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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현대] 색 선으로 공간을 그리는 조각가

[프레드 샌드백(Fred Sandback)_오방색] 갤러리 현대 2019년 8월 28일-10월 6일 <작성 중>

샌드백 아키이브 https://www.fredsandbackarchive.org/

 

Fred Sandback Archive

 

www.fredsandbackarchive.org

[프레드 샌드백_오방색] 갤러리 현대 2019년 8월 28일-10월 6일
극도로 간결한 선으로 공간의 확장을 조각하는 작가

샌드백 작품 갤러리 현대 두가헌에 설치하니 기가 막히게 황홀하다 아니 아찔하다 미니멀한 샌드백 작품 특히 한옥과 잘 어울린다. 우리는 이미 오래 전에 샌드백의 가는 선의 미학을 알고 있었다는 소리가 된다. 사진저작권 갤러리 현대 Courtesy of Fred Sandback Estate and Gallery Hyundai

샌드백, 조각의 물질성을 넘어 유동성을 가진 공간의 환영을 발명하기는 너무나 어렵다 그래서 위대한 작가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그것을 모방하기는 정말 쉽다 이런 한옥에서 적용하면 너무나 예쁘다.

한국에 최소의 개입으로 최대의 공간을 연출하는 작가로 이우환이 있다면, 미국에는 최소의 선으로 최대의 공간을 창출하고 조각가 프레드 샌드백이 있다. 두 분이 개념미술적이고 미니멀리즘 계열에 작가로도 유명하지만 절제미를 발휘하면서 명상을 유도한다는 면에서 같다. 둘 사람은 또한 사상적이고 문명비평적이라는 면에서 통한다. 샌디백은 벽이나 코너에서 설치하는 것은 너무나 좋아한다. 빈 공간에 일종의 환영을 일으키고 부피감을 확대한다

< "아래 한국 주자학의 창시자 서경덕의 '태허'를 읽고 이걸 시각언어로 표현하라"라고 미대 입시에서 출제되었다면 과연 어떤 형태의 조형언어가 나올까?>

“비어 있으면서 비어있지 않다. 아무것도 없는 듯하지만 보이지 않는 우주의 기로 충만하다. 이는 공간적으로 무한하고 시간적으로 영원하다. 그 ‘작용(用)’은 내적 필연과 상황의 영향에 따라 때로 응집하고 때로 분산된다. 그런 점에서 태허는 결코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는’ 진공이나 허무가 아니다" 이럴 때 정답 중 하나는 바로 프레드 샌드백이 가는 선으로 그리는 조각이 될 것 같다.

뜨개실로 어린 시절 다양한 모양을 만들며 놀던 시절을 연상시키는 샌드백의 실 조각 어려서 이런 실로 다양한 모양을 만들고 푸는 놀이를 사내 애들과 계집애들과도 많이 했다 샌드백의 위대한 점은 이런 실을 공간의 무한대로 확장하는 조각 예술로 승화시키다.

청색 적색 황색 3가지 색으로 엮은 가는 실로 큰 건물 1층-3층이 다 연결이 되다.

수직(혹은 수평) 사선을 통해 공간적 가능성을 열어주다. 회화나 드로잉이나 판화의 고정된 틀을 벗어나 실 조각을 통해 관객에게 2차원과 3차원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공간 창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평범한 일상적 공간에 가느다란 색 선 3개가 들어가 아주 특별하고 색다른 분위기가 나는 공간으로 전환되다. 관객에게 아찔한 긴장감과 짜릿한 현기증 그리도 동시에 느슨한 유연함과 차분한 사색과 명상을 유도하기도 한다 가늘고 긴 선과 선이 교차하면서 면이 형성되고 그것이 서로 크로스 오버되면서 입체적 부피감마저 느끼게 해 준다 작가는 수직적인 작품을 선호했는데 기 이유가 인간의 몸동작과 일치하기 때문이란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수직 조각을 하게 되었단다. 관객이 관람하는 위치에 따라 좌우 대칭과 비대칭 구조를 오가는 다각형 수직 조각은 고정된 부피를 지닌 정적인 오브제라는 전통적 의미의 조각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개방된 조각이라는 확장된 개념을 담고 있다.

관객이 작가의 작품 안으로 들어가 보행이나 산책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작품을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볼 수도 있다 이것을 ‘보행자 공간(pedestrian space)’이라고 한다. 예상 밖 우연한 시각적 환영을 경험할 수도 있는 것이다.

공간 속에서 작품과 관객이 우발적 관계가 형성되면서 상호작용도 일으킨다

샌드백의 실 조각은 윤곽만 존재하는 것처럼 최소한의 부피와 무게로 이루어져 있지만, 공간 속에 또 하나의 ‘공간’을 만든다. 또한 단순한 외양과 달리, 보는 이의 움직임과 공간의 구조에 따라 시시각각 자태를 바꾸는 가변적인 성질 때문에 관객에게 매우 복합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작품과 공간, 작품과 관객, 관객과 공간, 그리고 공간과 시간 사이의 상호 작용을 일으킨다 이런 점은 동시대에 조각가와 설치미술가들에게 큰 영감을 주다.

