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기념 특별전시 《영원, 낭만, 꽃》 - 인간의 전 생애와 희로애락을 함께 해 온 꽃의 이미지를 탐색하는 전시 / 전남도립미술관은 6월 20일부터 11월 5일까지 《영원, 낭만, 꽃》전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202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개최를 기념하며 열리는 특별 기획전으로,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모빌리에 나오시날과 해남 대흥사 등 여러 기관의 협조를 받아 개최된다. 이 전시는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생을 마감할 때까지 함께 했던 꽃의 도상을 탐색하는 대규모 전시며, 총 5개의 테마로 구성되었다.
자수화조도6폭 병풍 광복 이후 195.5x292cm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1 전시실에서는 연꽃을 통해 환생과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한 사람들의 바람을 엿볼 수 있는 <연화화생, 재생의 염원>이다. 해남 대흥사 소장의 전남 유형문화재 제179호 <십일면천수관음보살도>와 <준제관음보살도>가 공개된다. 이 작품들은 대흥사 성보박물관 개관 이후 처음으로 외부로 반출되는 작품들로, 시서화와 다도에 능했던 초의선사의 작품인 것으로 알려진다. 남종화의 대가로 알려진 소치 허련 역시 초의선사 문하에서 시서화를 배운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어, 전남 미술의 역사를 여는 작품이라 해도 무방하다. 그 외에도 서울역사박물관의 협조로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74호 백자 등의 도자기도 함께 공개된다.
2 전시실에서는 <자유와 역동, 구체적 삶의 복귀> 테마로, 죽음 이후의 삶이라는 종교적 관념을 넘어 인간의 실제 생활에 깊이 들어와 있던 꽃들을 탐색한다. 태어나서 아기가 신는 타래버선과 꽃신, 복을 불러들인다는 의미의 귀주머니, 보자기와 모란도, 화조도 병풍 등의 실생활에 사용되었던 민속품들이 국립민속박물관과 서울공예박물관의 협조로 전시된다. 특히 직물류 작품의 경우, 장시간 노출될 경우 변색에 민감해 전시 기간 중 유물이 교체될 수 있으므로 눈여겨보아야 할 전시실 중 하나다. 그 외에도 평안과 복, 장수와 안녕을 기원했던 길상문으로서의 꽃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3 전시실에서는 <시대를 넘어서>라는 테마로, 프랑스 모빌리에 나오시날(Mobilier National)의 작품들이 대거 공개된다. 모빌리에 나오시날은 루이 14세 이후 재건된 가구 및 장식예술 박물관으로, 130,000점의 컬렉션을 보유 중인 국립기관이다. 유명 예술가나 디자이너들은 타피스트리용 모델을 고블랭 공방이나 보브아, 사본느리 공방 등에 제공하고 모빌리에 나오시날은 이 작업들을 전문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이 전시에서도 루이 14세 시대의 궁정화가인 샤를 르 브룅(Charles Le Brun) 원작의 <사계> 시리즈 중 <봄>이 공개된다. 르브룅은 1663년 고블랭 공방의 소장이 되었고, 1690년 사망할 때까지 고블랭 공방 전체를 관할했다. 이 작품은 실제로 루이 14세 왕좌 뒤에 걸려있던 태피스트리로, 루이 14세 초기 고블랭 공방에서 만들어진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이다. 그 외에도 클로드 모네 원작의 <수련> 작품 2점과 오딜롱 르동(Odilon Redon)의 원화, 태피스트리 등이 공개된다. 이들이 각각 고전주의와 인상주의, 상징주의로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인 만큼 시대를 넘어서는 꽃 도상을 살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전남도립미술관의 이건희 컬렉션 소장품인 천경자 화백의 <화혼>과 김홍주의 세필화 작품들도 함께 전시된다.
4 전시실은 전라남도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미디어 작가인 제니퍼 스타인캠프(Jennifer Steinkamp)의 단채널 영상으로 구성된다. 4 전시실 한 벽면을 가득 채워 일렁이는 모습을 띈 <미래로부터> 작품은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가 특별히 2022년도의 작품을 변형해 새롭게 구성한 것이다. 이 방에서는 3D 애니메이션과 뉴미디어라는 새로운 매체를 통해 구현된 자연물과 관람객이 교감하며 공감각적 경험을 할 수 있을 예정이다.
전시의 마지막인 5 전시실은 <삶의 확장, 가능성을 향해>라는 테마로, 현대 및 동시대 미술 작가들의 작업이 대규모로 공개된다. 흑백사진으로 유명한 미국의 사진작가인 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의 꽃 시리즈와 더불어, 미국의 유명 팝 아티스트인 제임스 로젠퀴스트(James Rosenquist)의 <무제(장미)> 또한 리움의 협조로 전시된다. 평면예술계를 대표하는 여수의 강종열 작가와 김종학, 한운성의 작품 외에 김상돈, 박기원, 송수민, 정희승과 같은 동시대 작가들의 설치 및 회화, 사진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이번 전시는 세미나도 함께 진행된다. 2023년 6월 21일(수) 전남도립미술관 2층 대강의실에서 진행되는 세미나는, ‘드니 아르노(모빌리에 나오시날 컬렉션 담당)’이 발표를 진행한다. 발표 내용으로는 루이 14세부터의 왕실 제작소에 관한 설명, 모빌리에 나오시날의 전반적인 컬렉션 설명과 직조, 보존 수복등 기관의 역할을 설명한다. 또한 한국과 모빌리에 나오시날, 고블랭 공방과의 관계 설명과 더불어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까지 알아볼 계획이다.
전남도립미술관 이지호 관장은 “꽃의 도상이 가진 상징성이 시대에 따라 달라졌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라며, “예로부터 인간의 희로애락을 함께 해 온 꽃 이미지를 전남 문화재부터 동시대 미술까지 다양하게 탐색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자세한 사항은 도립미술관 누리집(artmuseum.jeonnam.go.kr) 및 SNS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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