 2005 올해의 작가 2005 – 이종구,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 2004 땅의 정신, 땅의 얼굴, 한길 북하우스, 파주 / 2003 국토, 학고재, 서울 이라크 이슬람 기행 – 주인을 찾습니다, 신세계갤러리, 인천 / 1999 귀향 – 오지리 사람들 2, 서산시 문화회관, 서산 / 1997 초대전, 해반갤러리, 인천 / 1996 가나미술상 수상기념전, 가나아트, 서울 / 1992 땅의 사람들, 학고재, 서울; 예지화랑, 대구 / 1991 오지리 사람들, 오지초등학교, 서산 / 1989 초대전, 온다라미술관, 전주 / 1986 땅의 사람들, 그림마당 민, 서울; 맥향화랑, 대구 / 1976 이종구 습작전, 인천공보관, 인천
주요 단체전
2026 기술의 저변: 경계에 선 장면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25 땅을 딛고, 바람을 넘어, 당진문예의전당, 당진
천천히 흐른다, 스페이스몸 미술관, 청주
2024 한국미술의 계보,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뉴욕, 미국
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 경남도립미술관, 창원
2021 바람보다 먼저, 수원시립미술관, 수원
현대불교미술전 - 공(空),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서울
2020 한국 근현대인물화전 - 인물, 초상 그리고 사람, 갤러리현대, 서울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9 시점·시점–1980년대 소집단 미술운동 아카이브, 경기도미술관, 안산
2018 경기 아카이브_지금, 경기도미술관 경기상상캠퍼스, 수원
4・3 70주년 동아시아 평화인권 - 침묵에서 외침으로, 제주4・3평화기념관, 제주
2017 코리아 투모로우 2017: 해석된 풍경, 성곡미술관, 서울
키워드 한국미술 2017: 광장예술 – 횃불에서 촛불로, 제주도립미술관, 제주
2016 얼굴, 맞서다, 성균관대학교 박물관, 서울
사회 속 미술 – 행복의 나라,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서울
2015 시민과 함께 하는 광복 70년 위대한 흐름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광복 70주년 한국근현대미술특별전,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2014 사람들_한국과 카자흐스탄, 카자흐스탄 국립현대미술관, 아스타나, 카자흐스탄
2014 민주인권평화전: 오월의 파랑새,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2013 발리 제주 – 두 섬의 결의, 인도네시아 국립미술관, 자카르타, 인도네시아
6월 민주항쟁 기념 민중미술 특별전 – 잠수함 속의 토끼, 민주공원, 부산
2012 한국현대미술_거대서사 1,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한국근현대미술 특별기획전 – 여기 사람이 있다,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2011 올해의 작가 23인의 이야기 1995 - 2010,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코리안 랩소디: 역사와 기억의 몽타주, 리움미술관, 서울
2010 아시아 리얼리즘,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싱가포르국립박물관, 싱가포르, 싱가포르
현대미술로 해석된 리얼리즘, 경남도립미술관, 마산
2009 원더풀 픽쳐스, 일민미술관, 서울
현대미술로 해석된 리얼리즘, 경남도립미술관, 창원
2008 서울미술대전–한국현대구상회화의 흐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백두대간 대미 지리산, 전북도립미술관, 완주
2007 신화를 삼킨 섬 – 제주풍광, 제주현대미술관, 제주
민중의 고동: 한국미술의 리얼리즘 1945-2005, 후쿠오카아시아미술관, 후쿠오카, 일본
2006 한국미술 100년 2부: 전통, 인간, 예술, 현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그.리.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5 서울미술대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시대의 초상, 일상의 울림, 박수근미술관, 양구
