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희:회화공간] 2022년 7월 5일~7월 30일까지 갤러리현대 두가헌(율곡로1길 23)
“우리는 입체가 되고자 하는 꿈을 갖고 평면에서 태어났다. 평면의 조직과 두께는 공간을 향해 나아가기를 희망하였다.” – 신성희, 작가노트 <캔버스의 증언>(2005) 중에서
신성희(1948-2009)의 개인전 《회화공간》이 갤러리현대 두가헌에서 7월 5일부터 7월 30일까지 열린다. 《회화공간》전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완성된 신성희의 종이 드로잉 작품을 중심으로, 평면과 입체가 공존하는 ‘회화를 넘어선 회화’ 영역을 개척한 그의 창조적인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또한 신성희 작품세계의 유기적인 연속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드로잉 작품의 방법론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꼴라주>, <연속성의 마무리>, <누아주(nouage, 엮음)> 회화 연작도 함께 소개한다.
신성희는 한국 현대미술사의 특정 사조에 속하지 않는 가장 독창적인 작가로 평가된다. 그는 구도자처럼 회화의 절대적 공간인 캔버스의 한계를 극복하고 평면과 입체의 일체를 모색했다.
1971년 초현실주의 화풍의 <공심(空心)> 3부작으로 한국미술대상전에서 특별상을 받는 등 주요 공모전에서 두각을 드러낸 그는 1974년 거친 질감의 마대에 마대의 풀린 올과 그림자를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일명 ‘마대’ 회화 연작을 발표하며 재현과 추상, 대상과 회화, 사실과 허상의 관계를 탐색했다.
1980년 파리로 활동 무대를 옮긴 작가는 '회화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갔다. 그는 허구로서의 회화를 거부하며 평면의 화면에 물리적으로 실재하는 입체감과 공간감을 도입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두툼한 판지를 찢어 콜라주 하거나 종이의 무른 성질을 활용해 일부를 자르고 뜯음으로써 평면이면서 동시에 입체가 되는 역설의 회화를 탄생시킨 것이다.
채색한 판지를 찢어 화면에 콜라주하고 과감한 색채를 도입한 <구조공간> 연작(1983-92), 종이의 일부를 뜯거나 잘라 입체적 형상과 제3의 공간을 완성하는 ‘드로잉’ 작업(1982-1990), 채색한 캔버스를 일정한 크기의 띠로 재단하고 그것을 박음질로 이은 <연속성의 마무리> 연작(1993-97), 그리고 잘라낸 캔버스 색 띠를 틀이나 지지체에 묶어 평면과 입체의 통합을 이룬 <누아주> 연작(1997-2009)으로 작품세계를 전개해 갔다.
《회화공간》전은 10년 주기로 작품세계에 큰 변화를 모색한 신성희의 유쾌하면서 진지한 '실험정신'을 엿볼 수 있는 종이 드로잉 작품에 주목한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에 완성된 종이 드로잉은 훗날 캔버스라는 지지체로 확정되어 작가의 대표 연작인 <연속성의 마무리>와 <누아주>가 탄생하는 기반이 된다. 그의 드로잉 작품은 종이에 오일을 발라 무르게 한 다음 이를 뚫고 뜯어서 조각적 형상과 평면 너머의 실제 공간을 만드는 <공간탐색> 연작, 매끈한 종이에 원통의 공간을 그리고 그 안에 형형색색의 덩어리를 넣은 듯이 재현의 정도를 달리하거나, 평면화된 무채색의 추상적 덩어리에 보석처럼 박힌 색색의 파편을 그린 <회화공간> 연작으로 구분된다.
종이의 잘라낸 부분을 접어 입체를 만들고, 잘라낸 부분을 비워 두고 이를 새로운 회화적 공간으로 정립한다. 그림의 지지대를 뚫고 찢는 파괴를 창조적 행위로 전환하는 신성희만의 독창적 방법론을 확인할 수 있다.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는 “신성희 작가의 대표 연작인 <연속성의 마무리>와 <누아주> 연작이 다채로운 색채와 입체적 형상을 통해 맥시멀리즘을 지향했다면, 그의 드로잉은 미니멀하면서도 작은 디테일을 통해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다”고 언급하다. 그러면서 “《회화공간》전을 통해 작가가 평면에서 입체를 찾는 탐색 과정을 연대기적으로 살피며, 그가 우리에게 던진 ‘회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는 특별한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강조한다.
