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뉴스] 2023년 전시공간의 변화, 96개 처 개관 2023.12.21.
http://www.daljin.com/column/21585 <인천, 서울, 천안, 대전 전시공간>
김달진미술연구소가 2023년 한 해 새롭게 개관한 전시공간을 조사한 결과, 전국에 총 96개 처의 전시공간이 개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집계는 서울아트가이드 등재 공간과 <달진뉴스>에 기초하였으며, 그 외에 한국박물관협회, 한국사립미술관협회, 한국사립박물관협회, 한국화랑협회, 간행물, 보도자료, 개관 기념 초대장 등을 통해 개관 정보를 수집하였다.
김달진미술연구소는 2005년부터 19년간 매년 조사 결과를 발표해왔으며, 매년 개관 수가 2019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부터 감소하면서 2020년에 전년도 대비 31개 감소한 170개, 2021년에 28개 감소한 142개, 2022년에 14개 감소하여 128개, 2023년에는 32개 감소한 96개 처가 집계되었다.
먼저 2023년 신규 전시공간을 지역별 분포로 조사한 결과, 2023년 말 기준 전국 96곳 중 서울이 30개(32%)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으며, 서울 외 기타지역은 66개(68%) 개관하였다. 2019년에 정점에 달한 전시공간 개관 전국 현황은 팬데믹 이후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였다. 다만 2022년에는 프리즈아트페어•KIAF 공동개최와 맞물려 미술투자에 대한 관심이 모이면서 서울 지역 신규 개관 수가 전년도 대비 증가하면서 서울 개관이 전체의 50%에 육박했다. 2023년에는 전국 유휴공간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자체 재생사업과 지역 곳곳에 미술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통하여 지역 신규공간 개관이 증가하면서 다시 평년과 같은 개관 비율을 보였다.
서울 지역 중에서 강남구가 11개로 개관 수가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으로 종로구가 4개, 서초구•성북구에 각 3개, 마포구•성동구•중구에 각 2개 개관하였다. 서울 외 기타지역에서 개관한 66개 처 중 경기가 11개로 가장 많은 개관 수를 보였으며, 그다음으로 부산 8개, 제주 7개, 충남 6개, 강원 5개, 경남•경북•대구•인천 각 4개, 대전•전남•충북 각 3개, 광주•전북 각 2개 개관하였다. 공간 성격별로 살펴보면 전국 96개 곳 중 갤러리가 61개(63.5%), 복합문화공간이 15개(15.6%), 미술관이 10개(10.4%), 박물관이 4개(4.2%), 그 외 갤러리카페, 대안공간 등 기타 전시관이 6개(6.3%) 순으로 나타났다.
새로 개관한 대표적인 전시공간
서울시립미술관이 4월 종로구 평창동에 신규 분관인 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를 개관했다. 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는 현대미술의 중요 자료를 수집, 보존, 연구하고 운영하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 이은 국내 아카이브 전문 미술관으로, 대지면적 7,300㎡, 연면적 5,590㎡(1,691평) 규모의 3개동 건물로 건립되었다. 인천 최초의 국립박물관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6월 송도국제도시에 문을 열었다. 문자 전문 박물관으로는 프랑스 샹폴리옹박물관, 중국 문자박물관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조성된 박물관이며, 총면적 15,650㎡ 규모에 기록 매체인 두루마리 모양을 형상화한 건축물이 특징이다.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성보박물관 옆에 11월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이 개관하여 조선왕조 기록유산의 결정체인 실록원본을 상설전시한다. 특히 이곳 박물관은 일본에 반출됐다가 환수한 이후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해온 오대산사고본 실록 75책과 의궤 82책을 포함해 관련 유물 1,207점을 보존,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수장고와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실감형 영상관 등 다양한 공간들로 구성됐다.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에 11월 개관한 국립저작권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우리나라 최초로 저작권에 관한 내용이 언급된 유길준의 『서유견문』 등 소장품 400여 점을 전시하고 분야별 저작권 자료를 비롯해 저작권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청주시 상당구에 4월 개관한 네오아트센터는 모기업인 ㈜한신정보기술 사옥 1, 2층 공간에 1관부터 4관까지 총 4개관과 50평 규모의 야외전시장, 120석의 야외 공연장, 카페테리아로 구성하여 힘차게 출발했다. 서울시 성북동에 6월 문을 연 뮤지엄웨이브는 IT 기업 우리넷이 우리옛돌박물관 본관을 장기 임차한 후 새단장하여 만든 복합문화공간이다. 아트센터화이트블럭이 운영하는 창작스튜디오인 천안 광덕면에 위치한 천안창작촌에 뮤지엄호두가 11월 개관했다. 뮤지엄호두의 대지면적은 9,487m²로 본관에는 4개의 전시실을 비롯하여 교육실 2개실, 소극장, 카페, 게스트룸, 하늘정원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의 성격을 띠고 있다.
