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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이우환(Lee Ufan)' 너와 나, 안과 밖의 만남

국제갤러리, 44일 이우환 개인전 Lee Ufan개최 전시기간: 202344()~528() 전시장소: 국제갤러리 K1, K2 2, K2 정원 / 작품 하나하나가 무한을 표현하고 있는 메타포인 만큼,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이 하나의 거대 서사이자 이론 그 자체인 이우환의 작품세계를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오마이뉴스 관련 기사 https://omn.kr/2400p

 

현대 조각의 패러다임 바꾼 이우환과 칼더

[리뷰] 국제갤러리 K1·K2(2층,야외)에서 '이우환' 전, K2(1층)·K3에서 '칼더' 전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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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시립 미술관

"더욱 다양하고 폭넓은 사상을 접하며 내가 새로 재생되는 느낌을 받는다" - 이우환 / 그는 철학을 공부한 사람답게 자신의 작품에 대한 해설가이기도 하다. 필력이 대단하다. "만남이란 미학적으로 시적 순간의 경험이다. 그리고 이 시적 순간은 여백 현상으로 열리는 장소에서 일어난다. 만남은 자연이나 인간이나 사건을 포함한 타자와의 대면에서 일어나는, 극적인 열림의 장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작가는 만남을 일으키기 위해 일부러 작품을 만들어 장을 열어 보이는 것이다. 만남은 때때로 웃음이기도 하고, 침묵이기도 하고 언어와 대상을 넘어선 차원의 터뜨림이다" - 이우환 저서 <양의의 예술> 중에서

이우환 작가는 미술도 공부했지만, 철학도 전공했다. 우리가 잘 풀리지 않는 프랑스 철학자를 이우환이 풀어주면 쉽게 이해된다.. 아래 푸코에 관한 해석학은 명쾌하다. 역사주의 한계와 위선을 꼬집다. 그리고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에 관한 이야기도 짧지만, 이해하기 쉽다(역사에는 오랫동안 횡적인 것도 존재했다)

[1] 이우환의 푸코에 대한 명쾌한 해설: 푸코가 '감옥'에 대해서 썼는데 사실 이것도 건드려서는 안 되는 부분이잖아요' 그런데 거기다 '성의 문제'까지 언급함으로써 역사를 흔들어버렸어요. 욕망이나 충동 같은 것은 누가 막거나 감독할 수 없죠. 그런 감성을 중하게 말했다는 것은 역사주의라는 게 얼마나 억지 체제인지를 알고 그것을 쳐부수는 것이죠. 감옥이 뭐예요 감옥을 사회를 찌르고 전복시키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에요 감옥의 역사에 대해서 쓰다는 자체가 테러리즘이죠. 푸코는 역사가 될 수 없는 것을 끄집어내어 역사의 위선을 고발하고, 시간성과 공간성을 재조명한 사람이다 - 이우환

[2] 이우환의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의 사고'에 대해 견해를 들어보자: "나는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의 사고>를 읽으면서 종적인 것만이 아니라 횡적인 것도 오랫동안 존재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되리라는 암시를 받았다.

"돌은 시간의 덩어리다. 지구보다 오래된 것이다. 돌에서 추출된 것이 철판이다. 그러니까 돌과 철판은 서로 형제 관계인 것이다. 돌과 철판의 만남, 문명과 자연의 대화를 통해 미래를 암시하는 것이 내 작품의 발상이다" -이우환

돌은 선사시대 고인돌 연상시킨다. 철판은 현대를 상징하는 에펠탑과 뉴욕의 고층건물 연상시킨다. 여기서 서로에게 불가결한 관계항을 즉 형제애를 맺을 때 선사시대와 현대문명이 상생할 수 있다. 자연성과 인위성 이 과정을 거쳐야 30세기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그런 메시지인가? 하여간 이우환은 이런 돌과 철판의 대화를 통한 미래적 비전과 여백을 만들어가려는 것 같다. 이런 발상은 백남준의 것과 거의 유사하다. 가장 먼 선사시대를 알아야 가장 먼 30세기를 내다볼 수 있다는, 그런 인간 문명 발전의 운명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보인다.

