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2026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개막 한국관《해방공간: 요새와 둥지》5월 9일에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개막
[세계 미술 축제 베니스비엔날레 개막, 한국관 베니스에서 공개 / 2 최빛나 예술감독, 노혜리·최고은 작가 참여로 한국관을 ‘해방공간’의 기념비로 구성 / 3 국가관 협업을 아우르는 확장적 프로젝트 / 4 / 2026년 5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이범헌, 이하 아르코(ARKO))가 2026 베니스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를 오는 5월 9일에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개막한다고 밝혔다.

□ 올해 한국관 전시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는 최빛나 예술감독이 기획하고 노혜리, 최고은 작가가 참여한다. 한국관은 베니스비엔날레 자르디니에 자리한 32개국 30개 상설 국가관 중 하나로, 1995년 26번째로 개관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한국관의 역사적·공간적 맥락을 바탕으로 한국 현대사의 감각과 동시대적 사유를 국제 관객에게 선보인다.
□ 이번 전시는 한국관을 역사적 과도기이자 현재진행형의 운동 공간인 ‘해방공간’의 임시적 기념비로 제시한다. 최빛나 예술감독은 한국관이 지닌 경계와 방어의 ‘요새’, 생명을 보듬고 키우는 ‘둥지’의 대조적 감각에 주목하며, 두 작가의 조각적 설치와 수행적 작업을 통해 신체, 공간, 물질의 관계를 새롭게 탐색한다.
□ 최고은 작가는〈메르디앙(Meridian)〉을 통해 동파이프를 활용한 조각적 설치로 자오선과 경락이 암시하는 신체와 공간의 흐름을 구현하고, 노혜리 작가는 오간자(organza)로 구성된 움/막과 8개의 스테이션(stations)으로 이루어진 〈베어링(Bearing)〉을 통해 지탱과 전환, 공생의 감각을 수행적 작업으로 확장한다. 각 스테이션에서는 공모를 통해 선발된 수행자들이 전시 기간 동안 매일 특정한 의례를 수행하며, 한국관을 고정된 전시 공간이 아닌 움직임과 관계가 발생하는 장소로 전환한다.

□ 이번 전시는 동료 예술가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사회 현장 속 창작자 및 활동가를 펠로우(fellows)로 초청하여 해방공간 기념비로서 한국관의 운동성과 연대의 폭을 넓힌다. 초대 펠로우는 농부-활동가 김후주, 작가 겸 가수 이랑, 노벨문학상 수상 소설가 한강, 사진작가 황예지, 예술가 크리스티앙 니얌페타 총 5인이다. 이들의 작업은 『해방공간 선집 1』(이하 ‘선집’)에 수록되거나〈베어링〉을 구성하는 스테이션에 배치된다.
□ ▲김후주는 2024–25년 겨울 탄핵 집회를 계기로 남태령에서의 경험을 ‘해방공간’으로 개념화한 글을 선집에 수록하고, 그가 속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 수집·보존해 온 토종 씨앗을 은유한 도자 작업을 더한다. ▲이랑은 ‘해방공간 기념비’를 위해 신곡 〈우리의 ㅁ〉을 작사·작곡하여 아카펠라 녹음본을 김후주의 도자 작업과 함께 ‘나눔 스테이션’에 설치해 전시기간 동안 상시 재생한다. ▲황예지는 2024–25년 계엄령 선포와 탄핵 집회 시기의 주요 장면을 기록한 사진과 글을 선집에 수록하고, 일부 이미지를 ‘기억하는 스테이션’에 포함한다. ▲한강은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첫 장면을 선집에 기고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조각 작품 〈더 퓨너럴(The Funeral)〉을 ‘애도하는 스테이션’에 선보인다. ▲크리스티앙 니얌페타는 광주시민미술학교 아카이브를 바탕으로 제작한 72점의 판화 연작 〈혁명으로부터의 풍경〉을 선보이며, 이 작업은 ‘기억하는 스테이션’의 일부로 작동한다.
