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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랩소디

[백남준] 나 서양서 배운 거 없어! -도올과 대화

[백남준 나 서양에서 배운 것 없어! 백남준과 도울의 대화 중에서]

“날 자꾸 서양에서 다 배운 사람인 줄 아는데, 사실 인생을 결정지은 사상이나 예술의 바탕은 이미 내가 한국을 떠나기 전에 한국에서 모두 흡수한 거거덩. 우리나라 일제시대 때 한국 예술가들 수준이 당대의 서구라파나 일본의 아방가르드적 수준에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우. 난 쇤베르크나 스트라빈스키두 이건우 선생한테서 유학 가기 이전에 다 배운 거구. 신재덕 선생이나 이건우 선생 같은 분이 가르쳐 주신 수준이나 김순남 선생을 사사한 수준이 내가 독일 가서 작곡가 노릇할 수 있었던 바탕을 다 만들어 주셨던 거거덩. 역사를 자꾸 단절적으로 보면 안돼. 우리는 일제시대 때 문화두 말이지, 전통문화구 서구문화구 다 높은 수준으로 그대로 가지구 있었거덩. 난 그걸 흡수한 거야. 그리고 내 속에 가지고 있었던 전통문화하구 서양의 아방가르드가 결국 비슷한 거란 것을 내가 나중에 발견한 것 뿐이지.”(석도화론, 김용옥과의 대화)

<추신> 도올은 백남준을 억지로 붙들고 인터뷰를 한 이후 백남준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정감이 가는 인간이라는 것, 그리고 해탈한 인간이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인간이 훌륭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가 세계적인 작가가 된 것은 그가 획득한 비전이나 노력을 뒷받침하는 참으로 광막한 지식의 세계가 엄존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역사에 관해서도 매우 디테일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정확한 정보를 소유하고 있었다"

<추신> 백남준은 도올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발해사를 복원한 것은 큰 공헌이라고 칭찬했다고 전한다. 10년 전 동북공정으로 한중 간 마찰이 있을 때 우리는 고구려나 발해사 연구나 자료가 전혀 없어 대응할 수 없었는데 우리가 앞으로 학계의 교류가 넓어지면 이 문제도 더 쉽게 해결 될 것이다. 우리는 고구려의 수도가 어디인지도 잘 모른다. 고려사 역사 매우 소홀해 다루었지만 재작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고려사를 아주 치밀하게 탐구한 기억에 오래 남을 만한 전시가 열렸었다. <아래> 북한에서 소장하는 있는 왕건의 조각상

<추신> [1] "20세기의 역사는 삼국유사가 구약성서에 졌다. 지금부터는 주몽이 모세를 능가하는 판타지가 나와야 한다" -백남준 백남준은 삼국사기 싫어했고, 삼국유사 좋아했다.
[2] 김훈과 백남준 인터뷰 질문: <삼국유사>에 대한 당신의 애착은, 그 역사서 안에 아방가르드적 요소가 있기 때문입니까? 백남준: 그렇습니다. <삼국유사>는 역사가 아닌 것을 역사화하고 있습니다. 역사와 삶의 혼합이라고나 할까요. 인간의 판타지도 역사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책이지요. 초현실주의의 맥락으로 <삼국유사>를 읽습니다. 민속·신화·민화 들이 다 그렇습니다.
[3] 도올과 백남준 인터뷰 질문: 당신은 왜 그렇게 삼국유사에 빠졌습니까? 백남준: 한국민족은 삼국유사가 대변해 주듯이판타지가 대단한 민족이다. 그런 판타지를 죽이면 절대 안 된다. (나의 평: 그는 한국인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환상적인 판타지가 삼국유사에 그득하다고 보면서 한국적 상상력의 보고로 여겼다.
[4] 갤러리현대에서 열리는 최민화 화백의 삼국유사의 도상은 백남준의 생각과 이만익 화백의 그림 등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볼 수 있어 한층 더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