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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전시행사소개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실경산수화의 세계

[특별전 ‘우리 강산을 그리다’와 함께 보는 실경산수화의 세계] - 2019년 7월 서화실 주제전시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2019년 7월 10(수)~2019년 11월 10일(일)까지 전시품 : <옥호정도> 등 26건 32점

한시각의 '북새선은도'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옥호정도玉壺亭圖 - 한양 속 별천지’, ‘관아와 누정이 있는 그림’ 및 ‘그림과 지도 사이’를 주제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이 전시는 특별전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2019.7.23.~9.22.)와 연계하여 실경산수화의 전모를 살펴보는 기회가 되도록 구성하였다. <아래 

순조純祖(재위 1800~1834)의 빙부聘父(국구國舅)이자 안동김씨 세도 가문을 열었던 풍고楓皐 김조순金祖淳(1765~1832)의 별서別墅(별장)인 옥호정을 그린 거대한 그림을 최초로 공개 전시한다.

북악산 자락 삼청동 일대에 있었던 옥호정은 궁궐이 지척임에도 불구하고 세속에서 벗어나 있는 듯한 한양 도성 안 별천지였다. 이 그림에는 김조순이 문인들과 풍류를 나누고 시회를 열었던 여러 채의 정자, 공들여 꾸민 조경 시설 등이 잘 묘사되어 있다. 조선 후기 최고 권력을 누린 인물이 마련한 별서를 마치 도면처럼 담아낸 이 그림은 회화사는 물론 한국 건축사와 조경사 연구 등에서 매우 획기적인 자료이다. 2016년 이춘녕李春寧(1917~2016)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의 유족이 기증한 이 그림의 첫 공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손세기・손창근 기념실에서 선보이는 관아와 누정 그림

관아는 관료이자 목민관이었던 문인들이 바른 정치를 펼치는 곳이었고, 누정은 탁 트인 경관을 감상하며 자연과 보다 가까이 하며 호연지기를 길렀던 공간이었다. 관아와 누정은 산수와 어우러진 명승으로서 시와 그림의 소재가 되었다. 관아와 누정 그림은 조선시대 도화서 화원들의 숙련된 계화界畫 솜씨와 실경산수화 기량을 잘 보여준다.

작가미상 화성도

1664년(현종 5년) 함경도 함흥과 길주에서 열린 문・무과 시험 장면을 북방의 산수를 배경으로 그린 한시각韓時覺(1620~1690년 이후)의 <북새선은도>를 비롯해 정조(재위 1776~1800) 문예부흥의 산실을 그린 <규장각도> 등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숭례문(남대문) 등 한양 도성 풍경을 남종문인화풍으로 그린 심사정沈師正(1707~1769년)의 <산수도>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많은 진기한 그림을 기증한 손창근 님의 기증품으로 시선을 잡는 수준 높은 그림이다.

그림과 지도 사이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또 하나의 실경산수인 ‘회화식 지도’는 문화・지리정보를 충실히 담으면서도 그림 속 산수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지도와 실경산수화는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닮은꼴이 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한양, 평양 등 대도회(대도시)와 남해, 함경도 등을 그림으로 담은 장대한 병풍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국토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긴 그림을 감상하며 옛 사람들이 현실에서 찾아낸 이상향의 세계로 떠나보시기 바란다.

이번 세 가지 주제전시는 특별전 ‘우리 강산을 그리다’와 연계하여 준비된 것으로, 특별전을 관람한 후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을 함께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운무 드리운 생략으로 강렬한 첫 느낌을 부각했다 -조상인기자

이걸 어찌 말로 다 표현할까. 이 모습을 어찌 다 그리겠는가. 36세에 처음 금강산을 찾아간 겸재 정선(1676~1759)의 시각적 충격은 엄청났다. 구불거리고 가파른 산길을 따라 단발령에 오른 순간, 펼쳐진 풍광에 말문이 막혔다. 빽빽하게 들어선 산봉우리들이 서릿발처럼 날카로워 눈이 부셨다. 겸재는 자신이 본 장면을 그대로 담기보다는 그 순간의 감동을 화폭에 얹었다. 과감하게 화면을 사선구도로 갈라서, 일행이 밟고 선 단발령 쪽 토산(土山)의 텁텁함과 건너편 일만이천봉 암산(巖山)의 반짝임을 대조적으로 그렸다. 약간의 과장도 더하고, 운무 드리운 생략으로 강렬한 첫 느낌을 부각했다

‘총석정도(현존하는 관동도 가운데 가장 오래된)’.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달 이를 기증받아 유람 시기로 그림에 적힌 정사년이 1557년임을 최근 확인했다. [저작권] 국립중앙박물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된 16세기 ‘경포대도’ ‘총석정도’는 조선 실경산수의 근원을 되짚으며 일찍이 중국과 별개로 우리 선조들이 가진 주체적 시각과 표현법을 입증한다. 총석정의 솟은 돌기둥을 표현하고 싶어 발을 동동 구르던 옛 화가는 가는 붓으로 짧은 선을 일일이 그어 돌기둥의 질감을 묘사했다.

이수미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은 “16세기 화풍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현장의 특징에 맞게 화면 구성과 묘사법을 창의적으로 변화시켰다”면서 “관동지역의 명승도가 그려졌다는 기록은 고려 때도 등장하지만 전해지는 게 없는 상황에서 이 작품은 현존하는 관동도 중 가장 오래된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박물관 측은 지난달 이 그림들을 기증받았고, 연구 결과 1557년 정사년에 여행을 다녀온 후 그린 작품임을 확인했다. 문화재위원장을 지낸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16세기의 대표적인 실경산수화로, 이러한 작품은 한번 보는 인연도 맺기 힘든 그림”이라 극찬했다. 시대적 충격이었던 ‘총석정’은 이후 정선, 김홍도 등에게로 이어지며 개성있게 표현됐다. -조상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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