□ 선집은 이번 전시의 주요 구성 요소로 포함된다. 해당 출판물에는 예술감독의 큐레토리얼 노트, 작가와 펠로우 대담, 펠로우들의 글 및 이미지뿐만 아니라 사회학자 에이버리F. 고든의 에세이와 하와이 선주민 학자이자 시인, 활동가인 자메이카 오소리오의 에세이가 수록된다. 각각의 에세이에서 에이버리F. 고든은 여순사건을 중심으로 한국의 역사적 해방공간에 대한 해석과 의미의 확장을 다루며, 자메이카 오소리오는 ‘해방’과‘주권’을 돌봄과 안식처의 개념으로 재정의한다. 해당 출판물은 전시장 내 ‘나눔 스테이션’에서 열람할 수 있으며, 전시 웹사이트(https://pavilion2024dev.github.io)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 한국관은 자르디니 내 유일한 두 아시아 국가관인 일본관과 사상 최초의 국가관 간 협업을 선보인다. 지난 3월 홍콩 아트바젤 기간 공동 조찬 행사를 시작으로, 전시에서도 협업 기반의 작업과 퍼포먼스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일본관 전시 《달 아기, 풀 아기》와 연계해 최고은의 〈메르디앙〉 일부는 일본관 부지에 설치되어 두 국가관의 경계로 기능하는 수풀을 가로지르며, ‘해방공간 기념비’ 가이드가 일본관에 배치되어 관람 동선이 한국관 전시의 일부로 확장된다. 또한 노혜리의 〈베어링〉을 수행하는 ‘베어러(bearer)’는 일본관 전시의 주요 작품 요소인 아기 인형을 매일 한 차례 한국관으로 산책시키며 〈베어링〉을 구성하는 여덟 개 스테이션을 순환한다.
□ 이번 한국관 전시에 대해 이범헌 위원장은 “‘해방공간’이라는 개념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맥락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확장하고, 이를 국제 미술 현장에서 공유하고자 하는 시도”라며, “특히 전시가 하나의 결과물에 머무르지 않고 수행, 협업, 네트워크로 확장된다는 점에서 한국관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 한편, 올해 61회를 맞이하는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사상 최초로 아프리카 출신 여성 총감독인 코요 쿠오(Koyo Kouoh)를 임명하며 국제미술계의 큰 주목을 받았으나, 지난해 급작스럽게 총감독이 타계하면서 유작 전시로 진행된다. 코요가 생전에 구상한 전시 주제인 〈In Minor Keys(단조로)〉는 그의 큐레토리얼 팀에 의해 구현될 예정이다. 음악적 개념인‘단조’를 은유로 삼아 동시대의 감정과 감각, 그리고 관계적 경험을 탐구하는 본전시에는 총 111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한국(출신) 작가로는 요이(Yo-E Ryou)와 한국계 미국 작가 마이클 주(Michael Joo), 한국계 콜롬비아 작가 갈라 포라스-김(Gala Porras-Kim)이 본전시 초청되었다. 공식 병행전시에는 이우환, 윤송이 작가가 참여하며, 이 외에도 심재섭, 조국현, 최재은, 홍은주 그리고 한국계 캐나다 작가 로터스 강(Lotus L. Kang) 등이 각각 별도의 전시에 참여한다.

□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5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의 프리뷰 기간을 거쳐, 5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 약 7개월간 개최된다. 한국관은 5월 6일 오전 11시에 국내 기자를 대상으로, 오후 1시에는 외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프레스 오프닝을 진행하며, 오후 4시에 공식 개막식을 개최한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한국관과 일본관과의 협력 퍼포먼스도 공개될 예정이다.
□ 개막식에는 김준구 주이탈리아 대한민국대사, 김누리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장, 최태호 주밀라노한국총영사 등 정부 관계자와 더불어 김수자 작가, 큐레이팅 집단 씨에이씨(CAC), 양예나 작가, 광주비엔날레 윤범모 대표, 2026 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 아말 칼라프, 에블린 사이먼스 등 국내외 작가 및 예술계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하여 한국관 전시 개막을 축하할 예정이다.
