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소유하려고 하면 시간의 주인으로 살 수 없다. 시간 그 자체를 즐겨야 한다 도취해야 한다. 이를 시로 노래한 사람이 바로 '보들레르'다. 그의 시 "취하라! 취하라! 취하라!" 바로 그것이 시공간을 초월해 자신이 하는 일에 완전 몰입하는 절대고독과 절대침묵의 순간을 말하는 것이리라 양혜규의 시간사용법이다.
<혁명가는 휴일을 모른다> "혁명은 휴일을 모른다. 하지만 혁명은 명절이라는 휴일을 만든다. 위기는 쉴 줄을 모른다. 노숙자도 휴일을 모른다. 사기꾼도 휴일을 모른다. 나도 휴일이 뭔지 잘 모르겠다' -양혜규 <Revolutionaries don't know holidays> "Revolution doesn't know holidays, but revolutions make holidays as an anniversary. Crisis doesn't know how to rest. Homeless people don't know holidays. Scammers don't know holidays. I don't know what holidays are."
-Haegue Yang
2월 26일자 '뉴욕타임스'에 '뮤즈예술가의 외로움(An Artist Whose Muse Is Loneliness)'이라는 기사가 났다. 여기서 리스카치(Z. Lescaze)기자는 묻는다. 어떻게 작년 한해 4대륙 15곳 유수미술관에서 전시가 가능했나? 열정과 몰입 속 작업만 하는 작가가 비난받을 일인가? 그녀는 자신을 완전 고립시켜 몰입의 시간에 빠지면 가능하다고 말한다.
양 작가는 고독을 찾는 게 아니라 창조한다는 것이라는 뒤라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그 당위성를 강변한다. 결론으로 그녀는 지구상 가장 왕성한 작업을 하면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에서 가장 초대를 많이 받는 작가가 된다. 구겐하임, 퐁피두, 테이트, 독일 루드비히 미술관 등 그녀작품이 다 소장돼있다. 작년 아트리뷰(Art Review) 세계미술인 랭킹 36위다.
기사제목처럼 타인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완전한 몰입의 시간을 즐기는 절대고독 속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작업시간이 노는 시간, 쉬는 시간, 축제의 시간이 된다는 논리다. 니체처럼 초인, 셔먼이 신내림 받으면 칼날 위 춤을 춰도 아무 일이 없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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