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목포와 진도 그리고 전남 여러 도시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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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10월 31일까지 2개월간 '오채찬란 모노크롬-생동하는 수묵의 새로운 출발'이라는 제목으로 펼쳐진다. 2018년에 이어 2번째다. 장소는 목포시 '문화예술회관', '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 '심상소학교', 진도군 '남도전통미술관', '소치기념관', '진도향토 문화회관' 등 전남 일대다.
'물(水)'로 그리는 동양 수묵과 '기름(油)'으로 그리는 서양 유화는 그 뿌리가 다르다. 당나라(618~907) 때 유래한 수묵은 우리의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그 원류를 찾아 우리 문화 정체성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 이곳 호남은 공재 '윤두서', '소치', '남농' 선생등 수묵화 거장들 발자취가 살아 있는 곳이다. 수묵비엔날레가 여기서 열리는 그 '장소성' 때문이리라.
'오색찬란 모노크롬'이란 우주의 모든 색 즉 '오방색'이 수묵에 녹아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수묵 정신을 현대미술로 재조명한 것이다. <월간미술> 편집장, 전시기획자로 미술계 인재인 '이건수'씨가 이번 총감독을 맡았다. 15개국 200여명 작가가 참가한다. 전남에서는 40억 예산이 들어가는 가장 큰 규모의 국제문화예술행사다.
이건수 총감독은 '현대미술 속 수묵 정신을 찾아 일상 속에서 수묵의 멋과 향을 퍼져나가게 해야 한다" 또 "수묵의 소비와 소통이 더 활성화돼야 한다'며 수묵의 '현대화·국제화·브랜드화'를 강조했다. 수묵비엔날레는 고전 미술이 아니라 첨단 현대미술전임을 강조하면서 수묵화가 가진 다이내믹한 잠재력을 이번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9월에 들어서 비엔날레가 10곳에서 열린다. 왜일까? 생각해 보면 우리에게 가장 부족한 게 바로 '소통과 축제'다. 코로나 시대는 더 그렇다. 이번 비엔날레도 그걸 성취해보려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그 매개고리는 수묵 정신이다. 수묵이 그 재료의 한계를 넘어 회화, 조각, 설치, 뉴미디어 등으로 더 뻗어 나갈 수 있는 현대미술임을 증명한다면 성공이다.
[비엔날레 1관] '수묵은 도처에 있다' <목포문화예술회관>
이번 비엔날레는 1관에서3관(목포), 4관에서 6관(진도)에서 열린다. 먼저 비엔날레 1관(목포문화예술회관)을 보자. '수묵은 도처에 있다'가 주제다. 이 감독은 수묵의 전통성과 현대성을 넘어서 수묵이 대중과 접목하는 '생활화'가 시급함을 강조한다. 더 나가 창조적으로 대중에 의해 자발적으로 소비되고 재산출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 전시장에 참가한 작가들 면모를 보면 수준이 매우 높다. 청다색의 숭고미를 보여주는 '윤형근'을 비롯해 '이종상' '변시지', '이응노', '김병종', '윤석남', 등 그리고 '제여란' 같은 국내 중견급 작가 등이 보인다. 수묵의 국제성을 살린다는 면에서 이번에 벨기에 작가 '쿤 반덴 브룩(K. Broek)'와 수묵을 현대미술에 도입한 재불화가 '이진우' 참여는 고무적이다.
[비엔날레 3관] '하나가 여럿, 여럿이 하나(一卽多多卽一)' <심상소학교>
2관 전시('남도의 맥')는 지면상 줄이고, 3관 2층을 가보자. 이번 비엔날레의 '하이라이트'라고 할까? 국제미술평론가협회 부회장 출신인 '윤진섭' 평론가의 야심작이다. 윤 기획자는 "이번엔 주로 현대작가들을 초대했다"며 "이들이 추구하는 예술은 수묵 정신과 맞닿아있고, 수묵 기법을 시대에 맞게 재창조하려는 의지가 엿보였다"며 그 선발이유를 설명했다.
3관은 1층과 2층을 포함해 국내 28명과 해외 12명, 40명 작가가 참가했다. 이 전시는 뉴미디어 방식이라 장점이 많다. 무엇보다 공간은 최소로 쓰면서 많은 작품을 영상에 다 담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전복적이랄까 이율 배반이랄까! 원본과 추상화된 원본이 동시다발로 화면에 파도처럼 펼쳐진다. 이런 첨단방식에 압도된 관객들은 탄성을 터트린다.
