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에서 온 문화 테러리스트 백남준 1959년, 1961년
백남준은 굳건한 위상을 자랑하는 서구미술계의 근간(고대부터 뒤샹까지 미술)을 쓸어버리다(?) 일종의 가상 액션이죠 그걸 제로 그라운드로 만들고 다시 전혀 새로운 전자TV 미술을 시작하겠다는 각오 정도. 백남준은 생각하면 할수록 대단한 용기를 가진 사람이었고 그 뒷감당을 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과 대안과 비전을 갖추고 있는 예술가였다.
5천년 동안 쌓인 우리의 답답한 체증을 막힘 없이 시원하게 확 풀어주는 그런 통쾌한 기란아였다. 피아노가 무슨 죄가 있다고 그 비싼 피아노를 마구잡이 때려부셨나. 피아노는 서구인에게 있고 중산층 높은 문화 가치를 대변하는 신성불가침의 상징물이었다.
동시대 독일 작가 요셉 보이스는 서양인으로 서양의 문화를 파괴하는 테러리스트였다.
그리고 19세기에 서양에서는 보들레르라는 문화 테러리스트가 있었다. 그는 서양에서 이전까지 있었던 모든 시를 악의 미학이라는 무기로 때려부수다. 그래서 새로운 전율을 창조했다.그런 면에서 둘은 통한다. 이런 정신은 맑스의 자본독점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나 니체의 신은 죽었다하고도 통한다. 멀리 가면 스피노자의 철학과 원효와도 통한다.
<20세기 동양인으로서 서양미술판에서 테러를 가한 사람은 백남준이다. 백남준은 만 30살에 "황색 재앙은 바로 나다(내가 문화 칭기즈칸으로 서양미술을 다 쓸어버리겠다)"라고 선언했다. 19세기 서양인으로서 서양예술판에 테러를 가한 사람은 보들레르이다. 악의 미학이 바로 그것이다. 빅토르 위고의 말대로 서양 모던 예술(시)에서 새로운 전율(Nouveau Frisson)을 창조했다. 두 사람은 맥이 통한다. 예술사적으로 스승과 제자가 된다.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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