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레나 파라다 김 작가 전시 독일 그라드백갤러리((Neuen Galerie Gladbeck))에서 제목: 물, 초상, 그림자 (Water, Portraits, Shadow) 2019년 1월 25일-3월 22일 [사진제공] 초이 앤 라거 갤러리
개막식 장면
한복의 힘을 통해 작가는 일상에 부딪치는 애통한 삶을 축제의 장으로 바꾼다] 한복의 주름은 한반도의 수난의 역사를 상징한다. "나는 패션의 주제가 아니라 정체성의 문제에 관심이 있다. 진정성 있는 뿌리찾기는 나에게 중요한 주제이다" -작가의 말. 그녀가 그리는 한복은 죽음의 옷이면서 동시에 죽음을 극복하는 옷이다. 역설적으로 즉 애도의 옷(패션)으로 축제의 삶(일상)을 재창조하다
독일의 베를린에서 거주하고 작업하고 있는 헬레나 파라다 김의 개인전이 2019 년 1 월 25 일부터 3 월 22 일까지 독일 중부에 위치한 도시인 글라드백 시의 시립 미술관에서 개최된다. 글라드백 시 미술관은 설립된 이래로 독일 작가 뿐 아니라 한국, 미국, 영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의 세계적인 작가들의 개인전과 기획전을 개최해오면서 독일 미술계의 중요한 미술관으로 자리 잡았다
작가 헬레나 파라다 김(왼쪽)
헬레나 파라다 김은 한국인 어머니와 스페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나 독일에서 자랐다. 이러한 다문화적 성장과정은 작가의 예술세계를 이해하는 데 큰 단서가 된다. 파독 간호사인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컸다. 작가는 어머니의 오래된 앨범에서 발견한 한복을 입은 어머니와 자매들의 사진을 보게 된 계기로 한국 문화와 미학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서 한국적인 소재들을 작품의 주요 모티브로 삼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의 전통 의상 한복은 작가가 즐겨 다루는 소재로 주로 한복을 입은 개인이나 무리의 초상화, 또는 한복 자체를 정물화로 그리듯 캔버스에 담았다. 이때 작가는 초상화의 초점을 얼굴에 맞추기 보다는 그인물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의복의 내면성과 감각적인 옷감의 재질을 강조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얼굴들은 흐릿하게 암시 되거나 배경 속으로 스며들어 사라진다
작가의 그림의 소재가 되는 한복은 주로 작가의 가족이나 친척들이 입었던 것이다. 작가는 한복의 주인인 인물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닌 그들이 살아왔던 세월과 역사를 담고 있는 의복의 서정성과 서사성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더 큰 초점을 둔다. 이번 글라드백 미술관에서는 한복 초상화를 시리즈로 스테인드 글라스 창문이 있는 작은 공간에 전시하여 공간이 주는 명상적이고 종교적인 분위기와 잘 어우러 진다.
한복 초상 시리즈 중 “죽은 남자(The Dead Man)”
이 작품은 한복을 입고 정의 내릴 수 없는 공간 속에서 무기력하게 바닥에 쓰러져 누워있는 한 남성을 보여준다. 이 그림은 에두아르 마네(Édouard Manet)의 유명한 그림인 ‘투우사의 죽음’ (The Dead Torero)을 파라다 김작가가 자신의 주제와 스타일로 재해석한 것이다. 마네는 이 그림으로 그가 존경하였고 그의 초상화에 깊은 영향을 준 스페인 화가들인 벨라스케스와 고야를 회상하였는데 파라다 김 작가 역시 이 대가들의 작품에서 큰 영향과 영감을 받아왔다.
글라드백 미술관의 중심인 두 번째 전시공간에서는 동양화와 동양의 아이코노그라피 (ICONOGRAPHY), 또는 도상학의 영향을 받은 작가의 대형 작품들과 서사적인 구조의 그림들이 전시가 된다. 그 중 ‘간호사들과 학 무리(Nurses and cranes)’는 병풍 앞에 선간호사들이 묘사가 되어있다. 이미지의 모티브가 된 것은 1970 년대 다른 파독 간호사들과 함께 단체로 찍었던 어머니의 빛 바랜 사진이다.
