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근전시행사소개

[강요배] <시간을 품다> 광주시립미술관에서 '2026 광주비엔날레' 함께

2026년 광주비엔날레 기간과 맞물려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강요배 작가의 전시는 2026 민주인권평화전 강요배: 시간을 품다입니다.

광주비엔날레 본 전시관과 인접한 중외공원 문화벨트(광주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되어 비엔날레 관람 동선과 함께 주목받는 주요 연계 성격의 대형 기획전

<강요배: 시간을 품다>는 부재하는 시간을 붙잡아 현재와 연결하고, 그 과정에서 감각하고 사유해 온 강요배 작가의 작품 속 ‘시간’에 주목한다. 이 전시는 눈앞에 펼쳐진 풍경 너머 겹겹이 쌓인 시간의 층위가 그의 회화 안에서 어떻게 형상화되고 드러나는지를 조명한다. 강요배는 사라진 시간, 보이지 않는 시간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회화 속에서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를 고민해 왔다. 그는 죽음과 파괴의 역사를 기록하는 한편, 그것을 지나온 이후의 시간을 작품에 담아내며, 삶이 다시 새로운 생명으로 순환하는 감각을 그려냈다.

<전시 개요>
* 전시명: 2026 민주인권평화전 강요배: 시간을 품다* 전시 기간: 202658~ 2026927일 * 전시 장소: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제1·2전시실 * 출품 규모: 회화, 영상 40여 점 및 주요 아카이브 자료 * 관람료: 무료

강요배는 한국전쟁 중인 1952년 제주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그곳에서 보냈다. 전후의 시대적 암울이 짙게 드리운 가운데, 상흔의 기억이 억압되고 침묵을 강요받았던 제주는 그의 감성과 인식의 토대를 이루었다. 군사정권 시절과 5·18민주화운동 전후의 격변기를 거치며 그는 청년기를 서울에서 보내는 한편, 동시대 현실의 문제를 시각예술로 표현했다. 특히 그는 제주4·3이 남긴 공포와 불안, 그리고 의식과 무의식 속에 깊이 눌려 있던 시간을 끄집어내어, 침묵당한 역사를 시각적 이미지로 드러냈다. 1992년 제주로 귀향한 이후에는 역사의 무게를 품은 제주 자연을 실경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고, 그 속에서 꿋꿋하게 버텨온 민중의 삶의 터전으로서 제주를 화폭에 담아냈다.

2000년대 이후 작가는 거친 마티에르를 더욱 강조하며 강인한 삶의 시간과 생의 감각을 그려왔다. 그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라지는 것과 남는 것,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를 가로지르며 세월을 품은 시간을 작품으로 형상화해 왔다. 한국근현대사에서 삶의 시간을 멈추게 하고 단절시켰던 한국전쟁과 5·18민주화운동의 역사, 그리고 그 기억을 끈질기게 끌어올려온 그는 시대의 기억과 그 세월을 견뎌온 시간을 회화로 다시 응축해 냈다.

<주요 전시 특징 및 기획 의도>

1
 50년 화업의 총체적 조망
1976년 첫 개인전 이후 제주의 역사와 자연을 화폭에 담아온 강요배 작가의 반세기 화업을 입체적으로 돌아봅니다. 4·3 미술의 상징적 연작인 동백꽃 지다(1992)의 문제의식을 넘어, 시간·역사·기억이 회화 안에서 어떻게 민주·인권·평화의 보편적 가치로 승화되는지를 다룹니다.

2 제주의 자연과 역사의 중첩
거친 붓질과 물성으로 빚어낸 제주의 바람, 팽나무, , 바다를 단순한 풍경화가 아닌 근현대사의 상흔과 생명력이 퇴적된 '시간의 육화'로 제시합니다.

3 신작 대작 및 영상 작업 공개
캔버스 대작 회화(광음(光音))와 함께 작가의 시선이 담긴 영상 매체 작업을 병치하여,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감각과 미래의 사유로 확장합니다.

광주에서 개최되는 2026 민주인권평화전 《강요배: 시간을 품다》는 강요배를 한국 민중미술의 대표 작가로 조명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강요배는 제주4·3의 역사를 세상에 드러내는 데 기여했을 뿐 아니라, 이 사건을 삶의 본질적인 문제와 연결함으로써 민중미술을 인간의 보편적 세계로 확장시킨 작가이다. 우리는 과거의 기억이 현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미래의 문제를 사유할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강요배는 제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지역미술 작가로서의 의미를 함께 지닌다. 그의 작업은 제주도의 풍경을 주로 다루고 있지만, 그 속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본질적인 문제를 함께 사유하여 지역미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위상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강요배의 예술은 광주 지역미술, 더 나아가 지역미술계가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문제를 제기한다. 아울러, 이번 전시는 1976년 제주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하고 50년이 지난 시점에서 광주에서 개최되는 그의 회고전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자신의 예술세계를 일관되게 지켜온 한 예술가의 시간을 한자리에서 조망하게 한다.

