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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랩소디

[백남준] 나에게 '미디어비평'에 영감을 주다

2000년 초부터 얼치기 미술부 언론인으로 시작해 2010년 초부터 얼치기 백남준 연구자가 되다. 그리고 2020년 초부터 나는 얼치기 미디어비평가가 되려고 하나. 근데 이게 나의 의지와 전혀 상관이 없다는 점이다. 지금 사회가 그것을 나에게 요구하는 것인가 보다.

우리시대 최고의 미디어 비평가로는 역시 세계적 석학인 <노암 촘스키>가 있다. 그리고 20세기 후반기에는 백남준과 맥을 같이한 미디어의 영역을 무한대로 확장한 <맥루한>이 있었다. 그리고 시뮬라크르(진짜 같은 가짜 사회)의 창시자 <장 보드리야르>가 있었다. 더 올라가서 20세기 전반기에는 "스펙터클 사회(La société du spectacle / 영어판 The Society of the Spectacle)"라는 유명한 저서를 낸 급진적 미디어 비평가 <기 드보르>가 있었다. 그런데 사실 내가 미디어 비평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100% 백남준 덕분이다.

백남준은 스스로 비디오 아티스트라고 한 적이 없다. 그는 자신을 미디어 샤머니즘과 전자 정보지식을 주제로 다루는 정보예술가(Information artist)라고 했다. 백남준은 맑스(개인소유 금지, 재산 공유사회)의 오류를 재활용해 그걸 능가하는 인터넷(1970년 작품 TV Commune 즉 지식과 정보를 누구나 쉽게 공유하는 사회)을 기획한 세기의 사상가이자 시공간을 넘어서려는 큰 철학자였고 전 세계 시사에 능통한 시대의 예언자(visionary)였다.

아직까지 천재적 철학자였던 맑스를 능가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예술가 백남준은 그를 능가하다. 백남준은 맑스의 코뮌(원시 인터넷)사상을 버리지 않고 정보시대에 맞게 그걸 재활용했다. 앞으로 누가 백남준을 능가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