방치된 폐건물 리모델링하여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
일제가 만주와 조선의 식민지 경영을 위해 설립한 수탈 기관인 옛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 건물이 새롭게 복합문화공간 헤레디움으로 3월 정식 개관했다. CNCITY마음에너지재단이 뼈아픈 역사를 품은 장소를 소통의 공간으로 재탄생시켰으며, 개관전이었던 독일 신표현주의 대가 안젤름 키퍼 전시가 서울이 아닌 대전에서 열려 주목받았다. 강원도 속초시의 방치된 폐모텔이 대안공간 NAH설악으로 다시 태어나 3월 전시공간으로 변신하였고, 경기 평택시에 특작단지(버섯재배사)로 운영되다가 버섯작물에 대한 경쟁력 상실로 운영이 중단돼 창고로 활용되었던 곳이 경기도 유휴공간 활용 문화공간 재생사업에 선정돼 2년의 조성 기간을 거쳐 평택의 새로운 복합문화공간 공간 미학으로 문을 열었다. 또한, 10년간 도심 내 흉물로 방치돼 있던 구 대전지방보훈청 건물이 도시재생을 위한 시민공유공간인 에이블아트갤러리로 탈바꿈하여 4월에, 경북 안동시 서후면에 1995년 폐교한 송강초등학교가 송강미술관으로 6월에, 경북 청송군에 폐교가 남관미디어아트홀로 새단장하여 7월에 개관했다. 충북 청주시에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가 민간에 개방된 후 20년간 방치됐던 벙커가 한 평짜리 작은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청남대 헬기장 사면과 양어장 앞에 위치한 방치된 벙커 2개소를 미술관으로 조성하여 10월 개관하였다.
세계 유명 화랑 개관과 국내 화랑 신관 확장
세계 5대 갤러리 중 하나인 화이트 큐브가 9월 홍콩, 파리, 웨스트 팜비치에 이어 서울에서 개관하면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강남구 도산대로 호림아트센터 1층에 열었으며 약 91평 규모로 전시 공간, 프라이빗 뷰잉룸, 오피스로 구성된다. 일본의 대표 갤러리 화이트스톤갤러리가 용산구 소월로에 9월 개관했다. 1967년 도쿄에 문을 연 이후 홍콩, 가루이자와, 타이베이, 싱가포르, 베이징 다음으로 아시아에서 일곱 번째로 서울에 지점을 오픈한 것이다. 일본 갤러리가 국내에 정식으로 지점을 오픈한 첫 갤러리이다. 그 외에도 뉴욕에 거점을 둔 스마트갤러리(SM Fine Art Gallery)가 서초구 서초중앙로에 9월 문을 열었다.
리안갤러리가 지난 9월 대구에 새 전시공간을 열었다. 기존 대구 대봉동 리안갤러리 본관 옆에 들어선 신관은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독립된 전시가 가능한 전시장 3곳과 교육실 등을 갖췄다. 1990년대 중반 지어진 본관은 허물고 다시 새 건물을 지어 수장고로 사용할 계획이다. 2448아트스페이스도 지난 3월 강남구 양재천에, 더라라갤러리가 8월 강남구 학동로에 신관을 오픈하였고, 아트사이드갤러리가 9월에 본관 3층에 아트사이드템포러리 공간을 확장하였다.
재개관 및 이전, 특별한 공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있던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이 옛 공간사옥이 자리한 종로구 원소동 부지로 이전해 2월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6층 규모의 사무실 공간으로 쓰이던 기존 건물을 일본 스키마타 아키텍츠가 주변 건축물과 조화로우면서 새롭게 설계하였다. 인사동에 있었던 백송갤러리는 종로구 자하문로로 자리를 옮기면서 갤러리비앤에스(B&S)로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시작했다. 경남 사천시 정동면 우주항공 테마공원 인근에 100평 규모의 우주미술관이 2020년 휴관하였다가 내부를 단장하고 3월 다시 재개관하였다.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30여 년에 걸쳐 수집한 한국 미술품을 기반으로 1982년 문을 연 호암미술관이 1년여간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지난 5월 재개관했다. 《한 점 하늘 김환기 전》을 시작으로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다양한 기획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8개월간 노후시설 개선과 전시를 개편하여 어린이날을 맞아 경기도 과천시에 국립현대미술관 어린이미술관을 확장 재개관하였으며, 12월 국립대구박물관이 기존의 아롱다롱방을 어린이박물관으로 전면 개편하였다.
미술가와 관련하여 특별한 공간이 생기기도 했다. 3월에 작고 서양화가 강길원을 위해 부인 서양순 화백이 강남구 신사동에 아트강스페이스, 4월에 서양화가 조상현이 충남 서산에 조상현극사실미술관, 5월 작고한 미술평론가 이일의 장녀 이유진이 서울 서초구에 스페이스21, 6월 충북 충주에 중견서예가 전찬덕이 갤러리덕, 9월 전북 순창에 전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하면서 예술 활동 중인 박덕은이 전시공간 200평 규모의 총 3층으로 구성한 박덕은미술관, 11월에 서양화가 김명식이 경기 용인에 김명식아트센터, 천병근•한진수 부부작가의 예술세계를 조명하기 위해 그들의 호인 ‘하원’과 ‘석정’을 따라 아트리에하원석정이 인천 강화도에 각각 개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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