2004 평화선언 2004 세계 100인 미술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엄뫼·모악, 전북도립미술관, 완주
2003 환경미술 – 물,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쌀 – 아시아의 정신 아시아의 주식, UCLA 파울러뮤지엄, 로스앤젤레스, 미국
2002 우리의 얼굴들, 제비울미술관, 과천
또 다른 미술사: 여성성의 재현,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서울
2001 1980년대 리얼리즘과 그 시대, 가나아트, 서울
한국현대미술, 시대의 표현 – '상처와 치유',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2000 겨레와 함께한 쌀 – 도작 문화(稻作 文化) 3000년, 국립중앙박물관, 서울
1999 중앙미술대전 역대수상작가전, 호암갤러리, 서울
코리아+JAALA – 동북아와 제3세계미술,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1998 대전시립미술관 개관기념전,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새로운 천년 앞에서 – 5.18 18주기 기념,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1997 광주통일미술제, 광주 5.18 묘역, 광주
한국미술 97 – 인간·동물·기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1996 한국 모더니즘의 전개 1970~1990: 근대의 초극, 금호미술관, 서울
1995 한국현대미술, 중국미술관, 베이징, 중국
제1회 광주비엔날레: 광주 5월 정신,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1994 민중미술 15년: 1980~1994,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동학농민혁명 100주년 – 새야 새야 파랑새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1993 코리아 통일미술, 센트럴미술관, 도쿄, 일본
태평양을 건너서: 오늘의 한국미술, 퀸즈미술관, 뉴욕, 미국; 금호갤러리, 서울
1992 오늘의 삶, 오늘의 미술, 금호갤러리, 서울
JALLA – 세계와 우리, 도쿄도미술관, 도쿄, 일본
1991 통일, 그림마당 민, 서울
한국현대미술의 한국성 모색 – 3부 갈등과 대결의 시기, 한원갤러리, 서울
1990 온다라 개관 3주년기념 농촌의 현실, 농민의 모습, 온다라미술관, 전주
광주여, 오월이여, 그림마당 민, 서울
1989 80년대의 형상미술, 금호갤러리, 서울
1988 JALLA, 도쿄도미술관, 도쿄, 일본
민중미술: 한국의 새로운 문화운동, 아티스트 스페이스, 뉴욕, 미국
1987 오늘의 인천미술 그 형상, 인천문화회관, 인천
1986년 문제 작가 작품전, 서울미술관, 서울
1986 우리시대 30대 기수, 그림마당 민, 서울
1985 지평(地平) 창립전, 인천시공보관, 인천
한국미술 ‘85년, 아랍문화회관, 서울
1984 해방 40년 역사, 광주 아카데미 미술관, 광주; 전남대학교, 광주; 가톨릭센터, 부산; 진화랑, 마산;
연세대학교, 서울; 고려대학교, 서울
삶의 미술, 아랍문화회관, 서울; 관훈갤러리, 서울
1983 임술년, "구만팔천구백구십이"에서, 아랍문화회관, 서울; 수화랑, 대구
중앙미술대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982 임술년, "구만팔천구백구십이"에서, 덕수미술관, 서울
중앙미술대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980 조형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미술회관, 서울
현대미술상황 ’80 – 인천, 남빈화랑, 인천
수상
2010 우현상, 인천문화재단
2005 올해의 작가상, 국립현대미술관
1994 가나미술상, 가나아트
1983 중앙미술대전 장려상, 중앙일보
1982 중앙미술대전 특선, 중앙일보
출판
2013 『이종구 1980-2013』 도서출판 학고재
2004 『땅의 정신 땅의 얼굴』 한길아트
주요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 미술은행, 서울 / 정부미술은행, 과천 /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 전북도립미술관, 완주 / 전남도립미술관, 전남 / 제주도립미술관, 제주 / 청와대, 서울 / 청남대, 청주 / 한국은행, 서울 / 인천문화재단, 인천 / 성곡미술관, 서울 / OCI미술관, 서울 / 고려대학교박물관, 서울 / 아리랑문학관, 김제 / 쌈지아트컬렉션, 파주 / KEB하나은행, 서울