3관 전시는 우리 시대 몽유도원도를 그렸다고 할까? 한국미술 전환기에 IT강국답게 이런 전자기술로 승부를 거는 전시방식은 긴요한 실험인지 모른다. 생명의 근원인 흙으로 작업하는 '김지아나' 작가의 작품이 보인다, 연한 하늘빛 세라믹으로 완성한 조형물을 영상에 담아 재맥락화했다. 대형 전자수묵처럼 이 넓은 3관 전시공간을 다 빨아들이는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XEqVOtkCuko
위는 1관에서 선보인 '박상화' 작가 작품이다. '인터렉티브' 아트로, 수묵 정신을 디지털기술에 담았다. 제목은 '목포 판타지아(사유의 정원)', 꽃잎이 눈발처럼 흩어지는 가운데 새소리가 환상적이다. 그리고 산꼭대기에서 떨어지는 시원한 줄기는 시각화 청각화한 '이이남' 작가의 박연폭포, 그 아찔함이 가파르다. 두 작품은 3관처럼 사이버 세상으로 표현했다.
[비엔날레 4-5관] ‘수화석풍(水火石風)’ <진도 '산림소방' 주변>
이번에는 목포에서 진도로 가보자. 지나가는 차창으로 1597년 이순신 장군이 13척으로 일본 수군 300여 척을 전멸시킨 해남 '울돌목'도 보인다. 비엔날레 4관(남도전통미술관)과 5관(소치기념관)에 도착하면 수묵을 연상시키는 '수화석풍(水火石風)'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는 수묵 기법을 응용한 디자인, 공예, 패션, 도자기 작품 등이 많다.
이곳은 한국 정원의 진수를 보여주는 전남 명소인 '운림산방(진도군 의신면 사천리 산64)'과 '소치기념관'이 있다. 한가운데 연못 백일홍 향이 그윽이 흐르는 풍경은 한 편의 그림 같다. 남종화 대가 소치(1808~1893) 선생은 스승인 추사가 타계하자, 고향에 내려와 수묵의 전통을 이어갔고, 그의 손자 남농(1907~1987)이 그 전통을 지킨 곳이다.
여기서 한복디자이너 '이영희' 작품을 볼 수 있다. 한복을 현대화해 수묵 정신과 결합시켰다. 한복은 바람과 구름의 옷이다. 그 우아하고 눈부시고 황홀한 분위기를 수묵의 담백한 디자인으로 재창출했다. 수묵이 이처럼 의식주와 접촉돼야 그 지속성이 길 것이다.
[비엔날레 6관] <진도향토문화회관> 광양, 여수, 광주 등 특별전 외 다수
그리고 6관(진도향토문화회관)이 있다. '상생과 화합: 수묵이야기'가 주제다. 여기서 국내외 69명의 국제교류전 및 영호남 교류전도 펼친다. 여기뿐만 아니라 •광양 전남도립미술관,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 •나주 한국천연염색박물관,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에서 특별전이, 그 외 해남, 신안, 보성, 영암, 무안, 강진, 함평, 구례에서도 기념전이 마련되었다.
코로나 등으로 전시장을 찾을 수 없게 된 관객을 위해, 이번 전남수묵비엔날레 공식홈페이지(www.sumukbiennale.kr)에 가상 'VR전시관'도 마련됐다. 이건수 총감독이 직접 작품을 소개하는 수묵 영상관, 작품에 대해 자세히 글로 설명한 온라인 전시도록, 비대면으로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온라인 가이드 등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코로나로 늦춰졌지만, '수묵 구름 숲 패션쇼', <포레스텔라> 등이 참가하는 '수묵 노을 콘서트', '목포 오거리 퍼포먼스', '버스킹 공연' 등 다양한 온•오프 행사가 준비되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글을 통해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려고 했다"며 "온라인으로도 24시간 즐길 수 있으니, 많은 참여와 성원 바란다"라는 인사말도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공식홈페이지(www.sumukbiennale.kr) 학술 심포지엄 참고. 코로나 대응을 위해 단계별 관람 상한 인원을 설정하여 '사전예약제(목포문화예술회관)'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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