<아래> 이우환(b. 1936) Drawing for RelatumDialogue2021/2023 Wood floor, white paint, natural stone, light bulb, charcoal drawing Natural stone: 120×120cm (2 pieces)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Ufan Lee / ADAGP, Paris-SACK, Seoul, 2023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현시대가 신이나 인간이라는 망령 그리고 정보라는 망령한테 홀려서 맥을 쓸 수 없습니다. 이 망령이 전세계, 어쩌면 우주론까지 뒤덮으려고 하고 있어요.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은 신체일 수도 없고, 손에 닿지도 않고, 보이는 것 같지만 실상 실체나 외부가 없는 닫힌 세계입니다. 이제 우리는 망령된 인간을 넘어서 개체로서의 나와 외부와의 관계적인 존재로 재생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만남(Encounter)이 중요한 것이지요. 나의 작품은 지극히 단순하지만 독특한 신체성을 띠고 있으며, 대상 그 자체도 아니고 정보 그 자체도 아닌, 이쪽과 저쪽이 보이게끔 열린 문, 즉 매개항입니다. 다시 말하면 나와 타자가, 내부와 외부가 만나는 장소가 작품이고 이것은 새로운 리얼리티의 제시입니다.” 이우환¹

국제갤러리는 202344일부터 528일까지 이우환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2009년 이후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두 번째 전시이자, 부산시립미술관의 이우환 공간설립(2015)을 제외하면 국내 관람객들이 12년 만에 맞는 작가의 개인전이다. 1관의 2개 공간과 22, 그리고 정원에 걸쳐 전개되는 이번 전시는 이우환의 1980년대 작품부터 근작까지 아우르는 조각 6점과 드로잉 4점을 선보인다. 전시장의 메인 무대를 장악하는 그의 조각들은, 그가 1956년에 일본으로 이주해 전위적인 미술운동인 모노하를 주도하기 시작했던 1968년과 동일한 연도에 처음 제작한 이래 오늘날까지 꾸준히 작업을 이어 온 관계항(Relatum)연작의 연장선에 있다.

이우환은 무()에서 시작하여 자기 자신의 표상으로서의 표현을 만들고 그것을 대상화하는 대신, 현실과 맞물리는 현상의 파편으로서의 작업을 보여주고, 타자 또는 세계와의 교류에 열려 있는 표현으로서의 작업을 만들어낸다. 물론 여기에도 작가가 가미한 미적 요소나 의도가 다분히 포함되어 있지만, 그는 작품이 끊임없이 현실 또는 일상과 관계 맺도록 하기 위해 갤러리의 화이트 큐브 공간과 같은 익명의 뉴트럴 한 장소에 간결하고 절제된 미니멀한 형태의 메타포를 만든다.

<> 이우환(b. 1936) Drawing for RelatumThe Sound Cylinder1996/2023 Steel box, natural stone, black paint Steel box: 170×140×0.4cm Natural stone: 70×70cm Small holes on cylinder (5): 2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Ufan Lee / ADAGP, Paris - SACK, Seoul, 2023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이우환은 자신의 모든 조각들을 관계항(relatum)’이라 제목 짓고 여기에 종종 부제를 붙이는데, 이때 부제는 가능한 연상을 도울 뿐 확고한 해석을 허락하지는 않는다. 규정지을 수 있는 관계대신 관계를 맺고 있는 주체를 의미하는 관계항을 제목으로 선택한 데에는, 작품의 개별 요소들이 끊임없이 맥락이 변화하는 유동적인 관계에 놓이도록 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깔려 있다. 자연을 상징하는 돌, 그리고 산업 사회를 대표하는 강철판 등 작업의 요소들과 함께 하나의 관계항으로서 작품 공간에 직접 개입하게 되는 관람객은 두 사물의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고 느끼거나 침묵 중에 진행되는 대화를 명상하듯 관찰하며 자아와 타자의 공생(co-presence)을 생각하게 된다. “돌은 시간의 덩어리다. 지구보다 오래된 것이다. 돌에서 추출된 것이 철판이다. 그러니까 돌과 철판은 서로 형제 관계인 것이다. 돌과 철판의 만남, 문명과 자연의 대화를 통해 미래를 암시하는 것이 내 작품의 발상이다.” 이우환이 두 요소의 공생에 대해 위와 같이 소회 한 바, 그의 작품에는 공백이 있고, 공명이 있고, 상호 충돌하여 발생하는 에너지가 있다. 그리하여 내부와 외부가 교통 하는 가변성의 세계, 무한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인다.