5. 전시 평론
<사유를 사유하는 예술가 이종구의 사유>- 김준기 ㅣ 미술비평, 전 광주시립미술관장
청년 시절 이종구의 회화는 특정적이었다. 1980년대 이후 이종구는 쌀 포대에 농민의 모습이나 사회 현실을 풍자하는 상황을 담아내면서 비판적 현실주의 계열의 민중미술 운동에 참여했다. 당시 이종구의 회화는 언제나 특정한 의제를 장착하고 있었다. 지금 이종구의 회화는 보편적이다. 원숙기에 접어든 화가 이종구는 ‘사유(思惟)’라는 정신 활동을 화두로 인간의 본질에 다가서고자 하는 그림을 펼치고 있다. 반듯하게 정제된 회화 양식으로 풍경과 인물, 그리고 사물에 담은 사유의 상황과 장면들은 인간성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반전은 사유의 보편성을 파고드는 인물의 구체성에서 나온다. 그는 가장 특수한 것으로부터 가장 보편적인 것을 끄집어내는 일, 그리하여 특수와 보편이 ‘불이(不二)’의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종구는 리얼리스트다. 그는 사실주의 화법으로 평생을 일관했음은 물론이고, 현실주의 태도로서 인간과 사회의 면면을 깊이 살펴온 예술가다. 한국 리얼리즘 미술의 거장으로 자리 잡은 그의 회화 역정은 1980년대 초 창작그룹 ‘임술년, 구만팔천구백구십이’에서 활동하며 출발했다. 민중미술 운동의 시대에 이종구는 산업사회의 배리(背理)를 들춰내는 사회적 현실주의(Social realism) 경향 작품을 발표했다. 그의 초기작들은 농촌 현실에 초점을 맞췄다. 그것은 농사 예술의 관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농사는 인류 문명의 시원으로서 자연과 인간을 매개하는 생명 현상이자 노동 문명의 과정이며 그 결과이다. 그것은 인간의 노동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우주 질서의 한가운데서 태어난 생명 가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시인 신경림의 「농무」와 싱어송라이터 정태춘 등의 노래들을 비롯해 화가 이종구의 고향마을 오지리 전경 등은 한국의 농사 예술을 대표하는 걸작들이다. 미술 관점에서 보자면 이종구의 농사 예술은 일제강점기와 20세기 중반에 활동한 허백련의 뒤를 잇는다. 신학철과 임옥상도 땅과 흙과 농경문화를 다뤘지만, 이종구는 훨씬 더 구체적으로 현실주의 관점에서 농민과 농촌, 나아가 농사라는 문명 자체에 천착해 들어갔다. 이종구는 농사 예술을 통하여 이촌향도(離村向都)로 점점 피폐해 가는 농촌의 현실을 드러냈다. 나아가 그의 농사예술은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하는 비판에 그치지 않고 땅과 더불어 삶을 꾸려가는 인간의 내면과 생명의 서사를 성찰했다.
1994년 국립현대미술관 《민중미술 15년: 1980–1994》에 출품하고, 2005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는 등, 이종구는 20세기 후반 이후 민중미술 운동의 과정과 그 결과에 깊은 족적을 남긴 예술가이다. 21세기의 이종구는 이렇듯 한국 제도 미술계의 앞줄에 서 있으면서도 현실 속의 시대정신과 대면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현장을 누볐다. 그는 대추리 군기지 확장 이전 반대 투쟁의 현안이었던 ‘대추리 평화 예술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그 체험을 회화와 아카이빙으로 풀어냈다. 나아가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의 역사적 현장을 포착하며 동시대의 정치적 현실을 시각화해 왔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현실의 문제와 더불어 그의 예술 세계는 넓고 깊게 익어갔다.
이렇듯 살아 펄펄 뛰는 현실의 지평에서 치열하고 날카롭게 대립하던 리얼리스트 이종구는 원숙기에 이르러 깊은 생각의 경지에서 인간과 사회와 생명과 우주의 보편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핵심적인 화두는 사유다. 사유는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일이다. 그가 이야기하는 깊은 생각의 세계, 즉 사유는 관념적 사색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그가 제안하는 사유는 훨씬 더 구체적이고 명료하다. 명상이 생각을 비우는 것이라면 사유는 생각을 깊이 끌고 가는 것이다.
