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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랩소디

[백남준-쇤베르크-칸딘스키, 경계 없다]

-백남준, "궁즉통 극즉반(窮則通 極則反): 정신

"궁즉통 극즉반(窮則通 極則反):궁하면 통하고, 극에 달하면(극한 상황에 처하면) 반전시킨다"이라 -한국에 17년 근무한 영국 기자가 본 한국인의 최고 지혜 

<백남준은 쇤베르크가 음악과 미술을 경계 없이 넘나드는 점이 좋았던 것인가. 그가 쓴 동경대 학사논문은 쇤베르크에 관한 것, 백남준과 쇤베르크와 칸딘스키는 참 묘한 인연이다. 모두 음악과 미술을 동시에 좋아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김민기는 반대로 미술을 공부하고 작곡을 했죠. 그런 면에서 백남준과 통한다> 

백남준이 좋아한 쇤베르크, 그는 12음법 무조음악의 창시자다. 그의 작품은 들어보니 음악에 문외한이 나에게 뭔가 신선한 전율을 주는 것 같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그가 화가로 시작해서 작곡가로 갔다는 점이다

초기 칸딘스키(추상화에 리듬감 넘치는 음악을 도입한 장본인)와 절친이었다. 칸딘스키는 자신의 작품에서 쇤베르크의 영향을 인정했다. 물론 쇤베르크의 음악에서도 영향을 받았지만, 초기 그의 회화작품에서도 자극을 받는 것이다 <쇤베르크, 정화된 밤> 

쇤베르크는 협화음과 불협화음이라는 경계를 무너뜨린 장본인인가. 그래서 '무조음악'이라고 새로운 음악을 만든 것이리라. 이에 대한 논문이 있군요. 윤희경박사는 <쇤베르크의 무조음악과 칸딘스키의 추상>20102'서양미술사학회 논문집(32)'에서 발표했군요. 아래 블로그에 그 내용의 일부가 소개되다. 

 쇤베르크 작품정화된 밤 

쇤베르크는 칸딘스키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러나 예술은 무의식 속에 속하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독립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취미나 기호가 아니라 습득된 교육이나 지력이나 지식이나 기술이 아니라 오로지 타고난 본능적인 것을 통해서 창조해야 한다 “[] 전위적인 작곡가인 쇤베르크 초기 회화작품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죠. 아래가 그 중 하나이네요 제목은 '붉은 시선(The Red Gaze 1910)'이다. 역시 독일 표현주의 계열이라고 할 수 있겠죠. 

쇤베르크는 칸딘스키가 창설한 <청기사>의 창립 멤버이다. 칸딘스키는 그의 작품에 대해 호의적이었지만 같은 표현주의 작가인 '프란츠 마르크''아우구스트 마케'는  회의적이었다고 한다. 마르크와 마케는 독일 표현주의 미술의 거장들이죠. 

칸딘스키는 쇤베르크의 회화작품에 대해서 이렇게 평했다. "우리는 쇤베르크의 모든 그림에서 미술가의 내적 욕망, 그것에 적합한 형태로 전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치 그의 음악처럼... 쇤베르크는 그림에서 외양을 나타내지 않고 곧바로 본질적인 것으로 향해간다... 나는 쇤베르크 그림을 순수한 그림이라고 부르고 싶다" 

아래 작품을 보니 쇤베르크는 그의 음악처럼 그의 그림도 매우 불협화음적이다. 쇤베르크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그림을 그릴 때) 얼굴을 본 적이 없다. 왜냐하면, 나는 오직 사람들의 눈빛과 그들의 시선 만을 보기 때문이다

<추신> 베르그송의 시간론에서 과거 현재 미래를 구분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 백남준은 평생 시간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옆구리 달고 살았는데 특히 베르그송의 시간에 대한 공부에 몰두하다. 베르그송은 백남준 말하는 랜덤 액세스적 시간론을 가지고 있었다. 쉽게 말해서 시간을 순서대로 구분하기보다는 언제 어디서나 꺼내 쓸 수 있는 시간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상대적인 시간보다 절대적인 시간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추신> 60년대 백남준의 실험적이고 전위적 전자아트 

1960년대 백남준의 실험적이고 전위적 전자아트는 이런 유럽의 68혁명과 미국의 우주과학을 포함해 혁명적인 과학주의라는 맥락에서 태어난 것이다. 휘트니미술관이 편저한 <미국의 세기(The American Century, 1950-2000)>라는 책을 보면 "비디오아트는 60년대 미국의 반체제문화 속 세 가지 경향 즉 뉴 테크놀로지 통해 확장된 지식에 대한 유토피아적 욕망과 반전운동(베트남 참전반대운동)과 주류텔레비전의 제도적 권위에 대한 반항심에서 태어났다"고 적고 있다. 

휘트니미국미술관이 편저한 <미국의 세기(The American Century, 1950-2000)>라는 책도 있지만 이제 미국의 전성기는 1950년 시작해서 2000년에 끝났다. 백남준이 세계적이고 세기적인 작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그가 바로 미국의 최고전성기인 그때 글로벌예술도시인 뉴욕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