□ 이번 한국관 전시는 현대자동차가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고, 두산연강재단, 신한은행, YS Kim Foundation & Canal Projects, 천만문화재단, Yang Won Sun Foundation, 불가리코리아, 봄, The Getty Foundation, Communitas Archive, 리아트 컴패니언즈, 그리고 여러 개인 후원자들이 후원하며, 하퍼스 바자 코리아, 태극당, 화요가 협찬했다
<2부> 2026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개막 한국관《해방공간: 요새와 둥지》
1 세계 미술 축제 베니스비엔날레 개막, 한국관 베니스에서 공개 / 2 최빛나 예술감독, 노혜리·최고은 작가 참여로 한국관을 ‘해방공간’의 기념비로 구성 / 3 국가관 협업을 아우르는 확장적 프로젝트 / 4 5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
해방은 오늘날 무엇을 의미하며 해방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어떤 국가를 창조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2024년 겨울 한국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현직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선포와 이에 불복한 시민, 국회의원, 군인들의 신속한 저지—에서 출발한다. 선포부터 해제까지 약 6시간, 그야말로 갑작스러웠던 계엄은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짧게 막을 내렸지만, 그 여파는 결코 짧지 않았다. 계엄에 반대하는 이들과 계엄을 옹호하는 이들이 각자의 이유로 날마다 광장에 모이면서 새로운 집회 문화가 자리 잡았고, 대통령의 탄핵이 최종 결정되었으며 뒤이어 새로운 민주 정부가 수립되었다. 그러나 이 같은 뚜렷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화해를 상상하기 어려운 갈등은 여전히 존재한다. 최빛나 예술감독은 바로 이러한 현실을 근거로 ‘해방공간’의 필요성을, 더불어 ‘해방공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계속하여 재정의되어야 함을 주장하며, 해당 견해를, 대한민국을 넘어 현대 국제 사회 전반으로 확장시킨다. 세계 곳곳에서 국가 주권에 대한 광범위한 분석과 극우 정치의 부상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가운데 본 전시는 바로 지금, 이곳에서 ‘해방공간’을 되찾는 일, 그것을 지속하는 수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최빛나 예술감독은 전시관 내부에 한정되는 전시를 구성하거나 국가 대표성이라는 개념에 대한 반(反)서사를 밀어붙이기보다는, 한국관 전체를 세계 지정학적 맥락에서 개입하고 다루는 방식을 택한다. 그는 1995년을 한국의 탈식민화 역사에서 결정적인 해로 바라보며, 중앙청 철거 및 광주비엔날레 설립을 비롯하여 그해 베니스비엔날레 카스텔로 공원을 비집고 들어가 일본, 러시아, 독일관 사이에 세워진 한국관 건립을 탈식민화의 화신이라고 보고, 그 형태 역시 해방 이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형성과 입지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았다. 기념비적 건물의 전형과는 달리, 경관을 배려하고 다양한 형상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한국관은 경계와 방어의 요새뿐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보듬고 키워내는 둥지의 감각이 공존한다는 특이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관은 해방공간 기념비로 갱신될 기초 토대를 갖춘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해당 기획은 견고하고 배타적인 국가주의와는 다른 방식으로 포용과 연대에 근거하는 하나의 운명 공동체이자 미완의 프로젝트로서의 ‘나라 세우기’, 혹은 ‘나라 고쳐쓰기’ 운동의 방향이자 감각적, 상상적 수단을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둔다. 나아가 한국을 넘어 새로운 주권 개념의 실천 및 세계 만들기를 위한 현재진행형의 살아 숨 쉬는 운동 공간을 지향한다.