이번 전시의 출품작들은 2021년부터 올해까지에 이르는 근작들이다. 해남의 미황사, 남원의 실상사, 정선의 정암사 등 수많은 사찰 풍경을 통하여 그는 심원한 사유의 세계를 그림에 모신다. 이 사찰 연작들은 깊고 푸른 밤의 이야기를 펼친다. 푸르디푸른, 그리하여 짙푸르게 푸른 이종구의 푸른색은 사유의 세계를 호출하는 시각 장치다. 그의 예전 회화가 담아온 풍경들이 아우른 저 다층 다양한 서사들을 뒤로한 채 그는 절대적인 침묵의 시공간을 화면 속에 구현한다. 사찰 순례를 통하여 깊은 생각의 세계를 전개한 이종구의 사유 연작은 마침내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에 이르러 결정적인 의미망을 펼친다. 그가 국립중앙박물관의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을 그림 속으로 끌어들인 것은 ‘몸의 사유’라는 주제를 전면에 내세우기 위한 선택이다.
사물과 신체의 병치 전략은 화가 자신의 깊은 체험에서 비롯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사회적 단절과 폐쇄의 시간을 견뎌야 했고, 동시에 대학 교수직 정년 퇴임이라는 삶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또한 병을 얻어 죽음의 공포와 직접 대면하는 시간 역시 지나왔다. 그는 걷기 시작했다.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몸으로 맞이하는 사유의 시공간을 열었다. 몸을 써 사유를 심화해 온 이종구는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에서 만난 반가사유상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반가사유상은 한쪽 다리를 반대쪽 무릎 위에 얹는 반쪽짜리 책상다리, 즉 반가부좌(半跏趺坐) 상태로 생각에 잠긴 모습을 하고 있다. 그는 몸으로 맞이한 사유의 시공간을 종교적 도상에 대입했다. 반가사유상이 종교와 예술 양면에서 숭고의 정통을 가지고 다시 생각하며 깊이 감동했다. 반가사유상의 뜻을 새기며 인간과 사회의 모든 이분법적인 요소를 넘어 진정한 평화에 이르는 길을 찾고자 한 것이다.
발상의 전환은 이 대목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불교 도상의 숭고미를 나체의 몸과 연결했다. 나체는 인간 사회가 규정한 모든 틀을 벗어나 인간 자체의 본성으로 돌아간 모습이다. 불교 도상과 인간 나체를 대비시키면서 부처와 인간이 둘이 아닌 하나라는 점을 부각하고자 했다. 나체와 마찬가지로 ‘불(火)’과 ‘꽃’도 반가사유상과 짝을 이룬다. 불은 번뇌이자 소멸이다. 꽃은 생명의 뜻에 바치는 헌사이다. 반가사유상 옆의 불과 꽃처럼 그는 몸을 나란히 두어 관계 속의 서사 구조를 만들어 나간다. 누구나 알고 있는 불교 도상을 자신의 그림에 도입한 것은 당연히 종교적 틀로 다져진 강력한 상징 자본을 끌고 들어와 ‘사유’라는 서사를 설정하기 위함이겠지만, 이와 쌍을 이루는 나체의 인물들을 통하여 이종구식 사유의 본체적 배치 전략은 보다 완벽한 예술적 언어로 거듭난다.
