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치오 폰타나: 공간·기다림》2024.2.14. – 4.14. 전시실 1 & 2 주관: 한국근현대미술연구재단(KoRICA) 협력: 루치오 폰타나 재단(Fondazione Lucio Fontana) 후원: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Ambasciata d’Italia Seoul), 주한 이탈리아 문화원(Istituto Italiano di Cultura di Seoul)
“예술은 영원하지만 불멸할 수 없다. […] 예술은 행위(gesture)로서 영원하지만 물질적으로는 수명을 다할 것이다. […] 우리는 영원이라는 감각을 불멸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서 미술을 물질로 부터 분리하고자 한다. 그리고 수행된 하나의 행위가 한 순간에 불과하든 천년동안 생명을 이어가든 그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행위가 수행됐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영원하다는 것을 확신한다.”
– 루치오 폰타나의 「공간주의–제1차 공간주의선언문」 중에서
솔올미술관(관장 김석모)이 지난 2월 14일 강릉의 새로운 공공 미술관으로 개관했다. 한국미술과 세계미술을 연결하여 우리미술의 미술사적 맥락을 조명하는 미술관을 표방한 솔올미술관은 현대미술사 거장의 작품세계를 소개하고 역사적 의미와 예술적 가치를 조명한다. 나아가 한국미술과 세계미술의 미학적 연결성을 찾아내어 우리 미술의 미술사적 가치를 세계미술계에 알리는 것을 비전으로 삼았다.
솔올미술관은 개관전 《루치오 폰타나: 공간·기다림》을 올 2월 14일부터 4월 14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의 거장 루치오 폰타나(1899-1968, Lucio Fontana)를 한국 미술관 최초로 소개하는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루치오 폰타나: 공간·기다림》은 한국근현대미술연구재단(KoRICA)의 기획과 루치오 폰타나 재단(Fondazione Lucio Fontana)의 협력,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Ambasciata d'Italia Seoul), 주한 이탈리아 문화원(Istituto Italiano di Cultura di Seoul)의 후원으로 만들어졌다.
루치오 폰타나(Lucio Fontana, 1899-1968)는 1964년 「백색 선언」(Manifesto Blanco)을 발표했다. 이는 전통적인 예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술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새롭고 다차원적인 미술 형식을 제안한 기념비적 선언이었다. “우리는 예술의 진화를 이어가고자 한다”로 시작하는 선언문은 새로운 미술에 대한 폰타나의 강한 의지와 함께 여러 미학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백색 선언」을 공개한 이듬해인 1947년, 폰타나는 「공간주의 – 제1차 공간주의 선언」(Spaziali. Primo manifesto spaziale)을 발표하면서 자신의 예술적 지향점을 더욱 견고히 드러냈다.
솔올미술관이 개관전으로 준비한 《루치오 폰타나: 공간⋅기다림》은 「공간주의 – 제1차 공간주의 선언」 발표 이후 본격화된 폰타나의 공간주의 미술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작가는 오로지 형태와 색, 소리의 조형성을 공간에 담아내고, 거기에 감상자의 움직임을 더해 작품을 4차원으로 확장하는 시도를 했다. 그 결과 1947년, 빛을 이용하여 공간개념으로 작품을 확장시킨 〈공간 환경〉(Ambiente spaziale) 연작이 탄생했다. 또한 폰타나는 전통 회화가 지닌 평면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캔버스에 구멍을 내거나 칼자국을 낸 〈뚫기〉(Buchi)와 〈베기〉(Tagli) 연작을 통해 자신의 〈공간 개념〉(Concetto spaziale)을 발전시키며 현실의 물리적 공간을 작품의 미학적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솔올미술관 전시실 1에서는 1947년 폰타나의 ‘공간주의 선언문’ 발표 이후 제작된 대표작 21점을 소개한다. 공간주의를 대표하는 회화 작품인 ‘베기(Tagli)’ 연작, 캔버스에 구멍을 뚫은 ‘뚫기(Buchi)’ 연작, 그리고 돌과 비슷한 형태의 금속을 베거나 뚫어 ‘자연(Natura)’ 이라고 이름 붙인 조각 연작을 만나볼 수 있다.
솔올미술관 전시실 2와 로비에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공간환경 연작 6점이 설치된다. 각 작품의 원본이 전시된 1940~60년대 당시 공간과 네온 설치를 그대로 재현하였다. 관객은 물질에서 나아가 빛과 공간으로 확장된 폰타나의 공간환경 안으로 들어가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한다.
김석모 솔올미술관장은 “미술관 전시로는 처음 한국에 소개되는 루치오 폰타나 작품들은 1940년대 후반 그가 제안한 혁신적인 공간주의 미술의 미술사적 맥락을 펼쳐 보이며, 예술과 기술의 융합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는 동시대 미술에 의미있는 미학적 물음을 던진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전시를 협력한 이탈리아 루치오 폰타나 재단(Fondazione Lucio Fontana)은 “한국 미술관에서 처음 개최하는 이번 솔올미술관의 루치오 폰타나 전시는 20세기 초에 태어난 혁명적인 예술가의 지속적 영향력을 확인하는 순간(Being at Sorol Art Museum with this exhibition dedicated to Lucio Fontana, the first one held in a Korean museum, represents a very significant moment in his exhibition history, but also a confirmation of the continued relevance of a revolutionary artist born in 1899, more than one century ago.)”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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