이러한 기획의 뜻과 공조하며 최고은과 노혜리 두 작가는 한국관의 형태 및 입지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두 작가 모두 공히 그러나 대조적인 감각 체계로 조각적 구축과 상황 및 수행을 실천해 온 바, 각기 〈메르디앙(Meridian)〉 그리고 〈베어링(Bearing)〉이라는 제목의 조각적 설치 및 수행 작업으로 한국관에 새로운 숨통과 길을 내고, 생명의 자립과 공생을 위한 스테이션들(stations)을 구축한다. 최고은의 〈메르디앙〉은 한국관 역사상 처음 3차원적으로 외부와 내부를 관통하는 동파이프 조각 설치 작업으로 설립 초기를 제외하고 내내 닫힌 채 창고로 쓰이던 2층 공간을 개방하기도 한다. 노혜리의 〈베어링〉은 4천여 개의 오간자로 한국관 내부, 그 모양새를 아우르는 움/막을 형성하고, 움/막의 안팎으로 동선을 만들어 내며 관객들이 방문할 스테이션들로 구성된다. 스테이션에서는 공모를 통해 모집된 '베어러(bearers)', 즉 수행자들이 전시 기간 내내 특정한 의례를 수행할 예정이다. 〈메르디앙〉은 자오선과 경락을 뜻하고, 〈베어링〉은 회전 운동을 지지하는 기계장치이면서 ‘지탱하다’, ‘견디다’, ‘방향을 전환하다’, ‘결실을 맺다’, ‘출산하다’ 등 복합적 의미가 있다. 해방공간 기념비로서의 한국관은 감각적으로 ‘요새’와 ‘둥지’, 내부와 외부, 위와 아래, 단단한 재료와 부드러운 재료 등 서로 다른 세계를 오가는 지속적이고 순환적인 움직임을 통해 경험될 것이다.
동료 예술가뿐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문화 사회 현장의 창작자 및 활동가들로 구성된 펠로우(fellows)에는 농부-활동가 김후주, 작가 겸 가수 이랑, 노벨문학상 수상 소설가 한강, 사진작가 및 예술가 황예지, 예술가 크리스티앙 니얌페타가 참여한다. 이들의 작품 및 활동은 모두 한국사에 특수한 지점―“빛의 혁명” 혹은 12.3 계엄 이후의 탄핵 시위, 5.18 민주화 운동, 제주 4.3 등―에 개입하는 바, 〈베어링〉과 그 스테이션들의 품속에서 모습과 목소리를 드러낼 예정이다. 나아가 기념비를 통한 (해방)운동은 네트워크와 선집, 귀국전 등으로 확장되고 이어져 공명하며, 극단주의와 혐오, 분열, 억압과 폭력이 전면화된 포스트-글로벌 시대에 이정표가 되고자 한다.

붙임 3 전시 구성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는 복합적 차원 혹은 구조를 가진 전시, 그리고 광범위한 국제적 프로젝트다. 한국관 내부 혹은 밖에 작품을 전시한다는 틀을 넘어서 작가와 예술감독이 긴밀한 협업을 통해 한국관 자체를 전용, 갱신하여 그것을 기념비로 프레이밍하고, 나아가 선집, 펠로우쉽 및 네트워크 활동, 귀국전, 순회전 등으로 확장해 나간다.
물론 그 핵심이자 바탕은 큐레토리얼과 긴밀한 협업으로 진행된 최고은, 노혜리 두 작가의 신작, 한국관에 대한 조각적·수행적 개입이다. 최고은의 〈메르디앙〉은 동파이프 등 가정용 인프라 자재를 자르고 쪼개고 구부리는 조각적 행위를 장소 특정적 상황에 적용해 온 지난 10여 년의 작업을 바탕으로 한다. 〈메르디앙〉은 침술과 같은 예리함과 엄밀함으로 한국관 건물을 관통하고, 내부와 외부를 가로지른다. 바늘·창·가지·빛줄기와 같은 유사 선형적 형상을 연상시키는 가운데 끊임없이 동선을 만들어 내는 상태가 선보여질 예정이다. 한국관 중앙의 원통형 구조를 중심으로, 여러 개의 파이프가 건물을 하나의 신체처럼 꿰뚫고 파열시키는 동시에 막힌 혈을 뚫고 경락의 피를 원활히 흐르게 하는 식으로 순환과 치유의 작용을 암시한다. 산업 자재를 활용한 조각적 개입은 방어적이고 날카로우며 정밀한 형상, 즉 ‘요새’에 가까운 형상이지만 동시에 유려하고 유연하여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감각으로 관객을 인도한다. 이 같은 조각적 실천은 개관 이후 폐쇄되어 수십 년간 닫혀 있었던 한국관 2층 공간을 다시 열어젖히는 동시에, 한국관의 기본 인프라가 집중된 기둥을 드러낸다.
