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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전시행사소개

[리움미술관] '필립 파레노'전 AI 도입된 다양한 음향 콜라주 전시

[작가소개] 필립 파레노는 베니스비엔날레(1993, 1995, 2003, 2007, 2009, 2011, 2015), 리옹비엔날레(1991, 1997, 2003, 2005), 멘체스터 국제 페스티벌 등에 참여 /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 1964년생, 프랑스에서 거주 및 활동)는 시간과 기억, 인식과 경험, 관객과 예술의 관계에 주목하면서, 데이터 연동과 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예술작품과 전시 경험을 재정의하는 유기적인 방식을 탐구한다. 파레노는 여러 전문가와의 협업으로 영상, 사진, 조각,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와 전시 형식에 주목한다 // 오마이뉴스 관련 기사 https://omn.kr/27obg

 

당일 온도 따라 달라지는 작품, AI 활용한 놀라운 전시

필립 파레노 '보이스' 전, 서울 이태원로 삼성 리움미술관서 7월 7일까지

www.ohmynews.com

주요 개인전으로는 《Philippe Parreno》(부르스 드 코메르스, 파리, 프랑스, 2021), 《Echo》(뉴욕현대미술관(MoMA), 뉴욕, 미국, 2019), 《Looking back on a Future》(마틴-그로피우스 바우, 베를린, 독일, 2018), 《ANYWHEN》(테이트모던, 런던, 영국, 2016), 《H {N}Y PN(Y) OSIS: Philippe Parrno》(파크 에비뉴 아모리, 뉴욕, 미국, 2015), 《Anywhere, Anywhere Out of the World》(팔레 드 도쿄, 파리, 프랑스, 2013), Philippe Parrno》(바이엘러 미술관, 바젤, 스위스, 2012) 등이 있다.

Philippe Parreno

필립 파레노 Philippe Parreno_리움미술관 제공_사진 김제원_Photo Studio_kim_je_won

필립 파레노는 베니스 비엔날레(이탈리아, 1993, 1995, 2003, 2007, 2009, 2011, 2015), 리옹 비엔날레(1991, 1997, 2003, 2005), 멘체스터 국제 페스티벌 등에 참여했다. 파레노의 작품은 퐁피두센터, 루마 아를, 21세기 가나자와 미술관, 파리 근현대미술관, SF 현대미술관(SF MoMA), 구겐하임미술관, 뉴욕현대미술관(MoMA), 테이트 모던, 아이리쉬미술관, 반아베미술관, 와타리현대미술관, 워커아트센터 등에 소장하다. 리움미술관 제공

리움미술관 입구(외부)에 설치된 타워 '막(膜)'과 리움미술관 내부 컬러 그래픽과 연결

<작품해설> 이 기계 탑은 틀에 얽매이지 않는 인지 능력을 지닌 인공두뇌학적 성격을 담고 있다. 탑은 센서를 통해 다양한 환경적, 사회적, 내부의 자극을 흡수, 처리 및 상호작용하면서 주변 환경을 수집한다. 이는 새로운 언어 <∂A>(2024)를 위해 자신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자체 평가 시스템으로 기압계, 온도계, 지진계와 같은 센서를 통해 즉각적으로 환경을 이해하고, 신호와 데이터를 수집한 후에 소리와 소스로 변조 및 변환하는 성격을 담고 있다. 이때, 소리는 배우 배두나의 목소리 운율을 활용한 새로운 VSO(동사-주어-목적어) 언어인 ∂A의 신호를 해석하여 ‘단어’와 ‘문구’로 표현하는 동안에 탑의 양태를 기반으로 감정을 전달한다. 탑 안의 캐릭터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이끌려 그들이 말하는 것을 듣는다. 그러나 이 작품은 말하는 것보다 듣고 사색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데이터에서 특정한 인지 패턴이 인식될 때, 차분하고 사색적이며 음악적인 분위기의 멜랑콜리한 상태를 취한다.

