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대 개인전, 《Le Temps》] 가나아트센터 전관 (서울시 종로구 평창30길 28)2019. 6. 21 (금) – 2019. 7. 14 (일) (총 24일간) 출품작품 평면작품 20점 및 설치작품 3점 <회화는 시공간을 넘어 영원히 색즉시공을 쫓는 것이다 그의 회화는 그야말로 21세기 만다라다> <보이지 않는 시간의 흔적을 통해 실체을 볼 수 있는 시각언어로 구현하다>
"우리가 아는 실상은 허상이고 진정한 실상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안종대 작가. 찰나적 순간과 영겁은 통하다는 소리인가 그의 회화적 미학은 매우 본질적이다 그래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작가소개> 안종대 安鍾大 Zong-De An (1957년생) 1986 파리국립미술학교 회화과 졸업
안종대 철학자에 가까운 미술가 달에게 가서 지구를 보듯 프랑스에서 가서 한국을 다시 보게 된 작가 1989년 이전까지 전형적 작품을 했고 상당히 인기도 있었지만 그런 작업에 대한 허무를 느끼고 그것을 내려놓고 1989 년 이후에는 보이지 않는 탈시간을 주워 그것은 탈색한 듯한 가장 정돈이 잘 된 조형언어로 보여주다 그에게 대상은 실상이 아니고 허상이며 진정한 실상을 비가시적이나 그것을 시간으 빛을 통해 오브제나 회화나 설치를 통해 그 흔적과 남든 자국을 보여준다 공간을 통해 시간의 실체를 탐구하는 작가로 보인다 실상의 우주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다
<실상_조화의 시간>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 모두 실상(實相)이라는 제목을 붙이지만, 프랑스어로는 Le Réel(실상)과 Le Temps(시간)을 병용하고 있다. 매 순간 만물을 변화하게 만드는 시간의 흐름 안에 절대적이고 완결된 상태의 실체(實體)는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는 축적된 시간의 흔적들을 어느 한 순간의 상(像)으로서 목격한다. 즉, 눈에 보이는 실상(實像)은 결국 허상(虛像)과도 같으며, 작가에게 있어서 실상은 시간과 밀접한 개념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안종대의 실상이 그저 만물이 시간 앞에서 결국은 바스러져 사라진다는 허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작품의 소재로 사용되는 나무나 쇳조각, 태양의 열기와 빛, 빗물과 이슬, 흙의 흔적들, 이들은 음양오행의 원소들로서 시간의 흐름과 함께 서로 영향을 미치고 조화를 이룸으로써 매 순간 '새롭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낡음'보다는 '숙성'에 가깝다.
실상이라는 단어에는 모양 상(像)과 형상 상(狀) 외에도 서로 상(相)을 사용하는, '모든 것의 있는 그대로의 참모습'을 뜻하는 한자어가 함께 쓰인다. 안종대의 實相은 단순히 사물의 외형이 낡아지는 현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만물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조화와 순환에 의해 변화한다는 우주의 진리, 혹은 하나의 개체나 개인이 세상과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존재의 방식에 대한 탐구이다
난 프랑스 혁명 200주년이었던 1989년 교사 시절 여름에 처음 파리에 여행 가서 그 많은 프랑스 미인들 사이에서 한국여성이 이 지구 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는데 안종대 작가는 파리에 가서 한 때 프랑스보다 더 프랑스적이려고 한 적도 있었지만 인류가 달에 가서 달을 본 것이 아니라 지구를 봤듯이, 나는 파리에 가서 프랑스를 본 것이 아니라 한국을 봤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했다고 말한다.
감응체로서 ‘다른 곶’ - 안종대의 존재론적 질문 -강선학 미술평론가
어떤 가능성도 없는 확실한 소멸의 과정을 보여주는 미학적 이해, 그것이 안종대의 <실상Le temps>이다. 사라지는 두터움, 생성으로서 사라지는 색과 빛, 사물성, 소멸과 생성의 중의성. 그의 작업 앞에서 맞닥뜨려지는 어휘들이다. 그의 작업은 이렇게 철저하게 사라지는 것들에 집중하는 존재론적 질문이어야 겨우 문을 여는 쉽지 않은 만남이다.
드러남과 숨김, 소멸과 생성을 묻는 그의 작업은 회화적 속성보다 세계에 대한 물음으로 우리에게 혹은 자신에게서 제기된다. 오랜 시간을 기다리는 침묵의 양식은 자신에 대한 집중이자 타인을 향한 말 걸기이지만 어떤 대답도 돌아오지 않는다. 타인에게 말을 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타자화함으로 비로소 시작되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가 거는 말에 대답 없이 침묵 속에서 드러나는 사물들의 언어는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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