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근전시행사소개

[국제갤러리] 최재은 개인전 '자연국가(Nature Rules)', 5월 11일부터

국제갤러리, 320일 최재은 개인전 자연국갬 개최 전시기간: 2025320()2025511(전시장소: 국제갤러리 K2(1, 2), K3 최재은 작가는 예술가로서 한반도 DMZ에서 자연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유토피아를 세우려한다

오마이뉴스 관련 기사

 

전쟁 지나간 DMZ 지뢰밭에 '생명 폭탄' 투하를 꿈꾸다

최재은 작가(1953년생)의 '자연 국가' 전이 2025년 5월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K2, K3에서 열린다. 현재 그는 일본 '교토'에서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3번째 개인전이다. 그녀

www.ohmynews.com

 

                                                                                                                                                                             1953년 생 한국전쟁 이후 세대인 최재은은 한국 출신으로 일본 등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예술가로 세계 평화의 중요한 거점인 한반도 DMZ에서 전 세계 지식인, 예술가, 과학자, 환경 운동가 등과 함께 자연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유토피아(해원상생)를 소리 소문 없이 10년 간 지속적으로 세우려 한다

국제갤러리는 오는 320일부터 511일까지 K2K3에서 최재은의 개인전 '자연국갬'를 개최한다.

최재은 새로운 유대(New Alliance)2025 / 112장의 우루시 칠기판에 꽃을 눌러 만든 목조 구조물 Wood structure with pressed flowers on 112 urushi lacquered wood panel, framed212.6 x 238 x 6.9 cm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최재은 스튜디오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으로, 조각, 설치, 건축, 사진, 영상,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생명의 근원과 시간, 존재의 탄생과 소멸, 자연과 인간의 복합적인 관계를 사유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1970년대 중반 도쿄로 건너간 최재은은 도쿄의 소게츠 아트 센터에서 이케바나()’의 문법을 수학, 새롭게 해석하는 작업으로 미술에 입문했다. 1985년에는 이사무 노구치(Isamu Noguchi)가 설계한 소게츠 아트 센터 내 실내 정원 Heaven13톤의 흙으로 덮고 그 위에 씨앗을 뿌린 대지(Earth)를 선보이며 첫 개인전을 개최, 생명의 흐름과 시공간성에 대한 자신의 고유한 철학을 시각화했다.

이후 1986년부터 시작된 월드 언더그라운드 프로젝트(World Underground Project)를 통해서는 종이를 오랜 시간 땅 속에 묻었다가 꺼내어 종이에 축적되는 시간의 흔적으로 생명과 순환에 대해 고찰하고, 이로써 종이 속 미생물의 소우주를 관찰하는 등 예술과 과학을 접목한 시도로 확장했다. 특히 2015년부터 진행해 온 대지의 꿈(Dreaming of Earth)프로젝트를 시작으로, DMZ의 숲을 회복하기 위해 전문적인 조사를 바탕으로 한 구체적 해결방안 및 방법론들을 작업의 형태로 구축해 오고 있다.

최재은 숲으로부터(From the Forest)2025Natural dyes and charcoal pencil on canvas100 x 72.7 cm each, 2 sets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최재은 스튜디오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이번 전시를 통해 최재은은 오랜 관심사인 을 다채롭게 해석하고 꿈꾼다. K21층을 수놓은 숲으로부터회화 연작은 매일 숲을 산책하는 작가의 일상에서 비롯된다. 작가는 현재 거주하는 교토의 동네 숲을 산책하며 다양한 낙엽과 꽃잎을 주워 모은 후, 이를 재료로 물감의 안료를 만들고 캔버스에 칠했다. 분홍색과 황토색, 옅은 갈색의 범주를 오가며 재현이 불가능한 고유의 색채를 보여주는 각각의 화면은 작가가 거닐었던 숲의 가장 정직한 초상의 추상화인 셈이다.

회화 표면에는 숲 속을 거닐면서 들었던 바람소리, 새소리, 빗소리 등 다양한 소리들을 들리는 그대로 음차해 흑연으로 적었다. 예를 들어 Sar r r r r(2025)는 늦가을 낙엽이 사르르떨어지는 소리이며, Hu u u u(2025)는 숲 너머의 먼 산에서 들려오는 산울림 소리다.