<작가 노트> “점, 선, 면, 그리고 입체물. 색채의 언어물을 통하여 회화는 오히려 나의 생각들을 지우고 묻어버리고 또다시 반복하는 하나의 행위 안팎의 과정으로 남아버린다.
작업 도중 우연히 떨어지는 물감의 방울에서도, 모든 손의 행위가 적절한 때에 작업을 끝맺음 하였을 때에도, 회화는 이미 내가 설정해놓은 물질의 공간과 정신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숨 쉬고 있기를 바란다.” – 신성희 취재 문의
작가에 관하여
신성희는 1948년 안산에서 출생, 2009년 서울에서 작고했다. 1966년 서울예술고등학교를 졸업 및 홍익대학교 회화과 진학 후 1968년 신인예술상전 신인예술상, 1969년 제18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특선, 1971년 초현실주의 화풍의 <공심(空心)> 3부작으로 한국미술대상전에서 특별상을 받는다.
1980년 파리로 이주하여 작가 활동을 이어갔다. 프랑스 엘랑꾸르트화랑(1983), 그랑 팔레(1981, 1980), 보두앙 르봉(1997, 2000, 2016, 2022), 갤러리 꽁베흐정스(1998), 시그마갤러리(1993), 앤드류 샤이어 갤러리(1999, 2002), 갤러리 프로아르타(2000, 2003, 2006, 2009, 2013), 도쿄도 미술관(1976), INAX 갤러리(2002), 환기미술관(1994), 소마미술관(2009), 단원미술관(2015) 등 국내외 주요 갤러리와 기관에서 전시를 연다.
갤러리현대는 1988년 첫 전시를 기점으로 2022년까지 총 8회의 개인전을 함께 했다. 그의 작품은 스위스 유네스코 본부, 프랑스현대미술수장고(FNAC), 경기도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환기미술관, 호암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기관에 소장돼 있다.
갤러리현대
1970년 4월 4일, 인사동에 ‘현대화랑’으로 첫발을 내디딘 갤러리현대는 고서화 위주의 화랑가에 현대미술을 선보이는 파격적 행보이며 미술계 흐름을 선도해 왔다. 이제는 ‘국민화가’로 평가받는 이중섭과 박수근의 작품이 갤러리현대를 통해 세상에 빛을 보았고, 김환기, 유영국, 윤형근, 김창열, 박서보, 정상화, 이우환 등 추상 미술의 거장과 함께 전시를 개최하며 단색화 열풍이 일기 오래전부터 추상미술의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
1980년대 이후 국제 미술계의 흐름에 발맞춰 호앙 미로, 마르크 샤갈, 장 미셸 바스키아, 크리스토 부부 등 해외 거장의 미술관급 전시를 열며 미술계 안팎의 화제를 모았고, 1987년부터 한국 갤러리 최초로 해외 아트페어인 시카고 아트페어에 참가하여 한국 미술을 해외 무대에 소개하는 선구적 역할을 했다.
백남준의 퍼포먼스와 비디오아트를 비롯해, 곽인식, 이승택, 박현기, 이강소, 이건용 등 한국의 실험미술을 주도한 작가들의 작품도 갤러리현대에서 많은 관객과 만났다. 이 밖에 김민정, 문경원, 전준호, 이슬기, 양정욱, 김성윤, 이강승, 김아영 등 동시대 미술을 이끄는 중견 및 신진 작가를 지속해서 발굴 및 소개하고 있다.
각각 1973년과 1988년 창간된 미술전문지 『화랑』과 『현대미술』은 한국의 동시대 아트씬을 생생하게 기록한 자료로 남아 있다. 서울 삼청로에 갤러리현대와 현대화랑이라는 두 전시장 이외에, 뉴욕 트라이베카 지역에 한국 미술을 알리는 플랫폼인 쇼룸도 운영 중이다. 인스타그램 @galleryhyundai 페이스북 @galleryhyundai 트위터 @GalleryHyundai1 카카오톡 채널 http://pf.kakao.com/_xbzFjK 유튜브 www.youtube.com/channel/UCZnvz-IcYgBk2dpej8D8v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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