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 도착하는 매순간이 미래다. 당신은 이미 그곳에 도착했다(Each moment in which you arrive is the future. You’ve already arrived at it)” -다니엘 아샴(Daniel Arsham) // 롯데뮤지엄은 다니엘 아샴(Daniel Arsham)의 개인전 《서울 3024(Seoul 3024)》을 2024년 7월 12일(금)부터 10월 13일(일)까지 개최한다. 시간성, 역사성, 공간성의 경계를 초월하는 작가 다니엘 아샴은 조각, 회화, 건축, 영화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히 작업하는 시각 예술가다. 1천년 후의 미래인 3024년의 서울을 소환한 이번 전시는 과거, 현재, 미래가 혼재되어 시간을 초월하는 이질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현대 문명과 유적 발굴을 재해석한 ‘상상의 고고학(Fictional Archaeology)’이라는 작가만의 독창적인 개념에 기반한 작품 250여점이 출품된다.
서울의 천 년 후 미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SF 장르의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apocalypse) 세계관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어린 시절 마이애미에서 겪은 허리케인으로 폐허가 된 도시는 작가에게 인간의 무력함, 자연의 압도감, 문명의 덧없음을 느끼게 했다.
이때의 경험으로 초기작에는 자연과 인공, 시간의 경계가 사라진 형태의 조각과 회화가 자주 등장한다. 2010년 다니엘 아샴은 남태평양 이스터 섬(Easter Island)을 방문해 유물 발굴 현장을 목격하고, 진실과 허구로 구성된 역사를 주제로 다양한 작업 세계를 보여준다. 이때 작가는 과거의 유물을 통해 현시점의 역사를 추적하는 고고학자에게 영감을 받아 ‘상상의 고고학’이라는 개념을 착안했다.
총 아홉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작가의 세계관 속 공존하는 여러 시대와 시간, 문화, 장르를 혼용하는 작품세계를 살펴본다. 루브르 박물관의 소장품을 재해석한 고대 조각상 <밀로의 비너스(Venus of Milo>부터 시대를 대변하는 대중문화 아이콘 포켓몬, <미래 유물(Future Relic)> 오브제 시리즈, 발굴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장소 특정형 작품 <발굴현장(Excavation Site)>을 통해 다니엘 아샴의 20여년간 점철된 세계관을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더불어 작가의 건축적 작품을 비롯한 초기작들과 제작한 영화, 세계적 브랜드와 가구, 패션, 건축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시각예술 영역의 확장을 보여준다.
특히 천년 후 서울을 주제로 한 대형 회화2점이 최초 공개된다. 서울 북한산을 배경으로 한 <3024년 북한산에서 발견된 헬멧을 쓴 아테나 여신(Athena Helmeted Found in Bukhansan)>과 <3024년 북한산에서 발견된 신격화된 로마 조각상(Rome Deified Found in Bukhansan 3024)>이 출품됐다. 대형 회화와 함께 다니엘 아샴의 대표작 <발굴 현장(Excavation Site)>이 펼쳐진다. 3024년 폐허가 된 서울의 발굴 현장에서 핸드폰, 신발, 카메라와 같은 현대의 물건이 오래된 유물처럼 발굴된다.
다니엘 아샴이 창조한 세계 ‘상상의 고고학’은 오늘날 일상의 물건들이 미래에 유물로 발굴된 형태로 제시하며, 자신이 어느 시간 속에 머물고 있는지 모호하게 만든다. 허구와 현실이 뒤엉킨 이질적인 공간에서 관람객은 다양한 시간성을 상상하게 될 것이다.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시간을 초월한 세계에서 현실을 새롭게 인식하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작가 소개] 다니엘 아샴 Daniel Arsham(b.1980) Daniel Arsham, Courtesy of the artist.
다니엘 아샴은 미국 오하이오(Ohio) 클리블랜드(Cleveland) 출생으로, 현재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마이애미의 디자인 건축 고등학교(Design and Architecture Senior High School, DASH)에서 건축을 배웠고, 뉴욕 쿠퍼 유니언 대학(Cooper Union)에 진학해 회화를 전공했다. 졸업 후 2007년 마이애미에서 아티스트 운영 공간인 더 하우스(The House)를 창립했고, 작가로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다니엘 아샴의 초기 작품은 유년시절 마이애미에서 경험한 광활한 자연과 인공적인 건축의 공존, 그리고 남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 앤드류(Hurricane Andrew)라는 트라우마적인 경험에 기반한다. 2010년 루이비통(Louis Vuitton)의 커미션 작업을 위해 남태평양의 이스터 섬을 방문한 다니엘은 발굴 현장에서 작업하는 고고학자와 불가사의한 유물에 영감을 받아 ‘상상의 고고학(Fictional Archaeology)’이라는 독창적인 개념을 만들었다.
그리고 수동 카메라, 전화기, 카세트 플레이어 등 일상적인 물건들을 석고, 화산재, 그리고 수정과 같은 광물을 소재로 주조하고 인위적으로 부식시켜 마치 미래에서 발견된 듯한 가상의 유물로서 제시했다. 또한, 다니엘 아샴은 과거, 현재, 미래가 혼재된 시간성과 개념을 조각과 회화라는 순수 예술 장르에만 국한되지 않고 건축,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선보여왔다.
다니엘 아샴의 작품 세계에 있어 협업 또한 주목할 부분이다. ‘예술은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 작가는 순수예술을 넘어 다양한 분야의 협업을 통해 더 많은 대중과 교감하고 활동했다. 2004년 미국의 전설적인 안무가 머스 커닝햄(Merce Cunningham)으로부터 무대 디자인 협업을 의뢰받은 것을 시작으로, 요나 보카예(Jonah Bokaer), 뮤지션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 거너(Gunna), 더 위켄드(The Weekend)를 비롯한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협업을 통해 작품세계의 반경을 넓혔다.
그리고 티파니앤코(Tiffany & Co.), 디올(Dior), 포르쉐(Porsche), 아디다스(Adidas), 리모와(RIMOWA) 등 쥬얼리, 패션, 자동차 등 다양한 협업을 시도했다. 이외에도 다니엘 아샴은 2007년 동료인 알렉스 무스토넨(Alex Mustonene)과 건축 디자인 사무소 ‘스나키텍쳐(Snarkitecture)’를 공동 설립하여, 건축과 미술이 교차하는 학제적인 프로젝트를 선보였으며, 의류 브랜드 ‘오브젝트 포 라이프(Objects IV Life)’, 가구 ‘오브젝트 포 리빙(Objects for Living)’을 런칭하며, 순수예술과 상업예술의 경계로부터 벗어나 현대예술가로서 장르의 반경을 넓히는 행보를 보였다.
다니엘 아샴은 뉴욕 모마 PS1, 마이애미 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North Miami), 아테네 비엔날레(Athens Bienniale), 뉴욕 뉴뮤지엄(New Museum), 신시내티 현대 미술 센터(Contemporary Arts Center Cincinnati), 사바나 SCAD 미술관 (SCAD Museum of Art), 프랑스 까레 다르(Carré d'Art de Nîmes), 애틀랜타 하이 뮤지엄(High Museum of Art), 오렌지카운티 미술관(OCMA) 등에서 전시를 선보였다. 현재 뉴욕, 도쿄, 베를린, 파리, 방콕, 리스본, 마요르카 등 다양한 도시에서 프로젝트와 전시를 개최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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