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은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전자 샤먼킹 혹은 전자 만신(Electronic Shaman or Mansin)] 백남준, 노마드인데 그냥 노마드가 아니고 '디지털 노마드'다. 백남준은 샤먼킹인데 그냥 샤먼킹이 아니고 '전자 셔먼킹'이다. 백남준은 전통굿에서 쓰는 '칼과 방울과 부채' 대신에 'TV와 피아노와 로봇'을 굿판에서 신령을 끌어들이는 도구로 사용했다. 정말 창의적 발상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백남준은 굿판에서 TV를 산처럼 쌓아놓고 굿판을 벌린다
<근대화를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해볼 기회를 놓쳤다는 것은 정말 억울하고 분통스러운 일이었다. 그렇지만 지금과 같은 분단 국가의 고통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인은 그런 것을 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과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조선의 왕조 600년을 이어갔지만 왕조 체제의 한계와 무능력과 시대 부적응으로 한말에 나라를 빼앗긴 것이다>
우리는 110년 식민시대와 그 연장인 분단시대를 살면서 근대화라는 것을 한번도 스스로 해본 적이 없다. 식민시대에는 일본 것을 빌려 썼고, 분단시대에는 미국 것을 빌려 썼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적인 것이 뭐지라고 물으면 답이 안 나온다. 과연 한국적인 것, 한국적인 담론, 한국적인 판타지가 존재하는가? 결론으로 가장 한국적인 것은 <굿>이다. 백남준에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근대기 100년 일제시대 일본관리들 한국의 굿을 그렇게 없애려고 전력을 다 했지만 사라지지 않았다. 미군정시대 굿을 없애버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또한 분단독재시대 이승만과 박정희가 굿을 그렇게 없애버리려고 총력을 기울었지만 또한 실패했다. 한국인에게 굿은 삶의 뿌리요, 모든 예술의 진원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한국적인 건 바로 굿이 된다
서양식 소통 2차원(two way), 동양식 소통 3차원(three way)
서양의 소통은 2차원(two way)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다. 그러나 동양의 소통은 3차원(three way)이다. 사람과 사람은 물론이고 사람과 신의 소통이 이루어진다. 아니 사람과 자연의 소통도 포함된다. 즉 천지인과 소통이다. 백남준이 한국의 전통굿이나 샤머니즘을 높이 평가한 이유다. 백남준은 전통굿에 '피아노와 TV와 로봇'을 '삼지창 칼과 방울이나 부채' 대신에 가져다 놓았기 때문에 전자굿이 된 것이다. 그래서 그의 굿판은 시대정신에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초대교회 <성령사건>이나 무당굿에서 <신접 혹은 신내림>은 같은 것이다. 성령사건이 뭔가? 그건 초대교회에서 여러 지방의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다 사용하는 언어가 달랐다. 그걸 방언이라고한다. 그런데 신비하게도 모두가 자기 나라 말을 하는데 번역 없이 상대방이 다 알아듣게 되는 기적 사건이 일어난다. 이걸 초대교회에서는 성령사건이라고 한다. 그런데 무당굿에서 신접 혹은 신내림은 성령사건보다 차원이 더 높다. 왜 그럴까? 성령사건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원활한 소통(Super Communication)이지만, 신접-신내림으 신과 인간 사이의 원활한 소통을 말한다. 그래서 성령사건은 2차원, 신내림은 3차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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