강요배(1952)의 반세기 화업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미학적 특성과 작품 세계의 지층 10가지

* 1. 제주의 땅과 역사의 육화(肉化)

작가의 화면에서 제주는 관조적이거나 목가적인 관광지가 아닙니다. 지질학적 화산섬의 거친 풍토와 탐라국 이래 근현대사에 이르기까지 민중이 감내해 온 수난의 역사가 하나의 층위로 결합되어 있습니다.

* 2. 4·3 미술의 시원과 역사화 연작 동백꽃 지다

1980년대 말부터 집요한 현장 답사와 구술 채록을 거쳐 1992년에 선보인 제주민중항쟁사(동백꽃 지다) 50점 연작은 침묵을 강요당하던 국가폭력의 비극을 현대 시각예술의 전면으로 끌어올린 한국 리얼리즘 회화의 기념비적 성취입니다.

* 3. 리얼리즘의 주체적 변용: 비판적 현실주의에서 심층 풍경으로

1980년대 동인 '현실과 발언' 핵심 멤버로 출발한 그는 현실 모순을 직시하되, 단편적인 정치 포스터식 구호를 지양하고 회화 고유의 조형 언어를 통해 시대의 심층적 진실을 드러내는 방향으로 리얼리즘을 심화했습니다.

* 4. '-마음'의 일치와 신체적 붓질(신체성)

그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대상을 재현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대상과 온몸으로 마주합니다. 서서 온몸의 무게와 호흡을 실어 치는 거칠고 빠른 붓질, 흩뿌리기, 긁어내기 등의 행위는 회화 표면에 강렬한 생체적 리듬과 운동성을 부여합니다.

* 5. 자연의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가시화하는 '기운생동(氣韻生動)'

화폭을 지배하는 주된 테마는 바람, 파도, 비구름, 폭풍과 같은 비물질적 유동체입니다. 서양의 유채·아크릴릭 매체를 다루면서도 동양 화론의 요체인 기()의 흐름과 생명력을 화면 전체의 동세로 포착해 냅니다.

이번 전시 《강요배: 시간을 품다》는 강요배의 현대에서 시작한다. 그의 최근 작업에서 시작해 현시점의 사유를 먼저 마주한 뒤, 변화와 축적의 과정을 더욱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역순의 흐름에 따라 1부 '매월, 깨어 있는 시간', 2부 '팽나무와 까마귀, 견뎌내는 시간', 3부 '붉은 바다, 망각되지 않는 시간' 그리고 4부 '책잡기, 현실과 마주한 시간'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이 전시는 강요배 작가가 마주해온 시간을 따라가며, 침묵 속에 묻혔거나 뒤늦게 모습을 드러낸 것들 사이에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우리가 기억하는 시간과 기억하지 못한 시간을 다시 묻는다. 이 전시는 강요배의 작품과 함께 우리가 지금 어떤 시간을 살아가고 있으며, 그 시간을 어떻게 기억하고 감당할 것인가를 함께 생각하게 한다.

* 6. 독자적 생명 상징: 팽나무, 억새, 메밀꽃, 동백

거센 갯바람에 몸을 낮추면서도 뿌리를 박고 견디는 팽나무(폭낭), 바위틈을 채운 억새, 붉게 떨어지는 동백 등은 제주의 가혹한 환경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민초의 강인한 생명력과 한()을 대변하는 상징적 도상입니다.

* 7.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허무는 '()'의 탐구

작가는 대상의 외형을 그대로 모사하는 재현(representation)을 넘어, "추상은 압착이고 향기를 추출하는 것"이라 정의하며 사물의 본질과 응어리진 기운만을 남기는 반()추상 및 서정적 추상의 영역으로 조형을 끊임없이 확장해 왔습니다.

* 8. 마티에르(질감)의 물성과 화산토의 색채

두텁게 덧칠한 물감층, 나이프와 빗자루 등 다양한 도구로 긁어낸 질감은 제주의 현무암, 붉은 송이, 거친 흙의 표면 감각을 연상시킵니다. 인위적인 원색을 절제하고 제주의 빛과 어둠, 바다의 먹빛을 닮은 중후한 토속적 색조가 주를 이룹니다.

* 9. 공감각적 표현: '광음(光音)'과 시각화된 소리

()과 소리()의 일치를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캔버스를 가로지르는 획은 폭풍우의 굉음이나 바람 소리, 파도 소리를 시각화한 것이며, 자연의 음향을 시각적 공명으로 바꾸어 관객의 청각적 기억까지 자극합니다.

* 10. 개인의 시선에서 보편적 생태·존재론으로의 승화

제주라는 특수한 지역성과 역사적 트라우마에서 출발한 그의 회화는 후기로 갈수록 인간과 자연, 생과 사, 우주의 순환 고리를 묻는 거대한 생태적 사유와 실존적 명상으로 나아갑니다. 역사의 고통을 자연의 치유와 영겁의 시간성 속에 녹여내는 태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