한편, 노혜리의 섬세하고 촉각적인 접근은 포용하는 공간, 곧 ‘둥지’를 형성하지만, 단단한 둥지가 가지는 요새의 성질을 띠기도 한다. 관객은 한국관에 진입하며 먼저 최고은의 대담하고 날카로운 구조적 개입을 마주하고, 이어 노혜리의 〈베어링〉을 통해 보다 내밀하며 친밀한 공간으로 들어선다. 아버지의 작고에 이어 애도의 시기를 거친 작가는 사회정치적·경제적 구조 속 복잡하게 얽힌 가족 관계라는 반복된 주제와 오랜 반(反)서사적 형식에서 한 발짝 벗어나, 새로운 생명, 자립과 공생이라는 주제로 작업 범위를 확장한다. 〈베어링〉은 4천여 개의 오간자(Organza)로 한국관 내부의 모양새를 아우르는 움/막을 형성하는데, 둥지는 자연히 자궁 혹은 피난처나 성소로 느껴지기도 한다. 〈베어링〉의 움/막은 안팎으로 관객이 따라갈 수 있는 동선을 마련하며, 그 사이사이에는 들르고 머물러 갈 스테이션들(stations)을 가진다. 자립과 공생을 위한 의례의 스테이션으로서 애도하는, 기억하는, 나누는, 기다리는, 전망하는, 생활하는, 수선하는, 그리고 설계하는 스테이션 8개로 구성되며, 관객들은 마치 탑돌이 의례와 같이 한국관을 함께 돌고 도는 경험을 하게 된다.
〈메르디앙〉과 〈베어링〉은 서로 휘말리고 휘감기면서 관객의 시선과 몸이 움직이는 끊임없는 흐름을 형성하게 되고, 같은 방식으로 최고은의 〈메르디앙〉이 오래도록 폐쇄되었던 2층 공간을 개방하는 것과 짝을 이루며 노혜리의 〈베어링〉은 생활을 위한 스테이션을 통해 창고로 사용되었던 2층에 쌓여 있던 물건이나 비좁고 필수불가결한 전시 요원의 생활 공간을 포용한다. 해방공간 기념비에서 생성되는 운동은 미학적 은유에서 출발하여 펠로우십과 네트워크 등을 거치며 이내 문화적, 사회적, 나아가 정치적으로 확장하기를 꿈꾼다.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 한국관 전경, 2026. 사진: 감동환. Exterior view of Liberation Space: Fortress/Nest, Korean Pavilion, Venice. (2026). Photo by Donghwan Kam. © 2026 Korean Pavilion.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 설치 전경, 2026. 사진: 감동환.Exhibition view Liberation Space: Fortress/Nest (2026), Korean Pavilion, Venice. Photo by Donghwan Kam. © 2026 Korean Pavilion.
붙임 4 전시 작품 소개: 작품 내용 및 정보
1 최고은, <메르디앙>, 2026.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 설치 전경. 사진: 감동환. Meridian, Goen Choi. Installation view, Venice. Presented in Liberation Space: Fortress/Nest (2026). Photo by Donghwan Kam. © 2026 Korean Pavilion.
〈메르디앙〉은 한국관의 실린더 공간에 주목하여 건축의 내부와 외부, 과거와 현재를 매개하는 인프라의 보이지 않는 흐름을 조각이라는 매체로 드러내는 장소 특정적 작업이다. 작가는 과거 내부에서 외부로 이어지는 주요 동선이었던, 이제는 사라진 한국관의 나선계단이 자리했던 이 공간을 건물의 내력 구조이면서 순환을 가능케 하는 중심 기둥 및 내부 인프라를 통해 다시 읽어낸다. 작업은 수도 설비용 동 파이프를 쪼개고 터뜨려 건물을 관통시키는 건축적 개입으로 시작하여 곧 규격화된 질서와 경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고정된 구조를 유연한 관계로 전환한다. 작업의 제목인 〈메르디앙〉은 지리학적 자오선이자 동양 의학에서 기의 흐름을 뜻하는 경락을 동시에 지시하며, 몸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비가시적 선으로서 흐름과 방향성을 환기한다. 뒤틀리고 파열된 파이프의 선은 침술의 작용처럼 공간을 관통하며 고통과 회복이 공존하는 신체적 감각을 통해 한국관을 재감각하게 하는 동시에, 한국관과 자르디니를 둘러싼 지정학적 질서를 새롭게 사유하도록 관객을 이끈다.
