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갤러리, <두 개체가 하나로 만나며, 다시 둘로 나누어진다(合二合一 分二 分一)> 88세 현역 작가 김윤신 개인전 《Kim Yun Shin》 개최 / 전시기간: 2024년 3월 19일(화)–4월 28일(일) / 전시장소: 국제갤러리 K1, K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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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合)과 분(分)은 동양철학의 원천이며 세상이 존재하는 근본이다. 나는 1975년부터 그런 철학적 개념을 추구해오고 있고, 그래서 나의 작품에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 分一)’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는 두 개체가 하나로 만나며, 다시 둘로 나누어진다는 의미다. 그리고 인간의 존재에서처럼 계속적으로 무한대적으로 합과 분이 반복된다. [...] 전기톱을 사용하여 분에 의하여 창조된 선과 면은 합이요 동시에 분이다. 나의 정신, 나의 존재, 그리고 나의 영혼은 하나가 된다. 절대자로부터 축복받은 존재이길 염원하면서.” – 김윤신1
국제갤러리는 오는 3월 19일부터 4월 28일까지 김윤신의 개인전 《Kim Yun Shin》을 개최한다. 1980년대 중반 남미로의 이주를 통해 한국의 주류 모더니즘에서 물리적으로 단절된 채 자신만의 독자적인 시각문법을 구축한 김윤신은 재료의 물성, 특히 나무 고유의 성정을 존중하며 탐구해왔다.
아르헨티나로 이주해 그곳에서 40년을 뿌리내렸던 그가 한국으로 거점을 옮겨 꾸리는 첫번째 전시이자 국제갤러리와의 첫 프로젝트에서 작가는 1970년대부터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합이합일 분이분일’의 철학에 기반한 목조각 연작과 함께 꾸준히 지속해온 회화 작업 등 총 50여 점의 작품을 K1과 K2에 걸쳐 선보인다.
1970년대 중후반부터 시작된 〈합이합일 분이분일〉은 김윤신의 조각 전반을 아우르고 있는 작품의 제목이다. 둘을 합하여도 하나가 되고, 둘을 나누어도 하나가 된다는 이 우주적인 문구는 작가에게 작업의 근간이 되는 철학이자 삶의 태도이다. 서로 다른 둘이 만나 상호작용을 통해 하나가 되고, 그렇게 만난 합이 다시 둘로 나뉘어 각각의 또 다른 하나가 되는 역학의 반복은 곧 작가가 작업하는 과정을 묘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의 작업은 자신 앞에 주어진 재료를 관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데, 눈 앞의 나무를 오랜 시간 바라보며 그 대상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다 한 순간 전기톱을 들고 거침없이 나무를 잘라 나간다. 이렇게 조각의 재료인 나무와 작가가 하나가 되며 합(合)을 이루고, 그러한 합치의 과정은 나무의 단면을 쪼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가는 여러 분(分)의 단계들로 이루어지며, 그 결과물로서 비로소 또 하나의 진정한 분(分), 즉 작품이 탄생하게 된다.
K1에서는 〈합이합일 분이분일〉의 근원이 되는 1970년대 작 〈기원쌓기〉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작가가 꾸준히 매진해온 원목 조각들과 함께 회화 작업의 일부가 소개된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고찰하며 초월적 존재에 닿고자 하는 염원의 정서는 일찍이 그의 초기 작업에서부터 엿볼 수 있는 특징이다. 초창기 전통에 대한 (재)해석에 유독 관심을 보이기도 한 그는 민간신앙 속 장승의 모습이나 돌 쌓기 풍습 등의 토템에 영향을 받아 나무를 수직적으로 쌓아 올렸고, 그에 대한 형식적 변주는 자연스레 〈합이합일 분이분일〉 연작에 이르게 되었다. 알가로보 나무, 라파초 나무, 칼덴 나무, 유창목, 케브라초 나무, 올리브 나무 등 다양한 원목이 그의 손을 거쳐 다채로운 형태의 ‘기도’가 되는데, 특히 그의 톱질을 통해 드러나는 나무의 속살과 원래의 모습 그대로 살려둔 나무의 거친 껍질이 이루는 시각적 대조는 김윤신 조각의 대표적인 표현적 특징으로 자리잡았다.
