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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주목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특별히 애정을 느낀다

난 주목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특별히 애정을 느낀다 -구본창

구본창 독일유학 당시 사진 섬세한 관찰자인 그는 매우 예리한 심성의 소유자다

 

"버려지고 덧없는 것에 대한 애착, 나도 버려져 있다고 생각했기에 더욱 그것이 애틋하게 느껴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나는 지금도 주목 받지 못하고 홀로 있는 대상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느낀다 [중간 생략] 서울에서는 놀림거리였던 것이 독일에서는 칭찬거리가 되었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피사체에 관해 그만큼 잘 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구본창 <공명의 시간을 담다> 중에서

 

구본창 오브제에 대한 안목은 대단하다. 그에 대한 애착과 열정이 높다. 그는 무엇보다 사물에 대한 깊은 관찰자이다. 그는 피사체와 내밀한 대화에 능숙하다. 어느 순간에 그 피사체의 숨겨진 진가가 보이나보다. 아래는 구본창의 말이다.

 

[탈에 대해] 내가 탈 작업을 통해 찾고자 한 모습은 오늘의 춤꾼이 아니라 100년-200년 전 아득히 오랜 세월을 거치며 잃어버린 우리의 얼굴이다 

 

그래서 나는 웃거나 무표정한 탈의 겉모양보다 슬픔을 삼키는 듯한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오랫동안 쌓여온 내재된 한스러움과 기억의 상처 같은 것이 감응했다. 

 

 

"난 서투른 모습과 몸짓 속에서 한국인의 마음에 숨겨진 서글픔의 정체를 찾고 싶었다"

 

[백자에 대해] 외형적 형태보다는 내면에 흐르는 깊고도 단아한 감성을 파고 들고자 했다. 나는 백자를 단순한 도자기가 아닌 혼이 지니고 있는 마침 인물을 찍듯이 그렇게 촬영한다

 
한 작품을 완성하는데 15년 걸리는 느림의 미학 


구본창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주변에 문화재 아닌 것이 없고 아름답지 않은 것, 아름답지 않은 사람이 없다. 다만 그와 우리의 차이는 같은 시간대를 살아도 그는 우리보다 수백, 수천 배 이미지를 축적하고 있다는 것. 사물을 볼 때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작품이 결코 우연히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의 작업태도를 보면 그는 오랜 시간 뜸 들이고 정성을 다하는 대기만성 형이다. 1989년대 백자를 보고 첫 감흥을 일으킨 후 이를 작품화하여 세상에 내놓은 것이 2004년이니 무려 15년이 걸린 셈이다. '곱돌 시리즈'도 그렇게 나왔다. 이렇게 정성을 다해 만든 작품이라 외국인에게도 한국미가 잘 전해지는지 오프닝행사에 외국인 관객도 꽤 많았다. 

[곱돌에 대해] 곱돌은 빚은 것이 아니라 깎은 그릇으로 조선말기의 것이다 이 곱돌은 우리가 잊고 있던 한국의 옛 형태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재료가 돌이라 다루기 힘들어 매우 간결한 아름다움을 지녔다
 
구본창은 백자도 그렇지만 위에서 보는 곱돌의 처연한 검정을 보면서 그 옛날 장인들의 미적 수준이 얼마나 높고 깊었는가를 헤아렸다. 구본창은 그들의 순절한 심경 속으로 들어가 첨단문명의 이기인 카메라의 눈을 통해 우리가 내다버린 미의식을 되찾아왔다

 

 

구본창, 그는 사진을 찍는 성직자같다. 정말 여자 등에게는 관심이 없고 오직 피사체에 대한 관심과 사진밖에 모른다.

 

[구본창(Koo Bohnchang 1953~) 작품 소장처]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박물관, 휴스턴 파인아트미술관, 뉴욕 헨리 불(Henry Buhl) 컬렉션,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박물관. 함부르크 예술공예박물관, 호주 브리스 베인 퀸즈랜드아트갤러리, 호주 시애틀 아시아미술박물관, 아이슬란드 레이캬빅사진박물관, 도쿄 샤데이갤러리. 교토 카히츠칸미술관, 스위스 바젤헤르초크 재단, 과천국립현대미술관, 삼성리움미술관, 한미사진미술관. 선재미술관(경주), 시립(서울, 부산, 대전)미술관, 정보가 너무 많아 나머지는 홈페이지 참고 http://www.bckoo.com

 

 

1950년대 초에 태어난 구본창, 그의 세대는 너무 볼거리가 없었고 이미지에 굶주렸다. 그가 유년기에 본 시어스(Sears) 카탈로그나 청소년기에 형이 봤던 뉴스위크, 타임, 라이프잡지를 아직도 버리지 않고 모아둔 이유다. 또한 해외에 나갈 수 없던 시대에 전 세계를 누볐던 '김찬삼'은 그의 영웅이었고 그의 책 <세계일주무전여행기>는 그의 이상향이었다.

 

게다가 그는 1960년대 반공교육의 세례를 엄청 받는 세대로 고등학교 때는 교련검열까지 받았다. 그래서 그가 1985년 독일에서 귀국해 찍은 사진 중에는 청소년기의 트라우마와 1980년대 독재정치의 그림자가 중첩되면서 집단주의를 암묵적으로 풍자하는 사진이 많다.

 

잘못하면 청소년기 그의 예민한 감수성이 손상을 입을 수도 있었고 친구들 사이에서 그런 면 때문에 조롱거리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그는 그런 와중에서도 자신만의 관점을 지켰기에 이제 와 사진 분야에 보물과 같은 문화브랜드가 되었다. <관련기사> http://bit.ly/ZztrHN

 

그는 나는 동갑, 그가 유년기에 본 시어스(Sears) 카탈로그 나도 이 책이 집에 있었다. 이 쇼핑물 책은 정말 미국자본주의의 실체를 극명하게 것으로 여기에 보면 청바지와 체크 무늬 와이셔츠 등등등 1000가지는 더 나온다. 인간이 소유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다 있다. 일종의 의식주와 관련된 것을 살 수 있는 백화점 같은 책, 요즘 인터넷쇼핑몰과 같은 책이다. 당시에도 그 종류는 상당했다. 당시로는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옷과 가구를 비롯한 다양한 상품이 등장한다. 지금도 그 책 냄새가 기억난다. 이런 지점에서 같은 시대를 경험했다는 생각이 들어 친근감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