리움미술관 입구에 설치된 작품 <막(膜)>(2024)은 센서 기능을 갖고 있어서, 기온, 습도, 풍량, 소음, 대기오염, 미세한 진동까지 지상의 모든 환경 요소를 수집하고 미술관 내부로 보낸다. 유입된 이 데이터는 사운드로 변환되기도 하고 새로운 목소리를 자극하기도 하며 전시를 활성화시킨다. 그게 미술관 내부와 연결되어 아래 오른쪽의 오른쪽에서 보는 것처럼 다층 컬러 그래픽을 다시 활성화된다. 그는 기존 전시방식을 확장(expand)하기 위해서 리움미술관 내부와 리움미술관의 외부 작품을 연결해 서로의 상호 관계성을 긴밀하게 연결시킨다.

파레노 작품의 메인 주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조종되는 것과 조종하는 것, 실존하는 것과 허상 간에 유사 인간의 시선과 장소에 대한 기억 속 재현은 필립 파레노의 작품 세계에 중요한 주제다. 시간의 인식과 경험, 실재와 가상, 관객과 예술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며 예술작품과 전시 경험을 재정의하는 유기적 전시 형식 제안한다.

전시 전체가 거대한 설치 미술/

이미지 <리움미술관제공>

<작품해설> 파레노는 대안이 될 수 있는 가상 세계와 존재 상태에 대한 공간을 새롭게 구축해 왔다. 다양한 물고기 종으로 전시장을 유영하는 <내 방은 또 다른 어항>은 우연에 맡겨진 사물과 환경을 구성하는 조건이 인간의 행동과 시간의 흐름에 대한 인식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방식을 탐구한다.

영어에서 어항을 뜻하는 ‘Fish Bowl’은 관찰의 대상을 지칭하는 은유적인 표현이기도 하여, 제한된 공간 안에 갇혀 인간에게 끊임없이 관찰 당하는 어항 속 물고기들의 관점을 드러낸다. 이곳에 부유하는 물고기들은 전시장 안에 들어선 관람객들의 관점을 전복시키므로, 인간은 더 이상 관찰자가 아닌, 물고기처럼 관조 대상이 된다

리얼리티 파크의 눈사람
*A 2024 이미지 <리움미술관제공>

<작품해설> 피아노의 연주 사이에 한국어로 녹음된 음성이 들린다. 공간 곳곳에서 공명하며 전시의 주축이 되는 작품인 ‘∂A (2024)’에는 실시간으로 수집된 서울의 기후, 지면의 진동, 도시의 소음 데이터와 배두나의 목소리를 조합해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새로운 언어가 담겨있다.

루미나리에 2001

<작품해설> M2  1층의 안쪽에는 작가의 2001년 작품 ‘루미나리에’가 전시되어 있다. 섬유 유리 소재의 6인석 벤치와 24개의 유리 조명 유닛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작가가 오랜 친구인 프랑스 예술가 피에르 위그(Pierre Huyghe)와 그래픽 디자인 듀오 M/M과 함께 파리의 에티엔느-마르셀 카페(Café Étienne-Marcel)를 위해 디자인한 가구 세트이다. 제49회 베니스 비엔날레에도 출품된 이 작품은 천장에 매단 각각의 분유리 유닛 속에 핑크 레진 조명을 담고 있으며, 조명들은 바로 아래 설치된 벤치 한가운데로 연결되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무 또는 전기를 먹고 자라나는 듯한 두족류 동물(cephalopod)을 연상시킨다.

작가는 시각미술가라기보다는 생애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을 통합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다. 전시장은 마치 무대에 펼치는 거대한 공연장 같다 / 필립 파레노, 내 방은 또 다른 어항, 2022 / 부유하는 분위기 물고기는 이 풍경화 속에 오히려 주인공이다. 주객전도라고 할까 관객을 오히려 물고기의 구경거리가 된다. 아래 작품의 분위기는 작가가 프랑스 출신이라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매우 시적이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미지 <리움미술관제공>

'보이스(VOICES)', 소리콜라주로 만든 서사

전시 제목 《보이스(VOICES)》는 하나의 목소리가 아닌 ‘다수의 목소리’다. ‘다수의 목소리’는 작가의 작업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핵심 요소이며 작품과 전시의 서사를 만들어내는 목소리이다.

이미지 <리움미술관제공>

이 목소리(들)은 대상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발화하는 주체로 변신한다. ‘다수의 목소리’는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탄생한 다층적 의미가 담긴 다수의 작품이다. 전시 《보이스(VOICES)》는 이 ‘다수의 목소리’를 하나의 공간으로 집결, 주체적 대상으로 재탄생시킨다.

