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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대사관 대화(합동의 밤) '마리'관장 이야기

프랑스대사관 '합동의 밤(2018.11.29 목요일)' 마리관장 이야기 그리고 박만우 대전문화재단 대표 이야기 주관: 벤자민 주아노 홍익대 교수


"한국미술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국립미술관에서 근무하게 된 것은 매우 큰 행운이었다" 마리 관장의 말이다. 그는 우리가 기대한 미술계 히딩크 효과를 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적 미술관관장임기는 존중하나 미술관은 적어도 7년 후에야 성과가 나온다고 자신의 말이라기 보다는 전문가의 견해라고 밝힌다. 하긴 유럽의 예를 보면 테이트나 퐁피두미술관은 한 관장이 적어도 20년 이상 근무하기도 했다>

마리 관장의 어린 시절 이야기, 처음 들어보다. 아버지가 트럭 운전기사였고 어려서 60년대 스페인의 가난한 섬 시골 마을에서 자랐고 당시 그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떠돌이 히피들(무소유주의자)과 같이 살아본 기억이 글로벌 마인드를 키울 수 있었고 프랑코 독재 경험과 민주화 과정을 거쳤고 그리고 마침내 바르셀로나로 도시 유학을 하게 되었단다.


23살부터는 스페인보다는 다른 여러 나라에서 일했고 처음 간 곳이 바로 브뤼셀이었단고, 네덜란드에서 근무할 때 청교도문화권과 라틴문화권의 차이점이 뭔지 읽어낼 수 있었단다. 그의 한국국립미술관 관장 생활이 편치만은 않았지만 그의 실력과 매우 겸손한 자세와 섬세한 배려심 그리고 뭣보다 이해하기 힘든 한국문화에 대한 존중감 등으로 관장직은 성공적으로 마쳤다. 스페인사람이라 같은 라틴문화권인 프랑스어를 완벽하게 구사했다. 



한국적인 문화의 특징인 맥락적인 관점을 이해하는데 매우 힘들었다고, 노(NO)를 할 줄 모르는 한국문화풍토에 당황했고 그리고 한국은 서구에서 400년 동안 거쳐야 하는 것은 100년 안에 다 소화하다보니 매우 집약적인 문화적 측면을 볼 수 있었고 그래서 역으로 매우 역동적인 면도 볼 수 있었다는 그의 소감을 피력했다. 


그렇다 보니 서양에서는 미술사에 바탕 하는 전통이 있는데 한국은 그런 것 같지 않다고 한국작가들에게 좋아하는 한국작가를 물어보면 거의 대답을 못했다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 미술의 전통이나 미술사를 서구보다는 소홀히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여러 세대의 단절감이 있음을 알게 되었단다.


내가 본 3년 간의 마리관장은 역시 그 어느 관장보다 소통에 뛰어났고 미술관 경영에서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고 원리 원칙대로 일을 처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는 우리가 기대한 미술계 히딩크 효과를 냈다고 볼 수 있다. 국립 학예연구사들와 손발이 잘 맞았고 그들의 잠재능력을 최대로 발현시켜 주었다. 독립성과 자율성을 최대로 보장해 준 것 같다. 다만 다다익선 문제는 난제로 다음 관장에게 넘기게 되었다. 

이집트 특별전(아래 예술이 자유가 될 때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 2017년) 전시작품

그는 우리의 악습인 출신주의에서 많이 벗어나게 해주는데 기여했다 실력으로만 평가하는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내가 그의 재임 기간 중 가장 인상적으로 본 전시는 바로 덕수궁미술관에서 이집트 특별전(아래 예술이 자유가 될 때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 2017년)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대표적 탈중심 탈유럽 전시였다.


프랑스대사관 대화모임(합동의 밤: 세계를 말하고, 세계에 살다, 세상 이야기)의 주관한 벤자민 주아노선생이 던지 화두 중 하나는 공공서비스 문제였다 이 이슈에 대해 우리가 별로 고민해 보지 않은 영역이라고 난감했다. 이 대화의 모임에서는 당연히 문화와 관련된 것이다. 한국은 아직도 public 개념이 없다. re-public(공화국)개념도 악하다. 다만 우리는 '공' 개념보다는 '민'개념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 공의 개념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위르겐 하버마스가 말하는 <공론의 장> 뭐 그런 문화적 바탕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문화공공서비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서울이 인구 25%인데 문화관련 시설은 거의 90% 독차지하고 있다 이 문제가 심각하다. 독일의 인구 30-40만 도시를 보면 모두가 문화도시다 도서관 작은 출판사 현대미술관  자연사박물관 등 다양한 종류의 박물관 전혀 중심 도시에 뒤지지 않는다고 프랑스도 그렇다는 박만우 대표의 지적이다. 

자신은 별명이 전국구 그의 근무처는 서울만이 아니라 정말 전국구란다. 이번에는 대전에서 일하게 되었다고 이 문제가 앞으로 우리나라 문화계 화두고 공공서비스 분야는 아직도 걸음마 단계라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박만우 대전문화재단대표는 한국의 대표적 프랑스통 으로 그의 프랑스문화에 대한 깊이가 상당하다. 언어철학에 능하다.

<아크로폴리스적 소통 역할 회복>을 위해 내년에 리모델링을 한다고 하죠. 주한 프랑스대사관 건물 김중업 작품이죠 처마선이 부드럽게 하늘로 향하고 있군요. 프랑스문화관 내년에 르노베이션 예정이다. 대화 중 문화에 있어서 중심을 없애는(decentralisation) 이야기(탈중심화)가 이슈로 떠올랐다.

1961년에는 거의 주변에 빌딩이 없는 시절에 만들어진 프랑스대사관 그러나 개발독재시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고층빌딩에 갇혀버린 프랑스대사관 처음의 의도대로 이 공간을 도시의 <아크로폴리스적 소통역할 회복>하고 건축가의 원래적 의도를 되살리는 방향으로 리모델링이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