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리오뮤지엄은 제주 탑동시네마 5층의 기획 전시장에서 씨킴(CI KIM)의 열두 번째 개인전 《I Have a Dream: Part II》를 개최한다. 시멘트, 철가루, 카펫 등 육중한 물성이 주를 이루었던 작품들로 이루어졌던 지난 전시 《I Have a Dream: Part I》 에서 이어지는 두 번째 전시로, 수동 필름 카메라로 촬영해 인화한 사진 연작과 회화, 일상에서 수집한 버려진 오브제 등을 활용한 조각, 설치 작품들이 전시된다.
전시는 비 오는 날 달리는 차 안에서 작가가 아날로그 카메라로 촬영한 제주 성산일출봉과 세화의 해안도로를 담은 사진들로 시작된다. 마치 수채화로 그려낸 듯한 표면은 눈 앞의 대상을 기계적으로 복제하는 사진 본래의 사실적 느낌보다는 마치 물감으로 공들여 그려낸 듯한 강한 회화적 느낌을 자아낸다. 프랑스 화가 르누아르의 회화,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한 장면, 그리고 각종 뉴스나 신문기사에서 차용한 이미지들을 바탕으로 제작된 3m 크기의 회화 4점도 전시된다. 특히, 전시장 한 가운데에 설치된 대형 페인팅은 크레용만을 이용해 그린 것으로, 마치 어린아이 같은 자유분방한 필치와 밝고 유쾌한 색채가 돋보인다. 피카소가 자신이 어린 아이처럼 그림을 그리는 데까지 80년이나 걸렸다고 회고했듯, 작가의 손맛이 느껴지는 씨킴의 페인팅들에서도 예술을 향한 작가의 오래되고 순수한 열정을 엿볼 수 있다.
전시 제목 'I Have a Dream' 은 미국의 흑인 해방 운동 지도자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동명의 제목으로 했던 연설에서 가져왔다. 평생 꿈을 향해 달려왔다는 씨 킴은 언제나 새로운 꿈을 꾼다. 그리고 그는 마틴 루터 킹처럼 인류를 향한 위대한 꿈이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면서 꾸는 꿈이든, 누구에게나 꿈이란 인생을 걸 만큼 위대하고 또 소중한 것이라고 말한다. 아라리오뮤지엄은 이번 전시를 통해 꿈을 이루기 위한 일상의 흔적들을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최근전시행사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제갤러리] 박서보전 "예술이란 무목적(For Nothing)" (0) | 2021.09.16 |
---|---|
[MMCA VR 미술영상] 이수경 <달빛 왕관외 12.31까지 (0) | 2021.09.15 |
[전남 수묵전통] 현대미술로 재조명한 비엔날레 (2) | 2021.09.12 |
[2021DAEGU사진비엔날레] 한국 유일 사진비엔날레 (0) | 2021.09.11 |
[전남수묵비엔날레] 현대미술 속 '수묵정신' 10선 (0) | 2021.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