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갤러리, 5월 3일 줄리안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 개최 전시기간: 2023년 5월 3일(수) – 7월 2일(일) 전시장소: 국제갤러리 부산점, F1963 석천홀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국제갤러리는 2023년 5월 3일부터 7월 2일까지 국제갤러리 부산점과 F1963 석천홀에서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줄리안 오피(Julian Opie)의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을 개최한다. “국제갤러리 부산점이 위치한 F1963의 다이내믹한 내부 공간들은 내가 새롭게 탐구하고 있는 작업 영역들을 광범위하게 선보일 수 있는 전시구성을 가능케 한다”라고 말하는 작가는, 지난 2018년 F1963이 개최한 부산에서의 첫 개인전 이후 5년 만에 다시 부산을 찾았다. 국제갤러리에서 네 번째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회화, 조각, 모자이크, 영상, VR, 그리고 라이브 퍼포먼스 등의 다채로운 작품군을 선보이며 디지털 매체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인 관심 및 작품세계를 총망라한다.
국제갤러리 부산점의 전시 공간은 사운드가 포함된 LED 영상 작품들을 필두로 꾸려지는데, 모두 춤을 추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오랫동안 창작의 모티브가 된 ‘걷는 사람들’의 형태를 탈피해 새로운 인체의 움직임을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틱톡(TikTok)과 유튜브(YouTube) 같은 플랫폼을 통해 셔플 댄스(shuffle dance)를 접하게 되었고, 간단하고 반복적인 동작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폭발적인 에너지를 지닌 이 춤에 매료되었다. 그는 실제 댄서로 활동 중인 딸과 함께 춤을 고안하고 이를 이미지로 표현하는 동시에 사운드 요소를 포함시킴으로써 한층 더 증폭된 율동감과 생동감을 선사한다. 춤 영상의 스틸컷을 이용해 만든 이미지들은 이번에 페인팅과 모자이크 작품으로도 탄생하는데, 특히 모자이크 작품을 구성하는 재료인 돌조각의 단단함과 인체의 유연한 곡선의 대비는 풍부한 조형언어를 만들어낸다. 모자이크와 LED 스크린은 각기 다른 시대를 관통하는 매체이지만 하나의 이미지를 완성하기 위해 각각 돌조각과 픽셀이라는 기본단위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작가는 시대를 반영하고 또 초월하는 시각언어와 표현기법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제갤러리 부산점 역사상 처음으로 바로 인접한 F1963의 공간인 석천홀로 확장된다. 석천홀에서는 조형언어와 매체의 활용을 통해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예술적 화음을 찾으려는 작가의 시도가 실제와 가상세계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공간 입구에는 지난해 여름 부산의 해운대와 센텀시티의 행인들을 포착한 이미지를 활용해 제작한 회화 시리즈의 〈Walking in Busan. 5.〉가 설치되어 있다. 오피는 종종 자신의 전시가 열리는 도시에서 포착한 이미지들로 작품을 제작해 선보이는데, 이런 방식은 해당 도시의 관객과 작품의 친밀한 교감을 가능케 한다. 그 옆으로는 4개의 러닝머신이 놓여 있어 전시기간 내내 사람들이 그 위를 걷는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작가가 본 전시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희망하는 관람객이면 누구나 직접 걸어볼 수 있는 참여형 작품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그의 ‘걷는 사람들’이 평면 작업에서 입체적으로 튀어나온 듯한 감흥을 선사하며 도시와 관람객, 그리고 작품이 하나 되는 흔치 않은 경험적 플랫폼을 선사한다.
이어지는 석천홀의 앞뒤 공간에는 각 2개씩, 총 4개의 VR 부스가 설치되어 있다. 이 부스의 참여자는 VR 고글을 끼고 부스 내부를 거닐면서 최신 기술을 통해 구현된, 즉 가상세계에서 ‘재현된’ 조각, 영상, 페인팅 등의 다양한 작업들을 보게 된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예술작품의 표현기법이나 매체가 변화하면서, 사람들이 이미지를 인식하는 방식 자체에 있어서도 변화를 수반하기 마련이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주된 시각적 인지 과정인 사물이 눈으로 곧바로 전달되는 메커니즘을 탈피해 대상이 디지털 디바이스라는 중간 매개체를 한번 거쳐서 우리의 눈으로 전달되는 방식에 더 익숙해졌다. 오피는 바로 우리에게 익숙해진 이 문제적 현상을 주목하고 그 인지과정의 차이를 작품을 통해 위트 있게 표현해내고자 한다.
또한 석천홀의 중앙 공간에는 다양한 포즈와 크기의 사람 조각들이 놓여 있어 가상세계와 현실세계 사이를 오갈 기회를 제공한다. 가장 높은 크기의 조각은 부산 사람들을 본 떠 만든 것이며, 이와 함께 런던의 공원에서 포착한 사람들의 포즈를 바탕으로 제작한 스테인리스 조각들도 위치한다. 작가는 이 작품군에서 스테인리스의 얇고 부드러운 선을 이용해 관절의 구부러짐을 자연스레 표현했는데, 이는 인간의 신체가 공간, 중력 그리고 풍경과 긴밀한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한편 군집을 이루고 있는 나무 인물 조각들은 앞선 조각들과는 반대로 모두 직선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작가는 이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재료인 단단하고 견고한 떡갈나무를 그 재료로 사용했다.
그동안 줄리안 오피는 예리한 관찰력은 물론 기술, 재료 그리고 역사(미술사)에 대한 관심을 발휘해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현실의 대상들을 고유한 조형언어로 재해석해왔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확고한 작업세계를 구축했다. 때로는 실재하고 때로는 실재하지 않는 그의 작품 속 대상들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다시금 우리가 사는 세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 소개] 1958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줄리안 오피는 1982년 골드스미스 대학 졸업 후 현재까지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주요 전시 기관으로는 중국 창사 망고뮤지엄(2023), 일본 도쿄 파르코 미술관(2022) 중국 선전 허 아트뮤지엄(2022), 영국 런던 피츠행어 매너 & 갤러리(2021), 포르투갈 리스본 베라르도 현대미술관(2020), 일본 도쿄 오페라 시티 아트 갤러리(2019), 부산 F1963(2018),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 국립 미술관(2018), 영국 런던 국립 초상화 미술관(2017), 수원시립미술관(2017), 중국 상하이 포순 재단(2017), 스페인 발렌시아 방카하 재단(2017), 폴란드 크라쿠프 현대미술관(2014), 오스트리아 비엔나 응용미술관(2008), 스페인 말라가 CAC 현대미술관(2006), 독일 뉘른베르크 신 박물관(2003), 영국 버밍엄 아이콘 갤러리(2001), 독일 쿤스트페어라인 하노버(1994), 그리고 영국 런던 현대미술학회(1985) 등이 있다. 현재 작가의 작품은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영국 박물관, 빅토리아 알버트 미술관, 국립 초상화 미술관을 비롯, 뉴욕 현대미술관(MoMA), 보스턴 ICA 미술관, 도쿄 국립현대미술관, 예루살렘 이스라엘 박물관 등 세계 주요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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