전시 제목 보이스(Voices) 소리의 콜라주를 주로 하는 전시라는 것을 알 수 있다다시 말해 그의 전시는 보는 미술이 아니라 듣는 미술이다당연히 공간보다 시간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시이다시간을 중시한다는 것을 음악으로 전시하는 암시한다시간 베이스란 음악적인 요소가 풍부한 여러가지 소리 콜라주 등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새로운 소리, 언어, 음악의 탄생

태초의 말이 있었다(요한 1장 1절)라는 성서 문구도 있지만 이번 필립 파레노는 이번에 "새로운 목소리(언어)가 탄생시킨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 전시 공간을 조율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된다. 배우 배두나의 목소리가 인공지능을 통해 새로운 ‘목소리’로 탄생하고, 언어학자가 발명한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며 발화의 주체로 나날이 자라나게 한다. 인공두뇌를 사용하여 외부 환경데이터를 사운드로 전환하고, 사운드와 목소리가 상호작용하며 전시 공간에서 청각적으로 보는 풍경을 연출하다 또한 영상, 조각 등 다매체를 활용하며, 데이터 연동, 인공지능, 디지털 멀티플렉스(DMX: 프로토콜 사이리스터를 이용한 phase shift control을 사용해 조명 밝기를 조정하는 기계) 기술을 통해 전시를 거대한 자동 기계로 변신시킨다

백남준 '음악의 전시' 21세기 버전-

작품명 ‘여름 없는 한 해’(2024) 눈이 내린다

이번 필립 파네노 전은 백남준의 1963년 첫 전시 <음악의 전시> 21세기 새로운 버전이다. 관객 없이는 전시가 완성되지 못한다. 전시품에 관객이 없으면 죽음이나 다름 아니다 전지상에 관객을 들어와 와글거리면 상화작업을 해야 그때 비로소 작품을 살아나고 작품은 유기적 전시 형식이 생성되고 같은 전시라고 시간과 관객에 따라 달라진다. 작가와 관객이 협력하고 상호 작용으로 작품의 서사를 만들어낸다

필립 파레노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이 둘이 결합되는 영역을 탐구한다. 작가는 예술 작품과 전시를 대하는 방식을 실험하면서 시간과 기억, 인식과 경험, 관객과 작품의 관계를 고민하고, 개별 작품을 집결해 선보이는 자리가 아닌 통합적인 경험의 장으로 전시를 제안한다. 또한 사진, 그래픽 포스터, 조각,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여 사건의 순서와 연동되는 거대한 무대 환경을 만든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 넘어 통합적 예술의 장
필립 파레노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이 둘이 결합하는 영역을 탐구한다. 작가는 예술작품과 전시를 대하는 방식을 실험하면서 시간과 기억, 인식과 경험, 관객과 작품의 관계를 고민하고, 개별 작품을 집결해 선보이는 자리가 아닌 통합적 경험의 장으로 전시를 제안한다. 또한 사진, 그래픽 포스터, 조각,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여 사건의 순서와 연동되는 거대한 무대 환경을 만든다.


M2 그라운드갤러리는 키네틱 공간- '차양' 연작> 파레노(1964년 생) I '차양 연작' 2016-2023 거대한 공연장 같다 빛 콜라주와 소리 콜라주가 협주 합창을 하는 것 같다

 

M2 그라운드갤러리는 키네틱 공간으로 변신한다. 여기서는 모든 것이 깜박이고 움직이며, 관람객은 ‘섬광’을 인식하며 ’찰나’를 경험한다. <차양> 연작(2014-2023)은 기능이 부재하는 극장 차양의 모습을 닮아 있다. 이 작품 또한 미술관 외부에서 수집된 데이터와 디지털 멀티플렉스 기술과 연동되어 사이키델릭한 풍경과 안무를 펼친다. 이와 함께 벽을 따라 〈깜빡이는 불빛 56개〉(2013)의 공연이 펼쳐지며 공간을 가로지르며 천천히 움직이는 〈움직이는 벽〉(2024)은 마치 건물의 벽면이 떨어져 나와 움직이는 듯하다.