바다를 건너 훨훨 날아가는 학들은 타국에서 고향 땅을 그리워 하는 간호사들의 향수를 나타내 준다. 학의 흑백 깃털과 간호사 유니폼의 색이 작품의 주제를 완벽하게 보완해 준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병풍 그림은 서울 창덕궁에 있는 김은호의 유명 벽화로 학, 산, 강, 소나무 등이 그려내 작품의 주요 모티브가 되는 현대적인 소재와 대조를 이루는 동시에 신화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태양과 달(The sun and the moon)’ 작품에서도 역시 한국 전통 회화 역사에서 매우 유명한 그림이 모티브가 되었다. 뒷배경의 병풍에서 보여지는 태양, 달과 다섯 개 봉우리는 장수, 영원, 내구성과 번영의 모든 상징적 요소를 나타낸다. 이 유명한 그림은 조선 시대 왕좌를 장식한 병풍에 그려진 그림으로 영원한 왕권과 그 위엄을 상징하였다. 헬레나 파라다 김의 작품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화려한 이 배경 앞에서 촌스러운 옷을 입고 손수레에 한 가득 강냉이를 실어 나르며 장사를 하는 한 노인의 지극히 서민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을 그린 대형 그림들도 선보인다. 특히 전시장의 가장 큰 벽면에는 캔버스 3 개에 걸쳐 연못에 떠 있는 연꽃들이 묘사된 작품이 걸린다. 붉은 빛으로 배경을 채색한 후 그린 연꽃들은 신비하고 명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각 캔버스의 긴 세로 형식은 자연을 묘사한 동양의 풍경화 형식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내러티브의 효과를 극대화해 주는 서양 전통 풍경화의 파노라마 형식에 비해 매우 사색적이다. 한편, 파라다 김의 자연을 묘사한 그림들은 유럽 전통의 올드 마스터 풍의 자연주의 묘사를 감탄하게 한다.
헬레나 파라다 김은 1982년 독일 쾰른에서 태어나 자랐다. 2009년까지 뒤셀도르프의 쿤스트아카데미에서 영국 화가인 피터 도이그(Peter Doig) 교수 지도하에 순수미술을 전공하였고 현재는 베를린에서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작가는 독일 쾰른과 베를린, 스페인 마드리드, 노르웨이의 오슬로, 프랑스 파리 등지에서 개인전과 그룹전을 통해 글로벌 미술계에서 작품 세계를 인정 받아 왔으며 한국에서는 2018 년 초이앤라거 갤러리에서 독일 출신 작가 안드레아스 블랭크와의 2 인전을 통해 작품 세계가 소개되었다.
초이앤라거 갤러리는 2012년 최선희와 최진희 그리고 야리 라거(Jari Lager)가 독일 쾰른에 설립하였고 런던, 파리, 쾰른을 거점으로 유럽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선희 대표는 2002년부터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독립 큐레이터, 아트 컨설턴트, 미술과 관련한 글을 집필하는 기고가로 활동하면서 해외
작가들을 한국에 소개하고 한국 작가들을 해외에 알리며 다국적 컬렉터들에게 현대 미술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해왔다. 야리 라거는 1998 년부터 런던에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지금까지 유럽을 주 무대로 활동해오고 있으며 최진희 대표는 독일 미술계 에서 활동하며 초이앤라거 쾰른 갤러리의 경영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독일의 갤러리에서 다국적의 작가들을 소개하는 수준 높은 전시를 기획해오고 있고 유럽의 미술관들과 전시를 공동 기획하고 독일, 미국, 영국, 프랑스, 홍콩, 한국 등 세계 무대에서 열리는 국제 아트페어를 통해 프로그램을 확장해가고 있다. 초이앤라거 갤러리는 2016년 서울에도 자리를 잡으며 유럽 작가들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는 데에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www.facebook.com/choiandlager /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choiandlager
[Exhibition of Helena Paradada Kim in Germany] With the power of Hanbok, she could transform the life of mourning into a feast. The wrinkles of Hanbok symbolize the hard history of the mother's country. Helena spoke like this. "The question of identity interests me, the search for a root is an important theme for me" Paradoxically, the hanbok she paints is a clothes of the death at the same time a clothes that overcome death. It produces a festivity full of joy in daily life with mourning Hanb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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