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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거전] 시각언어로 철학 하는 개념미술가

[아모레 퍼시픽미술관 바바라 크루거전_포에버(Barbara Kruger FOREVER)] http://apma.amorepacific.com
6개월 전시 아시아에서는 처음 바바라 크루거 전시가 열린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다. '제발 웃어 제발 울어', '충분하면 만족하라', '당신의 시선이 내 뺨을 때린다', '당신의 몸은 전쟁터' 등등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높인 작품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이 작가를 보면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이다. 송곳 같은 날카로운 문명 비평 그럼에도 현대 도시의 세련된 시각언어로 촌철살인 메시지 던져 없어진 리움미술관을 요즘은 아모레 퍼시픽 미술관이 대신하고 있다.

이런 훌륭한 작가에 미국에서 태어나는 것은 바로 미국의 힘 중 하나인 누군가 뭐를 정말 제대로 하려고 하면 그 사회가 그것을 지지해지고 지원해주는 풍토가 확실히 미국에는 있다. 그것은 역시 유럽과는 다른 미국만의 장점이기도 하다. 일종의 개척정신과 같은 그것에 예술 창조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Barbara Kruger I 'Untited(Forever)' Digital print on vinyl wallpaper, dimensions variable(570x2,870x1,830cm) 2017 

<시각언어로 철학 하는 개념미술가> 날카로운 철학적 통찰력 그리고 귄력과 미디어 권력을 풍자할 줄 아는 에스프리와 상업적으로 소비자 시선 집중시키는 탁월함도 동시에 갖춘 시각적 시인이자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질문을 던지게 하는 비저너리다. 후기 산업시대를 넘어선 고도 소비사회의 풍경화가 실감 나게 눈에 잡힌다 단지 흑백의 폰트 텍스로 강력한 시간 언어를 창조할 수 있다니 믿을 수 없는 일이다. 현대 개념미술의 승전보를 보는 것 같다. 

미국 작가라 그런지 역시 스케일이 대단하다. 이 작은 한국을 방문하고 한글의 조형형에 반해 한글을 사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물론 그녀는 한국을 모르지만 미국 UCLA 대학교수로 한국 학생들과의 협업이 있기게 가능하게 된 것이다. 번역은 이 대학의 학장이 한국인 권미원 교수인데 바바라와도 친구이기에 역시 협업을 한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페미니즘의 내용이 담긴 문장이 텍스트 아트로 인용되기도 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경란 큐레이터

바바라 크루거는 사진찍히는 것을 폭력적이라고 생각해 자신의 모습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데 이번에 관객들을 위해서 아모레 퍼시픽에서 뉴욕타임스에 나온 사진 초상권에 거금을 들여 허락을 받았단다. 그녀는 지금 74세 정도이고 그녀의 표정 속에는 시각 미술을 하는 문명비판적이고 철학적인 여성으로서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확실히 보여주는 듯하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그 누구보다도 현대의 강렬한 메시지를 아주 단순한 디자인 속에 함축된 메시지를 익숙한 소통방식과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기법으로 담아낼 줄 하는 이중성의 모순을 보이는데 이런 점이 오히려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가 된다.

Barbara Kruger I Untitled (The latest version of the truth), 2018, Digital print on vinyl, 226.1 x 173cm 

이 작품은 아모레퍼시픽 소장품으로 그녀의 작품 중 컬러가 들어간 드문 예이다. 로비의 콘크리트 벽에 걸린 이 작품은 서양문화의 근간이 되는 기독교의 상징적 모티프인 성모자상을 배경으로 최신 버전의 진실이라는 영문 텍스트가 적힌 색색의 아크릴 큐브를 손으로 배치하는 사진을 보여준다. 작품의 붉은색 테두리 상단부터 오른쪽 시계방향으로 싸우지 마시오(Dont battle), 신경 쓰지 마시오(Dont bother), 믿지 마시오(Dont believe), 사지 마시오(Dont buy)라는 문구가 이미지를 둘러싸고 있다. 이 작품은 진실이 어떻게 정의되고 인식되는지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며,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개념은 결코 영원불변한 의미가 아니라 가변적인 상황임을 말해준다.

