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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랩소디

백남준과 잘 놀기(Playful Nam June Paik)

"나는 아기 TV다. 모든 것이 장난감이다. 비디오도 TV도 장난감이다. 나 역시 장난감이다. 실러가 말했듯이 예술의 최고 기능은 바로 유희적 기능이다. 이것이 내가 도쿄대학 다니면서 배운 유일한 것이다" -백남준. 나는 백남준이라는 장난감을 가지고 날마다 논다. 그런데 너무나 재미있다. 24시간 돌아도 질리지 않는다. 밤을 새워가며 놀 수도 있다.

한복 차림의 백남준

그의 생애 목표는 "fun, fun, fun!"이다. 인생에서 남는 것 잘 논 것 뿐이다.

"백남준은 매우 지적(highly intelligent)이고 사려가 깊은 사람이었다. 그는 항상 동양과 서양, 과학과 종교와 예술을 큰 틀 안에서 연관시키는 사유를 했다. 그는 내가 만난 본 사람 중 마음의 스케일이 가장 컸다. 그는 자신의 예술을 명상의 형태로 즐겼고, 레이저 빛 아래 어둠 속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레이저조각을 몇 시간 동안 바라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다른 조수도 그랬겠지만 나는 그와 함께 있는 시간이 특별했다. 그는 거의 완벽한 침묵 속에서 오랜 시간 휠체어에 앉아 자신의 레이저작품을 응시했다. 그의 침묵이 깨지는 순간은 바로 레이저아트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이거나 철학적 논제를 꺼낼 때였다.

[인터뷰 오마이뉴스] http://omn.kr/f9qg

머서(Mercer)가 옆 프린스(Prince)가에는 '제리'라는 그의 단골집이 있었는데 우리도 매일 거기서 그와 함께 점심을 먹었다. 그는 동물이나 여성에 대해 매우 유쾌한 유머와 조크를 던지며 우리를 즐겁게 해줬다. 내가 그와 작업하는 동안 내내 그는 정말 나에게 과분할 정도로 친절했고 그의 장난기(playful mind)는 또한 뺄 수 없는 그의 단골메뉴였다." 

-백남준의 7년 간 조수였던 미국인 작가 라파엘레과 뉴욕 인터뷰 중에서 

백남준의 로봇 연작 중 하나

백남준의 로봇은 작가의 기와 호흡이 들어가서 그런지 정말 살아있는(살아 움직이는) 사람처럼 보일 때가 많다. 

[백남준과 저널리즘] 백남준은 저널리즘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백남준은 언론 매체를 권위적인 권력지향적인 단체 다시 말해 이익 단체의 대변자의 역할을 한다고 봤다. 

백남준은 '정보아티스트'이기에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작가 중 미디어를 가장 가지고 놀았다. 백남준은 꾀가 많은 사람이다. 사기 치는 놈이 있으면 그놈을 또 사기 치는 사람이다. 한 예로 백남준 2000년 뉴욕 구겐하임 회고전 때 아트뉴스가 이 전시에 대해서 기사를 썼는데 제목은 "백남준이 구겐하임을 점령했다" 백남준은 이 아트뉴스신문을 다 사버렸다. 왜 그런 수작을 그 이유 뻔하죠(?) 

백남준은 사실 무시무시한 사람이었다. 서양의 지식인과 석학을 다 물리치고 서양미술판의 질서를 다 깨 버린 그들의 과학주의 합리주의 논리주의의 헛점을 지적하면서(여기에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 바로 그런 정신상태가 나치즘과 파시즘을 낳았기에) 서구정신체계를 노이즈 마케팅으로 혼미하게 만든 사람이었다. 쉽게 말해 서양미술 밥상을 뒤엎어버린 예술가였다.

[오마이뉴스 관련기사] 
http://blog.ohmynews.com/seul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