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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랩소디

[백남준] 세계적 이전에, 가장 한국적 작가

백남준, 우리는 그가 세계적 작가로 알고 있다. 어느 정도는 맞다. 그러나 그는 세계적 작가 아니다.

그는 자신을 세계적 작가가 아니라 세기적 작가라고 했다. 여기서 세기적이란 시사에 밝은 작가라는 의미다. 역사와 서사, 그 이상으로 시사와 정보(INFORMATION)에 밝은 작가다.

백남준 영국 테이트 모던 전시 

그는 인터넷이 없는 시대에도 뉴욕 타임스 슈피겔 등 당대 유명 신문을 여러 개를 읽었다. 정보 아티스트의 면모를 제대로 보인 셈이다. 그가 세기적 작가라고 하는 것은 시대 정신을 확실하게 꿰뚫어봤다는 소리인데 말이다.

내 생각에 백남준은 세계적도 아니고 세기적도 아니고 가장 한국적인 작가였다. 삼국유사를 술술 외우고 다니는 그런 작가였던 것이다.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한국 제사 때 사용하는 쨍쨍 소리가 나는 놋그릇을 예술화하고, 지게 위에 지구본을 올려놓고 전 세계를 유목하는 자의 모습을 재현한 퍼포먼스 아트에 활용한 사람은 백남준 밖에 없다.

<아래는 백남준의 영문글이다> 1979년 백남준의 정보아트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또한 자신은 '정보예술가(Information Artist)'임을 선언! 이제 정보가 석유를 대신하는 시대라고 말하다. 

My twenty years of video research in art and life have convinced me that Information must be recognized as an energy alternative. Information not only enhances energy efficiency in such daily essentials as transportation shelter, and industrial production, but more importantly, it is creating new patterns of entertainment and life-style, which will help the American economy expand without increasing its energy use, Under information I include also such non-electronic soft wares as art, education, books, exercise, etc...

Information is no longer a means to get something live and concrete, but has become an end in itself. the age of Information for Information’s Sake is dawning after a hundred years of Art for Art’s sake Communications flow is the new metabolism of homo sapiens Constant change in taste and fashion is an organic input/output process equivalent to the transformation of food into protoplasm; as natural as breathing onn our body, waves in the sea, or the waning of the moon. Someday brain-power must prevail over oil-power and petrol will become as obsolete as the dinosaur.<1979>

[백남준] 굿판의  연출, 한국적 그리고 세계적

1990년 갤러리현대에서 펼친 백남준의 '보이스 추모굿' 원래 백남준과 보이스가 한국에서 88 올림픽 때 2인 퍼포먼스를 하기로 약속했지만 보이스가 1986년 먼저 사망하는 바람에 그 소원을 이루지 못했고 대신 1990년 그를 추모하기 위해서 굿판을 벌린 것이다.

1990년 보이스추모굿 갤러리현대에서

백남준 수많은 행위미술 중에서도 최고의 걸작이다. 2019년에 사망한 한국 최고의 무당이자 만신인 김금화 선생도 그 현장에 있었는데 백남준을 보고 저 분은 나보다 더 훌륭하다고 감탄했단다. 백남준이 굿판에서 보여준 천연덕스러운 표정과 천재적 연기는 너무나 한국적이다. 그래서 세계적이다. 백남준의 진가를 알고 있었던 프랑스의 백남준 연구자인 '장 폴 파르지에'가 한국에 와서 이 장면을 영상작품으로 만들다. 이런 걸작을 놓칠 리가 없죠.

세계적인 작가 이전에 가장 한국적인 작가, 백남준, 그가 남긴 마지막 작품명은 '엄마(Ommah)' 그냥 한글로 적는다. 백남준은 막내였기에 엄마의 사랑을 유난히 많이 받았다. 그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는 전 세계인에게 '엄마'라는 한국어를 퍼트리다. 영어의 맘(Mom)과 비슷하지만 한국의 엄마는 좀 다르다. 서도호의 한복으로 지운 한옥 작품이 여기서 영감을 받았나.

백남준 I '엄마(Ommah)'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