그런 감각은 그녀가 뉴욕에서 젊었을 때 힘든 잡지사 등 고단한 직장생활의 경험을 풍부하게 가졌기 때문이다. 광고와 건축공간개념 사진술 영화 TV 등으로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는 시각적인 페이스업을 능수능란하게 할 줄 아는 작가다. 그녀에게 눈을 세상을 인지할 수 있는 창이다. 그래서 그녀의 사진에서 눈길이나 시선을 매우 중요하다 과거 남성 중심시대 남성을 2배로 확장해 보이는 미디어에 대한 예리한 비판의식도 보인다. 그녀는 젊어서 전시장에 주눅들었던 경험이 시각예술을 보다 민주적으로 대중과 아주 가까이하는 소통방식을 터득하는데 촉진제가 되었다.

Barbara Kruger I 'Untited(Forever)' Digital print on vinyl wallpaper, dimensions variable(570x2,870x1,830cm) 2017 

스케일에서 공간을 압도하다. 역시 현대미술은 건축술의 발달과 함께 공간을 확장하는 기법에서 탁월함을 보인다. 이런 공간에서 들어갈 텍스트는 역시 여성적인 입장을 대변하는 것과 권력과 미디의 폭력을 고발하면서 현대인들이 소비과 속도의 숭배 속에서 잃어버리는 인간의 대한 소중함과 풍요 속 빈곤함을 또한 꼬집기도 한다.

<제발 웃어 제발 울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정서적으로 메마른 현대인을 마치 꾸짖기라도 하듯이 그런 뉘앙스를 풍긴다. 

Barbara Kruger I 'Your body is a battleground'

그녀를 너무나 유명하게 한 초기 작품들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규모가 큰 것은 아니지만 그런 개념과 탁월한 발상의 전환 그리고 그 시대정신을 포착하는 놀라운 안목들이 그녀를 우리시대 최고의 작고로 부각한다. 이 작품은 아무래도 다양한 버전으로 재 맥락화 되고 있다.

<여성의 분열된 자아를 잘 보여주고 있네요> 당신의 당신이 아니다 정말 강력한 메시지네요. 삶의 주인으로 살지 못하고 미디어에서 하는 말대로 혹은 타자의 눈에 비위를 맞추면서 살아가는 현대인을 예리하게 꼬집고 있다. 자신의 삶을 자신이 선책해야 한다는 실존주의적인 삶의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여성으로서 자신의 방을 가져야 한다는 버니지아 울프의 영향을 받는 작품이라고 볼 수도 있다.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그것과 마주하라 뭐 그런 의미인가요. 두 단어가 주는 강력한 파워 정말 대단하다.

대중의 눈길을 확 잡으면서 20세기 시각매체의 강력한 소통 속에 사람들을 빠지게 하는 그래서 시각적 쾌감을 극대화하면서 팝아트적 요소가 가미되어 고품격 예술로 승화시키다. 인간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감정의 지평을 풍선 속에 담긴 진솔한 고백을 통해서 관객과 소통하는 그런 분위기를 풍긴다.

여기서 포인트는 역시 모델의 눈이다 그런 눈길을 끌어내면 그것을 통해 관객이 세상을 다르게 보는 눈을 열어주는 역할도 감당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질문과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사진 속에 강력한 작가만의 독창적인 작업 양식을 엿볼 수도 있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성 삶의 주체로서 보다 능동적인 삶을 자극하기도 한다.

양면에 화면이 있는 15분짜리 독특한 영화도 감상할 수 있다.

[아모레 퍼시픽 바바라 크루거전_포에버] . <2019.06.27-12.29일까지> 6개월 전시 아시아에서는 처음 바바라 크루거 전시가 열린다. 우리의 무뎌진 비판의식을 흔들어 깨워주는 작품이 많다. 예컨대 여기서는 반전 의식을 고무시켜주면서 과연 우리가 정말 인간답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 그런 길을 열어가고 있는지 의문을 던지다.

물건은 아무 생각 없이 맹목적으로 사는 바보들이 사는 세상 소비와 속도가 우상화되는 세상이 더해지면서 인간의 위상을 크게 위협을 받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고도소비사회에서 인간의 타성과 습성을 언급하면서 데카르트의 철학적 명제를 가장 창의적 차용한 그녀를 또한 세계적인 작가로 거듭나게 한 한 그녀의 대표작이다. 이런 개념미술은 수백 권의 철학서보다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인간이 소유 없이는 살 수 없지만 그래도 인간으로서 최소의 존재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일침을 놓고 있다. 그런 면에서 그는 시각언어로 현대철학을 하는 사상가로 볼 수도 있다

http://apma.amorepacific.com/contents/exhibition/40173/view.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