현대미술은 사건이 일어나야 좋은 작품이 된다 여기서 검은 사각형과 하얀 사각형이 서로 겹친다. 하찮아 보일 수도 있지만 단순한 조각을 넘어 현대 조각예술의 혁명이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한 줄의 실은 선 이상을 의미한다. 단순히 하나의 면을 이룰 뿐 아니라 자신의 경계선 밖의 모든 것을 규정한다”는 작가의 말대로 기존에 가진 조각의 틀에서 벗어나는 일종의 탈출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작품의 기초가 되는 드로잉 좋네요 가격대는 1-2억대 에디션은 없고 시리즈물을 있고요. 작가는 독일어에도 능하고 음악에 관심이 많아 현악기를 직접 만들어 연주하기도 했단다. 예일대 철학과를 마치고 대학원에서 조각을 공부하다. 이번 작품은 이탈리아의 테크니션이 와서 제작했다고 한다. 갤러리 현대는 내년이 50주년이란 모든 기획에서 한 단계 높이려고 하는 것 같다 작품은 아크릴 물감이 아니라 아크릴 끈을 사용한다. 그밖에 철사 고무줄 밧줄도 사용한다.

이 작품은 샌드백의 거의 첫 작품(1968 가변 높이 첫 전시, 독일 뒤셀도르프 콘라트 피셔 갤러리에서 열리다)이다. 벽을 활용한다는 점이 흥미롭고 1968년 작품인데 가까이 가서 보면 정사각형을 길게 연장시키고 있다 얼핏 보면 그냥 선으로만 보인다. 그는 작품을 좌대에 올려 고귀함을 강조하기보다 “세상 만물과 나란히” 두고자 노력, 공간의 인간화 단순화 고급화를 추구한다

그는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적 요소가 결합되었는데 이번 전시에서 ‘상황 특정적(Situational)’ 개념어가 나온다. 샌드백은 작품의 캡션에 설치되는 장소에 따라 최종 크기가 변하는 특성을 말한다.. 작품의 탄력적인 가변성은 작가가 1968년경 고안한 ‘보행자 공간’이라는 개념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된다. 현대미술에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을 볼 수 있어야 미술감상이 예술적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 작품은 1969년 작품인데 드로잉만 해놓고 실제로 한 번도 작품을 설치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하 전시장에서는 작가가 1990년대에 시작한 놀이처럼 유희적이고 직관적인 매력이 넘치는 ‘픽-업 스틱’ 연작을 소개한다. 2007년 제52회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출품됐던 벽면의 <Wall Construction)>(2001/2007)과 지하 전시장 전체를 사용한 <Seven-part Construction)>(1993/2019)는 ‘픽-업 스틱’ 놀이의 우연성에 기반한 작품이다. 유럽의 테이블게임 중 하나인 ‘픽-업 스틱’은 얇은 나무 막대기들을 바닥에 흩트려 놓은 후 다른 막대기를 건드리지 않고 한 명씩 돌아가며 막대기를 빼내는 놀이다

프레드 샌드백  Courtesy of Fred Sandback Estate and Gallery Hyundai

「프레드 샌드백(1943-2003)」 1943년 8월 29일 뉴욕 브롱스 빌에서 태어났다. 1966년 예일대에서 철학과 조각 전공으로 학사 학위를 받는다. 1968년 첫 개인전을 독일 뒤셀도르프 콘라드 피셔 갤러리에서 개최한다. 1969년 조각으로 예일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같은 해 뉴욕으로 거처를 옮긴다.

뉴욕 첫 솔로 데뷔이자 예일대 학위 전으로 드완갤러리에서 개인전을, 독일 크레페트에 있는 랑게 하우스 미술관에서 첫 미술관 개인전을 개최한다. 그해 하랄트 제만이 기획한 기념비적 전시 <Live in Your Head—When Attitudes Become Form>에 참여한다. 1976년 존 사이먼 구겐하임 메모리얼 재단에서 순수예술 장학금을 수여받고, 1978년 뉴욕 현대미술관과 P.S.1 현대미술센터에서 개인전을 치른다.

1981년 뉴욕의 디아 미술재단의 후원으로 매사추세츠 주 윈첸던의 옛 은행 건물에 자신의 이름을 딴 프레드 샌드백 미술관을 개관한다.(1996년까지 운영) 1985년 에드먼드 힐러리 경과 함께 북극 탐험에 나선다. 이후 휴스턴 현대미술관(1989), 마가신 3(1991), 스톡홀름 쿤스트 홀(1991), 디아:비콘(1996), 치나티 재단(2001) 등 유럽과 미주 지역의 주요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다. 2003년 세상을 떠난다.

사후 첫 회고전이 파두츠의 리히텐슈타인 미술관에서 개최되어 2005년부터 2006년까지 유럽을 순회한다. 2009년에는 워싱턴 D.C. 의 허쉬혼 미술관과 조각공원에서 첫 미주 회고전이 열린다. 구겐하임 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대영박물관, 퐁피두센터, 휘트니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미술 기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미국 뉴욕주의 디아:비콘에 대표작이 영구 전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