<작품 내용 및 정보>
2 노혜리, 〈베어링〉, 2026.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 설치 전경. 사진: 감동환. Bearing, Hyeree Ro. Installation view, Venice. Presented in Liberation Space: Fortress/Nest (2026). Photo by Donghwan Kam. © 2026 Korean Pavilion.
〈베어링〉은 ‘지탱하다’, ‘견디다’, ‘방향을 전환하다’, ‘결실을 맺다’, ‘출산하다’ 등 복합적인 의미를 지니는 동사 'to bear'에서 출발하여, 무언가를 붙들고 버티며 떠받치는 시공간의 조건을 재고하는 작업이다. 작가는 특정한 운동을 가능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일부 움직임을 제한하고 마찰을 줄이는 기계 장치인 ‘베어링(bearing)’의 구조ㅡ고정된 외륜과 움직이는 내륜, 그리고 회전을 매개하는 작은 강구들ㅡ에 주목하며, 이러한 장치가 내부의 움직임뿐 아니라 이를 둘러싼 큰 구조 전체의 운동을 생성한다는 점에 착안한다. 이는 ‘해방공간’을 운동이 발생하는 장(場)으로 이해하는 전시의 철학과 맞닿아 있으며, 움직임과 지지, 억제와 전환 사이의 긴장을 탐색한다. 한국관의 형상을 따라서는 왁스에 담근 오간자로 반투명한 막을 형성하는 하나의 조형적 장치를 구성하며, 관객들이 들르고 머물러 갈 스테이션들(stations)을 배치한다. 이는 자립과 공생을 위한 의례의 거점으로서 총 애도하는, 기억하는, 나누는, 기다리는, 전망하는, 생활하는, 수선하는, 그리고 설계하는 스테이션 8개로 구성되며, 관객들은 마치 탑돌이 의례와 같이 한국관을 함께 돌고 도는 경험을 하게 된다.
본 작업은 또한 예술적·정치적·사회적 실천가들로 이루어진 펠로우십의 참여를 통해 확장되며, 2024-25년 시위를 포함한 대한민국 국가 형성 과정의 주요 역사적 사건들에 응답하는 다양한 실천을 통합한다. 구체적으로 '애도' 스테이션에는 한강의 미술 작품 〈Funeral〉이, ‘나눔' 스테이션에는 이랑이 작사/작곡한 음악과 김후주의 텍스트 및 씨앗이, ‘기억' 스테이션에는 크리스티앙 니얌페타의 〈혁명으로부터 장면〉이라는 판화 시리즈와 황예지의 12.3 기록 사진이 녹아든다. 이처럼 한강, 이랑, 김후주, 황예지, 크리스티앙 니얌페타로 이루어진 펠로우십의 기여가 리노 판화, 사진, 조각, 노래, 발언 등 여러 형식을 통해 〈베어링〉의 서사를 다층적으로 확장하면서 작품을 집합적 움직임의 장으로 작동하게 한다.
공모를 통해 모집된 ’베어러(bearers)‘라 불리우는 수행자들이 스테이션을 돌며 전시 기간 내 매일 특정한 의례를 수행할 예정이다.