1관에 설치된 신작 Relatum  The Kiss(2023)를 통해 작가는 의인화된 은유(anthropomorphic metaphor)의 예시를 보여준다. 작품의 부제인 키스로 각각이 사람임을 암시하고 있는 두 개의 돌이 조우하며 접점을 만들고, 각각의 돌을 둘러싼 두 개의 쇠사슬 또한 포개어지고 교차하면서 교집합의 양상을 만들어낸다. 두 돌이 접촉하는 사건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쇠사슬의 방향성은 그를 대표하는 회화 연작 선으로부터, 점으로부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강한 역동성을 불러온다. 그는 과거에도 의인화된 은유를 적극 도입한 바 있는데, 1986년에 제작한 Relatum  Lover는 두 개의 돌이 그들을 받치고 있는 철판에 의한 경계를 극복하려는 듯이 서로를 향하고 염원하는 형국을 표현하였다. 작가에게 이 같은 일종의 트릭은 작품에 미적 요소를 더하는 장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표현 자체가 현실을 반영하는 하나의 현상이기에 현실이나 일상을 일깨우는 기폭장치의 역할을 수행한다.

1관의 안쪽 전시장 한 켠에 자리하고 있는 Dialogue라는 제목의 드로잉 4점은 그의 유명한 회화 연작 Dialogue를 연상시키는, 정신과 호흡을 극도로 통제하고 가다듬어야만 찍어 내릴 수 있는 커다란 ‘‘전과 자연물을 묘사하는 듯한 제한된 수의 으로 구성되어 있다. 관계항 조각 앞에 섰을 때와 마찬가지로 의도적인 여백과 긴장감 있는 구성 앞에서 우리는 사색과 명상에 잠기게 된다. 이들 작품에서 이우환은 드로잉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이용해 극도로 제한된 표현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마치 조각이든 드로잉이든, 철판이든 하나의 선이든, 모두 세계와의 열린 대화로 초청하는 현상들의 파편일 뿐임을 역설하는 듯하다.

<이우환(b. 1936) Drawing for RelatumThe Kiss 2023 Natural stone and steel chain Natural stone: 100×70cm (2 pieces) Steel chain: 400×2cm (2 pieces)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Ufan Lee / ADAGP, Paris - SACK, Seoul, 2023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22층에 전시되는 Relatum The Sound Cylinder(1996/2023)는 강철로 만든 속이 텅 빈 묵직한 원통과 그에 기대어 놓인 돌로 구성되어 있다. 원통에는 5개의 구멍이 뚫려 있는데, 밖으로 숲 속의 새들, 비와 천둥, 산속의 개울이 만드는 자연의 소리와 에밀레종의 종소리가 공명하듯 흘러나온다. 작가는 물질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인공물과 자연석의 개별적인 물성 그대로를 공간에 병치함으로써 그들 간의 관계가 발생시키는 파장을 관조하게끔 한다. 관계에서 발생하는 파장으로서 울림은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며, 공기와 같은 매질의 진동을 통해 전파되는 소리, 즉 음파의 성질과 일맥상통한다. 이렇듯 이 작품에는 실재하는 효과로서 두 가지의 다른 울림이 공존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 밖에도 2관 같은 공간에는 빈 캔버스와 돌이 마주 보고 있는 Relatum Seem(2009)이 설치돼 있다. 전시장의 흰 벽면에 걸린 흰 캔버스는 언뜻 존 케이지의 433(1952년 초연)나 로버트 라우센버그의 White Painting(1951) 등의 작품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서구의 문제적 작품들이 각각 비(比) 음악(non-music),비(比) 회화(non-painting)를 상징하며 전복 내지는 도발의 의미를 지니는 반면, 이우환이 보여주는 흰 캔버스와 그 앞에 놓인 돌에 깃든 침묵이나 물질적 현존에는 이 같은 완전하고 결연한 발언이 자리하지 않는다. 대신 작품은 조명이 어두운 환경 한가운데에서 다소 이질적이지만 생산적인 대화로 초대하는 매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관람객으로 하여금 실재를 초월하는 대상과의 직접적이고 열린 대화를 통해 묵상하도록 유인한다. 따라서 그에게 작품은 복잡한 상호 관계가 벌어지고 신체가 그것을 지각하는 영역이자 장()으로 압축된다.

cahier d'art 출판사

이우환 도록 프랑스 출판사 cahier'art (예술노트)에서 출간 Lee Ufan is a South Korean artist and art critic born in 1936 in Haman-gun on the southern Korean peninsula, then part of the Japanese empire.

He moved to Japan when he was 20 years old, and developed a practice anchored in an Eastern understanding of the nature of materials together with an appreciation of modern European phenomenology. In 2009, the Japanese government honored Lee by conferring the Order of the Rising Sun for “contributing to the development of contemporary art in Japan.” In 2010 the Lee Ufan Museum, designed by Tadao Ando, opened at Benesse Art Site, Naoshima, Japan. Lee has had major exibitions worldwide, including a retrospective at the Solomon R Guggenheim Museum in New York City in 2011. In 2014, he was selected for the contemporary art program of the Palais de Versailles, and in 2019 the Hirshhorn Museum and Sculpture Garden in Washington DC commissioned a site-specific installation for the museum’s plaza. Lee divides his time between Kamakura, Japan and Paris.

