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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A] 다원예술 '우주 엘리베이터' 이미래 퍼포먼스 <미래의 고향>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다원예술 《우주 엘리베이터》의 마지막 프로그램 이미래의 퍼포먼스 신작 <미래의 고향(Hometown to Come)>을 개최한다. 퍼포먼스는 3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다원공간에서 진행된다. 참여 작가 <이미래 1988년 한국 서울 출생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거주: 이미래는 기계 장치와 비계 등 산업적이고 기술적인 물질들이 가진 즉물성과 운동성을 탐구하며 실험적인 미학을 추구한다. 재료의 물성과 질감을 직접 손으로 만지는 행위를 통해 표현된 작가의 조각적 언어는 인간의 원초적 욕망과 감각의 세계를 환기시킨다. 개인전 《현대 커미션: 이미래: 열린 상처》(테이트 모던, 런던, 2024), 《검은 태양》(뉴뮤지엄, 뉴욕, 2023), 《캐리어즈》(아트선재센터, 서울, 2020) 등을 열었으며, 제59회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2022), 제15회 리옹 비엔날레(2019) 등에 참여했다.>

이번 퍼포먼스 <미래의 고향>은 본 작품에 실연자로 참여하는 음악가 이민휘의 동명 앨범에서 영감을 받아 명명되었다. 퍼포먼스는 음악가 이민휘와 배우 배선희가 실연자로 참여한다. 이미래(b. 1988)는 서울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로 현재 영국의 테이트 모던(Tate Modern) 터빈홀에서 개최되고 있는 개인전 《열린 상처(Open Wound)》를 통해 기계와 인간의 경계, 산업 시스템과 유기적 생명력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며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원예술 《우주 엘리베이터》는 우주를 향한 인류의 욕망과 그 실현 방법에 대한 고민을 다양한 예술적 관점에서 탐구한 연간 프로젝트다. 2024년 5월 25일부터 서울관에서 월별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며 마지막 참여작가인 이미래는 우주 개발과 같은 인류의 거대한 도전이 남긴 흔적들에 주목한다. 우주선이나 우주 엘리베이터와 같은 거대 구조물의 파편들은 실패한 꿈의 흔적일 수도, 시간이 지나 버려진 성공의 잔해일 수도 있는, 인류의 끝없는 도전과 그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증거물이다. 이미래는 그동안 여성적 신체성과 기계적 움직임이 결합된 작업을 통해 산업 문명의 잔해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루며, 특히 설치 작업에서 드러나는 독특한 수행성과 시간성은 동시대를 ‘이미 도래했으나 아직 오지 않은' 모순적 시간으로 바라보게 한다. 이러한 작가의 관점은 개발의 잔해와 폐허를 그리고 이에 대비되는 미술관과 극장을 함께 살아가야 할 ‘혼돈의 시대를 위한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s for troubling times)’로 바라본다. 여기서 ‘인프라스트럭처’는 로렌 벌랜트가 제시한 개념으로 단순한 물리적 구조물이 아닌 특정한 삶의 형태, 습관, 규범 즉, 사회적 관계의 실천적 총체를 의미한다.

<미래의 고향>은 작가의 첫 퍼포먼스로 그동안 설치 작업에서 암시적으로 다루어왔던 시간성과 공간성을 보다 직접적인 형태로 구현한다.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서울관 다원공간에 작가가 서울 근교에서 수집한 폐기물과 기존 작업을 해체하고 결합한 설치물이 블랙박스 공간 내부 여섯 개의 바턴(batten, 조명과 무대 장치를 다는 가로대)에 매달려 있으며, 둠메탈(느리고 무거운 기타 리프와 어둡고 불길한 분위기를 특징으로 하는 헤비메탈의 하위 장르) 음악 중 Sleep이라는 밴드의 앨범 수록곡 ‘Dopesmoker’가 공간을 채운다. 바턴의 움직임을 통해 무대를 여닫는 사물들의 안무는 인류의 욕망과 그 성공과 실패가 만들어내는 잔해의 풍경을 시적으로 보여주며, 동시에 즉물적으로 표출한다. 이는 작가가 그동안 설치 작업에서 보여준 수행적 요소와 독특한 시간성을 퍼포먼스라는 시공간의 예술로 확장한 것이다. 작가는 “폐기물은 생산의 이면이며, 우리가 꾸는 모든 꿈이 결국에는 돌아가게 될 장소”이며, “이번 프로젝트에서 잔해의 이미지는 단순히 우리가 망각하고자 몸부림치는 대상이 아니라, 언제나 우리 바로 뒤에 바싹 붙어 있는 풍경”이라고 말한다. 《우주 엘리베이터》의 마지막 퍼포먼스는 우주의 반대편을 응시하며, 잔해와 파편 속에서 발견되는 또 다른 삶의 가능성과 공동(체)의 존재 방식을 제안한다.

작품은 전시 모드와 실연 모드로 나뉘어 진행된다. 전시 모드는 3월 28일부터 30일까지 미술관 운영 시간(10시-18시, 토요일은 21시까지) 중 퍼포먼스 시연을 제외한 시간에 상시 관람 가능하다. 실연 모드는 28일(금) 14시와 17시, 29일(토) 17시와 20시, 30일(일) 14시, 17시에 진행되며, 음악가 이민휘와 배우 배선희가 실연자로 참여한다. 퍼포먼스 관람은 3월 14일(금) 14시부터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에서 사전신청을 통해 가능하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퍼포먼스는 다원예술 《우주 엘리베이터》의 대미를 장식하는 종착점으로서 이미래 작가가 보여주는 시공간 속에서의 파편들을 통해 또 다른 공동체적 삶의 가능성과 존재 방식을 고민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