최재은 종자 볼(Seed Bomb) 매뉴얼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숲의 빛과 소리에 대한 작가의 해석은 K22층 전시장에서 텍스트, 조각, 영상 등 다변화된 매체를 통해 이어진다. 전시장의 바닥에는 최재은이 직접 쓴 시 나무의 독백(2025)을 설치, 작가 자신이 숲 속에서 조우한 나무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 작업은 전시장 벽에 걸려있는 황금색 나뭇가지 조각과 어우러지며 숲의 서사를 입체적으로 제시한다. 한편 전시장 안쪽에서는 영상작품 Flows(2010)가 소개된다. 거대한 고목의 밑동을 느리게 360도 회전하며 보여주는 이 영상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거대한 시간의 흐름이 남기는 물리적 주름의 현현과 그 숭고함을 마주하게 한다.

최재은 자연국가(Nature Rules)2025 Silk, cotton linen and washi (foil)155.4 x 122 x 2.7 cm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사진: 최재은 스튜디오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K3 전시장에서는 작가가 지난 10여 년간 진행해 온 ‘DMZ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대지의 꿈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최재은의 DMZ 프로젝트는 자연국가(Nature Rules)의 단계로 진입해 한반도 비무장지대의 생태 회복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기에 이른다. DMZ 내부의 생태 환경은 애초 작가가 가졌던 환상과는 달리 파괴되어 가고 있었다. ‘생태 현황 분석도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작가는 오랜 기간 남북의 군사적 개입으로 인하여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그 지역의 숲이 파편화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비무장지대의 생태 현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각 구역 생태계의 복원을 위한 식재의 종류와 양을 정리하는 데만 수 년이 걸렸다. 작가는 여전히 수많은 지뢰가 매설되어 있는 비무장지대에 나무 종자를 품은 직경 35 센티미터의 자그마한 종자 볼(seed bomb)을 빚어 드론으로 뿌리고자 한다. 작가는 이런 방식을 통해서만 비로소 회복될 수 있는 이 땅의 미래를 함께 꿈꾸고 그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 잠재적이면서도 실제적인 수십만 명의 파트너를 찾고자 한다.

작가가 매일 숲을 산책하며 수집하고 말린 꽃잎으로 제작한 병풍 안에는 컴퓨터가 한 대씩 놓여 있고, 관람객은 작가가 만든 웹사이트에 들어가 DMZ의 지도를 살펴보며 자신이 원하는 구역에 맞춰 종자 볼 기부 약속을 등록할 수 있다. 100원에 한 개의 종자 볼을 기부할 수 있도록 고안된 이 프로젝트 안에서 종자 볼은 구체적 방법일 뿐만 아니라 DMZ의 숲을 회복하는 과정에 수많은 참여자들을 결속시키는 매개자의 역할도 하게 된다.

작가는 이 일종의 플랫폼을 ‘새로운 유대(New Alliance)’라 명명했는데, 벨기에의 저명한 화학자 일리야 프리고진(Ilya Prigogine)이 주창한 개념에 착안한 것으로 자연적 질서 안에서의 조화로운 인간의 실존을 내포한다. 어떠한 경계 없이 전세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는 지난 70여 년 동안 정치적으로 파편화된 DMZ 일대가 궁극적으로 자연의 주권을 회복하고, 보편적 공감대 형성을 통한 새로운 희망의 초석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꿈꾼다.

작가 소개

최재은(b. 1953)은 도쿄 긴자 메종 에르메스 르 포럼(20232024), 도쿄 하라미술관(2019, 2010), 프라하 국립미술관(2014), 국제갤러리(2012), 로댕갤러리(2007)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국립현대미술관(2024, 2016), 문화역서울284(2022, 2019), 프라하 국립미술관(2008) 등 국내외 유수 기관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또한 1993년 대전엑스포에서 재생조형관을 선보인 후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일본관 대표 작가로 참여하였고, 2016년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에도 참여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아트선재센터, 도쿄 하라미술관, 프라하 국립미술관 등 세계 주요 기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주요 야외 조형물로는 합천 해인사 소재의 성철스님 사리탑 선의 공간, 서울 삼성의료원 장례식장 앞에 설치된 시간의 방향등이 있다. 작가는 현재 교토에서 거주 및 작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