이우환

[작가 소개] 이우환은 1936년 대한민국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한국전쟁기에 서울대학교 미술학부에 진학하였으나 학업을 마치지 않고 일본으로 건너가 1961년 니혼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당시를 풍미한 프랑스 현상학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이후 줄곧 동아시아와 유럽 사상의 연결을 추구하였고, 실제 동서 문화를 오가며 의식적으로, 구조적으로 상호 참조하는 활동들을 이어왔다.

1960년대 후반의 전위적 미술운동인 모노하를 주도한 이우환은 이 운동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였다. 가공되지 않은 자연물, 물질 그 자체를 예술 언어로 활용하고자 한 모노하 운동은 1970년대까지 일본 미술의 큰 흐름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는 한국 모더니즘 미술의 이론적 교두보를 마련하는 데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이우환이 화가이자 조각가, 미술이론가이자 비평가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특정 미술 흐름이나 언어를 지지하는 대신 동양과 서양, 자연과 인위, 정신과 물질, 직관과 논리 등의 이항대립의 경계와 틈새를 끊임없이 파고들어 종국에는 보편성이라는 하나의 언어를 제공해 주기에 가능하였다.

이우환은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미술상(2000), 일본세계문화상(2001) 등 국내외의 여러 미술상을 수상하였으며, 대한민국의 문화, 예술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베를린 국립미술관(1982), 벨기에 왕립미술관(2008),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2011), 파리 베르사유 궁전(2014), 파리 퐁피두 메츠 센터(2019), 뉴욕 미술관 디아 비컨(2019) 등 세계 주요 미술관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진 바 있으며, 그 밖에 제52회 베니스비엔날레(2007)와 제14회 리옹비엔날레 특별전(2017)에 초대되었다. 한편 2022년에는 고베의 효고현립미술관과 도쿄 국립신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하였다. 현재 이우환은 한국과 일본, 그리고 프랑스에서 거주하며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이우환 관계항 Dwelling 2017

"돌은 시간의 덩어리다지구보다 오래된 것이다돌에서 추출된 것이 철판이다그러니까 돌과 철판은 서로 형제 관계인 것이다돌과 철판의 만남문명과 자연의 대화를 통해 미래를 암시하는 것이 내 작품의 발상이다." 이우환

[이우환이 유명해진 것은 근대미술과 현대미술을 잘 구분할 줄 알기 때문이다] <내가 모든 것을 다 하겠다 파시즘(이것을 사람들은 근대[현대]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근대가 아니다) "내가 모든 것을 다 그리겠다" -이게 근대 회화이다 그러나 "나는 하나도 그리지 않겠다(그러나 나는 관계로만 그리겠다)" -이게 현대 예술이다

[결론] 이우환의 생각, 근대미술은 작가가 작품에 많이 개입하는 것이고 현대미술은 작가가 작품에 가능하면 개입하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여백과 호흡과 울림이 오는 것이다> 백남준 다음으로는 역시 이우환 화백이 세계적 명성을 가지고 있죠. 돌과 철로 그린 자연과 문명의 '대화(Dialog)' 혹은 '관계항 (Relatum)' 혹은 '상응의 미학(Correspondence 보들레르 개념과 유사하다)'을 주제로 한 일종의 현대화된 산수화(우주의 모든 원리 혹은 음양의 원리[조화]를 담은 그림)라고 할 수 있겠죠 백남준의 TV 부처만큼 작품의 구조는 단순하죠. 근데 이게 그렇게 단순한 것은 결코 아니죠. 이런 고급스러운 단순화 작업은 Big Master만 할 수 있죠. 이우환은 근대회화와 현대회화의 차이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근대 회화는 작가가 작품에 90%90% 이상 관여하는 것이고 현대 회화는 작가가 가능하면 작품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말이 단순하지만 단순하지는 않다. 즉 관객의 참여가 작품에 얼마나 중요하고 그 비중을 얼마나 높이느냐에 달려있다는 소리인 것 같다.

