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충만_한국미술의 물성과 정신성] '박여숙화랑'이 이번에 이전해서 새로 문을 열면서 20세기 한국미술을 돌아보는 <텅 빈 충만> 전에 열리네요. 초대 일시는 2020년 4월 10일 오후 5시 장소: 용산구 소월로 38길 30-34 전화 02-549-7575 parkryusook@gmail.com “빈 마음이 우리의 본마음이다. 마음을 텅 비우고 있어야 거기 울림이 있다. 울림이 있어야 삶이 신선하고 활기 있는 것이다.” 전시기획: 정준모(비평)
전시기획은 한국미술의 기린아인 정준모 선생, 한국 단색화의 가까운 기원은 역시 조선 백자(달항아리)에서 왔다고 볼 수 있다. 500년 조선 백자를 20세기에 단색화로 현대화한 것이라고 보면 어떨까. 단색화는 한국 자기와 시서화의 전통을 시간공의 축소판인 화폭에 담배하게 담아, 시간의 겹침과 세월의 쌓임을 촉각적으로 시각화하고, 몸과 마음 공부를 통한 수신의 과정을 선보인 일종 메이드 인 코리아 한국 현대미술 발명품이 아닌가 싶다. 내가 정준모 선생을 높이 평가하는 건 그만큼 전 세계 미술현장을 많이 다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어느 세계 어느 비엔날레에 가도 그를 만날 수 있다. 외국어를 가장 잘 하는 사람이 한국어를 가장 잘 하듯이, 세계 미술을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한국 미술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결론으로 가장 세계적인 것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다.
90년에 한국에 들어오면서 중산층이 무너지고 80대 20 혹은 90대 10의 신자유주의가 되면서 한국 가정의 구석구석을 다 파괴시키다. 가정마다 부모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뿔뿔이 흩어져 자녀들을 돌볼 시간이 없었고 서로가 원수처럼 되어 가는 비극적 상황을 맞아했던 것이다. 그래서 가족들 마음은 빈곤하고 황폐함으로 넘쳐나 그걸 채울 길이 없게 되었다. 그 결과 가족이라는 그 끈끈한 유대감마저 완전히 망가져 갔던 것이다. 2000년대 들어와 '88원세대'로 이어졌다.'헬조선'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다. 이런 상처를 감싸 안으며 치유해야 할 대체물이 있어야 하는데 시각적 미디어로는 그게 바로 단색화 열풍을 일으킨 것이 아닌가 싶다. 한국인의 승화된 단순성과 총체적인 융합성과 수준 높은 정신성을 농축해서 물화시킨 하나의 결과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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