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원일이 쓴 미술 산문집, 고도로 숙련된 문장가의 필력은 확실히 한 단계 높네요. 이야기 전개가 쉽지 않는 미술을 예리하고 압축적인 때로는 비유적인 문체로 잘 풀었네요.호퍼의 작품해설 일부 읽어봅시다. 호퍼의 도시의 여름 부제 '생활에 지친 남편과 욕망에 주린 아내' * 작가의 부인을 모델로 그린 작품
"호퍼의 그림은 일상생활의 한 단면을 자연스럽게 제시하지만, 사실은 아무렇지 않게 그냥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인간 내면의 무의식적인 심층, 그 공허함과 단면을 감상자가 잃어내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러므로 그의 그림 속에는 '심연의 침묵'이 있다. 청각으로 듣거나 문장으로 표현할 수 없는, 화면에서 침묵을 감지하게 하는 이상한 힘이야말로 호퍼만이 표현 가능한 독창적인 재능이다" 이런 대단한 문장들이 계속 이어지니 마음이 풍성해지고 황홀해지네요.
'작가론미술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디치] 가문, 이탈리아 르네상스 꽃 피우다 (0) | 2020.07.29 |
---|---|
[프리다] 디에고가 살았던 집(1929-1954) (0) | 2020.06.30 |
[천경자&프리다] 다르지만, 파란만장 닮아 (0) | 2020.05.09 |
[뭉크] 인상파 완성 고흐, 표현파 선구 뭉크 (0) | 2020.05.01 |
[윤석남] 미국 여성작가 '오키프'보다 낫다 (0) | 2020.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