<붙임 5> 예술감독 소개 최빛나
최빛나 큐레이터는 한국에서 철학과 미학을 전공했으며, 지난 20년간 네덜란드와 유럽을 기반으로 미술 기관의 새로운 형태를 실험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카스코 아트 인스티튜트 디렉터, 아츠 콜라보라토리 네트워크 파트너 등 주요 직책을 맡아왔으며, 세계 주요 미술 매체의 호평을 받은 2025 하와이 트리엔날레와 실험성이 돋보이는 2022 싱가포르 비엔날레의 공동 예술감독, 광주와 민주주의 역사에 깊이 관여한 2016 광주비엔날레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지역 공동체에 뿌리를 두면서도 국제적 담론에 적극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 예술 프로젝트를 다수 이끌었다. 2024년부터는 두산아트센터 내 갤러리 큐레이터워크숍(DCW) 전담 수퍼바이저로 활동하고 있다. 2026년 베니스비엔날레는 최근 한국으로 스테이션을 옮긴 이후 처음 맡는 대한민국발 국제 프로젝트로, 그간 쌓아온 국제적 기획력과 폭넓은 네트워크가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6 <참여작가 소개>
노혜리 : 노혜리는 사물과 몸의 관계를 매개로 언어를 탐구하는 퍼포먼스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쉽게 규정되지 않는 상태와 감각에 주목하며, 사물–몸–말을 연결하는 수행적 실천을 통해 사적 경험과 정서, 기억, 장소, 도시, 언어, 움직임, 이야기 등 다양한 층위의 서사가 형성되는 과정을 탐색한다. 주요 경력으로는 2025년 두산갤러리 개인전 《August is the cruelest》, 2024년 뉴욕 카날 프로젝트 개인전 《Niro》 참여, 2022년 리움미술관 《아트스펙트럼 2022》 참여 등이 있다. 2025년 하반기부터 뉴욕대학교Tisch 예술학교의 협력예술 조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최고은 : 최고은은 가정용 인프라에 사용되는 하드 메탈을 주요 매체로 삼아, 실내 공간은 물론 건물의 옥상과 발코니 등 외부 환경까지 조각적으로 개입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내부와 외부를 가로지르며 현장 전체를 하나의 유기적 맥락 속에 포섭하는 장소 특정적 조각을 통해 공간의 구조와 사용 방식을 재구성하는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주요 경력으로는 2024년 제2회 프리즈 서울 아티스트 어워드, 2024년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참여, 2022년 아마도예술공간 개인전 《코너링》, 2021년 P21 개인전 《비비드 컷》 등이 있다.
붙임 7 초대 펠로우 소개
김후주: 청년농부이자 활동가인 김후주의 실천은 농업 현장에서의 삶과 시민적 발화를 결합하며, 디지털 공간과 물리적 광장을 넘나드는 동시대적 정치 감각을 형성해 왔다. 2024년 12월 22일, 트위터리안으로서의 빠른 정보 공유와 호소를 통해 시민들의 자발적 움직임을 촉발하며 남태령 현장으로의 집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후주는 ‘해방공간'에서 새로운 발언문과 함께 자신의 조직 활동과 집단적 실천의 경험을 공유하며, 광장에서 형성된 판단과 행동이 어떻게 공동의 힘으로 전환되는지를 전시에 불러온다.
이랑 : 작가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이랑은 오랜 시간 한국 사회의 주변부와 균열의 지점을 노래와 언어로 드러내며, 제도와 권력 바깥에서 형성되는 감정과 목소리에 주목해 온 인물이다. 그의 작업은 대중음악이라는 형식을 취하면서도, 노동, 젠더, 불평등, 연대와 같은 사회적 현실을 개인의 경험과 감각을 통해 끈질기게 호출해 왔다. 2026년 본 프로젝트를 위해 특별히 커미션된 신곡을 작곡하고, 한국관 개막 퍼포먼스를 통해 이를 선보이며,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가 하나의 전시를 넘어, 공공의 감각과 문화적 언어가 축적되는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계기를 마련한다.
한강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은 한국 현대사의 폭력과 침묵을 개인의 신체와 감각을 통해 응시하며, 말해지지 못한 기억과 감정을 문학의 언어로 드러내 온 작가이다. 그의 작업은 국가가 서술해 온 역사와는 다른 자리에서, 상처 입은 개인들의 경험을 통해 집단적 현실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이는 제도나 권력이 아닌, 사람들이 모이고 말하고 기억하는 장소로서의 ‘광장’에서 형성되는 윤리와 감각에 가까운 태도이기도 하다. 한강은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에서 글과 미술 작업을 통해 한국관을 개인의 목소리와 집단적 기억이 교차하는 장소로 작동하게 하며, 해방공간이 지향하는 시민적 상상력과 깊이를 단단히 뒷받침한다.
