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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갤러리] 키키 스미스, 개인전 'Spring Light'

[페이스갤러리] 서울은 키키 스미스(b. 1954)의 개인전Spring Light2023517일부터 624일까지 개최한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 서울시립미술관의 개인전을 통해 작가의 전반적인 작품세계가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다. 이번 페이스갤러리 서울 전시에서는 스미스가 올해 제작한 신작을 포함한 60여 점을 2-3층 공간에 걸쳐 선보인다. 전시는 물과하늘, 우주라는 구체적인 모티프를 중심으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스미스의 오랜 예술적 탐구에 초점을 맞춘다.

Kiki Smith: Spring Light May 17–June 24, 2023 2/3F, Pace Gallery Seoul Opening Reception: May 16, 5–7 PM Kiki Smith, Evening Star, 2023 © Kiki Smith

1980-90
년대, 신체를 매개로 한 작품을 통해 현대 미술사에 의미 있는 지표를 남긴 키키 스미스는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서 자연에 대한 탐구로 작품 세계를 확장한 그는 신화, 설화, 종교, 중세 도상 등 자연을 둘러싼 과거의 시각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제작한다. 이 같은 주제의 이행과확장은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세계를 새롭게 인식하려는 오늘날의 시도와 맞닿아, 동시대 예술의 논의로 스미스를끊임없이 소환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 역시 이러한 탐구의 궤적 안에 있는 것으로, 전시의 제목인 봄볕(Spring light)’처럼 만개하는 자연의 에너지와 생명력을 담고 있다.

전시의 시작인 2층에서는 우주(cosmos)와 관련된 여러 요소가 등장한다. 알루미늄 조각 <Star Light> (2022)부터 대규모청동 조각 <The Owls>(2011)까지 선형적인 시간의 질서로부터 벗어난 달, 별자리, 성운, 은하와 같은 우주의 집합적 요소가 전시장 곳곳을 수놓고 있다. 태양으로부터 반사된 빛을 통해 어둠을 은은하게 밝히는 달에 대한 스미스의 오랜 애정과 각각의 별자리와 천문 현상에 담긴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깊은 밤의 풍경처럼 펼쳐진 경관은 그의 신비로운 세계로 관객들을 안내한다. 단 몇 초간의 눈 깜빡임으로 몇만 년의 과거를 전달받듯이, 우리는 작품을 바라보며 스미스가 연결한 광대한 시공간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3층에서는 물과 하늘, 동식물 같은 다채로운 자연의 요소들로 이야기를 확장한다. 특히 청동 조각부터 은 조각, 드로잉과 시아노타이프까지 여러 매체를 오가며 다층적 실천을 전개해온 스미스의 역량이 돋보이는 공간이기도 하다. 올 초 뉴욕의 그랜드센트럴 매디슨역에 설치한 대형 모자이크화 <River Light>(2023)에서 볼 수 있듯이, 작가는 2000년대 중반부터 이라는 주제를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다. 전시장 우측의 네팔 종이에 푸른빛 잉크를 사용한 드로잉 작품

<River>(2020)에서는 흐르는 강물의 운동감과 물의 표면에 부딪혀 반짝이는 빛의 산란이 잘 표현되어 있다. 한편, 신작<Dark Water>(2023)에서는 물이 갖는 생명력을 신적 존재를 통해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전시를 아우르는 작품인 <Light of Nature>(2021) 연작은 자연의 빛을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다른 형태를 만들어내는 실뜨기 놀이(cat’s cradle)’에 비유한 작품으로, 서로 교감을 나누며 연결되는 자연과 인간의 공생적 관계를 드러낸다. 이처럼 스미스의 역동하는 세계를 통해 생명의 에너지를 감각하고 자연과의 연결을 지각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추한(abject) 미술은 타인이 혐오스러워하는 주제, 특히 내장기관, 배설물, 피 등 신체를 다루고 탐구하는 예술 경향으로 프랑스 철학자 줄리아 크리스테바(Julia Kristeva)의 애브젝시옹 개념과 함께 1980-90년대 주요한 미술 흐름으로 대두되었다. 키키 스미스(b. 1954)의 예술은 체현(embodiment)과 자연 세계를 탐구하며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작가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시각을 통해 육체, 죽음, 재생성, 젠더 정치, 영성과 자연 세계 간의 상호 연결을 관찰한다. 그의 광대한 작품 세계는 조각, 유리 공예, 판화, 수채화, 사진이나 직물을 비롯해 다양한 매체를 통해 구현되고 있으며, 개개인을 넘어서 보다 보편적인 범주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편, 스미스의 작업에서 나타나는 상징과 반복은 18세기 과학적 해부도의 표현 방식 및 유물, 메멘토 모리, 전통, 신화, 비잔틴 도상학과 중세 제단화와 같은 과거 시각 문화 속 추한(abject)*이미지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페이스는 동시대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미술 갤러리로 가장 영향력 있는 현대 예술가들과 더불어 알렉산더 칼더, 장뒤뷔페, 바바라 헵워스, 아그네스 마틴, 루이스 네벨슨, 마크 로스코 유족 및 재단과도 수십 년 간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페이스는 설립 초기부터 추상 표현주의와 빛과 공간 중심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지원하면서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독보적인 갤러리로 자리매김했다.

1960년 아니 글림처(Arne Glimcher)가 설립한 이래로 예술가를 가장 우선으로 하며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갤러리로 발전해 왔다. 현 마크 글림처(Marc Glimcher) 회장이 이끄는 페이스는 지속적으로 예술가들을 지원하면서, 그들의 독창적인 작업을 전시, 프로젝트, 공공 설치, 기관 간 협력, 큐레이토리얼 연구와 500여 권에 이르는 출판물 등다양한 글로벌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목소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현재 페이스는 뉴욕 첼시 25가에 위치한 두 개의 갤러리(2400여평의 전시공간과 새로 오픈한 7층 규모의 건물)를 포함해 런던, 홍콩, 서울, 제네바, 이스트 햄튼, 팜 비치, 로스앤젤레스까지 전 세계 8곳의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는 아시아에 최초로 진출한 국제적 갤러리로서, 베이징에 사무실과 뷰잉룸 뿐만 아니라 홍콩과 서울에 전시공간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