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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랩소디

[백남준] 우상파괴자, 스승의 넥타이를 자르다

백남준은 일원론적 융합주의 철학자다


<1>존 케이지는 1992년 뇌졸중으로 사망했는데 이때 백남준이 자신이 직접 쓴 존 케이지 추도사를 읽었다. 그중 일부다. [아래] 백남준에게 충격을 준 존 케이지, 백남준은 초기에 2번 존 케이지 오마주 전을 개최했는데 1번째 전시에는 케이지가 오지 않았고 2번째 전시에는 참석을 했다. 백남준은 그가 주도한 2번째 존 케이지 오마주 전에서 존 케이지의 넥타이를 잘라 버렸다. 왜?


"케이지는 완전히 악마로 돌변해 정원에 모래를 던지듯 청중의 머리에 음(音)들을 던졌다. 장식적 효과나 오락, 완성미 같은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런 케이지의 기질이 바로 내가 감탄한 부분이다. 그의 수많은 제자와 젊은 친구들은 케이지의 세례를 받고 나서 더 선별적이며 미학적으로 변했다. 나도 마찬가지다. 유독 존 케이지만이 너절한 것들을 뱉어낼 용기와 신념이 있었던 것이다.” -백남준


<2> 백남준 뒤샹의 오브제아트를 받아들였죠 그래서 피아노를 장남감으로 가지고 놀았죠 그리고 존 케이지의 확장된 소리개념도 역시 받아들여서 백남준은 이 모든 것을 통합해서 종합미디어의 영역을 확장한 것이죠 그래서 그는 총제적인 음악과 미술과 춤과 연극과 행위아트를 하나도 통일 시킨 것이다 아트의 천하통일을 이룬 것이다 문화 칭기즈칸으로 전 세계 예술을 평정한 것이다> 백남준 아래에서 보듯 미국도 알래스카까지 전자초고속도로를 통해 통일시키다


“The connections between music, composition and performance are integral. They are all time-based media,” explained Hanhardt. “[Paik had] to break the notion of a score of notes. It could be a performance of a score of instructions. It takes Duchamp’s notion of the found object, moves through Cage into sound, into a whole panoply of notions of art.”


<3> 

백남준 식으로 정보는 다다익선 최고로 많고 그러나 욕심이 없으면 다시 말해 제로 포인트가 되면 가장 합리적이고 정확한 판단이 나온다. 백남준은 미국CIA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의 삶은 무한제곱 마이너스로 살았다 그러니 저절로 VISIONARY가 되는 것이다 천리안의 사나이 그러니 인터넷과 아이폰 시대를 예고하지 않았나 그리고 백남준은 40년대 모든 사람은 그 나름의 TV방송국을 모두가 가지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 그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4> 시에서는 악의 미학(evil art)을 창시한 보들레르와 미술에서 날 것의 언짢은 반예술(bad art)을 창시한 뒤샹은 서로 상통하는 일면이 있다 백남준은 보들레의 시와 뒤샹의 오브제를 비빔밥을 만들었다.


<5> 인간은 '기질'지성을 넘어서서 '본연'지성으로 되돌아가야 진정 인간다울 수 있다. 루소가 말하는 "자연으로 돌아가자"와 같은 맥락이다. 루소가 말하는 자연이란 동양에서 말하는 자연이 아니라 후천적 사유개념이 생기기 이전의 본연적 공유사회로 돌아가자는 소리다. 백남준은 선사시대 아니 신석기시대를 좋아했다 그때는 아직도 사유재산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유토피아시대였던 것이다.

<6> 철학은 논리고 소설은 이야기고 시는 노래다. 예술은 그러면 뭔가? 예술은 무엇보다 유희이고 축제이다. 어떻게 잘 노느냐가 문제다 그런 가운데 가장 위대한 창조가 잉태하기 때문이다. 잘 놀아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 

백남준에게 왜 퍼포먼스를 하느냐고 묻자 그는 그런 몸과 액션으로 하는 축제 속에서 진리의 단편을 읽어낼 수(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백남준의 삶의 목표는 fun, fun, fun 그리고 앞으로의 예술가의 역할을 사람들이 어떻게 잘 놀 수 있는가에 대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람이다.

<7> 유물주의자 서경덕, 물(物)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서경덕은 <이기설>에서 "바깥이 없는 것을 태허(太虛)라 하고, 처음이 없는 것을 기(氣)라 하니 허는 바로 기이다"라고 하였다. 대중가요에 나오는 가사처럼 끝도 시작도 없는 것이 기이고, 그 기가 우주 만물의 근원이라는 얘기이다.<마음이 비워있을 때 에너지가 최고가 된다 뭐 그런 소리죠 백남준과에 속한다.


서경덕은 철학자보다 황진이를 물리친 남자로 더 유명하다. 서경덕은 이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기'이고, '이'란 기 안에 있는 원리에 불과하다고 하여 '이'와 '기'의 관계를 명확하게 하였다. '기'를 유물(물질)로 보고 '이'를 유심(정신)으로 본다면 너무 단순한 해석인가?


우리나라에서 기일원론은 ‘수입품’이 아니라 독자적인 발전을 해온 것이다. 고려 시대 이규보가 ‘물자생자화(物自生自化)’, 즉 물은 스스로 생겨나 스스로 변화한다는 원리를 제시하여 기일원론의 길을 열었다. 이후 물을 기(器 objet)라고 하다가, 성리학이 도입되면서 그 용어를 빌려와 기(氣 energy)라고 명명하게 되었다. 백남준은 유뮬주의자 그런 면에서 백남준과 서경덕을 통한다. 백남준은 융합주의자 이기 일원론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