이번 리움전 대표작

리움미술관의 데크에서 대형 신작 <막(膜)>(2024), 그라운드갤러리와 블랙박스, M2 B1, 1층, 로비에서 <차양> 연작(2014-2023), <내 방은 또 다른 어항>(2022), <마릴린>(2012), <세상 밖 어디든>(2000) 등을 포함한 조각, 설치, 영상 등 총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사진, 그래픽 포스터, 조각,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여 사건의 순서와 연동되는 거대한 무대 환경을 만든다

관계 미학의 한 단면 보이다

이번 파레노 서울 전시에서 리움미술관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작품을 선보이는데 이건 니콜라 부리 오(광주비엔날레재단제공)의 관계 미학의 한 단면을 설명하는데 적합한 예이다 / 그래서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니콜라 부리오는 1990년대 활발한 활동을 보인 작가를 살피며 필립 파레노를 조망하는 강연도 연다. 이외에 작가의 작품 세계를 심도 있게 다루는 작가 연구 세미나가 월 1회씩 열린다./ 필립 파레노는 소위 부리오의 관계미술의 근거를 제공한다.

자신의 저작권 공유


보들레르의 시 제목으로 하는 작품도 있다 <이 세상 아니라면 그 어디라도 좋다(N'importe où hors du monde 2000)> 아래는 팔레 드 도쿄에서 전시 장면이다. / 대상이 여러 형태의 목소리로 가시화되어 존립의 가능성과 불가능성 그리고 예술의 저작권이 과연 가능한가를 남다르게 통찰한다. 그는 자신의 저작권을 주장하지 않는다.


[미술관자료] 리움미술관은 전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프랑스 작가 필립 파레노(1964년생)의 개인전 《보이스(VOICES)》를 2월 28일(수)부터 7월 7일(일)까지 개최한다. 전시는 지난 90년대 초기작부터 이번 전시에서 처음 소개하는 대형 신작까지 필립 파레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국내 최초 대규모 개인전이다.

리움미술관의 데크에서 대형 신작 <막(膜)>(2024), 그라운드갤러리와 블랙박스, M2 B1, 1층, 로비에서 <차양> 연작(2014-2023), <내 방은 또 다른 어항>(2022), <마릴린>(2012), <세상 밖 어디든>(2000) 등을 포함한 조각, 설치, 영상 등 총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필립 파레노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이 둘이 결합하는 영역을 탐구한다. 작가는 예술 작품과 전시를 대하는 방식을 실험하면서 시간과 기억, 인식과 경험, 관객과 작품의 관계를 고민하고, 개별 작품을 집결해 선보이는 자리가 아닌 통합적인 경험의 장으로 전시를 제안한다. 또한 사진, 그래픽 포스터, 조각,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여 사건의 순서와 연동되는 거대한 무대 환경을 만든다.

전시 제목 《보이스(VOICES)》는 하나의 목소리가 아닌 ‘다수의 목소리’다. ‘다수의 목소리’는 작가의 작업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핵심 요소이며 작품과 전시의 서사를 만들어 내는 목소리(들)이다. 이 목소리는 대상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발화하는 주체로 변신한다. ‘다수의 목소리’는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탄생한 다층적 의미가 담긴 다수의 작품이다. 전시 《보이스(VOICES)》는 이 ‘다수의 목소리’를 하나의 공간으로 집결시키며 주체적 대상으로 재탄생시킨다.

*델타 에이 이를 위해 작가는 배우 배두나와 협업으로 새로운 목소리를 창조한다. 배두나의 목소리는 인공지능에 의해 ‘실재하는 가상’의 목소리로 재탄생된다. 이 새로운 목소리는 새로운 언어인 ‘∂A’(리움미술관 입구에 설치된 작품 <막(膜)>)를 배우며 성장한다.

미술관 야외 데크에 설치된 신작 <막(膜)>은 타워처럼 보이지만 색다른 인지력을 가진 인공두뇌로 새롭게 탄생한 목소리인 <∂A>(2024)와 상호작용하며 전시의 모든 요소를 조율한다.

<막(膜)>은 센서 기능을 갖고 있어서, 기온, 습도, 풍량, 소음, 대기오염, 미세한 진동까지 지상의 모든 환경 요소를 수집하고 미술관 내부로 보낸다. 유입된 이 데이터는 사운드로 변환되기도 하고 새로운 목소리를 자극하기도 하며 전시를 활성화시킨다.

