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 영상 및 사진전 anyway the wind blows 2018.11.28-12.27 담 마포구 연남로 11길 41
전시 화보 여기 옷은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유품들 https://blog.naver.com/icinow
[오마이뉴스관련기사] http://bit.ly/ZOuG9T
이경 I 'Nowhere 연작' 2010 숲과 바람과 빛이 하나로 어우러지다
이경 I 'Nowhere 연작' 2010
이경 I 'Nowhere 연작' 2010
이경 I 'Nowhere 연작' 2010
이경 I 'Nowhere 연작' 2010
이경 I 'Nowhere 연작' 2010
사진 속 옷자락이 우리에게 말을 거네 / 나는 이 작가의 어머니가 언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잘 모른다. 분명한 것은 이 예민한 감수성의 소유자인 작가는 누구보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크고 사무쳤을 것이다. 원래 이미지의 어원인 '이마고(imago)'는 보고 싶은 사람의 그림자를 뜻인데 그런 어머니를 사진을 통해 그의 혼령을 다시 불러내고 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쳐 울다 지쳐 보니 전에는 전혀 보이지 않던 어머니의 옷들이 눈에 들어왔고 드디어 그 옷을 소재로 사진작업을 하게 된다. 위에서 보면 사진 속 어머니의 옷자락이 우리에게 손을 내밀며 말을 거는 것 같고 우리 마음도 어루만지는 것 같다.
어머니의 죽음이 작가에게 영감을 주고 창작의 에너지를 불어넣은 셈이다. 사진이 가진 표현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걸 구현하기란 쉬운 게 아닌데 아주 단순한 구조 속에서 사람들 마음에 닿게 하는 장면을 멋지게 연출하니 놀랍다.
anyway the wind blows <아래영상자료>
https://drive.google.com/file/d/1O7ojro85g2feqihBK_QswW0o9M0Lg85a/view?pli=1
어머니를 여의었을 때
나는 남은 옷가지들을 태우거나 처분하지 않고
그 옷들을 찍었다.
엄마 집 뒷산 나무가지에 걸어놓고
그 온기, 체취를 담았던 옷들이 빛과 바람속에 춤추도록.
그리고 몇년뒤 이번엔 바람 대신 어린 손녀들이 그 옷들을 입었다.
빈 옷을 찍고 5년이 지나는 동안 조카들은 아이에서 소녀가 되었다.
움트는 봄가지같은 그들이 할머니의 옷을 입고 뛰논다.
팔짝 뛰고 달리고 춤춘다.
엄마가 가장 좋아하던 색 분홍.
그 분홍신을 신고 춤추는 조카는 내가 모르는,
어린 소녀였던 엄마같았다.
내가 찍은 건 옷소매, 치맛단, 올풀린 단추 구멍
하지만 진짜 담고 싶었던 것은
엄마이기 이전, 한 생명
운. 옥.
이라는 꽃
"각자의 과거는 오로지 그 자신만이 아는 책갈피인 채로 닫혀지고
그의 친구들은 오직 그 책의 제목만을 읽을 수 있을 뿐이다." _ 버지니아 울프
산다는 것은
바람 속에 몇 번 나부끼는 것
생의 한때가 펼쳐졌다 닫히고,
그 사이,
엄마로서 살았던 수많은 그녀들은 과연 몇 번이나 나부꼈을까?
보드랍던 어린 손이 거북이 등껍질처럼 되어 가던 그 사이.
뛰어놀던 마당에 어둠이 내리고,
어두운 숲의 입구에서 소녀들은 멈추어 선다.
그 소녀였던 그녀들,
이름 없는 우리의 어머니들에게 이 연작을 바치고 싶다.
2018 이 경 * anyway the wind blows 는 2010년 발표한 nowhere 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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