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취향대로(As my taste) 백해영 갤러리 MZ세대 9인전 2023.3.24-4.11 Project Room Garage
참여 작가: 윤석원, 최명헌, 신동민, 임수범과 김효진, 이보영, 이지효, 전수현, 한태리
백해영 갤러리 전시 <내 취향대로> 소개
[1] 윤석원 @yoon_suk_one_official
백해영 갤러리 소개
[윤석원] "나는 제 역할을 다하거나, 생의 주기를 마친 것들, 혹은 사라져 기록으로만 남은 것들을 주로 그린다. 그림을통해 그러한 것들에 대한 연민과 찬사를 담고 싶다. 늙거나 오래된 것. 낡고 사라져 버린 것들을 힘 있고 생명력 가득하게 표현하고 싶다. 그것들이 '현역'에서 자기역할을 다하던 시절 가졌을 에너지와 다음 세대들에게 가질 법한 기대마저 화면 속에 담고 싶었다. 나는 나의 작품이 '명사'가 아닌 '형용사'로 기억 되길 바란다. 나는 신기한 일 보다는 신비로운 일에 관심이 많고, 주변 변화에 민감하나 내가 변하는 일은 어려워한다. 오래된 음악과 영화와 문학을 사랑한다. 패션에 무지하며, 죽음 보다 삶이 더 두렵다. 빛과 공기의 변화를 느끼기를 좋아한다. 술자리 보다는 술을 좋아하고, 신메뉴에 도전하기 보다는 늘 먹던 것을 택한다. 캔버스안에 코스모스의 세계로 만드는 동안 작업실은 카오스가 된다"
[2] 최명헌 @myeongheon_c
[최명헌] 일상의 다양한 지점에서 마주한 것을 물의 풍경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림은 특정 대상에서 출발하지만 그리는 과정에서 점점 대상으로부터 이탈한다. 다가가고자 하는 회화의 형상은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붙잡아도 이내 흘러내리고 마는 물의 성질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물의 흐름은 공간을 차지하지만, 찰나의 순간을 점유한 것이기 때문에 나는 수면에 비추어진 허상을 손짓으로 붙잡을 때도, 변덕스럽고 세찬 물결에 그것을 흘려보내고 말 때도 있다. 예측 불가능하게 유동하는 현시대에 발을 맞추기엔 나는 느리고 유연하지 못하다.변화하는 흐름을 좇기보다는 회화라는 매체를 통해 내가 발 담그고 있는 현재를, 도래해 있는 감각들을 떠내어 제시하고자 한다. 그려지는 장면은 나의 감각이 투영되어 뒤섞인 가상의 풍경이지만 누구나 경험하고 기억하는 오늘날의 풍경으로 인식되길 기대한다
[3] 신동민 @dongminshin
[신동민] 신체에 축적되어 온 희미한 이미지의 기원을 추적하기 위해 내부로 빛을 드리우고 점차 드러나는 흐릿한 형상을 탐색한다. 그렇게 신체를 부유하던 미지의 감각들은 포착되어 직관적인 그리기 과정을 통해 화면 위로 옮겨진다. 불규칙하고 구불구불한 외곽과 서로 뒤엉켜있는 화면 속 선은 화면의 안과 밖을 통합하고 아우르며 미결의 유기적 허물을 만들어낸다. 나의 작업은 계속 흘러가며 이어 붙는 것들에 대한 느낌, 서로 비스듬히 몸을 기대고 맞닿아 있는 것들, 생명력과 뒤엉킴, 이질적인 것의 충돌이 만들어내는 교착상태에 대한 기록이다. 나는 이미지를 말끔하게 가공하기보다 오히려 연약하고 무질서하게 엮어내고 싶다. 사건과 이미지를 단편적으로 갈무리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불분명한 경계에 놓아둠으로써 이미지가 발생시키는 사건의 결론을 끝없이 유보하고자 한다. 아슬아슬하고 제멋대로인 상태로 균형을 이루는 미약한 질서가 계속 유지 되기를 바라면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4] 임수범 @subeomsu
[임수범] 인간이 우주에서 파악할 수 있는 물질은 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의 세계는 그만큼이나 알수 없는 무언가로 가득 차 있는 것이다. 이렇게 불확실한 세계에서 인간의 선택 또한 불안정한 것이 된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 선택을 통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세상이 다가올 것이라는 생각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끊임없는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지점에서 작품을 통해 불확실한 미래의 세계를 시각 이미지화하며, 끝없이 확장해 그려가는 자체가 어쩌면 모든 인간이 하는 행위와 매우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은 길을 오가며 떠오르는 상념에서부터 과학 기사, 오래된 유물의 형태 등에서 다양하게 이미지를 수집한 것을 토대로 사방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드로잉을 그려 나간다. 그 드로잉의 일부분을 잘라 캔버스 위에 그려내기 때문에 분절된 캔버스 사이에서도 끊임없는 확장을 발생시킨다. 어제와 오늘의 이야기가 불규칙하게 섞여 들어간 캔버스를 보고 다른 누군가의 새로운 서사가 생겨나고, 또 덧붙여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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