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의 일방적인 역사관에서 놓친 시선을 고유한 미술적 방식으로 복원 <작업 중>
국제갤러리, 6월 17일 다니엘 보이드 개인전 《보물섬(Treasure Island)》 개최 전시기간: 2021년 6월 17일(목)~8월 1일(일) 전시장소: 국제갤러리 K1, K2
0. 국제갤러리는 오는 6월 17일부터 8월 1일까지 서울점에서 호주 작가 다니엘 보이드(Daniel Boyd)의 개인전 '보물섬(Treasure Island)'을 연다. K1과 K2 공간을 아우르며 신작 회화와 영상 작업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지난 2019년 부산점에서 열린 '항명하는 광휘(Recalcitrant Radiance)'전에 이어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이자 서울에서의 첫 전시다.
1. 이번 서울 개인전은 시대와 국경의 테두리를 넘어, 현 세계의 질서를 다시 보는 다니엘 보이드의 이러한 작업에 대한 생각은 기존의 문학과 대중문화 그리고 사적 역사에 대한 사실에 대해서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다 그런 그의 접근방식이 적극적으로 반영한 25여 점의 신작들로 구성된다.
보이드의 작품은 한 마디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
“나의 작품은 모두 ‘나’라는 사람에 대한 고찰 그리고 ‘나’라는 사람을 이루는 선조들의 존재로부터 시작합니다(All of my work is about, and starts with who I am, and they(my ancestors) are part of who I am).” – 다니엘 보이드
2. 왜 보물섬인가?
작가는 왜 스코틀랜드 출신의 소설가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 1850-1894)의 유명한 소설 『보물섬(Treasure Island)』(1883)이라는 제목을 붙였나?
이 작가에게 바로 서구의 일방적인 역사관에서 놓친 시선을 고유한 미술적 방식으로 복원하는 것이 그의 보물섬이다. 그러다보니 호주의 탄생 배경 등에 대한 기존의 낭만주의적 개념을 경계하고 의심한다
그래서 초기 연작 <No Beard>(2005-2009)는 이번 전시에 원천적 주제를 제공하는 오랫동안 호주 식민지 역사의 영웅으로 추앙 받아온 제임스 쿡 선장과 조셉 뱅크스 경을 ‘해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번 전시에서는 소설에서 언급된 보물섬의 지도를 그린 <Untitled (TIM)>과 스티븐슨의 초상을 담은 <Untitled (FAEORIR)>, 그리고 시드니 대학교 차우 착 윙 박물관(Chau Chak Wing Museum)의 소장품인 스티븐슨의 개인적인 물건들에 기인한 신작 회화으로 다채롭게 꾸려진다.
특히 작가는 스티븐슨이 한때 소유하고 사용했던 화려한 색상의 접시에서 강한 영감을 받았은 작품이 메인이다
이를 계기로 작가는 소설 『보물섬(Treasure Island)』(1883)을 포함, 인류학적 소장품의 궤적을 쫓고 서로 다른 맥락에서 어떻게 해석되어 왔는지 등을 살피며 시공간을 초월한 다각화된 시점에서 풀어낸 작업을 소개한다.
작가의 이런 관점은 결국 남태평양의 역사이자 실화인 1789년 ‘바운티호(HMS Bounty)의 반란’ 사건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 보인다. 이 작품에서는 MGM사의 블록버스터 영화 <바운티호의 반란(Mutiny on the Bounty)>(1962)의 포스터 이미지를 담고 있다. <Untitled (FFITFFF)> 동일한 맥락의 그린 작품이다
작가는 이러한 주제의 탐구를 통해 특히 유럽 중심적 정형화되어 기술된 영화, 문학, 대중문화를 통해 과연 이런 것들이 인류보편성을 확고하게 담보하고 잇는가 묻는다
작가는 또한 오랫동안 역사적 서사에서 제외되어 온 자신의 뿌리를 추적함과 동시에 이를 통해 서사를 확장하는 작가의 가족과 조상의 존재를 프레임의 중심으로 이끌어낸 신작 회화을 전시한다
작가는 세계 최대의 산호초 지대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탐사(Great Barrier Reef Expedition)에 참여한 작가의 증조부, 해리 모스만(Harry Mossman) 인물을 담고 있다. 모스만은 호주 정부가 원주민 어린이들을 강제로 가족들과 분리시킨 정책 및 그 희생자를 지칭하는 ‘도둑맞은 세대(Stolen Generation)’에 속한다.
또 보이드의 작품은 시공간을 연결하는 작업으로 나와 타인과의 거리 그리고 관계를 탐구하도록 이끌며, 서로 다름을 인정함으로써 다양성을 추구한다.
작가의 이러한 주요한 기술은 이번에 한국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영상 작품을 통해서도 확장된다. 수많은 움직이는 점들로 이루어진 영상 작품은 빛, 우주 그리고 어둠이라는 주제를 매개하는 회화 작품의 연장선이다.
“영상 작품은 우주와 나의 관계, 그리고 영상 안의 암흑 물질(dark matter)은 사람들이 시공간과 관계 맺는 방식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작가에게 영감을 준 프랑스 철학자 에두아르 글리상(Édouard Glissant)의 ‘심연의 경험은 그 심연의 안과 밖에서 이루어진다’는 말을 다시금 강조한다.
이번 전시는 지각, 역사적 서술, 인류의 집단적 지성이라는 기존 관념에 대해 끊임없이 반문해온 작가의 작업 세계를 더 깊에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 자신의 존재와 정체성, 공동체와 땅의 기억을 자각하고 공유함으로써 창조된 복합적 내러티브는 호주라는 특수한 역사를 초월해, 평소 우주와 관계 맺는 방식을 깊이 숙고해온 그의 작업에 보편성을 더한다.
[작가 소개] 호주 케언즈 출신인 다니엘 보이드(b. 1982)는 2005년부터 시드니를 기반으로 작업 및 전시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2015년 오쿠이 엔위저(Okwui Enwezor)가 기획한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모든 세계의 미래(All the World’s Futures)》, 2017년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Hans Ulrich Obrist)와 아사드 라자(Asad Raza)가 브뤼셀의 보고시안 파운데이션에서 선보인 《몬디알리테(Mondialité)》 등 주요 전시에 참여했다
지난해 시드니의 가장 큰 복합문화공간인 ‘캐리지웍스(Carriageworks)’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2014년에는 불가리 미술상을 수상하였으며, 멜버른 건축사무소 에디션 오피스(Edition Office)와 공동으로 제작한 기념비적 조각 <For Our Country>(2019)은 ACT Architecture Awards 2020에서 4개 부문의 상을 수상하며 화제가 됐다.
그의 작품은 캔버라의 호주 국립미술관, 호바트의 타즈마니아 박물관, 멜버른의 내셔널 빅토리아 갤러리, 시드니의 뉴 사우스 웨일스 아트 갤러리 등 호주 대부분 주요 기관을 비롯해 런던 자연사 박물관과 파리의 카디스트 콜렉션 등 세계 유수 기관에 소장돼 있다
'최근전시행사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화역서울284] '놀다 걷다 배우다' 만나는 공공디자인 (0) | 2021.06.30 |
---|---|
[유현경] <전시풍경> '그림은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 (0) | 2021.06.28 |
[이강소전] 갤러리현대 '획과 기에 색을 입히다' (0) | 2021.06.18 |
[서울공예박물관] 서울시 새 문화공간 미리보기 (0) | 2021.06.18 |
[이이남] 세계 미술계 이슈 던진 'DNA 전자 산수화' (0) | 2021.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