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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랩소디

트릭스터(교란자)가 세상을 변화시킨다

[백남준아트센터] 트릭스터(지략가)가 세상을 만든다- Trickster Makes This World 
2010.08.31-11.21 
정치가가 하도 경제적 사기를 치니까 백남준은 예술적 사기를 친다. 
관련기사 http://www.unionpress.co.kr/news/detail.php?number=71110&thread=02r03r01 

백남준_푸른부처_1992-1996 s 


참여작가(13명) 백남준, 히만 청(싱가포르), 로니 헤어만과 카틀린 베르미어 (벨기에), 사스키아 홀퀴스트(스웨덴), 크리스티안 얀코브스키(독일), 레이 존슨(미국), 주재환(한국), 김범(한국), 키상 램다크(스위스/티베트), 지아니 모티(이탈리아), 아멧 오구(터키), 림 차이 추엔(싱가포르), 조지 마키우나스(미국) 

백남준_칭기즈칸의 복권_1993 

<트릭스터가 세계를 만든다>전은 현대에서 여전히 작동되고 있는 트릭스터 신화로서의 백남준을 보여준다. 

트릭스터는 전 세계에 걸친 보편적 성격의 신화적 존재로서, 대표적으로 프로메테우스와 헤르메스를 꼽을 수 있다. 이 밖에 북미 신화의 코요테나 손오공도 널리 알려진 트릭스터다. 트릭스터의 특징은 ‘트릭’을 쓴다는 점이다. 트릭은 가벼운 장난 내지는 주어진 장의 규칙을 위반하는 속임수다. 

백남준_칭기즈칸의 복권_1993 

트릭스터는 배고픔에 시달리는 떠돌이 방랑자지만 이런 트릭을 통해 인간의 고충을 덜어주기도 한다. 이러한 트릭스터의 속성으로 각각 다른 세계의 소통과 경계를 넘나드며 새로운 세계를 창조자하는 자를 말한다. 

예를 들어 헤르메스는 태어나자마자 아폴로를 속여 소를 훔치기도 했지만 각종 도량형을 만든 상업의 신이자 신들의 메신저이기도 하다. 트릭스터의 또 다른 속성은 존재 자체가 이중적(double)이라는 점이다. 트릭스터는 선과 악, 남성이자 여성, 규칙의 위반자이자 법제정자, 신이자 인간이다. 

백남준 아트센터의 1층과 2층 공간을 완전히 새롭게 개편하여 1층에서는 백남준이, 2층에서는 조지 마키우나스와 레이 존슨을 포함한 12명의 트릭스터로서의 빼어난 면모를 갖춘 현대작가를 소개한다. 

백남준은 가장 유쾌한 헤르메스이자 트릭스터다 

백남준은 가장 유쾌한 헤르메스이자 트릭스터다. 정치가 하도 경제적 사기를 치니까 백남준은 예술적 사기를 친다.(?) 초기부터 그는 음악과 미술과 테크놀로지를 넘나들었으며, 초기 퍼포먼스를 비롯하여 그의 작품 전반에는 선문답과도 같은 트릭이 넘쳐났다. 백남준은 실험TV 전시회의 후주곡(1964년에 전시되었던 <음악 전람회 - 전자 텔레비전> 에 대한 논평)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나의 실험 TV는 ‘완전범죄’를 가능하게 한 최초의 예술(?) 형식이다.......... 나는 단지 다이오드를 반대방향으로 바꿔 끼워 넣어서 "파동치는" 네거티브 이미지의 TV를 얻었다. 나의 아류들(epigones)이 똑같은 트릭을 쓴다면, 결과는 완벽하게 똑같을 것이다.........이것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의미한다.............  나의 TV는  내 개성의 표현이 아니라, 단지 "물리적 음악"일 뿐이라는 것을... 


백남준의 몽골의 후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인테리어가 몽골식이다 

백남준 '뮌스터 프로젝트(20세기를 위한 32대의 자동차-부분) 1997'를 여기에 옮겨놓았네요 

'인디언 게이트' 1996-1997 봉황과 TV가 만날 줄 누가 알았으랴 

이 작품 좌우에 전자TV와 랜덤액세스를 볼 수 있는데 여기서 보여주는 하얗게 보이는 노이즈(white noise)는 가장 많은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오늘날 반도체의 개념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백남준의 트릭스터적 퍼포먼스는(1998) 백악관에서 빌과 힐러리 클린턴에게 소개받을 당시 ‘사고’로 바지가 내려가는 사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 사고는 전 세계에 보도되었으며, 백남준의 친구들은 전 세계에서 백남준의 마지막 퍼포먼스에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 이는  정치가가 하도 경제적 모사와 사기를 치니까 백남준은 예술적 모사와 사기를 친 것이다. 

백남준 '퐁텐블로' 1989. 프랑스혁명200주년 기념 작품 중 하나다. 

백남준 '장 피에르 빌헬름에 대한 경의' 1978 

'장 피에르 빌헬름에 대한 경의'란 작품은 백남준이 거리를 소요하는 모습을 흑백사진의 연작으로 보여준다. 무심히 거리를 돌아다니고 쇼윈도를 구경하고 하품을 하다 마지막 사진에서 그는 광대처럼 펄쩍 뛰어오른다. 마치 불교에서 스님이 면벽수행을 하다 뒤에서 큰 스님이 죽비를 '탁'하고 때렸을 때의 그 느낌처럼 말이다. 