M2 1층은 여러 협업자들과 제작한 1990년대 - 2000년대 초기작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프랑스 그래픽 디자인 듀오 M/M(Paris), 네덜란드 패션사진 듀오 이네즈 앤 비누드, 동료 작가 피에르 위그 등과 제작했던 10여 점의 작품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작가의 유년기를 배경으로 한 희망과 디스토피아에 대한 사진과 영상 〈엔딩 크레딧〉(1999)과 이름도 역할도 없는 일본 망가(만화) 캐릭터 ‘안리’에 목소리를 부여해준 영상 작품 〈세상 밖 어디든〉(2000)은 대상이 여러 형태의 목소리로 가시화되어 존립의 (불)가능성과 예술의 저작권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파고든다. 나아가, 조명 및 가구 설치 작품 〈루미나리에(피에르 위그, 필립 파레노, M/M)〉(2001)과 그래픽 포스터 〈안리: 유령이 아닌, 그저 껍데기(피에르 위그와 필립 파레노)〉(2000)는 피에르 위그, M/M(Paris)와 다양한 매체의 협업 방식을 소개한다.

세상 밖 어디든 이미지: 리움미술관 제공

이름도 역할도 없는 밀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안리'에 목소리를 부여한 영상작품 '세상 밖 어디든'(2000) 이현준 촬영

세상 밖 어디든

M2 B1에서는 동심 가득했던 눈사람이 일그러지고 더러워진 모습을 한 〈리얼리티 파크의 눈사람〉(1995-2023)을 보게 된다. 〈내 방은 또 다른 어항〉(2022)은 부유하는 물고기와 함께 전시장을 하나의 거대한 어항으로 만들고, 태양이 사라지고 멸망한 지구의 해 질 무렵 석양 빛으로 영원히 물든 상태를 시각화한 설치작품 〈석양빛 만(灣), 가브리엘 타드, 지저 인간: 미래 역사의 단편〉(2002)은 공간 전체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상상과 현실이 중첩된 몽환적인 분위기로 전환시킨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조종되는 것과 조종하는 것, 실존하는 것과 허상 간에 유사 인간의 시선과 장소에 대한 기억 속 재현은 필립 파레노의 작품 세계에 중요한 주제다.

대낮의 올빼미 / 일광반사경 2023 <오른쪽>

미술관 로비의 대형 스크린에는 두 영상이 있다. 하나는 컴퓨터 그래픽으로만 제작된 <대낮의 올빼미>(2020-2023)로 거의 정지된 듯한 물가의 풍경을 보여주며, 다른 한편에서는 야외 데크에 설치된 타워/인공두뇌가 포착하는 모든 환경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영상을 소개한다. 창밖을 향하고 있는 <일광반사경>(2023)은 햇빛을 반사하고 로비의 벽을 타고 커다란 광원을 그리며 외부와 내부를 연결한다.

블랙박스는 영화관으로 변신한다. 이곳 영화관의 스크린은 그냥 평범한 스크린이 아니다. <최초의 차양>(2016-2024)은 영화 상영이 끝나면 공간을 환하게 밝히며 막간을 알리는 사이니지 조명 역할을 한다. 대중문화의 아이콘인 여배우 마릴린 먼로를 환생시킨 영상 〈마릴린〉(2012)은 기계 장치를 통해 시선과 음성, 필체를 구현하여 유령처럼 허구의 눈속임으로 관객을 이끈다.

여기에 등장하는 또 다른 유령과 같은 존재, 철거된 고야의 집을 보여주는 〈귀머거리의 집〉(2021)이 있고, 생명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C.H.Z.(지속적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2011)은 인공정원을 조성하여 과학과 픽션의 경계가 불분명한 검은 풍경을 구현하여 작가가 상상한 메타 세계와 현실에 주목한다.

그라운드갤러리는 키네틱 공간으로 변신한다. 여기서는 모든 것이 깜박이고 움직이며, 관람객은 ‘섬광’을 인식하며 ’찰나’를 경험한다. <차양> 연작(2014-2023)은 기능이 부재하는 극장 차양의 모습을 닮아 있다. 이 작품 또한 미술관 외부에서 수집된 데이터와 디지털 멀티플렉스 기술과 연동되어 사이키델릭한 풍경과 안무를 펼친다. 이와 함께 벽을 따라 〈깜빡이는 불빛 56개〉(2013)의 공연이 펼쳐지며 공간을 가로지르며 천천히 움직이는 〈움직이는 벽〉(2024)은 마치 건물의 벽면이 떨어져 나와 움직이는 듯하다.