K2에서는 아르헨티나의 대지, 그 특유의 에너지와 생명력을 연상시키는 회화와 회화 조각을 대거 선보인다. 작가는 “그림을 해야 조각을 하고, 조각을 함으로써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설명하며 조각과 회화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 규정한다. 조각과 일맥상통하며 표면의 분할을 특징으로 하는 김윤신의 회화는 남미의 토속색과 한국의 오방색에서 영감 받은 원색의 색감으로 제작되는가 하면, 멕시코 여행을 계기로 아스테카의 흔적을 입기도 하는 등 작가의 환경과 심경을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이루어지다〉, 〈내 영혼의 노럿, 〈원초적 생명력〉, 〈기억의 조각들〉, 〈진동〉 등의 제목으로 진행되는 회화 작업은 나이프로 물감을 긁는 기법으로 원시적 에너지를 표출하거나, 물감을 묻힌 얇은 나무 조각을 하나하나 찍어내 구사한 다양한 색상의 선과 자유분방한 면을 통해 강인한 생명력의 본질 및 삶의 나눔을 찬양한다.
회화와 조각을 아우르는 김윤신의 시각적 문법은 자연스레 목조각에 채색을 시도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남미의 토테미즘에서 한국 전통 색상 및 패턴의 유사성을 발견한 작가는 조각을 색조 및 기하학 실험의 장으로 삼기도 했다. 나아가 작가가 ‘회화 조각’이라 명명한 이 유형의 조각군은 전지구적 팬데믹 시기를 맞아 더욱 적극적으로 제작, 변주되기에 이른다. 당시 한 개인으로서 여러 일상 속 규제를 당면한 한편 예술가로서도 좋은 재료를 구하는 것이 힘들어지자, 작가는 일상 주변의 나무 조각들을 모아 작업하는 새로운 방식에 몰두했다. 이렇듯 목재 파편 내지 폐목을 재활용해 자르고 붙여 색을 입힌 회화 조각은 회화와 조각을 잇고 나누는 또 하나의 ‘합이합일 분이분일’을 보여준다. 생을 관통하여 매 순간 도약해온 김윤신의 우주는 열린 마음으로 재료와 기법을 탐구하는 실험 및 도전정신을 통해 조각과 회화, 그리고 회화 조각이라는 영역으로 여전히 확장해 나가고 있다.
둘이 하나고, 하나가 둘이고,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다 - 김윤신 화백의 사유에 담긴 원효 정신 원융회통의 정신이 보인다. 여기에 남미의 토템미즘 전통도 엿보인다
“합(合)과 분(分)은 동양철학의 원천이며 세상이 존재하는 근본이다. 나는 1975년부터 그런 철학적 개념을 추구해오고 있고, 그래서 나의 작품에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 分一)’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는 두 개체가 하나로 만나며, 다시 둘로 나누어진다는 의미다. 그리고 인간의 존재에서처럼 계속적으로 무한대적으로 합과 분이 반복된다. [...] 전기톱을 사용하여 분에 의하여 창조된 선과 면은 합이요 동시에 분이다. 나의 정신, 나의 존재, 그리고 나의 영혼은 하나가 된다. 절대자로부터 축복받은 존재이길 염원하면서.” - 김윤신
김윤신 전, 국제갤러리에서 K1-K2에서 열린다. 아르헨티나의 대지, 그 특유의 에너지와 생명력을 연상시키는 회화와 회화 조각을 대거 선보인다. 작가는 “그림을 해야 조각을 하고, 조각을 함으로써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설명하며 조각과 회화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 규정한다. “합(合)과 분(分)은 동양철학의 원천이며 세상이 존재하는 근본이다. 나는 1975년부터 그런 철학적 개념을 추구해오고 있고, 그래서 나의 작품에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 分一)’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는 두 개체가 하나로 만나며, 다시 둘로 나누어진다는 의미다. 그리고 인간의 존재에서처럼 계속적으로 무한대적으로 합과 분이 반복된다. [...] 전기톱을 사용하여 분에 의하여 창조된 선과 면은 합이요 동시에 분이다. 나의 정신, 나의 존재, 그리고 나의 영혼은 하나가 된다. 절대자로부터 축복받은 존재이길 염원하면서.” – 김윤신
폴 발레리가 말하는 순수시 같은 순수한 자연의 색채네요. 남미 아르헨티나의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직선이 곡선이고 곡선이 직선이네요. 신묘한 에크리튀르 묘법이다
아르헨티나의 순수한 자연의 빛깔이 회화에 저절로 배어나온다 // 남미의 토테미즘에서 한국 전통 색상 및 패턴의 유사성을 발견한 작가는 조각을 색조 및 기하학 실험의 장으로 삼기도 했다. 나아가 작가가 ‘회화 조각’이라 명명한 이 유형의 조각군은 전지구적 팬데믹 시기를 맞아 더욱 적극적으로 제작, 변주되기에 이른다.
