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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랩소디

[백남준] 한국인 그렇게 찬양했지만 이것 만은[...]

민화의 가장 큰 기교는 서툰 것처럼 그린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포스트모던하다. 현대회화는 못(엽기적으로) 그려야 살고 틀리게 그려야 생존할 수 있다 

백남준은 한국인을 늘 훌륭하다고 칭찬을 했지만 드물게 꾸짖은 적도 있다. 우리나라가 민화 연구에서 일본의 한국 민화 연구보다 훨씬 못하다고 호통을 친 것이다. 정말 맞는 말이다. 민화란 <저절로 그려진 그림>이다. 다시 말해 우리 체질과 취향에 맞는 그림이다. 물론 수묵화나 문인화, 궁중미술의 영향이 없지 않다. 중국적인 요소도 있겠죠

그러나 결국 민화는 가장 한국적인 그림이다. 한국미술의 원자본(source)인 셈이다 민화가 위대한 것은 미추의 차원을 넘어 승화된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복화(길상화)>라 부른다. 왜 결국 웃음을 터트리게 하기 때문이다. 산다는 것이 얼마나 무겁고 힘들고 스트레스가 많은가. 그럴 때 민화를 보면 속이 풀린다는 소리다. 일종의 해장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