전시장에는 ‘라이브’ 작품이 추가된다. 필립 파레노는 동료 작가 티노 세갈(Tino Sehgal)에게 관람객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작품을 의뢰한다. 관람객은 전시 기간 동안 블랙박스와 그라운드 갤러리를 연결하는 두 대의 에스컬레이터에서 티노 세갈의 신작 <이렇게 장식하기(쉬헤라자드 파레노)(보이스 버전)>(2024)과 언제든지 교감할 수 있다.

전시를 더욱 풍성하게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마련된다. 아티스트 토크를 통해 필립 파레노의 작품 세계를 직접 들어보고, 큐레이터 토크에서는 《보이스(VOICES)》 전시를 기획한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이 이번 전시를 중심으로 더욱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눈다.

또한, 니콜라 부리오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의 강연에서는 90년대 활발한 활동을 보인 작가들을 살피며 필립 파레노를 조망해 본다. 이외에 작가의 작품 세계를 심도 있게 다루는 작가 연구 세미나가 월 1회씩 열린다.

이미지 <리움미술관제공>

<작품해설> 이 영상 작품은 필립 파레노가 직접 그린 총 238점의 반딧불이 드로잉을 교차시켜 보여준다. 1990년도 초반 작가가 빌라 아슨(Villa Arson)에서 처음 선보인 반딧불이를 소재로 출발했다.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선보인 거대한 반딧불이가 발광하는 투명 LED 설치 영상에서, 반딧불이는 빛으로 대화하고 매료시키는 능력과 동시에 명멸하는 욕망에 비유하기도 한다.

파레노는 흥미롭게도 반딧불이를 리듬감 있게 맥동하는 자동 기계로 바라보았다. 반면에, 반딧불이는 소멸하는 대상이자 사람들의 믿음에 기반한 환상이다. 마치 사람들이 더는 동일한 것을 믿지 않을 때 군집했던 대상이 흩어지고 사라지는 것처럼, 반딧불이의 소멸은 다양한 이념과 연결되기도 한다.

이미지 <리움미술관제공>

<작품해설> <차양>은 극장 입구의 화려한 불빛 차양에 영감을 받아 제작된 연작이다. 할리우드 영화 산업이 황금기를 누린 20세기 초중반 미국에서 특히 유행한 이 차양은 극장 안에서 상영되고 있던 영화의 제목과 출연 배우들의 이름을 알리는 광고판 역할도 했다.

파레노는 극장 간판의 원래 모습에서 영화 관련 주요 정보를 제거하고, 할로겐의 빛과 차양의 껍데기만 남겨두었다. 영화 대신 불빛 너머의 공간과 시간에 주목하게 만드는 이 연작은 현실을 공감각적으로 직시하게 하는 한편, 아직 오지 않은 현실 너머의 시공간을 암시하는 듯한 빛의 신호를 퍼뜨린다.

전시장에 소개되는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연작 <차양>은 미술관 데크에서 온도, 습도, 풍량 등의 변화하는 기후 데이터를 수집하는 신작 <막(膜)>과 연결되어 야외의 환경 조건에 따라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하면서 실내와 바깥 세계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지 <리움미술관제공>

<작품해설> 더불어 M2 2층에서는 작품 <현실 더이상 안돼(후반부)>(1993/2009)와 <말하는 돌>(2018)이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선보인다. 두 작품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작품 감상뿐만 아니라 직접 창작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 이루어지며, 그림을 그리거나 그림자 인형극을 만들며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는 동시에 창의적인 표현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귀머거리의 집

블랙박스에서는 영화 3편이 상영된다. 〈마릴린〉(2012), 〈귀머거리의 집〉(2021), 〈C.H.Z.(지속적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2011) 작가가 구현한 메타 세계와 현실의 모습이 상영된다

매주 토요일 오전에는 어린이 대상 <그림자 인형극 워크숍>이 열리며, 매주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에는 누구나 참여 가능한 자율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프로그램 참여 신청은 리움미술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전시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문화예술 후원 프로그램인 ‘메르세데스-벤츠 셀렉션’의 지원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