그는 이렇게 보이지 않는 것, 영적인 것과의 소통에 관심을 보이며 정신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백남준은 이렇게 이 세계와 저 세계를 연결하는 문지기였다. [손지수기자] 

백남준 태내기 자서전 1981 

이것은 백남준이 태어나기 이전의 자서전을 뉴욕타임즈신문지 위에 쓴 것으로 그의 태고적 자서전이다. 날짜는 1932년 4월1이부터 시작한다 오늘은 백남준 마이너스 110일째-백남준은 자궁 속에서 어둡고 축축하고 무섭다고 느꼈다 그가 물었다 엄마 세금이 뭐야 엄마가 말했다 그건 갈취한다 [...] 

천진의 세계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백남준의 페인팅 


소통과 참여라는 말을 현대미술에 도입한 장본인 그는 진정 만남의 환희를 맛보려고 했다 

백남준 '별들의 랑데뷰(Rendez-vous Celeste)' 1984 

백남준은 견우와 직녁가 만나듯 인공위선 프로젝트를 통해서 존케이지와알렌 겐스버그를 만나게 하고 요셉보이스와 마키우나스를 만나게 해주고 사람과 로봇을 만나게 해주고 부처와 TV를 만나게 해준다. 

백남준 '코끼리마차' 1999-2001 

유목적 삶의 표상 같죠. 백남준은 범상치 않는 현상이며 이 세계 저 세계로 떠도는 방랑자이며 새로운 창조의 소용돌이를 그야말로 또렷한 의식으로 풀어내지 않으면 자주 기꺼이 푹 쉬고 오랫동안 잠을 자는 영원한 유목민이다 - 칼 루어베르크 

김범_전기 올가미_Electric Noose, 1992 

<전기 올가미>(1992)는 날카로운 쇠가시가 솟아있는 철조망으로 만들어진 올가미로, 그 끝에는 전기플러그가 연결되어 콘센트에 꽂혀있다. 실제로 전류가 흐르지 않아 일종의 눈속임이지만 물체가 보여주는 공간적 상황의 위협감을 강렬하게 경험하게 한다 

김범은 시각예술의 기반이 되는 시각적 지각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보이는 것’이 어쩌면 ‘보이지 않는 것’ 일수도 있다는 발상을 함으로 이미지에 담겨 있는 시각적 사실의 교육적 의도를 역전시킨다. <볼거리>(2010)는 야생동물을 다룬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영상을 조작하여 영양이 치타를 뒤쫓는 관계의 역전을 보여준다. [미술관자료] 

지아니 모티이탈리아_기금 전시_2009 

바닥에 깔린 것이 무엇인가 천원짜리 돈이다. 모두 합치면 8천만원 프랑스의 가수 갱스부르는 자주 돈을 태우는 퍼포먼스를 잘 했는데 요즘처럼 자본의 위력이 강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이제 인간이 돈에 치인다. 돈이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하는 도구일뿐인데 인간은 돈이 주인으로 모심으로 극심하게 소외감이라는 쓴맛을 보고 있다. 인간이 돈이 많을수록 부자인 선진국이 될수록 행복지수가 떨어지는 괴현상은 이런 연고에서 오는 것인가. 돈을 조롱하는 작품 신선하기는 하지만 또한 진부하기도 하다 

지아니 모티는 스포츠, 금융, 미디어, 국제정치, 초심리학과 같은 여러 분야에서 예술과 예술 바깥에 있는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한다. 이 작가는 자신을 '적절한 시기에 잘못된 곳'에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일상생활에 부조리한 이벤트를 통해 정치적 사회적 이의를 제기한다. 그의 예술은 삶 자체이거나 현실의 물질화된 현실과 경쟁한다. '기금 전시'(2009)는 미술관에서 받은 작품제작비를 고스란히 현찰로 바꿔 전시장바닥에 뿌려 전시를 하고 전시가 끝난 뒤에는 다시 미술관에 돌려주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미술관은 작품 제작비로 0원을 사용한 것이 되며, 이 기금을 다음 전시나 다른 작가를 지원하기 위해 미술관에 환불하며 시스템문제에 대해 고찰한다. 모티는 예술작품이 사라지고 재활용됨을 통해 이익과 가치라는 자본적 시스템을 유유히 빠져나간다 [미술관자료] 


아름다운 여성 화가의 연대기 1월에는 당신의 생리혈을 ... 이 방에서 저드 알쿠트가 다시 찍은 <오페라 섹스트로니크> 1967년 작을 볼 수 있다. 

백남준아트센터의 사징 격자무늬로 모니터를 연상시킨다 


이영철관장은 이번 전에 약간의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백남준의 작업실(메모라빌리아)이 너무나 깨끗하게 청소가 된 것에 대해서 서운한 모양이다. 먼지는 시간예술의 진수이고 백남준아트의 핵심인데 그런 것을 싹 없애려고 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번 전은 서로 코드가 맞지 않는 전시회였나. 이관장이 외국출장 중에 작품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하여간 백남준의 집에서 그의 작품을 어떤 태도로 볼 것인가하는 문제가 대두되다. 

백남준작업실이 청소되는 장면이 담긴 영상자료의 일부 


독일출신 백남준아트센터 학예실장 토비아스 버거(Tobias Berger) 씨가 계약완료로 떠나게 된다. 그를 보면 요셉 보이스를 만난 것 같았는데 아쉽다. 하지만 나하고는 별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하여간 외국인출신 학예실장이 있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러웠는데 그의 후계자가 누가 올지 궁금하다. 

[토비아스 버거와의 미니인터뷰] 
http://www.arko.or.kr/arkonews01/data_050201_list.jsp?NT_ID=26&flag=VIEW&SEQ_ID=128034& 

[단신] 양아치씨 '에르메스 미술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