황예지 : 사진가이자 예술가 황예지의 작업은 요리, 보살핌, 고백, 기록과 같은 여성적 제스처를 저항의 도구로 재위치시키며, 사진과 텍스트, 음식과 아카이브를 교차시키는 방식으로 전개되어 왔다. 이러한 실천은 12월 3일 계엄령 선포에 이어 광장의 장면들을 기록하는 방향으로 이어지며, 개인의 감각이 시민적 행동으로 확장되는 순간을 포착한다. 황예지의 참여는 ‘해방공간’을 사소하다고 여겨져 온 몸짓들이 집단적 의미를 획득하는 장소로 드러내며, 광장에서 형성된 애도와 연대의 시간을 조용하지만 분명한 시선으로 전시에 불러온다.
크리스티앙 니얌페타 : 르완다·네덜란드 작가 크리스티앙 니얌페타는 한국의 5·18 민주화운동의 기억을 출발점으로, 역사적 자료와 공동체의 목소리를 대화적으로 엮은 혁명의 풍경 (Scenes from the Revolution)-<광주 레슨> 전시 커미션 작업-을 공유한다. 이 작업에서 그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남긴 이미지와 기억을 재해석하며, 집단적 경험이 어떻게 학습되고 전승되는지를 드러낸다. 리놀륨 타일의 전시와 그 쓰임을 통해 이루어지는 관객 참여형 작업은 ‘해방공간’을 기억과 감응이 교차하는 장소로 활성화하며, 역사와 현재가 맞닿는 지점을 예술적 언어로 드러낸다.
<붙임 8 : 커미셔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감독 최빛나 > 참여작가 노혜리 최고은
초대펠로우 김후주 이랑 한강 황예지 크리스티앙 니얌페타 베어러 / 김연주 김상하 이강선 이지현 임다운 송기은 왕호연 한국관 매니저 김은정 /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박유진 출판과 프로그램 마야 웨스트 사무국 송혜인 디자이너 조예진, 김서경 / 운송 아트랜스 <베어링> 제작 아르만도 과달루페 코르테스 알리야 예르수 토라만 염철호 / 뉴욕 스튜디오 데번 첸 엘리엣 미첼 안드리아 셰이퍼 에이든 성 <메르디앙> 제작 써드핸드 한원배 이기명 이규송 서울 스튜디오 곽소민 매니저 노수빈 홍지우 현지설치지원 / 김형중 이순규 기술자문 조전환 네트워크와 파트너십 자문 정장환 한국관 전시안내요원 / 프란체스코 아미사노 키아라 가르빈 마샤 그르비치 루카 필리 마테오 비센틴 국제 홍보 / FITZ & CO 이윤선 조지나 자오 웹 개발 디어스텝 개막주간지원 현지지원 조아오 모레이라 / 기록 감동환 권소영 이성은 정현중 천일해 탑돌이 서다솜 서기준 박기현 / 개막식 만찬 DJ Shy Shonnie (낸시숀) 공식후원 현대자동차(In partnership with Hyundai Motor)* 후원 두산연강재단 신한은행 YS Kim Foundation & Canal Projects / 천만문화재단 Yang Won Sun Foundation 불가리코리아 봄 The Getty Foundation / Communitas Archive 리아트 컴패니언즈 협찬 하퍼스 바자 코리아 화요 태극당
* 현대자동차는 지난 10여 년간 테이트 미술관(Tate), LA 카운티 미술관(LACMA),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등 글로벌 뮤지엄과 장기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아트 프로젝트를 선보여 왔으며, 2015년부터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Venice Biennale Korean Pavilion) 공식 후원을 이어 오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외 예술기관의 국제 교류 및 협업을 위한 신규 파트너십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Hyundai Translocal Series)’를 통해 초지역적 예술 협업을 모색하고, ‘VH 어워드’, ‘현대 블루 프라이즈+’와 같은 공모 프로그램을 통해 전 지구적 관점에서 다양한 형태의 예술 생태계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아트 파트너십 및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artlab.hyundai.com 또는 @hyundai.artlab #HyundaiArtlab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간단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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