<지구보다 오래된 돌 선사시대와 대화가 가능한 작가> 현시대가 ''이나 '인간'이라는 망령 그리고 정보라는 망령한테 홀려서 맥을 쓸 수 없습니다. 이 망령이 전 세계,, 어쩌면 우주론까지 뒤덮으려고 하고 있어요.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은 신체일 수도 없고, 손에 닿지도 않고, 보이는 것 같지만 실상 실체나 외부가 없는 닫힌 세계입니다. 이제 우리는 망령된 '인간'을 넘어서 '개체로서의 나'와 외부와의 관계적인 존재로 재생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만남(Encounter)이 중요한 것이지요. 나의 작품은 지극히 단순하지만 독특한 신체성을 띠고 있으며, 대상 그 자체도 아니고 정보 그 자체도 아닌, 이쪽저쪽이 보이게끔 열린 문,, 즉 매개항입니다. 다시 말하면 나와 타자가, 내부와 외부가 만나는 장소가 작품이고 이것은 새로운 리얼리티의 제시입니다. - 이우환 이우환 공간 (부산시립미술관, 2015)

<이우환 구겐하임 전시 즈음하여 열린 대담 장면> 이우환은 왜 돌로 유리를 깨는 것인가. 무한의 세계를 열기 위해서 시대의 고정관념과 우상을 깨는 것인가 백남준의 피아노를 때려 부수는 것과 흡사한 면이 있다 다만 백남준처럼 그렇게 과격하지는 않고 아주 조심스럽게 깬다 여기서 헤세의 말 "새는 알속에서 빠져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기를 원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생각나네요

서구 사고를 보면 숨 쉴 여유가 없을 정도로 합리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비합리가 맞다. 너무 합리적이면 답답하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이탈리아 폰타나가 맞을 수도 있다. "도시의 인심이 시골에 비해 삭막하다"라는 말이 흔하게 쓰이지만, 서양의 조각을 보면 사실 삭막하다. 우리는 비삭막을 추구한다. 칼 안드레도 그렇지만 세계적 대가인 리처드 세라 작품을 보면 다 그렇지는 않은데 우리 눈에 삭막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영국의 곰리는 그렇게 삭막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하여간 이우환 작품을 보면 작품이 좋든 나쁘든 간에 삭막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우환 2023년 작품 less is more 정신이 보인다. 현대미술은 작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관객 개입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많은 여백 속에 관객이 들어가 마음대로 상상하고 신나게 놀기를 이우환은 바라는 것이 아닌가. 그의 정갈함은 여전하다. 그의 붓 터치에서 작가의 과정을 보여주는 점이 미덕이다. 과거 미술은 과도하게 완성도를 보려 주려 하지만

<점과 선과 나 그리고 우주우주의 삼라만상은 점에서 시작되어 점으로 돌아간다고 한다점은 새로운 점을 부르고그리하여 선으로 이어간다모든 것은 점과 선의 집합과 산란의 광경이다존재한다는 것은 점이며 산다는 것은 선이므로나 또한 점이며 선이다삼라만상이 나의 재생산이 아닌 것처럼 내가 표현하는 점 또한 늘 새로운 생명체가 되리라 이우환

<지구보다 오래된 돌> 부산 시립미술관 옆에 그의 미술관이 생겼군요. "예술적 삶은 일상에 자극을 주고 울림을 주는 외로운 길" "지구보다 오래된 것이 ''이다. 수십억 년의 시간의 덩어리랄까. ''은 고대부터 있었지만 '철판'은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졌다" 자연()과 문명(철판)의 만남과 조응이 그의 일관된 주제이기도 하죠 청바지에 재킷을 입은 이우환

이 두 요소의 공생에 대해 위와 같이 소회 한 바, 그의 작품에는 공백이 있고, 공명이 있고, 상호 충돌하여 발생하는 에너지가 있다. 그리하여 내부와 외부가 교통 하는 가변성의 세계, '무한'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인다. - 미술관 가는 남자 기사 중에서

<내 예술의 특징은 관점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만남을 제안하는 것이다. 현대 미술은 전능한 예술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잘못된 것이다. 내 작업은 한 발 물러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대작가는 자신의 작업에 개입을 엄격 제한해야 한다> 이우환 유럽에서 이미지메이킹에 성공한 작가 프랑스 아를에 이우환 미술관이 열린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그림과 그림, 그리고 그림과 그림이 아닌 것의 관계이다" -이우환. 관계항의 미학. 철학의 시각예술화에 능하다. Korean contemporary artist Lee Ufan, who fell in love with Arles, opens a museum https://kamazgra.com/.../korean-contemporary-artist-lee.../

 

돌과 철판 사이로 여백의 물결이 흐르다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 조각전' 10월 9일까지 국제갤러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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