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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전시행사소개

숨 막히는 시공간에 틈과 구멍을 펑펑 내다

[기적의 안뜰(Cour des Miracles)] 두산갤러리(서울) 2018.11.21-12.19까지


이번 전은 파리의 오래된 뒷골목을 가리키는 *‘기적의 안뜰(Cour des miracles)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연다. 각기 다른 세대에 다른 매체를 사용하는 다섯 명의 작가 박승원, 박종호, 정소영, 조은지+앨리스, 홍승혜를 초대하다. 이 표현을 제목으로 가지고 온 '기적의 안뜰'은 사회적 통념과 습득된 언어로 고착된 가치들을 질문하고 그 경계의 흔들림에서 만들어지는 예술의 상상력을 담아본다.

두산갤러리 입구 백남준 말대로 예술이란 숨 막히는 시공간에 구멍을 내고 숨통을 터주는 사회적 기적이다 


'기적의 안뜰'은 배은아 큐레이터가 각기 다른 시기에 다른 상황에서 만났던 다섯 명의 작가 박승원, 박종호, 정소영, 조은지, 홍승혜를 초대하고 그들의 작업을 통해 대면해야 했던 심리적 물리적 정치적 그리고 윤리적 경계의 의미를 찾다.

박승원 작가. 신체를 장악한 사회 규범에 억압 당하지 않으려는 히스테리 증상을 무언의 독백으로 기록해왔다.


악취가 나고 울퉁불퉁한 막다른 골목 안에서 벌어지는 기적은 생계 유지를 위해 썼던 가면을 벗고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진실의 장소이자빈곤과 무지에서 비롯된 불법행위가 만연하고 타락한 우범구역이기도 하다진실과 불법이 공존하는 기적의 안뜰은 정상의 궤도 안에 들어가기 위해 꾸며지는 거짓과 정상의 궤도 바깥으로 밀려나는 진실의 경계를 우화적으로 드러내면서 이렇게 말한다

박종호 작가. 유년기의 트라우마를 대면하는 자화상에 삶의 미세하고 잔혹한 순간들을 이입해왔다.

과연 이 정상의 궤도는 누가 규정하는 것일까그리고 누구를 위한 규정인 것일까오히려 이 궤도가 진실을 속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기적의 안뜰'은 기적일 수 없지만 기적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장소와 경계가 모호해지고진짜가 아닌 정상(正常), 부재하는 진실을 일깨움과 동시에 우리 삶의 사각지대로 미루어놓은 진실을 반추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조은지 작가, 법과 질서 속에 은폐되고 분할된 감각을 자신의 몸으로 전이해왔다. 

이번 제목은 낮에는 불구 행세를 하던 걸인들이 밤이면 이곳으로 돌아와 정상이 된다고 하여 생겨났다. 세계의 이원성과 인간의 이중성을 폭로하고 타락과 숭고가 공존하는 마법의 장소로 은유 되어왔다. 지난 1년간 다섯 작가는 배은아 큐레이터와 함께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로운 작품을 제작하고 기존의 작품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쳐왔다.

조은지 작가 작품

지난 일 년간 다섯 작가는 큐레이터와 함께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로운 작품을 제작하고 기존의 작품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쳐왔다이번 전시는 다섯 작가의 서로 다른 경계가 한 공간 안에 뒤엉키며 이데올로기로 분리된 삶의 모순된 가치들을 통합하고 경계의 양면성을 넘어 불완전한 화음 혹은 완전한 불협화음에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보려 한다.

정소영 작가, 끊임없이 유동하는 경계에서 만들어지는 역치와 순응의 구조를 미학적으로 발전시켜왔다. 


이번 전시는 사회적 통념과 습득된 언어로 고착된 가치들을 질문하고 그 경계의 흔들림에서 만들어지는 예술의 상상력을 담아본다.


홍승혜 작가, 픽셀 단위의 변주 속에서 무한 증식하는 형태의 생성과 리듬의 형상을 연구해 왔다.이번 전시는 다섯 작가의 서로 다른 경계가 한 공간 안에 뒤엉키며 사회정치적 이데올로기로 분리된 삶의 모순된 가치를 통합하고 경계의 양면성을 넘어 불완전한 화음 혹은 완전한 불협화음에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