작가 왈 내가 '나무'를 사랑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작가가 되었다. 내 어린 시절을 회고해 보면 하늘이 바로 내 머리 위에 있었다. 바로 위 하늘에 무수한 많은 별이 쏟아졌다. 나는 그 별을 비롯해 대 자연과 늘 대화했다. 걸어 다니면서 중얼거렸다. 나무와도 마찬가지다. 나도 자연이고 나무도 자연이고 별도 자연이니 서로 대화가 잘 통했다.
그의 회화는 그냥 조각이다. 그리고 나무에 칠하는 조각은 그냥 회화다
김윤신, 회화가 조각이고 조각이 회화이다. 두 장르를 구분하지 않는다. 삶과 예술을 일치시키는 표현주의 기법과 중남미 원시적 생명력을 결합하여 강력한 임펙트와 눈에서 잘 사라지지 않는 흔적을 남긴다. 회화와 조각이 하나로 만나면 다시 둘로 나누어진다(合二合一 分二 分一)
작가 소개
1935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난 김윤신은 나무 및 석재 조각, 석판화, 회화를 아우르며 고유의 예술세계를 일구어 온 한국의 1세대 여성 조각가이다. 1959년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5년 뒤인 1964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 조각과 석판화를 수학했다. 이후 1969년 귀국한 김윤신은 아르헨티나로 이주하기 전까지 10여 년 동안 여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1974년에는 한국여류조각가회의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1984년 작가는 새로운 재료를 만나 작품세계를 확장하고자 하는 열망을 따라 아르헨티나로 이주하였는데, 그곳에서 만난 단단한 나무는 김윤신이 작품 안에 건축적 구조와 응집된 힘을 표현할 수 있게 하였다.
88세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다. 아르헨티나 40년을 정리하고 영구 한국으로 귀국하다
이어 1988년부터 1991년까지는 멕시코, 2001년부터 2002년까지는 브라질에서 머물며 오닉스와 준보석 등 새로운 재료에 대한 탐구를 지속했다. 2008년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김윤신미술관(Museo Kim Yun Shin)을 개관했으며, 부에노스아이레스 지역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8년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에 김윤신의 상설전시관이 설립되기도 했다.
김윤신 88세 아직도 10~20대의 열정을 그대로 놓치 않고 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서울, 2023), 흰물결아트센터(서울, 2022, 2015), 갤러리 반디트라소(서울, 2022), E2Art 갤러리(로스앤젤레스, 2022),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부에노스 아이레스, 2022, 2021, 2018), 주폴란드 한국문화원(바르샤바, 2019), 주스페인 한국문화원(마드리드, 2019), 필라르 문화센터(부에노스 아이레스, 2017), 카빌도(코르도바, 2016), 한원미술관(서울, 2015), 멘도사 시립현대미술관(멘도사, 2015), 마리아 엘레나 크라베츠 갤러리(코르도바, 2010), 로페즈 클라로 미술관(아술, 2009) 등이 있다. 또한 박수근미술관(양구, 2024), 안상철미술관(양주, 2018), 주워싱턴 한국문화원(워싱턴 DC, 2012),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부에노스 아이레스, 2011), 로사리오 국제조각 심포지움(2007), 남미 한민족작가 문화예술 교류전(상파울로, 2006), 한국 스페인 조각 심포지움(이천, 2003), 베이징 국제조각 심포지움(베이징, 2002), 제7회 로사리오 국제조각 심포지움(로사리오, 2001), 제3회 부에노스 아이레스 국제조각 심포지움(부에노스 아이레스, 2000), 한인미술인협회(부에노스 아이레스, 1998), 칸델라리아 미술관(부에노스 아이레스, 1995), ’95 한국여성작가축제(서울, 1995), 멕시코 국립현대미술관(멕시코시티, 1992, 1991) 등의 국내외 단체전 및 행사에 참여한 바 있다. 2024년에는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본 전시에 처음으로 초청받아 참가한다.
주요 작품 소장처로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서울시립미술관, 한원미술관,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립현대미술관, 로페즈 클라로 미술관, 멕시코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 광주 스페인조각공원, 베이징 국제조각공원, 로사리오 중앙우체국, 한국토지주택공사, 아산사회복지재단, 서울아산병원, 익산 중앙체육공원 등이 있다. 현재 김윤신은 한국과 아르헨티나를 오가며 꾸준히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 작가의 말, 2022년 3월 <아래 유튜브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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