그것은 인류 문명사에서 가장 깊이 있게 사유 체계를 구성해 온 불교의 종교적 도상을 인용하면서 출발한다. 깊고 넓은 생각의 그물인 사유의 세계를 상징하는 반가사유상은 사유를 상징하는 사물이다. 그 옆에 나란히 놓인 나체의 인물상은 가장 실존에 몰입한 존재를 제기한다. 반가사유상이 생각의 편린을 넘어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생각의 연쇄로서 사유의 세계를 펼친다면, 나체 인물상은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거룩함보다는 즉물성을 드러낸다. 반가사유상이 생각 너머 사유 세계의 넓고 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나체 인물상은 사유의 깊이보다는 날것 그 자체로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듯 극적인 대비를 이루는 두 요소를 배치함으로써 이종구는 즉물성, 즉 물질에 득(卽)하여 감각적 차원의 인지 작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함께 보여준다. 성과 속, 정신과 물질, 객관과 주관 등의 이원론적인 차이들이 불이의 것임을 명징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그것은 부처와 자화상을 대비한 대목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건강하고 탄탄한 몸을 가진 결가부좌(結跏趺坐)의 부처가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하고 앉아 있는 모습과, 병치레 이후 예전과
달라진 모습의 자신의 나체를 대비한다. 단정한 옷차림을 한 초로의 신사로서 자신의 모습과 링거 거치대를 들고 선 자신의 모습을 병치하는 방식으로 그는 변화하는 몸과 마음의 현실을 투영한다. 그것은 기억-감각-느낌-생각-사유로 이어지는 신체와 정신의 뇌과학적 메커니즘을 환기한다.
사유의 출발은 몸의 기억이다. 사유는 몸의 기억의 산물이다. 사유란 생각이 생각을 거듭하는 깊은 생각이다. 어떤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떠오르는 기억의 연쇄 작용이 생각이라면 사유는 그것을 앞뒤로 따져서 구조적인 의미화 작용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이렇듯 사유는 인지 작용 최상위에 자리한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종구가 제안하는 사유는 고도의 논리적 정신작용이 아니다. 그의 사유는 오히려 가장 낮은 단계의 인지인 기억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인륜적인 기억만이 아니라 생물학적인 기억을 포함한다. 단세포 동물의 기억에서 인간 뇌세포의 기억에 이르기까지 이 기억이라는 세포 활동은 감각과 느낌, 생각의 단계를 거쳐 사유의 단계로 고도화한다. 몸의 기억을 내비치며 그는 사유의 정면과 이면을 함께 드러내는 병치 전략을 구사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예술가 이종구는 사유를 사유할 것을 제안한다. 종교적 성상과 나란히 자리 잡은 나체의 인물은 날 것 그대로의 인간 실존을 내세워 사유의 근본성을 드러낸다. 사유의 상징으로서 반가사유상이 종교미에 비해, 인간의 나체가 보여주는 사유하는 모습은 지극히 원천적인 차원에서 출발한다.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기원에 선 인간 존재. 유한성을 내재한 채 태어난 생명체로서의 인간에 대한 이종구의 사유는 면벽 수도의 정적인 사유가 아니라 몸으로 드러내는 격동적인 침묵의 사유이다. 특히 화가 자신을 등장시키는 그림에서 관객은 몸이라는 기제를 타고 난 인간의 실존을 날것으로 대면한다. 부처와 화가 자신의 만남은 청동 조형물이라는 사물과 몸이라는 사물의 만남이다. 물질에 득하여 깨달음을 얻는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정신으로, 깊고 넓은 생각의 그물을 펼치는 이종구의 예지(叡智)는 그 사유가 예술적 지평으로 전환되는 지점에서 선명해진다. 그것은 생명 평화의 너른 땅과 바다와 하늘을 아우르며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우주적 영성의 세계이다. 적게 보기
'최근전시행사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퐁피두센터 한화] 파리 퐁피두센터 서울 상륙... '큐비즘 혁명' 펼치다 (1) | 2026.06.13 |
|---|---|
| [스페인거장 고야] 이성이 잠들 때, 괴물이 깨어난다>展 6-26부터 (0) | 2026.06.13 |
| [누크갤러리] 2026년 6월 5일~6월 27일까지 이호인, 최모민 2인전 (0) | 2026.06.01 |
| [김상표] 'I AM ANARCHISM(기존회화의 교란자)', 자하미술관 6월13일까지 (0) | 2026.05.23 |
| [서울시립미술관] 유영국회고전 5월19일~10월25일 색채미와 기하학 (0) | 2026.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